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중앙 네트워크, 현실성이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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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에디터 찬비입니다.


메타는 지난해 메타버스 사업 투자 대비 손실이 증가하면서 주가가 100달러 이하로 하락하는 등 극심한 부진을 겪었는데요, 2023년을 '효율의 해'로 선언하면서 반등을 노리고 있습니다. 오늘은 메타의 다양한 시도를 이야기하며, 과연 메타가 다시 일어설 수 있을지 이야기해보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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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이야기
1. 주가를 20% 상승시킨 저커버그의 한마디
2. 트위터의 위기를 기회로: 인증 구독제와 P92
3. 메타는 다시 일어설 수 있을까
🎙️ 주가를 20% 상승시킨 저커버그의 한마디
2월 1일 폭등한 메타의 주식 (출처: Google)
2023년 메타의 4Q 실적을 공유하는 자리에서 메타의 CEO 마크 저커버그의 이 한마디가 메타 투자자들의 마음을 흔들었습니다. "2023년 저희 경영의 테마는 '효율의 해'이며, 더욱 강하고 날렵한 조직이 되는 데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투자자들은 감소하고 있는 광고 수익에 대응하지 못하면서 메타버스에만 계속 투자하면서 실망하게 했던 저커버그가 지출 우선순위를 진지하게 재고하겠다는 긍정적인 뜻으로 받아들였던 것 같아요. 이날만 주가가 20%가량 상승했다고 해요.

물론, 실적 자체도 좋았습니다. 매출은 321억 7천만 달러(39조여 원)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4.5% 감소한 수치였지만 기존 예상치인 315억 3천만 달러를 웃돌았다고 해요. 페이스북의 DAU(일일 활성 사용자)는 작년 4분기 처음으로 20억 명을 돌파했고요. 저커버그는 사용자들이 관심을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인공지능 디스커버리 엔진'과 숏펌 플랫폼 릴스에서의 성과가 주요 동인이라고 설명했어요.

메타는 실적을 위해서 지난 6개월간 계속해서 비용을 줄여왔습니다. 작년 11월에는 전 직원의 13%인 11,000원가량을 해고했고, 올해는 메타버스 관련 투자와 동시에 AI에 대한 투자로 사업 운영을 개선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2월 말에는 AI 분야 연구자를 돕기 위한 언어 모델 LLaMA를 공개했고, 신규 프로덕트 팀을 만들어서 생성형 AI를 프로덕트에 도입할 수 있도록 한다고 합니다. 메타는 MS나 구글만큼 AI 연구는 많이 하고 있었어도 AI를 활용한 프로덕트를 선보이는 것에는 신중한 편이었는데요, 이번을 기점으로 메타 연구자들이 만들고 있는 언어와 이미지 모델이 프로덕트에 더 빠르게 도입하려고 하는 것 같아요.
(출처: Unsplash)

또한 최근에는 가상현실 스타트업인 위드인 인수에 대한 FTC 반독점 제소 건에서 메타가 승리하기도 했어요. 이전 레터에서 메타는 VR 게임 회사들을 인수하면서 VR 피트니스 앱 수퍼내추럴의 개발사 위드인을 인수했고, 이에 대해 FTC가 심층 조사를 시작했다고 이야기했는데, 이에 대한 결과가 나온 거예요.


작년 12월 캘리포니아주 산호세 지방법원의 에드워드 다빌라 판사는 FTC가 가상현실 업계 경쟁을 저해할 것이라는 충분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메타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리나 칸이 FTC 수장이 된 이후 첫 번째 패배인데요, FTC 측에서는 해당 건에 대한 항소를 포기하겠다고 밝히면서 메타가 위드인 인수를 마무리할 수 있게 되었어요. 메타의 앞으로 순풍이 불어오고 있는 걸까요?


메타는 수익 모델 다양화라는 큰 산을 두고 있습니다. 메타버스 사업에서 수익을 낼 수 있기 전까지는 광고 모델에만 의존했던 BM을 다양화해야 합니다. 메타는 이 기회를 트위터에게서 가져오려고 하는 것 같네요.

