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자 여러분. 여유로운 가을 보내고 계신가요? 추석 연휴에 한 주 쉬고, 2주 만에 찾아뵙습니다. SBS의 대표 포럼, SDF가 보내드리는 뉴스레터입니다. 이번 주는 SDF가 올 한해 가장 주목했던 화두 가운데 하나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바로 '청년'입니다.      
                                                               
언제부턴가 우리 사회 청년들은 'MZ세대[1]'로 설명되고 있습니다. 과감한 대출로 부동산, 주식 같은 투자에 적극적인 소비 주체. 윗사람의 눈치를 보지 않으며, 자기주장이 강하고, 워라밸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개인주의자. 세상 돌아가는 일에 대체로 무관심하지만 공정 이슈에 민감하고, '불확실한 미래'보다 '현재의 만족'을 선택하는 젊은 사람들.

2021년 현재, 우리 사회 청년들의 모습은 정말 그런가요? 청년들의 현실이 이처럼 몇 가지의 특징으로 규정될 수 있는 것일까요? SDF는 이런 의문에서 시작해, 우리 사회가 청년을 바라보는 '틀'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그 고민의 과정이 오늘 소개해드릴 다큐 <나도, 청년입니다(2021, SDF 제작)>입니다.  
[1] 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M) 세대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를 통칭하는 말이다.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고, 최신 트렌드와 남과 다른 이색적인 경험을 추구하는 특징을 보인다.

사회 정의를 최우선 가치로 삼은 386세대, 개성파로 불린 신인류, X세대, 88만원 세대, N포세대, 촛불세대, 세월호 세대, G세대까지... 청년층은 늘 이전 청년 세대와는 구분되는 새로운 이름으로 호명됐습니다. 청년층은 유독 타자화 되고 분석되는 일이 반복돼 왔습니다.

이승윤 / 중앙대 사회복지학부 교수
"(
청년 세대가 다른 세대에 비해 주목받는 건) 그들이 내재적 속성상이행기적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래요. 이 이행기 동안에는 모색해보는 거예요. 일자리도 이 일자리에 있다가 저 일자리에 있다가. 이걸 기성세대의 눈으로 보면, 아파 보이고, 취약해 보이고 그럴 수 있죠."

김선기 / 신촌문화정치연구그룹 연구원
“MZ세대로 분류된 1980년대생들은 ‘IMF세대 ‘88만 원 세대와 같은 이름으로 조명이 되기 시작했던 세대입니다. 일부는 ‘X세대에도 걸쳐 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고요. 그 세대가 또 일부는밀레니엄 세대라는 이름으로도 불리고, 최근엔 ‘MZ세대로도 묶이게 됐죠. MZ 세대라는 말을 모두 의심했으면 좋겠어요. 이런 유행어가 만들어졌을 때, 너무 많은 언론과 정치인과 시민들이 끌려 다닌다는 생각이 들어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그렇지 않아도 취약했던 우리 사회 청년층의 기반은 더욱 약화됐습니다. 실제, 수치로 확인한 청년들의 초상은 MZ세대로 정의된 청년들의 모습과는 딴판이었습니다. 청년 없는 청년 담론. , 이런 일이 일어나는 걸까요? 그리고 이런 현상이 계속 될 때, 우리 사회는 어떤 중요한 메시지들을 놓치게 될까요? SDF는 전문가들의 자문에 따라, 다섯 명의 청년들을 인터뷰하며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봤습니다.

지역 활동가, 지민준

지민준씨는 청년 네트워크를 통해 비수도권 청년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활동에 힘쓰고 있습니다. 민준 씨는 저성장 속 지역 불균형 이슈로 고통받는 청년 세대에 주목합니다. 비수도권 청년들의 상대적 박탈감이 해소되긴 커녕 세대를 이어 계속되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서울에서 태어난 것도 스펙이다라는 말이 있어요. 같은 청년 세대 간에도 청년 수당이나 청년 월세 지원 같은 것들을 서울 청년들은 많이 받지만, 비수도권 청년들은 받지 못하는 상황이 생기거든요. 지역별 청년 문제도 굉장히 다양하고 처해있는 상황이 달라요. 대도시들은 도심형 체제이기 때문에 산업 구조의 문제, 4차 산업과 관련된 일자리 부분에 대한 문제가 있고요. 경북, 경남 같은 도 단위에서는 농어촌 관련된 산업군에 대한 수요나 문제가 많이 발생되는데요. 지역별로 다양한 목소리, 특성들을 모두 담아내기에는 정책의 디테일이 많이 떨어지는 것 같아요."

쇳밥 먹는 청년공, 천현우

천현우씨는 지난 9년 동안 50인 미만 중소기업 열 곳을 전전했습니다. 그 중 노동자를 위한 직업 교육이나 안전 교육을 실시한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고 말합니다.

노동 현장의 문제를 다루는 일을 금방 포기해버렸어요. 아무도 관심을 안 가졌거든요. 그러던 게 최근 청년 문제가 대두되면서 노동 현장에 대한 문제 제기도 따라 들어온 거죠. 실제 유효한 담론으로 이루어질 수 있느냐는 부분에선 회의적이에요. 이게 결국 계급의 문제인데, 어떻게 해체할 수 있을까요? 부잣집 애들 호주머니 털어서 우리한테 줄 수도 없는 노릇이잖아요. 이 모든 고충들을 어떻게 전부 쉽게 얘기할 수 있겠냐만... 하다못해 안전하고 먹고살 만큼은 좀 벌게 해줬으면, 딱 그거면 좋겠어요.”

