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보지 말고 나를 먼저 봐요
안녕하세요. 내 일을 만드는 뉴워커 내일 니다. 
뉴워커 내일☘️
4년차 에디터, 편집디자이너, 작가 입니다. 이 일 저일 기웃거리다 내 이렇게 될 줄 알았어요.

방학이면 동그란 원형 시간표에 빼곡히 계획을 세워두었던 것을 기억하고 있나요. 저는 방학이 끝나갈 즈음 방안 어딘가에 굴러다니던 그 계획표를 비웃으며 쓰레기통에 버렸 게 기억 납니다. 하지만 그 계획표가 어느 누군가에겐 정말 실현되는 계획표였을 수 있다는 걸 지금은 압니다. 자신이 시간을 보내는 패턴을 파악하고 지킬 수 있는 형태로 그려졌다면 말이죠.

많은 분들이 팁터뷰에서 시간관리를 다뤄주었으면 한다는 설문 결과를 읽었습니다. 그래서 레디를 인터뷰 했죠. 그 결과 들었던 생각은 이거였습니다. 레디도 저도 인스타그램 해시태그에 ‘부지런한 삶', ‘모닝루틴', ‘미라클모닝' 같은 걸 쓰는 방법을 말할 만한 사람이 아니란 것. 다만 시간을 내게 맞게 사용하는 방법을 조금 다룰 수 있을 뿐이죠. 그래도 관심이 있나요? 그렇다면 이 글을 읽고 여러분의 시간을 되찾길 바랍니다⏳


 🔖 CONTENTS
  • 시간에 나를 맞추지 말고 시간을 내게 맞추자
  • 레디의 느슨하지만 단단한 3중 시스템
  • 하기 싫은 일을 처리하는 방법
  • 연차에 따른 시간 관리 팁
🎲 시간에 나를 맞추지 말고 시간을 내게 맞추자

시간 관리를 잘한다는 게 뭘까요. 1분 1초를 쪼개서 쓰는 것? 계획적으로 부지런하고 건강한 삶을 사는 것?


“내가 시간에 끌려다지니 않는게 중요해. 왜 내가 이때, 이 시간에, 그 일을 해야 하는지 명확하게 말하고 책임질 수 있으면 그걸 하루에 8시간 하든, 20시간을 하든, 3일을 일하고 3일을 쉬든 전혀 상관 없지 않을까.”


레디는 시간의 주도권을 가져오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습니다. 시간을 어떻게 쓰는 게 좋은지 내게 맞춰서 생각해 봐야 한다는 것이죠. 만약 내가 1분 1초 단위로 짜는 계획이 시간을 관리하는데 도움이 된다면 그렇게 하면 됩니다. 하지만 레디는 시간 관리를 위해 일을 쪼개느니, 그 시간에 하나의 일에 몰입해서 끝내버리는 타입이죠. 그래서 그녀는 일간, 주간 다이어리를 쓰지 않고 월간 기록만 간단히 합니다. 계획에 들이는 시간 자체를 길게 잡지 않습니다.


시간에 끌려다니는 기분, 계획에 끌려다니는 기분은 아마 많은 분들도 느껴본 적이 있을 겁니다. 어느 분야에서 탑에 오른 사람들은 시간 관리를 잘 한다더라. 부지런하다더라. 그래서 시간관리에 관심을 가졌고 타이트하게 일정을 관리해 봤죠. 하지만 자기가 시간을 어떻게 쓰는지 모르고 짠 계획은 작심삼일이 되고 맙니다. 그리고 스트레스를 받죠. ‘아, 나는 부지런한 사람이 아닌가보다.’ ‘내 마음에 열정이 부족한 걸까?’ ‘나는 성공할 수 없는지도 몰라.’ 이런 실패의 감각, 그게 우리가 시간관리가 어렵다고 느끼게 되는 가장 큰 이유입니다. 그러니 시선을 바꿔야 합니다. 시간이 아니라, 나를 보고 계획을 짜야죠. 


