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5 호
(통권 55호) 2022. 3. 24
🤘 열린 세미나 🤘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침공과
그것이 우크라이나 다중의 삶과 세계질서에 미칠 영향은 무엇인가

최근 문재인 정부는 미국 주도의 대러 경제제재에 동참하는 태도를 취했고 윤석열 당선인은 미국 다음으로 EU에 특사를 파견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지점을 주의 깊게 살피면서 이 전쟁이 세계사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각 세력이 어떤 동기에 따라 어디로 움직이고 있는지 등에 관해 토론하고자 합니다.

본 세미나에 이어 우크라이나 이후의 정세, 그리고 정부의 형태에 관한 주제토론을 이어갈 예정입니다. 관심 있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토론입니다. 많은 참여 바랍니다.

  • 일정: 4월 7일 목요일 저녁 7시 30분
  • 장소: 카카오톡 <열린 세미나> 오픈채팅방

*참고자료
👇  지난 세미나 갈무리  👇 
 

제20대 대통령 선거에 대한 평가와 향후 전망

3월 17일() 저녁 730
   

ㅂ) 대통령 선거가 치러지고 어느새 일주일이 지났습니다. 그동안 언론 등을 통해서도 대선 결과에 대한 여러 이야기가 나온 것 같은데요, 오늘 어떤 이야기부터 나눠보면 좋을까요? 제안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ㅎ) 생각해 본 주제들입니다.

  1. 승패 요인은 무엇인가?
  2. 소수후보 출마의 의미는 무엇인가?
  3. 섭정 주체는 어떻게 형성되었는가?
  4. 선거제도에 어떤 변화가 필요한가?
  5. 선거 이후 한국 사회는 어떻게 변할 것인가?

 

ㅇ) 무엇보다도 25만여 표 차이의 이유가 무엇이었나? 이 차이는 과연 우리의 대의의 의미로 타당한가? 겹치는 것 같습니다만 토론해 보고 싶어요.

1. 승패 요인은 무엇인가?

ㄱ) [프레시안] 거대 양당의 '깽판 놓기' 정치

방금 본 기사입니다.

 

ㅂ) '응징'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대선의 승패가 응징의 승패와도 연결될 것 같은데요, 결과적으로 (근소한 차이이긴 하지만) 민주당을 응징하고자 하는 힘이 조금 더 강했던 것이 이번 선거의 결과를 결정짓는 요인이겠습니다.

 

ㅈ) [오마이뉴스] 무엇이 문재인 정부에 이토록 깊은 증오를 낳았나

기사 내용에 일일이 동의하는 건 아니지만 0.7%라는 표차의 의미를 잘 짚었다고 생각합니다.

 

ㅎ) 지금까지 많은 선거가 그랬지만 이번에도 "응징정치"가 작동한 선거였다고 생각됩니다. 좋은 것을 선택하기보다 싫은 것을 응징하는 정치라고 할까요?

윤 지지자는 민주당의 재집권만은 막자는 응징투표를, 이재명 지지자는 윤석열과 국민의 힘의 집권만은 막자는 응징투표가 대세를 이루었다고 생각합니다.

 

ㅈ) 윤 지지자들의 응징 정서의 뿌리가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ㄱ) 응징의 이유로 부동산 이슈가 컸다는 진단들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ㅈㄱ) 선거가 불안정한 감정 해소의 입출구로써 이용되는 면이 있는 것 같습니다.

 

ㅎ) 주요 후보들이 다중을 감동시킬 새로운 의제들을 내놓지 못하는 것이 주요 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윤석열의 공약들 대부분은 문재인 정부 이전으로의 회귀 정책이었고 이재명은 기본소득을 비롯한 주요 의제를 선거운동 과정에서 약화시키면서 점차 '정통(?)' 민주당화 되어 가는 행보를 밟았습니다.

 

ㅈ) 동의합니다. 코로나 사태가 이런 측면을 강화시켰다고 생각합니다.

 

ㅎ) 1. 부동산 정책이 표면적인 말과는 달리 자산 소유자들에게 유리한 것으로 기울었다는 것(집값 대폭 상승).

  1. 소득주도 성장정책의 부분적 성과가 자산 불평등 심화에 의해 소멸되고 오히려 역진했다느 것.
  2. 남북 긴장 해소에 실패했다는 것.
  3. 복지정책의 성과가 미미하고 사각지대가 해소되지 않았다는 것.

