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눈에 보는 주간 환경 이슈
한 눈에 보는 주간 환경 이슈
머니는 뭐니 뭐니 해도 '초록색'이지!💵
안녕하세요! 위클리어스 킹크랩입니다🌊
다들 즐거운 설연휴를 보내셨나요? 저는 명절 때마다 세뱃돈을 받던 시절이 조금 그리워지기도 하는데요:) 노란색 5만원권이 발행된지도 10년이 넘었지만 요즘 금융권에서는 '초록색' 돈이 큰 화제라고 합니다. 바로 석탄발전 사업과 관련된 투자를 하지 않고 환경적 요소를 고려하는 '녹색금융'과 '탈석탄금융'입니다! 기후변화에 대한 인식이 확대되면서 투자기관은 물론 일반인들의 '탈석탄금융'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내가 낸 세금이나 은행에 저축해 둔 돈이 국내와 해외의 석탄화력발전 투자에 사용되지 않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요? 이번 위클리어스에서는 '탈석탄금융'이 무엇이고 석탄발전사업에 어떤 영향을 끼치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탈석탄금융'이 도대체 뭐야?
전세계적으로 금융권에서 ESG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녹색금융'과 '탈석탄금융'이 큰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ESG는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의 약자로, 기업 평가 시 재무적 성과만을 판단하는 전통적 방식과 달리 기업의 비재무적 성과 및 지속가능성을 평가하는 기준입니다. 2006년 유엔은 투자 결정 과정에서 ESG 요소를 고려한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책임투자원칙(PRI)을 마련하기도 하였습니다.

'녹색금융'과 '탈석탄금융'은 ESG 중 환경적 요소를 고려한 금융활동을 일컫는 말입니다. '녹색금융'
환경·에너지 등과 관련된 금융활동으로, 한국금융연수원에 따르면 녹색산업을 지원하는 금융상품, 친환경활동을 유도하는 금융, 탄소배출권 거래와 관련된 탄소시장 비즈니스 등이 이에 해당됩니다. '탈석탄 금융'은 석탄발전 관련 투자 및 채권 인수를 하지 않으며 재생에너지 발전 투자 등을 고려하는 금융활동을 말합니다.

'탈석탄금융'이 시급한 한국
한국은 국제적으로 '기후악당'이라고 비판받고 있으며, 오명을 벗기 위해 그 어느 곳보다 '탈석탄금융'의 활성화가 시급합니다. 영국의 기후행동추적(Climate Action Tracker)은 2016년 한국을 "기후변화 해결에 전혀 노력하지 않는 기후악당"이라고 비판했고, 영국의 기후변화 전문지 클라이밋홈(Climate Home)은 사우디아라비아, 호주, 뉴질랜드와 함께 한국을 '세계 4대 기후악당'으로 지목하기도 했습니다. 

국제사회에서의 이와 같은 비판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2020년 7월, 기후행동추적은 "모든 국가가 한국처럼 기후변화 대응을 한다면 지구평균기온이 4℃까지 상승할 것"이라 발표했습니다. 해외 석탄화력발전소에 자금을 조달하고 신규 석탄화력발전소 건설 등의 석탄발전 유지 정책은 파리협정 목표 달성에 '매우 불충분(Highly insufficient)'하다는 혹평도 받았습니다. 이에 더해, 작년 12월에 발표된 '2021 기후변화대응지수'에서 한국은 전체 61개국 중 53위의 하위권을 기록했습니다. 기후변화대응지수는 유럽의 저먼워치, 뉴클라이밋연구소, 기후행동네트워크(Climate Action Network) 등이 전세계 온실가스 배출랴의 90%를 차지하는 온실가스 다배출국의 기후 정책을 비교한 결과입니다. 한국은 인구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과 온실가스 저감 목표 등을 포함한 온실가스 배출 카테고리에서 '매우 미흡(Very Low)'하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금융권에 부는 '초록 바람'
ESG를 고려한 투자 트렌드에 따라 정부기관과 국내외 금융사에서 '탈석탄금융' 선언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 해외에서 시작된 '초록 바람'
유럽 등의 국가에서는 투자 시 ESG 요소를 일찍이 고려해왔습니다. 영국은 2000년에 연금법을 개정해야 주요 투자자들이 적용하는 ESG 요소 공시를 의무화하였습니다. 영국을 시작으로 스웨덴, 독일, 캐나다, 프랑스 등은 연기금을 중심으로 ESG 정보 공시 의무제도를 도입했습니다. 이외에도 영국은 주요 기관 투자자가 기업 이사회에 적극 참여하여 주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투명하게 보고하도록 하는 행동지침인 '스튜어드십 코드'을 최초로 도입하기도 했으며, 한국의 국민연금도 2018년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했습니다. 노르웨이국부펀드, 캘리포니아공무원연금, 스웨덴공적연금 등의 초대형 국부펀드와 연기금들은 이미 '탈석탄 선언'을 했습니다.

