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붉은불개미 유입 막으려면 선제적 예방 조치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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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신문]

강한 독성을 가진 붉은불개미 떼가 대구 북구의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발견된 것은 깜짝 놀랄 만한 일이다. 항구가 아닌, 내륙에서 처음 발견된 데다 여왕개미와 개미집까지 있었고, 개체 수도 830여 마리에 달할 정도로 많았다. 당국의 신속한 대응 때문인지, 추가 발견 소식은 들려오지 않지만, 아직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붉은불개미 떼는 매우 위험하고 호전적인 곤충이다. 사람이 실수로 그들의 둥지를 밟으면 사람의 다리에 기어올라 침으로 집단 공격하는 습성을 갖고 있다. 말벌이 쏘는 침의 60% 정도 충격을 준다고 하니 노약자나 알러지 체질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다. 일부에서 ‘살인 개미’라고 호들갑을 떨지만, 그 정도는 아니더라도 상당히 조심해야 하는 것은 분명하다.

이 개미의 생존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해 한 번 퍼지면 박멸이 불가능하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붉은불개미의 박멸과 농작물 피해 복구 등을 위해 매년 50억달러(5조6천억원) 이상을 쏟아붓고 있지만, 개체 수를 줄이는데 그치고 있다. 일단 유입되면 과거 블루길, 배스 같은 외래종이 토종 민물고기를 전멸시키다시피한 것과 비슷한 상황이 올 수 있다.

붉은불개미의 원산지는 중남미였지만, 현재는 미국 중남부, 중국 남부, 인도네시아, 호주, 뉴질랜드 등 몇몇 나라에 퍼져 있다. 대구에서 발견된 붉은불개미는 중국 광저우 황푸항에서 적재된 중국산 조경용 석재에 붙어 있었다. 붉은불개미 서식지의 물품을 반입했는데도, 검역 절차가 전혀 없었다는 것도 큰 문제다.

2017년 9월 부산항에서 첫 발견된 이후 대구까지 벌써 5번째의 사례인 만큼 그다지 조짐이 좋지 않다. 정부는 발견 뒤에 방제 작업을 벌이기 보다는, 서식지에서 수입되는 모든 물품에 대한 검역조사를 강화해야 한다. 선제적인 예방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붉은불개미의 유입은 막기 어렵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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