전체적 결과로써 불평등과 사회적 갈등 및 긴장의 심화.

 

ㅂ) 평소에 정치적 의사를 표출할 수 있는 여러 사회적 기반이 매우 약한 상태에서 계속 쌓여만 가는 현실 정치에 대한 답답함과 분노가 대선에서 폭발적으로 표출되고, 그 폭발적인 표출은 응징의 형태로 실현된다. 고도 이해가 되었습니다.

 

ㄱ) 민주당과 문재인 정부가 "내로남불"이어서 국민들이 화났다는 기사도 많이 봤습니다. "내로남불 5년"이라고 표현한 것도 봤습니다.

[한겨레] 박지현 “5일 전 선거 결과 아니라 5년간 누적된 내로남불 기억해야”


ㅈ) 문재인 정부 출범에 가장 크게 기여한 도덕성 프레임 내지는 적폐청산 프레임도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정치적으로 현명하지 못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ㄱ) 적폐청산이 어떤 점에서 정치적으로 현명하지 못했다고 보시는지요? 궁금해서 질문드립니다.

 

ㅈ) 적폐청산이 시대적 과제였음은 틀림없습니다. 하지만 스스로를 과거의 적폐를 청산하는 도덕적인 정부라고 천명함으로써 현실 정치가 구현할 수 없는 높은 수준의 도덕적 의무를 스스로에게 부여하는 실수를 했다고 생각합니다.

 

ㅎ) 국힘이 즐겨 사용한 "내로남불"을 풀이하면 "나만 못난 것이 아니라 너도 못났다. ... 너도 못났으면서 잘난 척한다"는 것 아닐까요? 이것은 "나는 잘할 수 있다"는 선동은 아닌데 민주당의 일종의 "엘리트주의" 때문에 호소력을 발휘했다고 생각합니다. 위선 비판과 결합되면서.

 

ㅈ) 적폐청산 프레임이 위선 프레임으로 뒤집혔다고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과거 정권의 대형 부정부패 사건과 문재인 정부에서 발생한 여러 일탈들을 비교하면 양자를 등치 시킬 수 있다고 보기는 어려운데, 공분의 강렬도는 비슷하거나 그 이상이었던 것 같습니다.

 

ㅂ) 촛불 정부를 자임한 것은 어떨까요? 이 또한 위선 프레임을 강화하는 데 한몫했다 볼 수 있을까요?

 

ㅈ) 촛불 정부를 자임한 것이 제가 이야기한 적폐 청산 프레임이라고 생각합니다

 

ㅎ) 적폐청산 정치는 정치를 사법화하면서 실질적 개혁을 보류하는 변명으로 작동한 측면이 있습니다. 실질적 개혁을 추진하지 않으면서도 과거청산만으로 개혁적 이미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ㅂ) 말씀을 듣다 보니 사법화를 강화한 적폐청산 정치가 결국 검찰 출신 대통령의 탄생과도 이어진다는 생각이 듭니다.

 

ㄱ) 윤을 찍은 국민 입장은 "국힘도 위선자고 민주당도 위선자인데 민주당은 엘리트주의적으로 아닌 척을 하므로 민주당이 더 위선적이고 싫다" 이런 것일까요?

 

ㅎ) 국힘 전통은 위선 전통보다는 조폭 전통이 더 강한 것 같습니다.

이명박 정부부터는 '기업가로 바뀐 조폭'(합법적 조폭) 이미지가 더 강합니다만.

 

ㅈ) 이번 선거의 여론은 마치 국정감사를 하듯이 국정에 대한 전문적, 정책적 판단을 반영하는 측면보다는 프레임에 의해 결정되는 부분이 컸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민주당이 국힘보다 엘리트주의적인 이미자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른바 '친문 그룹' 내지는 '운동권 세력'의 폐쇄성이 그런 유사한 이미지를 만들어냈다고 생각합니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 내리는 그나마 부정적인 평가가 '자기 사람을 너무 챙긴다'라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엘리트주의보다는 '자기 사람 챙기기'라고 생각이 듭니다.

 

ㅍ) 조국 오거돈 안희정 박원순으로 대표되는 인물이 지난 5년간의 민주당 내의 부도덕한 이미지를 주되게 형성했다고 생각합니다.

 

ㄱ) 네. 그런 것 같습니다.

