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3월 28일 오픈했습니다.
💌 오픈 72일차 💌

구독자님, 어서오세요. 

공연장 옆 잡화점 혬점원입니다.


요즈음 출퇴근길에 지하철을 타보면 지난 몇 년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에 낯설게 느껴질 때가 있는데요. 바로 대중교통에서의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며 하나둘씩 맨얼굴(?)을 드러냈기 때문이더라고요. 대중교통에서 다른 사람들의 표정을 그대로 볼 수 있다는 것도, 아침에 마스크를 깜빡하고 두고 나와도 집에 다시 갔다 오지 않아도 된다는 것도 이렇게 낯설게 느껴질 줄은 몰랐는데 말이에요. 비록 아직 코로나가 완전히 종식되었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지난 몇 년간 코로나와 마스크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였던 만큼 좀 더 남다르게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때마침 따뜻해진 날씨와 예상보다 이르게 찾아온 벚꽃 소식도 많은 분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고 있는데요. 여기저기 나들이 가시는 분들이 많은지, 점원들이 다가올 투어 공연 준비를 위해 KTX 기차표를 예매하려는데 모두 매진이더라고요 😅 저희처럼 기차표 예매에 실패하신 구독자님이 계신다면, 이참에 가까이 있는 공연장으로 놀러 가보시는 건 어떨까요? 공연 보기에 참 좋은 날씨니까요! 😊


구독자님의 나들이 위시리스트에 저희 잡화점과 공연장도 한자리 차지하게 되기를 바라며 잡화점 72호 문을 엽니다.

(출처: Getty)

오늘은 세계적인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였던 라흐마니노프가 사망한 날입니다.

4월 1일, 봄에 태어나 3월 28일, 봄에 세상을 떠난 그는 차이콥스키와 함께 낭만주의의 거장으로 불립니다. 더불어 한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작곡가 중 한 명으로, 매년 라흐마니노프의 음악들은 자주 무대에 올려지고 있죠. 특히, 올해는 라흐마니노프 탄생 150주년과 서거 80주년을 맞아 전 세계에서 이를 기리는 여러 공연이 올려지는데요. 그중 라흐마니노프 전곡 연주 프로그램들이 눈에 띕니다. 스타 피아니스트 유자 왕은 카네기홀에서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와 야닉 네제 세겡의 지휘로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작품 5개(피아노 협주곡 1~4번,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광시곡)를 하루에 연주하는 마라톤 콘서트를 열기도 했습니다. 연주만큼 체력도 끝판왕인 유자 왕, 그녀의 체력은 절대 따라갈 수 없다는 모 피아니스트의 말이 떠오르더군요.

한국에서는 KBS 교향악단이 러시아 피아니스트 니콜라이 루간스키와 함께 전곡 연주를 선보입니다. 특히, 협주곡 4번은 좀처럼 연주되지 않는 곡이니 이번이 실연을 들을 좋은 기회가 될 것 같네요. '오늘의 소식'에서는 라흐마니노프에 대한 잡다한 이야기를 나눠볼게요😉


“작곡은 내게 있어 숨을 쉬거나 밥을 먹는 것과 같습니다” – 라흐마니노프

자동차광이었던 라흐마니노프의 첫 번째 차

📃 악플은 그만! 평생 비평가들의 비판에 시달렸던 라흐마니노프

라흐마니노프는 평생 비판과 혹평에 시달린 작곡가였습니다. 독특하고 애처로운 멜로디는 당시 진보적인 작곡의 흐름과 맞지 않다는 평가를 많이 받았고, 비평가들은 그의 음악이 인위적이며 과잉된 감정으로 가득 차 있다고 비난했죠. 특히 교향곡 1번의 실패와 비난은 라흐마니노프에게 우울증을 가져올 정도였는데요. 또한 그의 마지막 피아노 협주곡 4번은 지루하고, 저속하다는 심한 야유를 받았습니다. 평생 비판에 시달린 라흐마니노프지만, 오늘날 대중적으로 가장 많은 사랑을 받는 음악가 중 한명이 되었다는 것은 아이러니하죠? 진정한 위너!


