한 눈에 보는 주간 환경 이슈
한 눈에 보는 주간 환경 이슈
호주 원주민이 한국에 소송을 제기한 이유🙅

안녕하세요! 위클리어스 킹크랩입니다🌊

최근 호주 원주민들이 국내 공적금융을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해서 화제가 되었습니다. 국내 공적금융이 호주 바로사 가스전 개발 사업에 투자 의향을 밝히자, '투자 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한 것인데요. 해당 사업으로 해양 환경 파괴와 대량의 이산화탄소 배출이 우려되는 가운데, 사업을 진행하는 산토스와 SK E&S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심지어 해당 가스전에서 생산된 천연가스를 "탄소중립" "이산화탄소 FREE"라고 홍보하기도 했는데요. 과연 '깨끗한' 화석연료가 존재할 수 있는 것일지, 이번 위클리어스에서 알아보겠습니다!


호주 바로사 가스전 개발 사업🏭
바로사 가스전 주변 (출처: 기후솔루션)
지난 3월 23일, 호주 원주민과 국내 기후활동가들이 국내 공적금융을 상대로 호주 바로사 가스전 사업에 투자를 해서는 안된다는 내용의 가처분 신청을 서울지방법원에 냈습니다. 소송에 참여한 호주 원주민들은 바로사 가스전 해저 파이프라인 예상 건설지와 불과 5km 떨어진 티위 제도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공적금융인 한국무역보험공사와 수출입은행은 바로사 가스전 사업에 7억 달러(약 8500억 원)의 금융 지원 의향을 밝혔습니다. 호주 원주민과 기후단체는 해당 사업이 환경 파괴 우려가 크고 신규 화석연료 사업에 투자하는 것은 공적금융의 재무건전성을 악화시킨다고 주장했습니다.

호주 바로사 가스전 사업은 SK E&S와 호주 에너지 기업 산토스가 호주 북부 티모르 해역에서 공동 추진하고 있는 천연가스 개발 사업입니다. 이번 사업은 규모가 약 47억 달러(약 5조7000억 원)에 달하며, SK E&S는 본 사업에 37.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바로사 가스전에서 생산된 가스는 다윈 LNG 터미널 처리 시설로 운반되며, 폐가스전인 바유운단 가스전은 탄소포집·저장(CCS) 시설로 활용될 계획입니다. 해당 사업에는 가스전에서 채취한 천연가스 운반을 위해 260km의 해저 파이프라인를 건설하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2025년부터 가동 예정인 바로사 가스전은 가동 시 매년 최대 1,350만 톤의 탄소가 배출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바로사 가스전이 앗아가는 것들🐢
티위 제도 근처에 서식하는 멸종위기종 올리브 바다거북 (출처: BBC)

- 원주민 동의 없이...사라지는 거북이의 터전

바로사 가스전 개발로 인한 해양 환경 파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습니다. 바로사 가스전 개발이 예정된 부지는 호주 북부에서 연장된 대륙붕이 있어 다양한 해저 지형과 해양 생물 서식지가 공존하는 곳입니다. 현재 가스전 개발 계획에 따르면 이곳에서 약 61km 길이의 해저 바닥이 뒤엎어질 예정입니다. 해당 지역에는 900종 이상의 해면이 서식하고 있으며, 전체 지역의 10%만 조사된 미지의 공간이기도 합니다.


사업 계획에 따르면 해저 파이프라인은 해양보호구역인 오션숄즈해상공원(Ocean Shoals Marine Park)를 관통하게 됩니다. 가스전과 불과 100km 떨어진 티위 제도 근처에는 멸종위기종인 올리브 바다거북, 푸른바다거북, 납작등바다거북 등 많은 거북이들이 서식하고 있습니다. 특히 파이프라인 건설 예정지와 단 5km 떨어진 티위 제도 해변은 올리브 바다거북이 알을 낳는 곳으로 거북 생애주기에 매우 중요한 곳입니다.