다양성을 향한 움직임, 김보미

스물아홉 살 김보미씨에게는 남다른 이력이 하나 있습니다. 모교인 서울대학교 역사상 최초로 커밍아웃을 한 성소수자 총학생회장 출신이라는 점입니다.

다른, 보통의 이성애자라고 표현을 할까요. 그런 분들과는 좀 다른 삶을 살게 되는 것 같아요. 궤적이 아예 달라지는결혼을 하고, 출산을 하고. 그런 생애주기 과정을 통해서 성인으로 인정받는 프로세스, 정답 같은 게 있는데 저는 정답이 없는 거예요. 우리나라 이성애자의 47%가 아파트에 살고 있는데, 성소수자는 13%뿐이라고 해요. 국가 정책은 신혼부부라든가, 가족 중심적으로 지원하기 때문에 다 탈락이 되는 거예요.”

인도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바수데비

다문화 가정에서 나고 자란 바수데비씨는 자신도 프랑스인 남편과 결혼해 다문화 가정을 꾸렸습니다. 우리 사회엔 바수데비씨 처럼 청년 세대로 진입하게 될 다문화 청소년들의 수가 계속 증가하고 있습니다.

양육자 모두 한국어가 (소통이) 안 되는 경우에는 국가가 좀 더 적극적으로 지원을 해야 하는 것 같아요. 개개인별로 상황이 다 다르고 각 가정의 소득 수준도 사실은 크게 영향이 있거든요. 부모님의 양육 태도에 따라서도 다를 테고… ‘다문화라는 범주 안에 다 넣으려 하지만 각각의 가정이 다르다는 걸 많이 느껴요.”

대학생 기후위기 활동가, 김서경  

김서경씨는 현재 스웨덴의 청소년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가 시작한 기후위기 대응 결석시위를 국내에 확산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정부 관계자들을 만났지만 비슷한 이야기가 반복됐고, 변화는 더뎠습니다.

뒤에 가만히 서서 사진 찍고 악수하면서 웃고 그런 것까지만 바라는 거예요. 우리가 말하는 위기란 게 실제로 벌어진 기후위기를 대응하는 데 있어서 위기를 인식한 사람들이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게 본질이구나라는 걸 깨달았어요. 나는 문제를 인식한 현재의 당사자이고, 주체로서 존재하고 싶다고 말하는데, 청년의 목소리를 듣겠다, 청년을 위한 정책을 펼치겠다고 하면서도 그 청년에 내가 들어가 있지는 않은 거예요.

청년들은 이처럼 저마다 다른 상황에서 다른 고민을 마주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수많은 개별의 존재들, 청년들의 목소리가 누락되거나 과소대표되지 않으려면 어떤 노력을 시작해야 할까요? 들리기 어려웠던 목소리를 길어올려 정책에 반영하려면, 우리 사회는 이전과 어떻게 다르게 바뀌어야 할까요? SDF가 기획하고 제작한 다큐 영상 <나도, 청년입니다>에서 우리 사회 청년들이 겪고 있는 다양한 층위의 문제들과 중요한 제언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 <나도, 청년입니다>는 이번주 금요일(10월 1일) 오후 6시 SDF 유튜브 계정(클릭!)을 통해 공개됩니다. SDF 다이어리 구독자들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나도, 청년입니다>의 더빙은 다큐 내용에 깊이 공감한 브레이브걸스의 멤버 유나 씨가 참여해 화제가 됐는데요. 같이 해주신 김보미 님, 김서경 님, 지민준 님, 바수데비 님, 천현우 님, 그리고 유나 님까지 우리 시대의 멋진 청년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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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DF 다이어리에서 나눈 지난 이야기
2021.09.15  │ 젊치인 한 번 키워봐? [Ep.71]
2021.09.08 │ 정치는 왜 안 변할까? [Ep.70]  
2021.09.07 │ 지휘자 없는 오케스트라 [Ep.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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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DF DIARY 를 만드는 사람들
류란 기자 기술의 발전과 그로 인한 세상의 변화에 관심이 많습니다. SBS 보도본부 소속으로 법조팀과 사건팀, 8뉴스부, 영화 담당 기자로 근무했습니다.

이정애 기자 다양한 사람들이 머리를 맞대고 마음을 모으면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는 없다 믿으며 SBS D포럼을 총괄 기획해 오고 있습니다. 사회부, 국제부, 경제부, 시사고발프로그램 ‘뉴스추적’ 등을 거쳤으며 2005년부터 ‘미래부’에서 기술과 미디어의 변화, 그리고 보다 나은 세상을 위해 어떻게 다르게 같이 살아가야 할 지 고민해 오고 있습니다.

이종훈 기자 : 인간을 둘러싼 모든 것들, 그리고 저널리즘에 관심이 많습니다. 통찰력 있는 따뜻한 시선으로 세상 구석구석을 들여다보고 많은 분들과 함께 이야기 나누고 싶습니다

임세종 촬영감독 : 현재 SDF 팀의 촬영 감독을 맡고 있습니다. 사람들과 협업을 중요시하는 프리랜서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최예진 작가 : 시사, 뉴스, 선거 방송 등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경험했고 2018년부터 D포럼을 기획구성하고 있습니다. 지식 포럼을 조금 더 대중 친화적으로, '가까이 와닿는' 포럼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신소희 아트디렉터 : SDF 디자인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공감이 세상을 바꾼다고 생각합니다. 제 손이 닿은 곳에서도 공감과 에너지가 전달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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