민간 금융권에서도 '탈석탄 기조'는 점차 확대되는 추세입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미국의 블랙록(BlackRock)은 기후위기 대응에 동참하지 않거나 총수입의 25% 이상을 석탄화력발전으로 벌어들이는 기업을 투자대상에서 제외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미국의 씨티뱅크와 모건스탠리도 석탄투자 중단을 선언했습니다. 이러한 추세는 기업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미국 석유회사 엑손모빌(Exxon Mobil)이 이산화탄소 감축을 소홀히 하자 투자자들이 지분을 팔기 시작하여 80달러였던 주가가 30달러까지 하락했으며, 92년만에 다우존스 산업평균 지수에서 퇴출당하기도 했습니다.

국제적인 탈석탄 트렌드는 국내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한때, 한국전력공사 지분을 약 7% 이상 보유했던 네덜란드 연기금 APG는 한국전력공사가 해외 석탄화력발전소 투자를 결정하자 최근 투자금 전량을 회수했습니다. 노르웨이 국부펀드는 같은 이유로 한국전력공사와 함께 담배를 생산하는 KT&G를 '투자금지 기업'으로 지정했습니다. 작년 10월에는 운용자산이 약 4천조 원에 달하는 글로벌 투자사 18곳이 해외 석탄화력발전소 사업에 참여하는 한국 기업에 석탄발전 투자 중단을 요구하는 서한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 한국에서도 더 이상 '초록 바람'을 무시할 수 없다!
국내 정부기관, 공기업, 민간 금융권에서도 '탈석탄 선언' 바람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정부에는 '탈석탄 금고' 선언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탈석탄 금고'는 지자체나 정부기관의 재정을 운용하는 금고를 선정할 때, 평가지표에 탈석탄과 재생에너지 투자 항목을 넣는 것을 말합니다. 작년에는 서울시 교육청과 인천시 등이 탈석탄 금고를 선언했습니다.

국내 주요 금융사들도 잇따라 ESG를 강조하고 탈석탄 선언에 나서고 있습니다. 현재 건설 중인 강원도 삼척 석탄화력발전소에 대해 최근 국내 자산운용사의 약 87%가 투자 중단을 선언했습니다. ESG 채권 발행 금액은 2018년 1조 5000억 원에서 2020년 39조 3000억 원으로 급증하기도 했습니다.

여전히 '석탄 중독'에 빠진 한국
석탄발전 투자는 좌초자산* 가능성이 높아 리스크가 큰 투자입니다. 기후변화로 인한 자연재해 발생 등에 따른 물리적 리스크와 저탄소 사회로의 이행과정에서 발생하는 전환 리스크 등이 반영되지 않으면 손실이 예상됩니다. 영국 금융싱크탱크인 탄소추적이니셔티브(Carbon Tracker Initiative)는 파리기후변화협정 목표에 따라 전력시장을 운영할 시 한국의 석탄발전은 좌초자산 위험규모가 세계 1위로 분석된다고 밝혔습니다.
*좌초자산: 시장 환경 변화로 자산가치가 떨어져 조기 상각되거나 부채로 전환되는 자산