“나는 하루를 여유롭게 쓰는 편이야. 무조건 강의는 하루에 딱 하나. 그 외에는 사람을 만나거나, 다른 유형의 미팅을 잡아. 그럼 대체 뭐가 그렇게 바쁘냐고 하겠지? 나는 당장 필요한 일은 아니지만 미래에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준비하는데 신경써.”


레디가 바쁜 이유는 현재의 일을 하면서 미래의 일을 함께 하기 때문입니다. 상당수가 아이디어를 수집하는 일이죠. 트렌드를 읽거나 사람을 만나 영감을 얻는 일. 현재의 일을 하면서 기반을 잡고, 그 위에 끊임없는 아이디어를 그려보는 것이 그녀가 매일을 만족스럽게 살아가는 방법인 듯 합니다. 


우리는 모든 시간을 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일만 하며 살 순 없습니다. 덜 좋아하거나 때로는 싫어하는 일들을 해 내야만 하죠. 그런 시간을 견뎌야 할 때면 어쩐지 삶의 만족도가 내려가는 것 같지만, 사실은 모두 내가 좋아하는 일들을 하기 위해 채워나가야 하는 과정입니다. 그러기 위해선 ‘내가 어디에 어떻게 시간을 보냈을 때 만족할까?’를 알아야 합니다. 이것이 시간의 주도권을 잡기 전에 해야 하는 맨 첫번째 질문이죠. 그 답을 안다면 오늘 하루 정말 잘 보냈다고, 약간은 고되기도 했지만 좋은 시간을 보냈다고 생각하면서 잠들 수 있을 겁니다.

  
🤹🏻‍♀️ 레디의 느슨하지만 단단한 3중 시스템

다이어리의 월간, 주간, 일간 기록장을 꽉 채워야만 시간 관리에 비로소 성공한 걸까요? 레디는 그 방식이 자신에게 맞지 않다고 말합니다. 그 대신 그녀가 택한 건 월간 다이어리, 스마트폰 앱, 그리고 탁상달력이었죠.


그녀는 월별 일정을 한 눈에 보고, 일정을 놓치지 않는 것을 목표로 삼았습니다. 전화로 일정을 확인하면서 스케쥴을 잡아야 하기에 월간 다이어리를 기록했고. 알람을 해 둬야 혹시라도 잊지 않을 수 있으니 스마트폰 일정관리 앱에 적어 두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집에서 업무를 하다가 일정을 확인해야 할 때 다이어리를 뒤져보는 일을 하고 싶지 않아서 탁상 캘린더에 간단히 기록했죠.

 

“난 정말 딱 외부 일정만 기록해. 나와의 약속은 쓰지 않아. 조깅을 한다든가. 책을 읽는다든가. 애초에 그런 루틴 자체가 없어. 그냥 일을 하고 그 외의 시간에는 그날의 영감을 찾아 내가 하고 싶은 걸 하는 거야. 이건 각자의 성향에 따라 다른 거지. 그걸 막 세세하게 관리 하는 것 자체가 내가 영감을 얻는데 별 도움이 안 되더라고.”


레디는 이런 모든 과정들이 다 체계 없이 이뤄지는 것 같다고 말했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녀는 자신의 영감을 관리 하겠다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하는지 알고 행동합니다. 분명 그 과정에 치밀하고 촘촘한 시간 관리는 없습니다. 그저 경험으로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패턴이 무엇인지 알고, 그걸 통해서 일상을 유기적으로 구성해 원하는 결과물을 얻고 있죠. 어쩌면 그게 시간관리의 주 목적이 아닐까요? 여러분은 시간관리를 왜 하려고 하나요. 저는 그 질문에 대한 답이, 시간을 쪼개어 그저 관리해보려는 시도 보다 선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하기 싫은 일을 처리하는 방법

자질구레한 행정 업무, 레디가 가장 싫어하는 일입니다.


