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빈소연의 개인전 《파이널 터치》는 이러한 불안을 다스리는 종교적 사물을 소재로 다룹니다. 마치 제단처럼 초와 정화수가 놓인 테이블, 층층이 쌓인 돌탑, 십자가 목걸이, 영적인 보석, 부적 같은 것들이 여기저기 놓여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사물들은 경건한 종교적 의미에서 벗어나 불안을 다스려주는 가볍고 산뜻한 액세서리에 가까워보입니다. 묵주와 불상 같은 종교적 사물은 돌탑이나 동전 같은 가볍게 행운을 비는 사물과 구분되지 않을 뿐더러 분위기를 내기 위한 목걸이, 반지, 테이블 초와도 구분되지 않습니다. 종교적 상징이 새겨진 반지는 절절한 염원을 담긴 성물이 아니라 손가락 하트처럼 가벼운 행운을 비는 장신구가 되고, 종교적 명상법은 진화의 진화를 거듭하여 마음챙김 마요네즈가 됩니다. 그것은 진짜 영엄해서가 아니라 듣는이가 마음을 집중하기 때문에 효과가 있는 오늘의 운세에 가까워 보입니다. 

이러한 모습은 오늘날 명상과 마음챙김이 '유행'하는 상황과도 비슷해 보이는데요. 종교적 의미를 소거한 명상은 오늘날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그에 따라 다양한 명상 프로그램이 개발되고 있고요. 물론 과학적 근거가 없다는 주장과 불안마케팅으로 소비를 조장한다는 주장도 있지만, 어찌됐건 간에 내 마음이 편안해진다면, 그게 중요한 것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도 운세를 읽어봅니다. 여러분의 오늘 운세는 어떤가요? 제가 대신 행운을 빌어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