 

ㅈ) 이명박 정부 출범 직후인 2008년 전후 장자연 사건을 돌이켜 보면 국힘과 그 주변 세력들이 권력형 성폭력에서 결코 자유롭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의 힘은 안, 오, 박의 성폭력 비리를 집요하게 파헤치면서 민주당이 위선 정당이라는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데 성공합니다.

 

ㅍ) 장자연 사건…. 잊고 있었네요.

 

ㅎ) 조국은 이들과는 조금 다른 케이스인데, 자신이 만들어낸 정의/공정의 이미지가 급전직하 추락한 것의 효과로서 정치가 더 이상 대의를 추구할 수 없도록 만들고 (이는) 실용주의적, 실리주의적으로 방향을 잡는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ㅂ) 안, 오, 박의 비리는 만천하에 공개됐지만, 장자연 리스트에 등장하는 조선일보는 가려지고, 조선일보 사주와 만남을 가진 윤석열의 은밀한 행보도 거의 조명받지 못했습니다.

 

ㅍ) 분노하지 않을 수 없네요!!!

2. 소수후보 출마의 의미는 무엇인가?

ㅈ) 군소 후보들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안철수 후보는 때아닌 명사정치 행보를 하며 미미한 정치공학적 효과만 보였다고 생각합니다.

19대 대선과 비교했을 때 심상정 후보의 득표율 하락은 진보 정치의 현주소를 반영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ㅎ) 조국 효과는 대의정치가 다중의 목소리 대변하기를 주저하는 것으로 나타날 것으로 보입니다. 다중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것이 정치가 개인의 삶과 유리될 때는 위선 프레임으로 쉽게 비난받을 것이므로 차라리 "솔직하게 정치하자"(의원 신분에 맞게 정치하자)라는 쪽으로 기울 것이기 때문입니다.

 

ㅂ) 심상정 후보의 득표율 하락도 오늘날 위선 프레임의 강화와 연관이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고 보면, 이 위선 프레임이 과거에는 종종 정치 혐오와 정치 무관심으로 나타나고는 했던 것 같은데요, 지금은 양상이 좀 달라진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ㅍ) ‘정치질’ ‘선동’이라는 표현에 2030 세대의 정치에 대한 관점이 담겨 있다고 생각합니다.

세대론을 좋아하지는 않는데요. 제가 2030과 자주 어울리다 보니 ‘정치질’이라는 표현과 ‘선동’에 대한 왜곡된 관점을 자주 듣는 경험에서 무관심보다 정치 혐오가 더 짙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ㄱ) 위선 프레임이 다중에게 유익할까요 유해할까요?

 

ㅎ) 위선 프레임의 강화는 진보적 대의정치 일반을 위태롭게 만든다고 생각합니다.

 

ㅈ) 과거의 진보 정치가 몇몇 스타 정치인들을 통해 도덕적/심미적으로 예민한 대중들에게 정동적으로 다가갔다면, 지금은 정체성 정치가 이 전략을 (성공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계승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ㅎ) 진보적 대의정치는 역사적으로 부르주아지나 소부르주아 지식인, 엘리트가 자신의 계급 기반을 떠나서 프롤레타리아로 전향하는 과정에서 출현하는데, 그 전향은 결코 계급성의 물질적 기반을 제거할 수는 없고 언어적 차원(글쓰기, 선전, 선동)에서 효과를 발휘하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이제 그러한 "존재이전" 자체가 위선으로 비난받기 시작했습니다.

 

ㅈ) 존재이전이라 말씀하심은, 지식인의 물질적 기반 자체가 위선으로 비난받는다는 말씀이신가요?

 

ㅎ) "존재이전"은 80년대 전후에 학출이 공장으로 들어가 노동자가 되는 현상에 붙인 이름입니다.

 

ㅈ) 그렇군요. 이해했습니다.

 

ㅎ) 심상정 씨가 전형적인 케이스인데 지금은 노동자보다 정치가로 부각되는 것 같습니다.

 

ㅇ) 선거 전 예상치 못한 사람들에게서 윤에 대한 지지보다는 이와 민주당에 대한 불신감의 표현이 나타났었는데 불평등의 심화와 더불어 촛불의 윤리적 기반이 무너진 것에 원인이 있었다고 볼 수 있네요.

3. 섭정 주체는 어떻게 형성되었는가?

ㄱ) "존재이전을 한 사람"에 대해서 섭정하려는 태도보다는 위선자인지 검증하고 위선이 드러나면 비난하는 현상이 지배적인 이유는 무엇일까요?