“그래서 난 주말에 그 일들을 몰아서 해버려. 미뤄지면 스트레스를 받고, 떠오를 때마다 처리하는 인간은 못 되거든. 너무너무 하기 싫어서.”


세무사에게 자료를 줘야 하거나, 메일을 보내야 하거나, 일정이 정해져 있진 않지만 언젠가는 해야 하는 서류 업무들이 있습니다. 그런 일들이 떠오를 때면 레디는 포스트잇을 꺼냅니다. 쓰고 버리기 위한 포스트잇이니까 예쁘게 적을 필요도 없습니다. 그 일들을 휘갈겨 놓은 포스트잇을 모니터에 붙여놓고 주말에 커피숍에서 모두 처리하죠. 


레디가 그 일들을 모두 몰아서 처리하는 건, 일 자체의 난이도는 낮은데 하고 싶지 않은 마음 때문에 시간이 배로 걸리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그렇게 어렵지 않은 일들입니다. 복사 붙여넣기만 하면 된다거나, 두 세 문장만 바꾸면 되는 일들이 대부분이죠. 보통은 30분에 걸쳐서 다 할 수 있는 일입니다. 그런데 레디에겐 그 시간이 2시간씩 걸리기에 일에 몰두하다가 갑자기 떠오른 잡무를 처리할 순 없는 거죠.


레디와 정 반대의 방법으로 하기 싫은 일을 처리하는 사람도 있을 겁니다. 좋아하는 일들 사이에 선호하지 않는 일을 후루룩 말아 해결해 버리는 경우가 그렇죠. 그것도 충분하지 않다면 이런 방법도 있습니다. 저는 하기 싫은 일의 종류가 있다기 보다는, 하기 싫은 상황의 종류가 있는 사람입니다. 그 상황에서 벗어나기 힘들 땐 제게 선물이 될 당근을 먼저 주거나, 아니면 당근을 구해두고 작업 한 뒤 선물하죠. 인위적이지만 ‘이렇게 까지 하는데 좀 해줘라-’라면서 능글맞게 합의해 봅니다. 대체로 잘 먹히는 편이죠. 


  • 많은 분들이 시간 관리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건, 해결해야 하는 일이 뒤늦게 떠오르거나 시간을 많이 잡아먹는 일들을 어찌해야 할지 갈피를 못잡고 있기 때문일 겁니다. 그렇게 심리적으로 내가 어떤 일을 하는데 자꾸만 어려움을 느끼게 되는 요인과 그에 대한 해결책, 그걸 한 번 찾아보고 시도해보세요. 어느새 괴로운 시간을 잘 소화해 낼 수 있는 나만의 루틴이 생기게 될 겁니다.
🐥 연차에 따른 시간 관리 팁

단순히 ‘부지런함'을 보여주기 위해 시간을 관리 할 게 아니라면, 내 상황과 나의 목표를 제대로 파악하고 시간을 짜야 합니다. 레디는 그러기 위해선 각자의 연차별 로드맵이나 기준이 있어도 좋겠다고 이야기 합니다.


“1년차에는 자기가 희망하는 전문 분야가 뭔지 알고 투자하는데 시간을 보내야 해.”


안정적으로 내가 원하는 분야에서 커리어를 만들어나가기 위해서는 1년차의 시간을 관리하는 게 중요합니다. 실제로 레디는 1년차 때 퍼스널 브랜딩과 컨셉에 관한 시중에 있는 모든 책을 거의 다 읽었습니다. 돈을 목표로 하거나 일을 많이 받기 보다는, 작은 일이라도 열심히 하면서 배우고 그 외의 시간에는 내 분야의 전문 지식을 쌓기 위해 투자했죠. 그래서 그녀는 이후 바빠지기 시작하면, 그때 1년치 공부했던 걸로 10년치를 먹고 살 수 있다는 생각으로 배우고 싶은 것들에 집중해 보는 걸 추천합니다. 


