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이 하기에 너무 먼 당신 ‘희곡’

혹시 ‘희곡’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본 적 있나요? 1막1장의 멤버라면 읽어본 경험이 있는 분들, 혹은 실제로 희곡 읽기를 즐기는 분들도 있을 것 같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히(!) 추측해 보자면 소설이나 시, 에세이 등 다른 문학 장르와 비교했을 때 희곡의 독자는 훨씬 적을 것이라고 생각되는데요. 인류의 가장 오래된 문학 장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긴 역사를 자랑하는 문학 ‘희곡’! 도대체 왜 이렇게 인기가 없는 걸까요?

희곡(Drama, 戱曲)은 기본적으로 연극을 위하여 쓰인 문학인데요. 그래서일까요? 희곡이라는 장르 자체를 독서의 대상으로 고려하기보다는, 그저 연극이 만들어지는 데 필요한 하나의 요소 정도로 생각하기 쉬운 것 같습니다. 또 희곡이 타 장르에 비해 조금 (많이) 불친절한 탓도 있겠습니다. 구체적인 서술이 없는 데다 인물들의 대사와 지문에만 의존해 이야기의 맥락을 읽어내야 하기 때문이에요. 때문에 독자가 머릿속으로 상상하고 그려내야하는 노력의 양이 어마어마 합니다. 이 부분이 좀 부담스럽게 느껴지죠. 그러나 사실 ‘희곡’ 읽기의 묘미는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다른 문학 장르에서는 느끼기 어려운 또 다른 즐거움, 상상과 창조의 힘이 발휘되는 순간을 희곡에서 만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상상과 창조의 힘으로 ‘희곡 읽기’

'희곡 읽기'에 적응하고 친숙해지기 위해서는 약간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시원한 맥주를 벌컥벌컥 마시는 느낌보다는, 따뜻한 녹차를 한 모금씩 음미한다는 생각으로 희곡의 첫 장을 펼쳐보면 완독에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우리는 보통 서술적인 형태의 글에 익숙한 편인데, 희곡은 배경이나 상황, 인물에 대한 상세한 설명 없이 지문과 대사를 중심으로 극이 전개됩니다. 그렇기에 희곡 안에 있는 비어 있는 여백들을 차근차근 들여다보면서 그 여백들 속에 우리들의 연극적 상상력을 채워 넣는 시간과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게 됩니다.

그렇게 희곡을 읽고, 또 상상으로 채워나가다 보면 어느새 종이 위에 납작하게 붙어 있는 텍스트들이 자연스럽게 우리 머릿속에서 입체적인 무대로 다시 태어나게 되는데요. 그 상상의 무대 안에서 우리는 단순히 작품을 읽는 독자의 역할만을 하는 것이 아니라, 작품의 연출이 되기도 하고, 배우가 되기도 하며, 때로는 의상이나 조명 디자이너가 되기도 하면서 다양한 역할을 하는 아주아주 성실하고 바쁘고 열정적인 독자가 되게 됩니다. 아마 머릿속에 각자만의 상상의 무대를 지어 한 편의 공연의 막을 내리고 나면 또 다른 희곡 작품이 눈에 들어오게 될 거예요.

그동안 짧은 줄글로 요약된 줄거리만으로 세기의 희곡 명작들을 안다고 생각하지 않았나요? 아니면 희곡을 그저 독서의 대상이 아닌 연극배우만을 위한 대본으로 생각하지 않았나요? 혹은 오래된 역사를 가지고 있는 문학이다 보니 고리타분하다고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실 이런 생각들은 아직 희곡 완독을 경험하지 않은 사람들의 오해이거나 착각이지 않을까요. 자, 이제 책장에 꽂힌 희곡을 꺼내 들고 직접 마주해볼 시간입니다.

[STORY] 1막1장 X 지만지 드라마의 특별한 만남! 

1막1장이 희곡 및 연극 서적 출판 브랜드 <지만지 드라마>와 만나 희곡의 가치와 즐거움을 나누는 특별한 프로젝트를 펼치려고 합니다. 이번 시즌5부터 1막1장과 함께하게 된 <지만지 드라마>는 '지식을만드는지식' 출판사에서 만든 희곡 및 연극 관련 서적 전문 출판 브랜드인데요. 문학성과 작품성이 탁월한 전 세계의 희곡, 또 꼭 필요한 국내외 연극 이론서를 빠짐 없이 출간한다는 미션을 가지고 운영되는 너무도 귀하고 소중한 출판사입니다.

희곡, 연극, 연기를 우리들의 삶과 더 가까이 두자고 꾸준히 제안해 온 1막1장의 미션과도 잘 맞닿아 있어 이번 <지만지 드라마>와의 만남이 더욱 반갑고 설레는데요. 이 뜻깊은 협업을 통해 앞으로 주옥 같은 희곡들과 희곡을 즐기는 다양한 방법들을 여러분께 제안하면서 '희곡의 가치'를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눌 수 있길 바랍니다. 모두들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리며, 그 첫 시작인 <야금야금 완독클럽> 스페셜 프로젝트를 여러분께 기쁜 마음으로 소개합니다.

[SPECIAL PROJECT] 야금야금 완독클럽 

이번에 지만지드라마와 함께 처음 선보이는 스페셜 프로젝트 <야금야금 완독클럽>은 1막1장과 지만지드라마 팀이 함께 엄선한 희곡 작품을 한 달 동안 정해진 분량을 매일매일 읽고 음미하며 완독해나가는 프로젝트입니다. 혼자서 하는 것이 아니라 프로젝트 리더와 멤버들이 함께요! 이 프로젝트의 가장 큰 특징을 말씀드리면, 프로젝트의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급하지 않게 '야금야금' 읽어간다는데 있습니다. 희곡 속에 여백들을 우리들의 연극적 상상력으로 가득 채울 수 있도록 말이에요. 너무 많은 분량을 한꺼번에 읽으려고 하면 되려 지칠 수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