 

ㅎ) 정치가 집단적 계급정치, 사회정치보다 신자유주의적 개인중심 정치로 전화함으로써 부상하는 현상으로 파악됩니다.

집단적 역학, 계급역학이 아니라 개인의 도덕성이 부각되는 것은 이 과정에서 필연적이라고 생각됩니다.

 

ㅇ) 결국 소수 후보들에게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된 프레임 변화로 봐야겠네요.

 

ㅂ) 이번에, 집단의 대표가 집단 구성의 의견을 무시하고 독자적인(제멋대로) 행보를 해서 공분을 사는 일도 많았습니다. (예컨대 신지예, 안철수)

 

ㅎ) (만약 실제적인 정치적 관심의 대상으로 되는 때에는) 소수후보들 대다수가 위선 프레임을 벗어나기 어려우리라 예상됩니다.

섭정 주체로서 선거 초기에는 이른바 "이대남"이, 선거 후기에 이른바 "이대녀"가 대의정치계를 섭정하는 주체로 부상했습니다.

이대남이 안티페미니즘 기치로 윤석열과 이재명을 견인했고 후기에 이대녀(편의적으로 20-30대 여성을 총칭합니다)가 페미니즘 쪽으로 이재명을 견인했습니다.

 

ㅈ) 위선 프레임이 별다른 통제 없이 남용되고 있다는 점에 동의합니다.

섭정 주체라는 표현을 처음 듣는데 정확히 무슨 의미인지 궁금하네요.

 

ㄱ) "담당 주체를 바꾸면서 권력을 실체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기보다, 운동들과 투쟁들의 확산하는 연결망을 통해, 새로운 권력의 윤곽이 아래로부터의 투쟁의 그림자로서 나타나게 하고, 실체로서의 권력 기구들을 그것에 종속시키는 것, 즉 절대민주주의적 섭정攝政"(조정환, <절대민주주의>, 193쪽)

 

ㅎ) 다중은 저항 주체, 탈주 주체, 구성 주체로 사고되어 왔는데 여기에 섭정 주체의 차원을 더하자는 취지이고 스스로 대의자가 되지 않으면서 대의정치를 자신의 뜻에 맞게 통제하고 재조직하려는 노력을 총칭한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ㅇ) 윤리적으로 무너진 인텔리겐차에게 주어지는 위선프레임은 조폭프레임을 강화했고 이는 섭정주체들이 다양한 프레임으로 기성정치를 견인할 수 있는 틈을 열어준 것으로 보이네요.

이러한 프레임 변화 분석은 풀리지 않던 박근혜 당선에 대한 해법으로 대입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ㅎ) 비가시적 섭정주체도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부동산을 가진 "자산소유자들"(노동자 상층부터 꽤 넓은 범위를 갖는 집단일 텐데, "강남"으로 대표되는 집단)이 문재인 정부에서 얻은 혜택을 공고하게 하고 이득을 더 확장할 도구로 윤석열을 사용하려고 했다고 생각합니다.

문재인 정부 하에서 소득불평등은 다소 완화된 것으로 나타나는데(통계), 자산불평등은 심화되었습니다. 윤석열은 이 불평등의 더 깊은 심화를 약속하고 있습니다.

 

ㅂ) 응징을 목표로 한 선거와는 다른 양상이 '강남'으로 대표되는 집단에 있었으리라 저도 생각합니다.

 

ㅎ) 이전에는 수도권 표심이 전라도 표심과 연동되는 경향이 있었는데(전라도 사람들의 수도권 진입의 효과?) 요즘은 양자가 분리되고 이번에는 아예 대결하는 양상을 보였습니다.

 

ㅈㄱ) 신자유주의 확장에 따라서 우리나라에서 커가는 어떤 개인들에게 책임과 권력이나 권위들 또는 위치에 따르는 혜택들의 확산 및 미끼 도구로써 어떤 주체들의 제작이 정말 필요했었나.라고 생각합니다.

4. 선거제도에 어떤 변화가 필요한가?

ㅂ) 양당 독재 체제를 개혁하기 위해 선거제도를 개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번 대선 후보들의 입에서 공통으로 나왔습니다.

 

ㄱ) [노컷뉴스] 윤준병, 대선 결선투표제 도입 법안 발의

더불어민주당 윤준병 국회의원(전북 정읍시·고창군)이 발의했다고 합니다.