🩺 야 나두 작곡할 수 있어! 정신과 의사에게 헌정된 피아 협주곡 2번

교향곡 1번의 실패로 그는 작곡을 하지 못할 정도로 극심한 우울증에 시달립니다. 라흐마니노프의 이모는 그에게 프로이트의 ‘정신분석’ 치료를 제안했고, 이후 그는 정신과 의사 니콜라이 달을 소개받았습니다. 이때 큰 효과를 본 것이 ‘자기암시’ 치료였는데요. ‘나는 곧 협주곡 작곡을 시작할 것이고, 큰 성공을 거둘 것이다’라는 자기암시를 계속하는 거였습니다. 회복된 라흐마니노프가 작곡한 피아노 협주곡 2번은 큰 성공을 거두었고, 이 곡을 니콜라이 달에게 헌정합니다. 한국에서 이 니콜라이 달과의 이야기를 담은 뮤지컬 <라흐마니노프>가 제작되기도 했지요. 구독자님도 오늘 자신에게 긍정의 자기암시를 해보면 어떨까요?


📏 6피트의 사나이, 세계 최장신(?)의 피아니스트

라흐마니노프는 키가 거의 2미터에(6.6피트) 달하는 장신이었는데요. 키뿐 아니라 손가락도 엄청나게 길었다고 합니다. 피아노 건반 12개를 한 번에 짚을 수 있을 정도로요. 그의 긴 손가락이 피아노 협주곡 3번 극악의 난이도로 작곡될 수 있었던 이유라는 말도 있고요. 전문가들은 그가 일명 거인병으로 불리는 마르팡증후군을 앓았을 것이라고 추측하는데요. 긴 손가락 덕분이었을까요? 라흐마니노프는 뛰어난 테크닉으로 당대 가장 인기 있던 피아니스트 중 한 명이기도 했습니다. 


🚤 스피드를 사랑한 남자, 라흐마니노프와 자동차의 상관관계

라흐마니노프가 자동차광이었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자동차뿐 아니라, 고속 모터보트, 비행기 등 빠른 기계에 관심이 많았다고 합니다. 🚁헬리콥터를 만든 시코르스키의 회사의 후원자였으며, 이 회사의 첫 번째 부사장이었습니다.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3번이 작곡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도 자동차를 사기 위해서라는 카더라가.. 라흐마니노프는 이 곡을 피아니스트 요제프 호프만에게 헌정했는데요, 그는 자동차의 와이퍼를 발명한 사람이기도 합니다. 또한, 유럽으로 여행을 갈 때면 라흐마니노프는 배에 스타인웨이 피아노와 자동차를 실었으며, 운전을 하다 자주 과속딱지를 떼이기도 했다는군요. 😅


🔗 오늘 본문에 걸린 피아노 협주곡 링크들은 라흐마니노프가 직접 연주한 버전입니다. 최고의 피아니스트였던 라흐마니노프의 연주로 들어보세요. 

목도리와 핫팩이 절실했던 어느 겨울날, 부암동에 있는 한 스튜디오에서는 밤 9시라는 시간이 무색하게 촬영 준비가 한창이었습니다. 준비한 콘텐츠들을 촬영하기 위해 이런저런 구도를 잡으며 이야기를 나누던 그때,

“와.. 오늘 진짜 춥네요!” 상기된 목소리로 등장한 오늘의 주인공은,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 님과 피아니스트 김다솔 님이었습니다. 😃 