이외에도 티위 제도 근처에 서식하는 듀공, 고래 등과 주민 생활 영위에 중요한 금도미, 민태 등 물고기의 서식지도 위험에 처했습니다. 해당 사업은 이처럼 주변 환경과 원주민에게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업임에도 원주민과의 협의 절차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더 큰 논란이 되었습니다.


호주 가스전별 천연가스 생산량 1t 당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량

- 천연가스 생산량보다 많이 방출되는 이산화탄소

바로사 가스전의 천연가스는 이산화탄소 함량이 높아 호주 가스전 중 가장 '지저분한' 가스로 알려져 있습니다. 바로사 가스의 이산화탄소 함량은 약 18%로 호주의 다른 가스전의 약 2배에 달합니다. 특히 가스 처리 시설인 다윈 LNG 터미널의 이산화탄소 함량 기준은 6%로, 운반 이전에 이산화탄소 일부가 가스전에서 대기로 배출될 것으로 보입니다.


화학엔지니어인 존 로버트는 "바로사 가스전 사업에서 생산되는 천연가스 1톤 당 1.5톤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될 것"이라며 "천연가스가 이산화탄소 생산의 부산물인 셈"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산토스와 SK E&S는 바유운단 폐가스전을 활용한 CCS 시설로 이산화탄소 발생을 크게 저감할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그러나 미국 에너지경제·재무분석연구소(IEEFA) 보고서에 따르면, CCS 시설을 통해 이산화탄소를 포집 및 저장하여도 바로사 가스전에서 생산되는 천연가스 1톤 당 1.06톤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될 것으로 추산됩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50 넷제로 로드맵'을 통해 지구 평균 기온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상승 이하에 최소한 가까워지기 위해서는 신규 화석연료 개발이 없어야 한다고 선언했습니다.


'깨끗한' 화석연료는 있을 수 없다!🙅
호주 서부에서 진행된 셰브론의 가스전 개발 사업 (출처: 가디언)

바로사 가스전 사업을 “탄소중립”, “CO₂ FREE” 등으로 광고한 SK E&S는 작년 12월 거짓·과장광고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그러나 지난 3월 20일, 공정거래위원회는 이에 대해 "향후 생산계획에 관한 것"이라는 이유로 무혐의 판단을 내렸습니다.


아직 기술적 한계가 존재하는 CCS 장치를 활용한다고 천연가스 등 화석연료 개발 사업을 친환경 사업으로 칭하는 것은 '그린워싱(위장환경주의)'에 가깝습니다. CCS 장치의 효과가 과장되었다는 우려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세계 최대 에너지 기업 중 하나인 셰브론은 당초 호주 고르곤 가스전 사업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의 80% 이상을 포집하여 저장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약 30%의 이산화탄소만 포집·저장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셰브론은 2019년부터 약 3년 간 CCS 장치로 탄소 1200만 톤을 처리하겠다고 밝혔으나 약 550만 톤만 처리하였습니다.


'친환경적'이고 '깨끗한' 화석연료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환경단체 우르게발트(Urgewald)와 리클레임 파이낸스(Reclaim Finance)에 따르면 2019년 1월 ~ 2021년 11월까지 화석연료에 투자된 금액이 1조5000억 달러에 달한다고 합니다. 친환경 사업에 투자하는 녹색금융과 ESG의 전 세계적인 유행 속에서도 화석연료에 대한 투자는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화석연료 개발이 지속되는 한, 지구온난화도 멈출 수 없게 될 것입니다.




> 3줄 요약 <
👆.  호주 원주민과 환경단체가 바로사 가스전 개발에 투자한 국내 공적금융을 대상으로 소송 제기
✌️.  바로사 가스전 개발로 우려되는 해양 환경 파괴와 이산화탄소 대량 방출!
👌.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한 파리협정 목표에 가까워지기 위해서는 신규 화석연료 개발 중단이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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