 

ㅎ) 표 차가 25만 표라는 것은 양당정치 구도 속에서의 계산이고 다른 구도로 접근하면 표 차는 다양하게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컨대 자본주의 대 반자본주의 정치 구도에서는 99대 1식의 표 차가 나올 것이고 보수 대 진보 정치 구도에서는 90 대 10식의 표 차, 젠더정치 관점에서는 70대 30(수치는 모두 임의적입니다) 식의 표 차가 나올 수 있을 것입니다.

 

ㅂ) 실제로 어떤 표 차가 나올지 궁금해지는 구도들입니다.

과거에는 '결선투표제'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늘 그것을 반대하는 논리로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라는 이야기가 많이 나왔었던 것 같은데요, 이번에는 어떨지 궁금하네요.

 

ㅎ) 다당제와 결선투표제는 현행 선거제도의 왜곡을 조금이라도 바로 잡을 수 있는 장치라고 생각합니다. 대선의 경우는 결선투표제가 중요할 텐데, 결선투표제 조건이었다면 심상정 후보나 다른 후보들은 이번의 실제 득표보다 훨씬 더 많은 표를 얻을 수 있었을 것입니다.

9대 대선에서 심상정 후보가 6%가 넘는 표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은 수구/보수정당 후보들이 난립하여 표가 분산되는 상황에서 문재인 후보의 당선이 거의 확실하다는 심리적 안정감 때문이었다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이번에는 박빙의 1, 2위 구도에서 3위 후보의 표가 경쟁하는 1, 2위 후보에게로 대거 인입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ㅂ) 네. 결선투표제에서는 '단일화'가 선거 전략으로 쓰이는 일도 덜 할 것 같습니다.

 

ㅎ) 대의정치 내부에서도 소섭정(어떤 정당, 어떤 후보가 다른 후보를 통제, 견인하는 현상)이 나타났는데 심상정 후보가 지속적으로 이재명 후보의 보수화를 견제, 견인하면서 "진보"의 기치에서 멀어지지 않도록 만들었다는 사실입니다. 선거운동 후기에 이재명이 페미니즘(구조적 성차별 인정)을 명확히 긍정하는 태도를 보인 것은 심상정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지도 모릅니다.

 

ㄱ) 이번에 대선이 다중을 분열시키는 장치로 기능하는 것을 보았는데요, 결선투표제가 도입되면 처음에 "소신투표"할 수 있으니 분열도 완화될 것 같습니다.

 

ㅇㅎ) 그러면 다당제/결선투표제 구조에서는 다양한 섭정 주체가 형성되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할 수 있는 것인가요?

 

ㅎ) 상대적으로 그러리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선거제도에서 후보 등록비, 광고비 등의 경제적 문턱과 이미 기울어져 있는 운동장인 언론 지형을 생각하면 그것의 효과는 일정한 한계 내에서만 나타나리라 생각합니다.

 

ㅇ) 역사상 유례없는 48.7과 47.6은 예컨대 49.9대 50.1로 50.1에게 전권이 주어지는 판인데 50.1이 대의일 수 없다는 점에서 현 대의정치의 허상과 섭정의 한계도 드러났다고 보입니다.

 

ㅂ) 다당제와 결선투표제 외에 또 제안되고 있는 제도 개혁 방안들이 있을까요?

 

ㅎ) 선거구제 개혁도 의제 중의 하나입니다. 중대선거구제로의 개혁.

[한겨레] 민주당 대선 공약, 지방선거 중대선거구제 도입될까

이미 시행되었던 제도의 보완으로서 "위성정당 방지를 기본으로 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와 권역별 비례대표제 도입"도 개혁 의제의 일부로 제기되어 있습니다.

 

ㅂ) 이재명 후보가 대선 직전에 관련해서 작은 성과(?)를 내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요, 기억하시는 분 계신지요?

 

ㅎ) 정치개혁과 관련해서라면 마지막 후보 토론 직후에 정치개혁안을 민주당 의총에서 통과시킨 것을 말하는지요?

[중앙일보] ‘변방 장수’ 李가 띄운 다당제 정치개혁안, 與 의총 당론채택…친문과 이해 통했나


ㅂ) 네, 맞습니다.

5. 선거 이후 한국 사회는 어떻게 변할 것인가?