“2-3년차에는 몸값보다는 풍부하게 자기 분야에서 들어오는 일들에 부딪쳐 보면서, 포트폴리오도 쌓고 경력도 쌓는 게 좋아.” 


슬슬 일이 들어옵니다. 너무 많이 들어오는 것 같기도 하죠. 몸값은 오르지 않지만 일의 양 자체가 많아서 돈을 벌겁니다. 레디는 그 때 일을 많이 해두는 게 좋다고 합니다. 단기간에 관련된 일을 확 몰아서 해줘야 관련된 내 인사이트가 생기고, 네트워크 풀이 생기기 때문이죠. 그러니 1년차가 이론적인 베이스를 만드는 기간이라면 2-3년차는 실무 베이스를 만드는 기간 쯤으로 생각해 보면 좋겠죠.


“4년차쯤 되면 자기 관리를 해야지.”


이제는 어딘가 몸이 아프거나, 면역력이 떨어지거나, 조금만 일해도 몸이 피곤해 질 수 있습니다. 이럴 때 폼을 유지할 수 있도록 내 몸에 맞는 건강관리를 하는 방법을 찾아 나가야 합니다. 그래야 앞으로 건강하게 일을 지속할 수 있죠. 레디는 그즈음 수입을 조금 포기하더라도 헬스를 했다고 합니다. 1년간 근육을 만들어서 그 체력으로 3-4년은 거뜬히 버틸 수 있었죠.


“빠르면 4년차부터 7년차 정도쯤에 몸값을 따지면서 값을 올리는 게 정석이라고 생각해.”


이제는 몸값을 올려볼 때입니다. 선택과 집중을 해야하죠. 초반에도 물론 일을 가려서 받을 순 있습니다. 그러나 경험한 게 없는 상태에서 가려 받는 건 사실상 어려운 일이죠. 일을 충분히 해 본 상태에서 옥석을 가리는 것이 효율적입니다.


그리고 이때부터는 다시 다음 단계를 위한 공부를 해야하죠. 계속 같은 서비스만 제공해서는 차별점을 갖기 어렵습니다.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거나 서비스를 오픈해야 합니다. 나 혼자 실무 역량을 키워서 일을 하다가 그즈음 팀을 꾸릴 수도 있는데, 조직을 키울 생각이라면 관리 역량을 위해 시간을 쏟아야 합니다. 세무공부를 하거나 리더십 책을 봐야 할 수도 있겠죠. 


“처음 퍼스널 브랜딩을 공부할 때, 나는 책을 정말 쌓아놓고 미친듯이 봤어. 이 시간이 반드시 필요할 거라는 생각을 한 거지. 어떤 목적으로 어디에 투자해야 하고, 그 일의 속성이 무엇인지, 내가 이걸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 명확하게 이해해야 할 수 있는 일이지. 그래야 자기가 쓰는 시간에 대해서 불안해 하지 않을테니까. 결국 핵심은 시간 관리가 아니라 불안 관리가 아닐까?”

  

써 놓고 보니 시간 관리 방법 보다는 시간 사용 방법에 가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떻게 부르는지는 사실 상관 없죠. 중요한 건 앞으로 어떻게 시간을 쓸 거냐는 겁니다. 각자가 생각하는 성공의 기준이 다르겠지만, 우리에게 주어진 하루의 시간은 24시간으로 동일합니다. 그러니 어딘가 자랑할만한 완벽한 시간표를 짜지 말고, 내가 만족할만한 하루를 보내는데 집중해 보세요. 어느새 자랑스러운 결과물이 하나 둘 나오게 될 거라고 제가 장담합니다.


늘 더 좋은 팁을 드리기 위해 촉을 세우고 여러분의 질문과 피드백을 기다리는
내일이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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