석탄발전에 대한 위험과 탈석탄 추세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석탄발전에 대한 투자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더불어민주당 양이원영 의원, 그린피스가 공동조사한 결과, 2009~2020년 6월 사이 한국의 162개 금융기관이 국내외 석탄발전 사업에 투자한 금액이 60조 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정부는 작년 '2050 탄소중립'을 선언했으나, 공적기금은 그동안 꾸준히 석탄발전에 투자해왔습니다. 국민연금의 경우 석탄관련 투자가 2015년부터 꾸준히 증가하여 2019년 말에는 석탄관련 투자금액이 5조 5126억 원으로 집계되었습니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해외 석탄사업으로 대규모 적자를 입었는데도 석탄사업을 지속하는 두산중공업에 약 2조 4000억 원의 공적 금융을 지원하기도 했습니다. 시민들의 세금으로 이루어진 서울시의 재정을 운용할 금고 지정한 2018년에는 탈석탄과 관련된 지표가 고려되지 않았습니다. 당시 금고로 선정된 우리은행, 신한은행, 국민은행은 2009년부터 2020년까지 총 6988억 원에 달하는 대규모 석탄 금융을 운용했습니다. 

민간 금융사들의 '탈석탄 선언'도 기존의 석탄관련 투자를 중단하지 않고, 신규 투자만 하지 않겠다는 경우가 많아 반쪽짜리 선언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포스코의 경우 작년 12월 철강사 최초로 2050 탄소중립 선언을 하였으나, 완공 후 30년간 운영될 삼척 석탄화력발전소를 건설하고 있습니다. 탈석탄 선언을 한 KB국민은행, 삼성물산 등의 경우 신규 석탄사업에만 참여하지 않고 기존의 석탄화력발전 사업은 이어가겠다고 밝혀 비판을 받았습니다. 

국내 기업들의 ESG는 여전히 사회공헌 차원에 머물고 있으며, 명확한 기준과 관련 법규가 미비한 상황입니다. 실질적인 친환경경영과는 거리가 있으나 녹색경영을 표방하는 '그린워싱'을 막기 위해서는 어떤 산업·투자·기술의 친환경성을 구분할 수 있는 '녹색금융 분류체계'를 마련하고, 기업의 ESG 관련 공시를 의무화해야 합니다. 또한, 정부는 국내에서 탈석탄을 선언하고 해외에서는 석탄발전사업을 지속하는 등의 이중적 행보를 중단하여 공적기금의 녹색 방향성을 명확히 하고, 지자체 및 정부기관은 금고 선정에 있어 탈석탄 관련 기준을 고려해야 할 것입니다. 



> 3줄 요약 <
👆. 국내외에서 이어지고 있는 '탈석탄 금융' 트렌드!
✌. 탈석탄 추세 속에서도 꾸준히 이어지는 석탄화력발전소 투자! 
👌. '그린워싱'을 막기 위해서 명확한 녹색금융 분류체계와 공적기금의 녹색 방향성 확립이 필요!
같이 읽어 볼 거리
다시 돌아오는 '일회용컵 보증금제'
14년만에 부활한 일회용컵 보증금제가 내년 6월부터 전국 커피전문점, 패스트푸드점 등에서 시행됩니다. 지난 15일 환경부가 입법을 예고한 '자원 절약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 시행령과 시행규칙을 살펴보면 보증금제 부활과 함께 앞으로는 매장내 종이컵, 플라스틱 빨대, 젓는 막대의 사용이 금지됩니다. 이외에도 내년부터 대형 슈퍼마켓 등에서만 적용되던 비닐봉투 사용 금지가 종합 소매점과 제과점으로 확대될 예정입니다.
미세플라스틱 오염에 가장 취약한 '서해'
벨기에, 스웨덴, 네덜란드 등의 전문가가 참여한 공동연구팀이 전세계 바다의 미세플라스틱 위험도를 평가한 결과, 최악의 경우 2050년까지 서해의 27.1%가 미세플라스틱으로 생물이 생존하기 힘든 지역이 될 것이라고 합니다. 연구진은 서해가 2010년 기준으로 이미 약 5%의 면적이 해양생물 생존이 어려운 '허용 불가 수준'의 미세플라스틱 농도를 보여 심각한 위험에 처해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함께할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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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에너지팀 1인 : 기후위기 영상·웹 콘텐츠 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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