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1월 28일 월요일

포비기너, 17번째 이야기

포빅이님, 월드컵 재미있게 보고 계시는가요? 우루과이전에서 강팀을 상대로 뒤처지지 않은 우리나라 선수들의 경기력은 16강 진출의 기대를 품게 하는데요, 오늘은 월드컵만큼이나 HOT한 스토브리그의 숨은 주인공! 그중 업계 최고의 스포츠 에이전트 ‘스콧 보라스’의 이야기를 전해드릴게요.


* 본문 내 밑줄 표시가 된 텍스트를 클릭하면, 링크를 통해 더 자세한 이야기를 확인하실 수 있어요.
⚾️ 스포츠 에이전트, 스콧 보라스
포브스가 선정한 최고의 스포츠 에이전트?


스포츠 에이전트를 떠올리면 이 사람을 빼놓을 수 없는데요, 전 세계에서 가장 일 잘하는 스포츠 에이전트 보라스 코퍼레이션의 ‘스콧 보라스’입니다. 선수들에게는 슈퍼 에이전트, 구단에는 악마라고 불리는 스콧 보라스는 포브스가 선정한 최고의 스포츠 에이전트로 9번 중 8번 1위 자리에 오른 독보적인 에이전트에요.


한국에서는 2001년 박찬호 선수의 텍사스 레인저스 이적으로 5년간 
6,500만 달러(약 870억 원) 계약을 성사하며 이름을 알렸고, 이후 류현진, 추신수와도 대형 계약을 이뤄냈어요. 한국 빅리거 중에서는 류현진 선수의 4년 8,000만달러(약 1135억원) 계약이 최고액으로 알려져 있고요. 해외에서는 대표적으로 메이저리그 역대 최다 홈런왕 ‘배리 본즈’와 ‘알렉스 로드리게스’가 보라스의 고객이었고, 그 외 그레그 매덕스, 데릭 지터, 맥스 슈어저 등 스타급 선수들이 보라스의 고객 리스트에 있었죠.

올해도 수수료 1,000억 돌파…!


스포츠 에이전트는 선수를 대리해 연봉 협상이나 광고 계약, 이적 등에 관한 일을 처리하고 그에 대한 수수료를 받는 법정 대리인 역할을 해요. 그렇기에 에이전트의 가치는 대리하는 선수들의 가치로 증명돼요.


그는 올해 에이스 투수인 맥스 슈어저와 유격수 코리 시거의 대형 신규 계약을 협상하고, 야구계 최고 연봉을 자랑하는 9명의 선수 중 6명을 클라이언트 명단에 넣으며 2022년 시즌을 시작했어요. 현재 38억 3천만 달러(5조 1,245억)의 유효 계약을 관리하고 있는데요, 이는 MLB가 허용하는 최대 에이전트 수수료 허용치 5% 기준으로 보라스가 관리하는 계약에서 발생한 수수료는 최대 1억 9,100만 달러(약 1,215억원)로 예상해요. 올해 메이저리그 연봉 상위 10명 중 7명이 보라스의 고객인 것을 보면 메이저리그에서 보라스의 입지는 매우 탄탄한 것을 확인할 수 있죠.

⚾️ 스포츠 에이전트, 스콧 보라스

시카고 컵스 “내가 호랑이 새끼를 키웠구나”


보라스는 야구 선수 출신이에요. 낙농업을 하는 아버지 밑에서 태어나 아버지 일을 돕고 야구 보는 것이 일상의 낙이었던 보라스는 1974년 세인트 루이스에 입단해 프로선수 생활을 시작했어요.


1976년 마이너리그 올스타에 선발될 정도로 유망한 타자였지만, 1977년 무릎 부상으로 인해 길지 않은 선수 생활을 정리하게 돼요. 메이저리그 구단들은 야구를 포기하면 지원해주는 제도가 있었는데요, 보라스는 은퇴 이후 시카고 컵스의 지원으로 로스쿨을 다니며 공부에 전념해 의료 분쟁 전문 변호사가 되었어요. 처음부터 에이전트가 될 생각은 없었거든요.

