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오늘을 어떻게 기록하고 있나요?

안녕하세요, 프리랜서 소셜살롱입니다.
벌써 2022년의 첫 달이 훌쩍 지나가 버렸습니다. 야속하게 흘러가는 시간을 조금이라도 붙잡기 위해 누군가는 일기를 쓰고, 누군가는 사진을 찍고 영상을 남기며 순간을 기록합니다. 이따금 SNS 채널이 던져주는 ‘N년 전의 오늘’을 보며 과거의 나를 회상해보기도 하죠. 이렇듯 기록은 모두에게 익숙하고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상적인 행위지만, 그만큼 중요하게 생각하지 못하고 지나쳐버릴 수 있는 습관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찰나의 순간을 기록하는 습관이 성장에 큰 자양분이 된다는 걸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4호의 주제는 Record, 기록입니다. 여러분은 일상 속 영감을 자신만의 언어로 기록하고 계시나요? 짧은 보폭으로 꾸준히 걷는 걸음처럼, 기록의 축적을 통해 조금씩 성장해나가는 우리의 모습을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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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는 방식을 혁신하는 사람들의 생각을 들어보는 시간. 
이번 호에서는 '기록' 콘텐츠로 활발히 활동중인 기록자이자, 마케터 겸 작가 이승희 님을 만났습니다.
이승희 님 만의 언어로 들려주는 기록에 대해 함께 들어볼까요?
"꾸준함의 가장 좋은 방법은 '대충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1. 이승희 님 하면 기록을 빼놓을 수 없을 것 같은데요. 기록을 하기 전과 후로 가장 많이 바뀐 건 무엇인가요?
기록을 통해 바뀐 것은 정말 많지만 세 가지가 크게 생각이 납니다. 
첫 번째, 저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기록에는 그때만 할 수 있는 저의 생각, 행동, 태도들이 담기더라고요. 그래서 반성을 하기도 하고 그 기록을 지표삼아 더 나아갈 동력을 얻기도 합니다.
두 번째로 내 삶에 대한 증거를 많이 남기게 되었다는 점입니다. 기록하지 않으면 기억이 잘 나지 않더라고요. 내 삶에 대한 증거를 하나씩 남기면서, 나만의 언어를 점점 선명하게 만들어나가게 되었습니다. 
세 번째로 기회가 많이 생겼어요. 기록을 하니 책도 쓰게 되고 회사도 이직하게 되고 저와 같은 생각을 하는 다양한 인연을 만났어요. 계속 남기고 이야기하니,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공감하고 말을 건네주더라구요. 특별한 경험들이 많이 생겼습니다.

2. 정말 오랫동안 기록을 해오신 걸로 아는데요. 기록의 방식이나, 가장 애정하는 기록의 도구가 있으신가요?
가 『기록의 쓸모』라는 책 때문에 기록광으로 아시는 분들이 많은데, 어쩌면 그렇게 생각하신 것보다 더 허술하게 기록을 합니다. 저는 기록이 너무 일처럼 느껴지지 않게 주의하거든요. 
디지털은 핸드폰 메모장, 카카오톡 나와의 채팅방, 노션, 에버노트,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유튜브 등 다양하게 기록합니다. 아날로그 형태로는 작은 종이 노트, 배민문방구 다이어리, 소소문구의 디깅노트, 포인트오브뷰의 노트 등 다양하게 씁니다. 아이패드도 물론 많이 씁니다. 제가 특별히 애정하는 기록도구는 아무래도 맨날 들고 다니는 작은 영감노트입니다. 거기에 적는 순간만큼은 저에게 한템포 쉬어가는 시간을 만들어주더라고요.

3. 프리랜서에겐 기록도 '자기를 드러내기 위한 기록'이 더 와닿을 것 같은데요. 이를 위한 팁이 있을까요?
‘자기를 드러내기 위한 기록’이라는 말이 참 좋네요. 
나라는 사람을 더 잘 드러내기 위해서 스스로에게 ‘질문’을 많이 던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여러 인터뷰집이나 인생문답, 인스타그램 Q&A 기능을 활용하여 많이 답해보세요. 그러다보면 자기가 누군지 알게 되고 자기의 색깔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본인만의 생각을 하나씩, 꾸준하게 기록을 남겨서 공유해보세요. 내 이야기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하나둘씩 생겨나기도 하고, 내 생각이 잘못됐다면 그것을 또 반성하며 성장할 수 있는 시간들이 생겨날겁니다. 미디어를 만드는 것은 그 다음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아직 잘 모르지만, 꾸준하게 제 목소리를 만들어나가고 싶어요. 우리 모두 파이팅!