ㅇ) 이대녀 부상의 현상은 다양한 형태의 다중 섭정에 대한 기대감을 주었고, 신자유주의적 대의 프레임의 변화에 따라 지금 논의하고 있는 다양한 제도적 장치의 필요성과 변화를 절실히 느끼게 되었습니다.

 

ㅎ) 네, 선거운동 끝자락에 등장한 여성결집은 "아래로부터의 자기조직화"의 중요성을 부각시키는 중요한 사안이었습니다.

여성들의 아래로부터의 자기조직화는 "여가부 폐지"를 윤-본부의 공약사항에서 사회적 쟁점으로 전화시키는 힘으로 작용했고 "문제가 무엇인가?"를 처음으로 진지하게 생각해 보도록 만드는 계기가 되고 있습니다.

 

ㅂ) 공감합니다. 그런데 선거 이후 박지현 대변인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많았는데요, 최근에 언론에서 벌써 공격하는 목소리가 불거지고 있는 것 같아 걱정되었습니다.

 

ㅎ) 자기조직화 운동은 대표성에의 의존을 최소한으로 축소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대의정치는 항상 대표(운동의 "수괴")를 만들어내고 그것을 표적화하여 거꾸러뜨려 운동을 무력화하는 식으로 작동하기 때문입니다.

박지현 씨가 민주당 공동비대위원장이 되었는데, 박지현 씨가 여성운동을 대표하는 것은 아니지 않을까요? 더 나아가 여성운동을 대표하는 "한" 인물의 형성 자체가 위험하다는 취지입니다.

 

ㅇㅎ) 대표성에의 의존을 최소한으로 축소하는 자기조직화운동 방식의 사례가 있을까요? 이해가 잘 안 되어서...

 

ㅎ) 최근의 해외 사례로는 사빠띠스따 운동이 대표적이며(EZLN의 결정이 원주민 총회에 종속됨), 한국의 촛불운동이나 2011년의 전 지구적 반란 역시 대표자, 지도자 없는 운동으로 유명합니다.

 

ㅂ) 표적화하는 것 자체가 한 인물의 대표성을 강화하는 방법의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표자의 이미지를 강화한 후에 위선의 프레임을 씌워 추락시키기. 보수언론의 주특기라 생각됩니다.

 

ㅎ) 조선일보는 조국이라는 인물을 "운동권"의 대표자인 것처럼 이미지 메이킹하고 조국을 비판함으로써 운동권 전체를 추락시키는 전술을 사용했습니다.

그 효과는: "운동은 위선이고 기업적 경쟁만이 공정이다“

 

ㅈㄱ) 우리나라는 유불리의 기준을 외부에서 가져오는 운동들이니 실패를 염두에 둘 것이고 그에 따라 각각의 대중 속 개인들의 어떤 해탈 현상이 뒤따르는 것 같습니다.

 

ㅇ) 이대남, 이대녀들의 섭정의 정치적 경험은 지금까지의 정치적 무관심이나 혐오적 태도에 변화를 예고하는 것이기도 하고 다른 세대들의 기존 관념의 지형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리라 생각됩니다. 이러한 움직임들은 이 시기에 더욱 심화될 불평등에 맞서 싸워나가기에 고무적이고 희망적으로 보입니다.

 

ㅎ) (선거 이후 한국 사회 변화와 관련해) 전반적으로 한국 사회는 노동, 여성, 소수자에게 불리하고 자본, 남성, 다수자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조금 더 구부러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자산과 소득 모두에서 불평등이 조금 더 심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탈원전의 중지로 사회와 기후의 위험이 좀 더 증가할 것입니다.

한미(일) 동맹의 강화로 아시아 내에서의 국제적 긴장이 심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ㅇ) 다양한 계급과 계층의 "아래로부터의 자기조직화"는 더욱 집단의 이름으로 자발성의 힘으로 섭정으로 이루어지도록 힘을 모아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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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7일 (일요일) 오후 1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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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이야!』

 다섯 번째 후기 
🦆 🐓 🦉 🐧 🐘 

by 박서연


읽고 쓰는 저항의 공통장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가 쓴 『오래된 미래』라는 책이 있다. 사실 책의 내용보다 눈길을 더 사로잡은 것은 제목이었다. 미래라고 하면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 앞으로 다가올 일, 때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오래된 미래라는 모순적인 표현이 궁금했다. 라인보우의 『도둑이야!』는 종종 오래된 미래라는 말을 떠올리게 했다. 여기서 미래는 과거에서 향하는 목적지, 도착점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오래된 미래로서 『도둑이야!』는 역사라는 경로를 탐색하게 했고 지금 어떠한 저항들이 필요한지 질문하게 했다.