🐦 트위터의 위기를 기회로: 인증 구독제와 P92

(출처: WIRED)  
메타는 이전에도 다른 서비스의 좋은 기능을 카피하면서 프로덕트를 보완해왔는데요, 이번에는 트위터의 트위터 블루를 가져와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 '파란 체크 표시' 구독제를 도입하겠다고 지난달 발표했어요. 일론 머스크가 처음 트위터 블루를 런칭했을 땐 수많은 어뷰징이 일어나면서 중단하기도 했었는데, 이에 비해 메타가 발표한 인증 구독제는 처음 트위터 블루 런칭 때보다는 합리적인 기능을 제공하는 듯 보여요.

월 $11.99달러로 출시될 이 구독제는 인증마크를 제공하면서 해당 계정의 노출과 도달률을 높여주고, 해킹이나 계정 사칭과 같은 이슈가 있을 때 더 빠른 고객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한다고 해요. 정부가 발행한 신분증을 통해 본인 인증을 받으면 파란 체크 표시를 받을 수 있다고요. 우선 호주와 뉴질랜드에 도입할 예정이며, 미국에도 수개월 안으로 출시된다고 합니다.

메타 역시 트위터 블루를 시행한 일론 머스크처럼 광고에 기대고 있는 수익 모델을 다변화하는 데에 가장 큰 목적이 있습니다. 또한 인증받은 사람들과 그들이 만드는 콘텐츠를 중심으로 플랫폼을 이끌어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보이기도 해요. 크리에이터 입장에서도 인증마크를 받은 뒤에 노출이 확실히 더 잘되고, 더 나아가 이를 바탕으로 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면 인증을 받지 않을 이유가 없겠죠. 
인스타그램 노트 (출처: 메타)  
지난 주말, 이번에는 정말 트위터의 위기를 기회로 삼은 메타에 대한 소식이 전해졌어요. 메타가 텍스트 업데이트를 공유할 수 있는 독립된, 탈중앙화된 SNS 서비스를 기획하고 있다고요. 머니컨트롤이 최초로 보도한 바에 따르면 이 앱은 P92라는 코드네임으로 개발되고 있다고 합니다. 인스타그램 대표 아담 모세리가 리딩하고 있으며, 인스타그램 프로필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입니다.

작년 12월, 인스타그램은 최대 60자까지의 텍스트를 팔로워와 친구들에게 공유할 수 있는 새로운 기능인 인스타그램 노트를 선보였어요. 뉴욕타임스는 메타가 이 기능을 좀 더 본격적으로 개발해 트위터의 경쟁자 서비스로 만드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는 보도를 했었는데요, 인스타그램 프로필을 활용한다는 점에서 노트를 독립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서비스에서 기획이 시작된 것 같기도 하네요.

인증 구독제와 마찬가지로 P92 역시 메타의 수익 다변화 차원에서의 시도라고 볼 수 있어요. 특히, 이미 트위터라는 서비스가 있었기 때문에 메타버스 투자보다는 훨씬 빠르게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해요.

상호 정보 교환이 가능한 서비스가 될 거라는 것도 메타에겐 큰 장점으로 작용합니다. 기존에는 서비스를 벗어나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 다른 앱과의 호환을 어렵게 만들었는데, 이때문에 정부의 비판과 규제를 받고 있었거든요. 현재 트위터의 대안으로 T2, Post.news 등 다양한 서비스가 출범하고 있지만, 모두 신생이라 메타만큼 숙련된 팀이 없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할 만 하기도 해요.

이 서비스의 핵심은 '탈중앙 네트워크'를 활용한다는 거예요. 트위터의 대안 서비스로 거론되었던 마스토돈과 비슷한데요, 개인이 자신만의 독립된 서버를 만들고 자체적인 콘텐츠 모더레이션 규칙을 만들 수 있어요. 또한 마스토돈과 같은 다른 앱과도 상호 정보 교환이 가능하도록 할 거라고 해요. 잭 도시가 투자했고 지난 달 초대 전용 베타 버전으로 서비스를 시작한 블루스카이와 유사할 것으로 보여요.

