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 오타를 찾으셨나요?

님 안녕하세요.
인간 강혁진입니다. 

책 ‘마케터로 살고 있습니다'를 낸지 이제 만으로 한 달이 되었네요. 혼자 쓴 첫 책이다 보니 독자분들의 반응에 아무래도 더 신경이 쓰입니다. 인스타그램에서 제 책 제목의 해쉬태그를 팔로우 해놓는 건 기본이고 네이버에도 하루에 몇 번씩 책 제목을 검색하며 후기가 올라와 있는지 살핍니다. 

책을 읽고 난 뒤 잘 읽었다며 개인적인 연락을 주는 사람들도 있고 얼굴도 모르는 분들이 블로그에, 인스타그램에 후기를 올려주시는 것도 보게 됩니다. 그럴 때마다 감사한 마음뿐입니다. 특히 저와 연고가 없는 분들이 스스로 책을 사서 읽고 감상평을 남겨주신 글을 볼 때마다 고마움을 느낍니다. 

그런데 이 책에서 제가 크게 실수한 것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오타입니다. ‘갑자기'라는 단어를 ‘깁자기'라고 잘못 표기한 것이죠. 함께 책을 만들어주신 편집자분도 계시지만 결국 제 이름으로 낸 책이기에 책임감을 느낍니다. 어서 빨리 1쇄를 다 팔고 2쇄를 찍어야 오타를 수정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 오타가 더욱이나 창피한 것이, 제가 이 오타를 발견한 첫 번째 사람이 아니라는 거죠. 출간 소식을 듣고 초반에 책을 사주신 지인들의 다급한 연락을 받고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세 명 정도에게 연락을 받았습니다. 그때마다 멋쩍은 답변과 함께 빨리 2쇄를 찍어서 수정하겠다고 답변했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에는 인간 강혁진 인스타그램(여기)으로 DM(Direct Message)이 날아왔습니다. 

‘혹시 마케터로 살고 있습니다 책 쓰신 분 맞으신 가요?’
‘네 맞습니다.’

혹시 ‘책 잘 봤다고 인사를 하시려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이어지는 메시지에 창피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아 책을 보는데 오타가 있어서요. 말씀드려야 할 것 같아서요!’
그분은 메시지와 함께 오타가 있는 페이지를 찍어 보내주셨습니다. 

앞서 지인들이 알려준 오타와 같은 내용이긴 했지만, 얼굴도 모르는 분이 주신 연락이었기에 더욱 창피하고 죄송스러웠습니다. 다행히도 제 책이 도움되었다는 메시지도 이어서 주셔서 한결 마음이 놓였습니다. 

그래도 어딘가 모르게 찝찝한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습니다. 타인에게 제 실수를 지적당하는 것이 그리 기분 좋은 일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작은 오타 하나 보다는 책에 담긴 내용에 대해 평을 해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그 생각도 잠시, 오타를 알려준 지인과 얼굴 모를 독자분에게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실제로는 오타를 발견하고도 넘어가신 독자분들도 많았을 겁니다. 그런데 책을 읽다가 굳이 사진을 찍고 제게 연락을 해서 알려준 이유는 그분들의 마음에 ‘걱정'이 컸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혹시라도 책을 쓰고 만든 사람들이 발견하지 못한 오타이면 어쩌나 하고 걱정하는 마음 말이죠. 

나이를 한 살 한 살 먹어 갈수록, 저의 흠결에 대해 이야기해주는 사람이 줄어드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누군가의 흠결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자신의 시간과 에너지를 써야 하는 일입니다. 나아가 ‘이 이야기를 상대가 기분 나빠하지는 않을까?’하고 걱정하는 마음도 먼저 들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결국엔 ‘에이 굳이 내가 나서서 이야기할 필요 있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지적과 충고를 듣는 입장에서도 저 역시 덜 개방적으로 변해가는 것 같습니다. 타인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들어야 하지만 그러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그런데 내가 듣기 싫은 이야기는 듣지 않고 듣고 싶은 이야기만 들으려 하다간 결국 내가 꼭 들어야 하는 이야기도 듣지 못하게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시간과 에너지를 내어, 불편할 수도 있는 이야기를 선뜻 건네준 사람들의 선의와 호의를 생각해보려 합니다. 굳이 하지 않아도 되는 이야기를 하는 상대의 입장을 생각해 본다면, 거기엔 크건 작건 저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앞으로도 나의 오타를, 나의 흠결을, 나의 실수를 지적하고 충고해주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귀담아 들어야겠습니다. 그분들이 감수했을 마음의 불편함을 먼저 생각하려 합니다. 그들의 이야기가 저에 대한 애정이고 관심이고 사랑임을 잊지 않으려 합니다.

님도 주변의 이야기에 조금 더 관심을 가지는 한 주가 되어보시면 어떨까요?

다음 주에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인간 강혁진 드림

+) 코로나가 다시 기승입니다. 모쪼록 건강하고 평안하시길 기원합니다.
북토크를 진행합니다. 

책 '마케터로 살고 있습니다'에 나온 이야기들과 미처 책에 담지 못한 이야기들을 나누려 합니다. 시간되시면 함께 해주세요.

8/19(수) 저녁 7시 (최인아책방 GFC점)
9/2(수) 저녁 7시 30분 (강남 ㅍㅍㅅㅅ아카데미)
9/18(금) 저녁 7시 (책발전소 위례)

자세한 일정과 내용은 아래 링크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책 '마케터로 살고 있습니다'를 썼습니다. 

더 오래 더 능력 있는 마케터로 남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책을 썼습니다. 

10여년 간 마케터로 살아오며 느끼고 공감하는 마케터로서의 일하는 방법과 자세 그리고 고민들을 정리해봤습니다. 

마케터라면, 나아가 일하는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공감하며 읽을 수 있는 책이라 생각합니다. 언제 어디서든 곁에 두시고 '그래 맞아. 이렇게 일하는 거였지'라는 컨닝 페이퍼처럼 두고 읽으셨으면 합니다.
1. 지난 인간 강혁진을 한번에 확인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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