이들이 스튜디오를 방문한 이유는 오는 3월 29일부터 시작되는 <양인모 & 김다솔 듀오 리사이틀> 투어 공연의 콘텐츠 촬영을 하기 위해서인데요. 센스 넘치게 블랙 니트와 슬랙스로 드레스 코드까지 맞춘 두 아티스트의 모습에 둥점원은 함박웃음을 멈출 수 없었습니다. (드레스 코드 후보에는 청바지와 흰 셔츠도 있었지만 👖 겨울엔 역시 니트! 라며 만장일치로 니트를 선택했다는 후문) 이날 촬영한 콘텐츠는 #공연소개 #키워드인터뷰 그리고 아직 공개되지 않은 #썸띵스페셜 까지! 총 세 가지였는데요. 촬영이 시작되기 전, 다시 한번 내용을 정리하는 두 사람의 표정에는 긴장감이 역력했지만, 큐 사인이 떨어지자마자 언제 그랬냐는 듯이 물 흐르듯 이어지는 케미에 스탭들의 광대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솟아올랐습니다. NG 없이 진행된 #공연소개인터뷰는 실내악을 통해 서로를 처음 알게 된 두 아티스트가, 베를린에 거주한다는 공통점으로 친분이 생기고 지속해서 호흡을 맞추면서 절친한 동료가 된 스토리와, 곧 한국에서 펼쳐질 듀오 리사이틀에 대한 소개를 꾹꾹 눌러 담았고요. 찍는 내내 찐웃음 만발이었던 #키워드인터뷰는 무작위로 뽑은 세 단어를 홍보문구로 완벽하게 조합해 나가는 이들의 센스에, 1분에 한 번씩 스탭들의 감탄사가 터져 나왔더랬죠. (‘더 어려운 단어로 할걸…’이라고 후회한 건 안 비밀 🙄) 걸릴 듯 안 걸리는 동작 벌칙에 좌절하는 둥점원을 보며 순순히 벌칙에 걸려들어 준 두 사람의 센스로 얻어낸 세상 수줍은 볼하트 마무리까지! 모든 콘텐츠를 한 번에 OK 받아 낸 환상 호흡은, 그야말로 만능듀오라는 단어를 절로 떠오르게 했답니다.


사실 이들의 환상 호흡은 이번 듀오 리사이틀의 프로그램만으로도 쉽게 짐작할 수 있는데요. 항상 흥미로운 프로그램을 선사해왔던 양인모인 만큼 이번 프로그램도 예사롭지 않습니다. 이번 리사이틀에서는 두 사람의 인연의 시작이자 현재 거주지인 독일권 작곡가들의 음악으로만 구성된 프로그램을 선보일 예정이에요. ‘독일’ 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음악가 브람스베토벤의 바이올린 소나타뿐만 아니라 오스트리아의 현대 작곡가 안톤 베베른의 네 개의 소품, 그리고 독일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스위스 샤프하우젠 출신의 현대음악 작곡가 베아트 푸러의 Lied라는 소품까지. 두 사람이기에 할 수 있는 음악을 들려드릴 예정입니다.


구독자님, 이쯤 되면 아직 공개되지 않은 #썸띵스페셜 이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두 사람의 무한 매력을 담은 #썸띵스페셜 의 정체가 궁금하시면 오늘 편지의 사진을 확인해 보세요. (스포) 곧 공개됩니다! 😏 하지만 이대로 끝내는 건 너무 아쉬우니, 또 하나의 깜짝 콘텐츠 소식을 구독자님께만 알려 드릴게요. (소곤소곤) 이번 주 중, 양인모님의 평범한 독일 라이프를 엿볼 수 있는 <인모저모> V-log가 크레디아 공식 인스타그램유튜브를 통해 공개될 예정입니다! 양인모님과 김다솔님의 2023년은 이제 시작되니, 두 사람의 찰떡 호흡이 가득 담긴 콘텐츠와 공연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거짓말을 용서받을 있는 하루! 만우절이 어느새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 가벼운 농담으로 일상에 즐거움을 더해주는 만우절은 의외로(!) 깊은 역사를 가졌는데요. 정확한 유래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만우절에 관한 언급은 무려 15세기부터 시작되었다고 해요


이러한 만우절에 탄생했다고 알려진 음악가, 하이든의 음악에는 재치와 유머 감각이 녹아 있습니다. (참고로 세례일이 4/1 적혀 있는 기록서의 내용과는 다르게, 하이든은 평생 자신의 생일이 3/31이라고 주장했다고 해요.) 끝날 끝나지 않는 마무리로 관객을 헷갈리게 만드는 현악사중주 농담 있고요. 조용하고 단조로운 선율 갑작스러운 포르티시모(매우 세게) 청중을 깜짝 놀라게 하는 놀람 교향곡도 빼놓을 없습니다.