⚾️ 스포츠 에이전트, 스콧 보라스

우연한 계기로 에이전트가 된 보라스


1970년대 당시 미국 야구계 상황은 메이저리그 초대 노조위원장 마빈 밀러가 선수들과 함께 노예계약으로부터 해방을 외치며 싸우던 시기였어요. 그 후 1974년 최초의 FA 계약 선수인 짐 헌터를 시작으로 많은 선수가 FA 계약으로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고 활발하게 팀을 옮겨 다니기 시작했고요. 초창기 선수들에게 불리한 연봉 협상이 많이 이루어졌고 선수들은 전문 변호인을 찾았어요.

법률사무소에서 의료분쟁 변호사로 일하던 스콧 보라스는 자신의 전 마이너리그 동료들의 요청으로 그들을 도와주기 시작했습니다. 첫 번째 고객은 고등학교 때부터 알고 지낸 마이너리그 전 동료 피슐린이었어요. 그는 동료 피슐린의 문제를 잘 해결해주고 또 다른 마이너리그 동료 빌 카우딜에게는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5년간 750만 달러(약 100억원)로 당시 역대 최고의 계약 중 하나를 성사하며 에이전트 일을 시작하게 돼요. 그전까지는 구단의 어이없는 조건들에 선수들이 고생했지만, 대리인을 내세워 선수들의 계약이 연달아 성사되자 구단들은 에이전트와 협상을 거부하기도 했어요. 1980년대 말 에이전트 사업이 메이저리그에 본격적으로 인정되자 선수들은 스콧 보라스를 제 발로 찾아가며 명성을 얻었죠.

⚾️ 스포츠 에이전트, 스콧 보라스

업계 1위, 스콧 보라스의 비결은?


보라스는 선수 시절에 깨달은 원칙이 지금의 위치에 있게 했다고 해요. ‘누가 이 계약의 주인공인지 잊지 않고 그들에게 집중하는 것’이라고 하는데요, 기존의 에이전트들은 구단과의 관계에 충실했다면 보라스는 고객의 만족만을 생각해요. 그리고 그 주인공인 선수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양질의 정보라고 믿고요.


야구는 공이 투수의 손에서 떠나는 순간부터 그 공으로 인한 모든 움직임을 기록하는데요, 모두가 궁금해하지만 비공개인 보라스의 구체적 협상 내용은 알 수 없지만 보라스의 협상력 비결은 데이터에 있다고 해요. 보라스 코퍼레이션의 대형 컴퓨터에는 1980년대 중반 이후부터 기록된 야구에 관한 모든 경기 영상과 데이터가 저장되어 있어요. 주관적인 전달이 아닌 객관적 사실을 기반으로 에이전트도, 에이전시도 아닌 선수가 본인의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보라스가 추구하는 이상향이라고 해요. 현재 보라스 코퍼레이션은 MIT와 NASA 출신 공학자, 데이터 분석가, 야구 전문가로 구성되어 있다고 하는데요, 데이터를 중요하게 여기는 보라스의 진심이 느껴지네요.

⚾️ 스포츠 에이전트, 스콧 보라스

데이터를 이용한 스토리텔링의 대가


보라스는 고객의 경기 기록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분석해요. 긍정적으로 해석이 가능한 모든 데이터를 뽑아 그 퍼포먼스에 맞게 측정된 구체적인 금액을 제시하죠. 대체 선수에 비해 특정 선수가 한 시즌 간 얼마나 많은 승리를 안겨주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인 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 (WAR) 1승당 500만 달러를 요구하는 방식을 통해서요.


보라스는 데이터 베이스를 이용한 고객의 통계 자료를 토대로 약점을 최소화하고 강점을 극대화하기로 유명해요. 추신수는 보라스와의 첫 미팅에서 프레젠테이션 자료를 보고 "내 활약이 이렇게 대단한지 몰랐다"라고 말한 유명한 일화가 있어요. 그만큼 본인도 알아채지 못한 가치를 끌어내는 것이 보라스만의 강점이라고 할 수 있어요.


