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 청소하기 귀찮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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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인간 강혁진입니다. 

저의 삼십대가 이제 3개월 정도 남았습니다. 사십대를 앞두고 무엇이 가장 두려운가 하면 ‘건강'이 아닌가 싶습니다. 운동에 대한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던 차에 몇달 전부터 개인PT를 시작했습니다. 아침마다 집 근처 피트니스에서 트레이너 선생님과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조금씩 운동에 재미를 느끼던 차에 코로나 2.5단계가 시행되었습니다. 운동은 해야겠는데 개인 운동을 막 배우던 시기라 혼자서 운동하는 방법을 채 익히지 못했습니다. 그러던 중 친구가 한가지 제안을 했습니다. 매일 아침 이불 정리와 함께 팔굽혀펴기 100개를 하자는 얘기였습니다. 그래서 흔쾌히 제안을 받아들였습니다. 

(운동을 시작하고 변화된 것이 몇가지 있긴 한데 이 부분은 조금 더 시간이 지난 후 많은 분들이 공감하실만한 결과가 나온 뒤에 자세히 이야기 해보도록 할게요. 최근에는 저탄고지 식단도 시작했는데 효과가 있네요.) 

그래서 매일 팔굽혀펴기를 합니다. 피트니스에 가서 하거나 집에서 합니다. 한번에 하기에는 너무 힘들어서 30~40개씩 나눠서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집에서 팔굽혀펴기를 하면 꼭 하게 되는 게 있습니다. 바로 청소 입니다. 팔굽혀펴기를 횟수를 나눠서 진행하는데 그 사이에 꼭 청소기를 가져와서 바닥 청소를 하게 됩니다. 

왜 일까요?

팔굽혀펴기를 하면 바닥에 납작 엎드리게 됩니다. 그런데 엎드리는 순간, 바닥에 있는 것들이 더욱 자세하게 보입니다. 바닥에 깔린 나무인지 장판인지 모를 조각들의 결이랄까, 맞춰진 간격들이랄까. 저 조각은 이 조각과 색이 다르네 같은 잡스러운 생각도 하게 됩니다.
 
바닥에 가까워지니 또 하나 잘 보이는 것들이 있습니다. 바로 먼지입니다. 머리카락도 잘 보입니다. 스티로폼 박스에 담겨 온 택배를 언박싱하다가 바닥에 흘린 스티로폼 낱알도 보입니다. TV장 밑에 하얗게 쌓인 먼지도 왜 그렇게 잘 보이는지..

그래서 팔굽혀펴기를 한번에 30개쯤 하고 나서는 벽장에 가서 청소기를 들고와서 청소를 합니다. 가쁜 숨을 몰아 쉬며 아까 봤던 먼지며, 쓰레기며, 머리카락들을 청소기로 빨아들이고 나서는 마저 팔굽혀펴기를 이어 갑니다. 그렇게 운동을 하며 청소를 합니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일석이조 입니다. 좋은 일이죠. 운동을 하려다가 생각에 없던 청소까지 하게 되었으니 말이죠. 그렇다고 평소에 청소기를 안돌리려고 하는 건 아닙니다. 굳이 바닥을 유심히 살피지 않으니 먼지나 머리카락 들이 눈에 잘 띄지 않았을 뿐이었습니다.

시선을 바닥에 가까이 두니 치워야 할 것들이 훨씬 더 잘 보입니다. 팔굽혀펴기를 하며 얼굴이 바닥에 닿을 거리까지 오르 내리니 더러운 것들이 무척이나 거슬립니다. 청소를 하지 않고는 못 배기는, 그러니까 청소를 하지 않고는 버틸 수 없는 상황이 자연스럽게 만들어 집니다. 

운동과 청소를 동시에 해야겠다고 의도한 건 아닙니다. 의도하지 않았지만 두 개의 좋은 결과를 동시에 얻었습니다. 운동도 청소도 귀찮지 않습니다. 팔굽혀펴기를 하며 잠시 쉬는 타이밍에 청소기를 돌리는 행동이 자연스럽게 이어집니다.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만들어진거죠. 

운동을 위해 몸을 바닥으로 옮기니 자연스럽게 청소가 이어집니다. ‘운동'이라고 하는 평소 하지 않았던 새로운 시도가 생각지도 못했던 다음 행동인 ‘청소'로 연결된 겁니다. 

요즘 저는 인풋(input)의 부족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코로나가 창궐한 이후로 술 약속은 당연하고 식사 약속도 거의 잡지 않았습니다. 거의 대부분 혼자서 일하며 지내고 외부 활동도 자제하고 있다보니 새로운 것을 접할 기회가 많지 않았습니다. 

그랬더니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고 의욕이 생기지 않습니다. ‘재미있겠다!’ 싶은 것들이 사라집니다. 하고 싶은 것이 없는 삶이 얼마나 지루하고 따분한지 알기에 이 상황을 바꿔야 겠다 싶었습니다. 그래서 이제 다시 슬슬 나가보려 합니다. 한동안 가보지 못했던 성수동, 연남동 등을 돌아보려 합니다. 만나지 못했던 사람들을 만나고 가보고 싶던 곳들을 갈 예정입니다.

새로운 시도는 새로운 활동으로 이어진다고 믿습니다. 운동을 하니 청소를 하게 된 것처럼 말이죠. 마침 오늘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라는 좋은 소식이 들려옵니다. 이 참에 님도 그 동안 참아왔던 새로운 시도를 해보시면 어떨까요? 

님의 새로운 시도가 님이 미처 기대하지도 못했던 좋은 결과로 이끌지도 모를 일입니다. 

그럼 다음 주에 뵐게요. 

감사합니다. 

강혁진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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