다만, 아직 탈중앙 네트워크를 성공적으로 활용한 서비스가 없다는 점이 어떻게 P92를 더 궁금하게 만들기도 해요. 각 계정이 여러 서버 네트워크를 이용하기 때문에 기본적인 기능인 '팔로우'도 탈중앙 앱에서는 어려울 수 있거든요. 플랫포머의 캐이시 뉴튼은 마스토돈에서 다른 서버의 사용자를 팔로할 때 해당 서버에 또 가입해야 한다는 허들 때문에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마스토돈에서 이탈했다고 이야기하며, 과연 어떤 식으로 서비스가 기획될지, BM은 어떻게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이야기했어요.

🙄 메타는 다시 일어설 수 있을까

사실 메타의 위기가 겨우 몇 가지 신규 서비스와 기능으로 극복될 만큼은 아니에요. 바로 며칠 전 보도에서 수천 명 규모의 추가 감원이 예상된다고 언급될 만큼 내부 상황이 녹록치는 않습니다. 감원 이전에 이미 메타에서는 일부 리더를 하위 직급으로 내리고 중간관리 계층을 줄이는 작업도 진행 중이라고 해요.

메타버스에 대한 부진이 가장 커다란 문제입니다. 지난 4분기 메타버스에 대한 투자 비용은 지난 해 대비 22% 상승했고, 메타버스 전담 사업부의 4분기 영업손실만 42억8천만 달러(5조2400억 원)에 달했다고 해요.메타버스 관련 하드웨어 사업 역시 어렵습니다. 지난 해 10월, 저커버그 주도 하에 야심차게 선보였던 VR 헤드셋 '메타 퀘스트 프로'의 가격을 이번달부터 33% 가량 낮췄지만 판매량이 저조하다고요.

저커버그는 메타버스 사업을 포기하는 것은 아니라고 못박아 이야기했지만, 메타버스에 대한 투자를 지속할 수 있으려면 다른 부분에서 비용을 절감하고 빠르게 수익을 내야 하는 상황이에요. 소셜 미디어 서비스에서 어떻게 생성형 AI를 도입할 수 있을지, 사람들이 많이 구독할 만큼 인증제의 혜택을 매력적으로 만들 수 있을지, 그리고 트위터가 몰락하기 전 탈중앙 네트워크를 활용한 성공적인 텍스트 SNS를 런칭할 수 있을지, 너무 많은 불확실한 도전의 결과에 따라서 메타의 운명이 달라질 듯 합니다.

최근의 바람은 사실 저커버그에게 호의적이라고 볼 수 있어요. 일론 머스크가 CEO로 부임한 뒤, 트위터에서는 서비스 장애와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고, 틱톡 역시 미국에서 사용을 금지하는 법안이 발의될 정도로 위기에 있습니다. 과연 저커버그는 다른 기업을 인수해서 시장지배력을 유지한다는 현재의 평판에서 다른 플랫폼의 위기를 딛고 다시 일어설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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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상지 Astor Piazzolla 'Vayamos Al Diablo'
에디터 <찬비>의 코멘트

지난 주말, 반도네온 연주자 고상지님이 참여한 '4 반도네온 탱고' 공연에 다녀왔어요! 반도네온이 무려 4대나 참여하는 공연이라 궁금했는데, 유명하지 않은 탱고 곡들부터 순정마초의 아르헨티나 탱고 편곡 버전까지 정말 꽉 차는 2시간이었어요.


처음 탱고 음악을 좋아하게 된 건 친구 따라서 갔던 고상지님의 단독 공연이었는데요, 빠른 리듬과 애절한 멜로디에 푹 빠져서 찾아서 듣게 되었답니다! 탱고의 매력을 알 수 있는 요 영상을 추천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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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ed by  Zoe • 한새벽 • 구현모 • 후니 • 찬비 • 구운김 • 식스틴 • 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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