2019년 9월 류현진 선수가 LA 다저스와 계약이 끝나가자, 보라스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류의 전성기는 아직 오지 않았습니다”라며 선전포고하였어요. 당시 류현진 선수가 어깨 부상 이력과 32세의 젊지 않은 나이 등 약점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메이저리그 데뷔 후 740이닝만 소화했으니 실질적 나이를 26~27의 신체조건이라 주장했어요. 2019년 12월에는 구단 측에 “2016년부터 구단 승률이 5할을 넘지 못하고 있군요. 지난 시즌 14승 5패를 기록한 류를 절대 놓치지 마세요”라고 말하며 구단의 단점과 전략을 파악해 결국 류현진 선수와의 장기 계약을 성사했죠.

⚾️ 스포츠 에이전트, 스콧 보라스

보라스가 부풀린 거품?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선수들에게 고액 연봉을 안겨주기 위해 노력하는 보라스를 두고 선수의 권익을 드높인다는 평과 함께 몸값을 부풀린다는 악평도 존재해요. 기대와 달리 성적이 부진할 때 먹튀가 아니냐는 논란이 뒤따르고 있어요.


오클랜드에서 통산 102승을 기록하며 사이영상 수상까지 이룬 커브의 달인 배리지토는 2007년 1억 2천 6백만 달러에 샌프란시스코에 이적했으나 오클랜드 시절만큼 성적을 기록하지 못했고요. 한국의 박찬호는 LA 다저스에서 맹활약하며 5년 6,500만 달러 한화로 약 700억의 계약을 성사해 텍사스로 이적 후 부상 등의 여파로 성적 부진이 겹치며 좋은 결과를 내지 못했거든요.


‘악마의 에이전트’, ‘돈만 좇는 장사꾼’ 등 보라스의 악명은 셀 수 없이 많아요. 그렇지만 보라스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글쎄요, FA에 진출하는 선수는 전체의 15% 미만입니다. 실제로 드래프트 된 모든 선수 대비 메이저리그에서 최소 3년을 버틴 선수의 비율은 1%도 채 되지 않아요. 200만 달러를 버는 사람은 작고 작은 소수의 인재입니다. 메이저리그 선수가 된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얼마나 힘든 일인지, 그리고 우리 중 얼마나 많은 사람이 그 경지에 도달하지 못하는지 이해한다면, 선수의 몸값을 거품이라고 말할 수 없을 겁니다.”


보라스가 천사인지 악마인지를 논할 수 없을 것 같지만 본인의 역할에 충실하다는 점은 분명해요. 스포츠 에이전트의 역할은 선수의 현재 가치와 미래의 가능성을 종합해 구단을 설득하는 일이고, 그 가치를 증명하는 것은 선수들의 몫이니까요.

“There comes a day when you are gonna look around and realize happiness is where you are."
- Chief Tui, Moana -

💌지난 레터 피드백 
      • 골프라는 키워드에 반가웠습니다. :) 근데 제 기억에 전에는 이미지가 좀 더 풍부했던것 같아여!!! 담에는 사진도 많이 같이 넣어주시면 좋겠습니당!! 글이 많다는게아니라 뭔가 눈요기 이미지도 슝슝 같이 스크롤 내리면 더 좋을듯싶습니당
        • 포비기너가 발전할 수 있는 피드백을 주셔서 감사해요! 가독성을 높은 레터로 보답할 수 있도록 노력할게요!

      • 제 1회 -> 제1회 or 제1 회/ 제-는 접두어기 때문에 뒷말에 붙여써야 한답니다. 사소한 것이지만 더 퀄리티 있는 뉴스레터를 위해 조언드려요~_~
        • 저희가 놓친 부분 피드백 주셔서 감사해요. 보다 퀄리티 있는 레터로 보답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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