 역사가인 라인보우는 공통장의 역사를 통해 공통장의 흔적들을 짚어낸다. 흔적들과 지금을 비교해보는 일은 발견의 행위이다. 가난한 사람과 공통인은 무엇이 다른지, 권리로서 인정되는 목재 사용은 지금은 왜 불법이 되는지 비교해봄으로써 얻어지는 통찰이 있다. 라인보우는 당시 사람들이 몸을 인클로저한 땅처럼 여기며 상품으로 취급했다(245)고 말한다. 특히 토마스 페인의 ‘임금이 공통화를 대체했다(248)’는 말을 인용하며 화폐의 유연성과 임금의 속임수를 강조한다. 페인은 충분한 임금을 강조하며, 하루의 1실링 9펜스의 임금이 사실상 양배추(재단사가 부수입으로 가져가는 천)와 같은 부수입들을 통제했다고 지적한다. 라인보우는 페인의 이야기를 통해 남은 천과 같은 부수입 결여 자체가 오히려 사람들을 부정직하게 했으며, 범죄를 저지르게 했다고 주장한다.

 

 충분한 임금이 중요한 지금의 상황에 비춰보면 위와 같은 주장은 현실과 어긋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라인보우의 이러한 분석은 보편화된 임금과 범죄의 정의를 되돌아보게 하는 지점에서 중요하다. 이는 임금 노동이 당연한 지금 노동과 자본이 어떻게 우리의 몸을 수탈하고, 범죄화하는지 다시 살펴보게 한다. 이러한 사례는 수도 없이 댈 수 있다. 몸을 실험 자원으로 활용하지만, 고수입 아르바이트라고 불리는 임상 노동이 있다. 임상 노동은 범죄와 합법의 경계를 왔다갔다 한다. (예를 들어 대리모의 경우 그 행위가 출산에 대한 댓가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면 범죄이기 때문에, 일종의 출산요청자는 대리모에게 생활지원비만 지급할 수 있지만 생활지원비는 이미 가난한 여성들의 생계수단이 되었다)

 

 따라서 역사는 다시 쓰여야 한다. 하지만 이러한 역사 쓰기가 패배하는 경우 역사는 소속감을 상실하거나 야생의 초시간적인 특징이 되어버리고(295) 화석화된다. 쓰기의 실패는 이야기가 향하는 지금에 대한 실패이기도 하다. 즉 이야기는 죽어버린 것이 된다 (295). 그렇다면 저항의 역사, 이야기는 보존되는 것을 넘어서 어떻게 생명력을 가질 수 있을까?

 

 라인보우의 『도둑이야!』를 관통하는 공통장은 새롭게 제시되는 개념은 아니지만, 다시 살아나는 개념이다. 라인보우가 주로 서술하는 공통장의 물적 조건은 주로 삼림이지만, 지금 공통장의 물적 조건에는 삼림 외에도 데이터, 도시의 인프라, 복지제도, 돌봄 등을 거론할 수 있을 것이다. 모두 다 우리의 삶과 이제 뗄 수 없는 것들이다.

 

 라인보우는 지금 우리의 모습을 공통화로 이해할 때 무엇을 얻을 수 있냐는 스스로의 질문에 사회에서 보편적으로 이루어진 수탈이라고 (수탈에 대한 인식)이라고 답을 꺼낸다. 그리고 수탈의 범죄에 대한 구제책으로서 잃어버리고 빼앗긴 것에 대한 배상을 말한다. 책을 읽어나간 3개월 동안 만담을 하며 걸었던 교차로 길 아래 숨겨진 공통장의 흔적을 찾아내는 고고학자가 되기도 했다. 이때 발견은 복구하거나 이미 지난 과거의 모습으로만 남겨두는 것이 아니라 새롭게 구축하는 행위일 것이다. 읽기와 쓰기를 통해 발견된 공통의 가치들은 계속 (서로, 혹은 스스로) 가르치고 갱신(25)했다. 이것은 라인보우가 말한 바로 배상의 일부분이다.

 

 

반짝!반짝!

아이디어의 전등을 켜라.

윙윙!윙윙!

이웃들이나 함께 일하는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하라.

탕탕!탕탕!

권력을 향해 진실을 외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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