4. 기록에 힘이 생기는 순간은 '꾸준함'이 동반될 때인 것 같아요. 꾸준하게 기록하기 위한 습관이 있으신가요?
꾸준하게 하는 것중에 가장 좋은 방법은 저는 ‘대충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일처럼 느껴지면 하기 쉽지 않더라고요. 그리고 일단 도구부터 준비해보세요. 운동복부터 사면 운동을 하는 것처럼 (저는 그렇던데) 기록 도구를 장만하고 같은 형태로 쓰다보면, 그게 쌓여서 꾸준하게 기록을 하실 수 있게 될겁니다. 모두 파이팅!

이승희ㅣ마케터. 작가
하루하루에 충실한 기록자이자 좋은 것을 빨리 알리고 싶은 마케터, 그리고 나만의 언어로 기록하는 작가
이승희 님의 책 『기록의 쓸모』 와 『별게 다 영감』으로 기록에 대한 더 깊은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저는 영감이 ‘별것’에서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무엇이든 좋으니 모으고 기록해보셨으면 좋겠어요. 우리는 이미 재미있고 특별하게 살아가고 있으며, 감동적인 영감과 아이디어는 우리와 멀리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콘텐츠는 만드는 게 아니라 발견하는 것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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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쳐가는 것들을 기억하기 위하여, 우리는 기록합니다. 그러나 기억은 ‘기록하는 행위’ 위에 ‘기록하는 나’가 겹쳐졌을 때 비로소 진하게 자국을 남길 것입니다. 필름 속에 기억을 담는 사진 작가 윤병주 님에게 ‘기록’은 어떤 의미일까요?
"기록의 양은 사랑의 정도를 증명하지 못한다."

"Non-focusing On India"
어떤 사건에 대한 중요성은 기록의 양으로 증명이 될까? 지난 날 몇 번의 연애를 하면서 의식하는 한 가지가 있다. 어떤 사람과의 사랑이 끝나고 난 뒤에 남은 사진의 장 수이다. 이런 괴상한 의식이 생기게 된 것은 다분히 스마트폰의 영향이 클 것이다. 몇 달 혹은 몇 해를 같이 보낸 연인과 남긴 사진들을 정리해야만 하는 시간은 반드시 찾아온다. 어떤 사람과는 9,000장, 어떤 사람과는 400장. 사진의 장수가 연애 기간과 꼭 비례하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수치로 기록되어버린 나의 사랑이 꽤 불쾌했다. 그때마다 마음속으로 생각했다.
기록의 양은 사랑의 정도를 증명하지 못한다.

인도를 여행하던 중에 가이드북을 잃어버렸다. 모험적인 여행을 위해 해외에서 한국 사람을 만나는 것을 의식적으로 피하는 성격인데다, 인터넷이 보급된 시절도 아니었기에 꽤 당황했다. 어쩔 수 없이 릭샤꾼에게 애걸하듯 한국 사람이 많이 묵는 숙소로 데려다 달라고 했다. 말도 통하지 않고 험난한 고행에 사람들의 도움이 필요했다. 그렇게 찾은 숙소에는 불행히 아무도 없었다. 적막한 방, 천장 위를 돌아다니는 도마뱀 한 마리가 유일한 위안이었다. 해가 질 무렵 숙소를 옮기기 위해 일하는 사람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때 한 여성이 자기 몸의 두 배는 되어 보이는 가방을 메고 로비로 들어왔다.

그날 나는 숙소를 떠나지 않고 밤새 그녀와 대화를 했다. 긴 대화 속에서 내가 느꼈던 감정을 기억한다. 아마 여행과 고행이 그녀와의 시간을 더 달콤하게 했을 것이다. 아침이 밝으면 그녀와 나는 서로의 여행길로 갈라져야 한다. 그녀는 북쪽으로 나는 동쪽으로- 아쉬움이 컸지만 그래야만 했다.

