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의 스스로 결정하는 힘을 믿어요.

님의 스스로 결정하는 힘을 키워나가길 응원합니다.
안녕하세요. 인간 강혁진입니다. 

날씨가 조금씩 더워지면서 묵은 짐을 버리기 위해 집정리를 간간이 하고 있습니다. 안보던 책도 정리하고 안 입는 옷과 오래된 짐을 당근마켓에도 내어놓거나 버리기도 합니다. 그 와중에 제 책장 한켠에 있던 오래된 서류철을 꺼내보았습니다. 그리고 그 속에 껴 있던 대학 시절 성적표를 몇 장 발견했습니다. 

제가 대학에 다니던 2000년대 초중반에는 학기가 끝나면 해당 학기의 성적을 우편으로 발송해주었습니다. 그 학기별 성적표를 찾은 거였죠. ‘내가 이런 수업도 들었었구나'하며 성적표를 바라보다가 문득 어색한 점을 발견했습니다. 이 성적표의 수신처가 저희 아버지 앞으로 되어 있었던 겁니다. 아버지 이름은 ‘보호자' 란에 제 이름은 ‘학생'란에 적혀 있었습니다. 

그 당시에는 이상하다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보니 이상함을 넘어 불편하기까지 했습니다. 대학에서는 왜 학생인 제가 아닌 아버지에게 성적표를 보냈을까요? 주변에 이 이야기를 했더니 ‘그거야 학비를 낸 사람에게 보낸 것 아닌가?’라고 이야기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면 은행에서 학자금을 대출받은 사람은 은행으로 성적표가 가야 하는 걸까요? 그리고 학비를 입금한 주체가 부모라 하더라도 스무 살 넘은 성인이 한 학기 동안 공부한 결과를 본인이 아닌 타인에게 공지하는 것이 맞는 일인 걸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참고로 전 3학년 즈음부터 졸업 때까지, 학자금 대출과 장학금으로 학비를 충당했습니다.)

대학 성적표의 수신인이 ‘학생'이 아닌 ‘보호자'로 되어 있는 것을 보며 제대로 된 성인을 길러 내지 못하는 우리 사회의 단면을 본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진로 고민을 하는 후배나 지인들에게 제가 종종 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부모님의 의견은 반만 듣거나, 아예 듣지 않아도 된다.’ 입니다. 부모님을 무시하거나 부모님과의 사이가 멀어져야 한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다만 부모님의 의견과 생각보다는 자신의 의견과 생각을 더욱 깊이 가져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왜냐하면, 부모님들이 겪어온 사회와 우리가 겪고 있고 겪어 나가야 할 사회는 전혀 다르기 때문입니다. 책 <밀레니얼의 반격>에는 부모와 자식 간에 나타나는 세대차이의 원인을 이렇게 설명합니다.

‘부모 세대가 후진국에서 태어났다면 지금의 밀레니얼들은 선진국에서 태어났다' 

개인의 능력이나 의지와는 상관없이, 태어난 배경과 환경이 다르기에 부모세대와 자녀세대에게는 서로 다른 성장의 법칙과 노력이 존재함을 인정해야 합니다. 그렇기에 부모의 의견과 조언은 가슴으로 듣되, 내 인생의 중요한 결정들은 스스로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얼마 전 월간서른 유튜브에서는 배달의민족 마케터로 일했던 이승희님과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대전에서 치과 마케터로 일하다가 배달의민족 팬이 되어 덕질을 하던 중 배달의민족 마케터까지 되었던 그. 지금은 퇴사하고 두낫띵클럽이라는 자신만의 브랜드를 만들고, SNS에서는 영감노트라는 계정을 운영하며 책 <기록의 쓸모>를 펴내기도 했습니다. 승희님은 어린 시절 부모님께 많은 지원을 받은 것은 아니었다고 합니다. 그러다 보니 오히려 자신에게 많은 결정권과 자유가 주어졌다고 해요. 늘 스스로 고민하고 결정하는 연습을 하게 되었다는 거죠. 

저 역시 비슷했습니다. 제가 토익으로 대학을 가겠다고 했을 때도, 대학 원서를 어디에 쓸지 고민할 때도, 서울에 첫 자취방을 구한 뒤 여러 번의 이사를 할 때도, 취업하고 결혼을 하고 퇴사를 할 때도 모든 결정은 저 스스로 했습니다. 감사하게도 부모님은 제가 한 결정을 지지하고 응원해주셨을 뿐입니다. 이런 과정을 반복해오면서 저에게는 스스로 결정하는 힘이 생겨난 것 같습니다. 

스스로 결정하는 힘은 생각보다 매우 큽니다. 돈을 잘 벌거나 윤택한 삶을 살 수 있게 해주는 힘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스스로 결정하는 힘이 있으면 내 삶의 가치관이 무엇인지 깨닫고 그 가치관대로 살 수 있습니다. 남들이 좋다고 하는 기준보다는 내가 좋은 것이 무엇인지 집중하며 살 수 있습니다. 

간혹, 결혼이나 입사 그리고 퇴사와 같은 인생의 큰일들을 ‘타인'을 기준으로 결정하는 사람들을 만납니다. ‘남들이 좋다고 하니까’, ‘남들이 괜찮다고 하니까’, ‘이 정도면 남과 비교해 나쁘지 않은 수준이니까’와 같은 생각들이 결정의 기준이 된 사람들. 그런데 이런 결정들의 결과가 좋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그리고 그 순간이 되어서야 깨닫습니다. ‘아 이럴 줄 알았으면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할 걸..’이라고 말이죠. 

물론 나 스스로 내린 결정이라고 모든 좋은 결과를 얻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어떤 결과를 맞이하더라도 후회는 하지 않을 겁니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했고, 내 가치관에 맞는 선택을 했으니 과정 자체에서 맞이하는 즐거움과 만족감이 있는 거죠. 그리고 그 과정을 통해 조금 더 내 가치관과 내 삶에 필요한 선택과 결정을 할 수 있게 되리라 믿습니다. 

남들의 생각과 의지에서 자유로워지시길, 그리고 스스로 결정하는 힘을 키우시길 응원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인간 강혁진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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