오늘은 이날만을 기다린 구독자님을 위해 제목만 들어도 재치 있는 농담이 떠오르는 음악들을 선정했습니다! 같이 들어볼까요? 😜🎶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 틸 오일렌슈피겔의 유쾌한 장난


한국에 ‘봉이 김선달’이 있다면 독일에는 장난꾸러기 ‘틸 오일렌슈피겔’이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틸 오일렌슈피겔은 16세기 독일 문학 속에 등장하는 전설적인 익살꾼인데요. 그의 이야기를 주제로 한 ‘틸 오일렌슈피겔의 유쾌한 장난’은 슈트라우스의 교향시 중 가장 가볍고 경쾌한 작품 중 하나로 일컬어집니다. ‘옛날 옛적에’라는 작곡가의 해설로 시작하는 음악은 틸의 행동에 따른 다채로운 선율이 특징적인데요. 클라리넷의 음색으로 웃음소리를 묘사하기도, 말을 타고 장난을 치는 틸의 모습을 그려 내기도 합니다. 만우절과 어울리는 첫 번째 BGM, 베를린 필하모닉(지휘: 카라얀) 연주로 들어보겠습니다. 

존 애덤스 - 완벽한 농담 (Absolute Jest)


모험가 틸을 유쾌하게 묘사한 슈트라우스의 음악과는 달리, 이 곡은 제목과는 상반된 의미심장한 선율이 인상적인데요. ‘완벽한 농담’은 미국 작곡가 존 애덤스가 2012년에 발표한 곡으로, 현악사중주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협주곡입니다. 독특한 편성이 돋보이는 이 곡에는 존 애덤스의 위트와 음악적 센스가 가득 담겨 있죠. 특히 작품의 곳곳에는 베토벤의 음악들이 숨겨져 있다고 하는데요. 존 애덤스는 스트라빈스키가 바로크 음악을 자신만의 언어로 완전히 재해석한 데에서 영감을 받아, 어린 시절부터 좋아했던 여러 베토벤의 작품을 조각조각 자르고 재배열하여 새로운 음악을 구성했다고 해요. 이번 4월, 에스메 콰르텟이 이 곡을 경기필하모닉과 국내 초연(4/13-14)으로 선보인다고 하니, 모두 기대해도 좋아요!

<양인모 & 김다솔 듀오 리사이틀> 투어 공연이 곧 시작됩니다! 3/29(수) 부산문화회관 공연을 시작으로 4/1(토) 아트센터인천, 4/6(목) 강릉아트센터, 4/7(금) 서울 예술의전당, 4/8(토) 대전예술의전당까지 이어지는 이번 듀오 리사이틀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

인모니니 in 통영국제음악제 🎻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가 4/3(월) 통영국제음악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레오니다스 카바코스와 친구들> 공연에 참여합니다. 카바코스, 김선욱 등 최고의 연주자들과 함께 연주하는 슈만 퀸텟, 놓치지 않을 거예요!

2023 크레디아 클래식 클럽 4월 공연은 바이올리니스트 한수진과 떠나는 음악 여행!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라는 타이틀로 괴테의 동명의 소설과 브람스, 클라라, 슈만의 드라마틱한 이야기를 4/5(수) 롯데콘서트홀에서 만나 보세요. 

<대니 구 & 문재원 듀오 리사이틀>이 4/1(토) 대구 서구 비원뮤직홀에서 열립니다. 드보르자크, 거슈윈, 라벨 등 바이올리니스트 대니 구와 피아니스트 문재원의 다정한 멜로디를 기대해 주세요!

에스메 콰르텟의 비올리스트 김지원 씨가 새로 계획하는 연주 활동을 위해 에스메 콰르텟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이어질 활동에 많은 응원을 보내며, 4/2(일) 통영국제음악제에서의 리사이틀과 4/13-14(목-금) 경기아트센터예술의전당에서 펼쳐지는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와의 협연 무대에는 비올리스트 디미트리 무라스가 함께 할 예정입니다.

클라리네티스트 김한이 4/15(토) 오전 11시에 열리는 예술의전당 토요콘서트에서 홍석원 지휘자와 KBS교향악단과 호흡을 맞춥니다. 김한이 선보이는 모차르트 클라리넷 협주곡으로 설레는 주말을 시작해 보시면 어떨까요? 🎵
<공연장 옆 잡화점> 은 매달 둘째&넷째 화요일에 오픈합니다.
잡화점 운영하는 사람들: 
묘점원, 혬점원, 둥점원, 현점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