내가 아그라에 도착한 날은 타지마할이 개장하지 않는 날이었다. 다음날 구경해도 됐지만 그것은 나에게 중요하지 않았다. 카메라를 다룰지도 몰랐지만 사진 작가가 되어 보겠다고 서른 롤의 흑백 필름을 가지고 왔는데, 어느새 나는 인도를 온 목적을 잊어버렸다. 그리고 북쪽으로 향하고 있었다. 지나치는 낯선 풍경과 사람들이 눈에도, 카메라에도 담기지 않았다. 많이 늦었지만 빠르게 올라가면 어쩌면 그녀를 다시 만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녀가 남긴 방명록을 발견했지만 두 달 동안 찾아 헤맨 인도에서 결국 그녀를 만날 수 없었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돌아와 인도를 담은 서른 롤의 흑백 필름을 현상했다. 결과는 처참했다. 700장 가량, 대부분의 사진들이 초점이 맞지 않거나 흔들려 있었다. 그때의 절망을 잊을 수가 없다. 두 달 동안 나의 소중한 여행이 사라진 느낌이었다.

몇 해가 지나 우연히 그때의 사진을 다시 꺼내보았다. 신기하게도 사진에서 그녀를 다시 만날 수가 있었다. 그녀의 모습이 담긴 사진은 한 장도 없었지만 분명 나는 그녀를 사랑했고, 이 사진들은 그때의 나를 보증하고 있었다. 나는 인도에 집중할 수가 없었고, 사진에 집중하지 못했다. 그렇게 초점이 맞지 않은 사진들과 그녀를 기억할 수 있는 0장의 사진은 그날의 감정을 고스란히 담고 있었다.
분명 기록의 양은 사랑의 정도를 증명하지 못한다.

윤병주ㅣ사진 작가
사진 작가이며 필름 현상소 '망우삼림'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윤병주 작가님이 운영중인 필름 현상소 '망우삼림'에서 사진으로 남겨진 기록의 순간을 만나보세요.

망우삼림(忘憂森林)은 '나쁜 기억을 잊게 해주는 망각의 숲'이라는 뜻을 가진 필름 현상소이자 스튜디오입니다. 홍콩 영화 마니아라는 윤병주 작가님의 취향이 담긴 공간입니다. 스마트폰은 잠시 내려두고, 망우삼림과 함께 필름에 담긴 기록의 조각을 만나보세요. 

Editor's comment
'기록'에 대한 다양한 생각을 엿볼 수 있는 이 달의 추천 콘텐츠입니다. 
#영화 #시 #일상의영감
영화 『패터슨』
여기, 자신의 삶을 시(詩)로 기록하는 버스 운전사가 있습니다. 버스가 늘 같은 노선을 맴돌듯 그의 하루도 매일 똑같이 굴러가지만, 일상에서 얻는 영감을 시로 기록하며 누구보다 하루를 특별하게 채워가고 있죠. 
위에 소개된 윤병주 작가님의 글을 읽고 『패터슨』을 보게 된다면, 아마 엔딩 크레딧이 올라올 즈음에는 ‘아-하!’하는 탄성이 절로 나올지도 모르겠습니다.
#예술 #NFT #꾸준함
Beeple,Everydays: The First 5000 Days
이 작품은 비플이 2007년부터 매일 온라인에 올린 이미지를 콜라쥬한 작품으로 NFT로 판매되어 큰 화제를 낳았는데요. 저에게 이 그림은 ‘꾸준히 무언가를 남겨두는 것’이 쌓여 또 다른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메시지로 보였습니다. 여러분에게도 쌓아온 무언가가 있다면 한 번 그것들을 연결해보는 시간을 가지는 것은 어떨까요?
#일기 #10년
10년의 하루 하루를 기록합니다. 
10년 후 오늘, 여러분은 무엇을 하고 있을까요?
10년 일기는 365일이 한 장씩 뒤로 넘어가서 매년 다시 시작하는 구조로 만들어졌습니다. 하루의 기억을 정확히 1년 후에 다시 마주할 수 있죠. 
10년이라는 무게에 시작이 망설여 지지만, 사소함부터 특별함까지 때로는 놓쳤던 공백마저 기록이 됩니다. 짧고도 긴 10년의 시간이 차곡차곡 쌓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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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월 프리랜서에게 필요한 전문성을 함께 나누었던 ‘프리랜서 소셜살롱’이 새로운 이름과 브랜드로 새단장 중입니다. 2022년 3월, 프리랜서의 성장과 프리랜서 생태계 개선을 위한 새로운 콘텐츠와 서비스로 찾아뵐게요. 많은 기대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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