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스포츠인이 전하는 수영 이야기 스물한 번째입니다. 매주 토요일 오전 9시에 새 레터를 보내드립니다. 지나간 레터는 '여기'서 다시 보실 수 있어요. 편안한 마음으로 읽어주세요. 

메신저를 사용하다 보면 이모티콘을 쓰고 싶을 때가 더러 있습니다. 이를테면 효과적으로 상황을 표현하고 싶을 때, 농담처럼 분위기를 살짝 전환하고 싶을 때, 기분을 강조하고 싶을 때, 그냥 맥락 없이 말하고 싶을 때 등. 이모티콘은 일상 속 대화의 중요한 화법이자 일종의 센스가 됐죠.

언제부턴가 대화 도중 수영 이야기를 하는 저를 발견할 때가 있습니다. 오프라인, 온라인 가릴 것 없이 말이죠. 은근슬쩍 수영인임을 티 내는 겁니다. 거리에서 수모나 수경을 쓰고 활보할 수 없으니, 대화에 살포시 녹이는 것이죠. 취미에 대한 이야기는 아이스브레이킹용으로도, 부담 없는 대화 소재로도 좋습니다. 그러다 수영인을 만나는 날에는 말문이 터지죠. "우리가 평영까지 얘기했었나요? 그렇다면 이번에는.."

마침 카카오톡에도 우리가 활용할 수 있는 수영 이모티콘이 있습니다. 수영 상황을 주로 묘사하지만, 실생활에도 사용할 수 있죠. 무엇보다 귀엽고 편안합니다. 귀엽고 편안하다는 건 이모티콘의 제일 중요한 덕목이겠죠.

하루에도 여러 겹의 대화를 카카오톡을 통해 만나는데, 적재적소에 수영 이모티콘을 심어본다면 어떨까요. 대화 풍경이 다채로워질 것 같습니다. 만약 수영인을 만난다면 이모티콘만으로 대화가 될 지도 모르겠어요. 제가 발견한 세 가지 이모티콘을 소개합니다. 

수영인들 사이에서 화제의 인스타툰이었다가 출간까지 한 수영 그림 에세이 <박가가 오늘도 수영일기> 박가가 작가의 이모티콘입니다. 수영인의 희노애락을 담은 에세이를 요약한 것처럼, 섬세한 이모티콘에 눈길이 가네요. 수영을 하면 즐거움만 있는 것은 아니잖아요. 기복이 있는 우리의 수영 생활과 어쩐지 가장 닮아 있는 기분도 듭니다.

떡 벌어진 어깨를 자랑하는데 왠지 귀여움에 자꾸 신경이 쓰이는 근근이 이모티콘입니다. 정직한 글씨체가 근근이의 합리적 진심을 드러내주고 있네요. 겉모습은 튼튼해보이지만, 마음은 수영장의 푸른 물처럼 맑고 유약하기도 한 우리 근근이. 이모티콘을 사용하다 보면 어느새 근근이를 아끼게 될 것만 같습니다.  

종종 수영인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를 탐험합니다. 부지런한 다른 수영인을 보며 자극을 얻기도 하고, 수영복 할인 정보를 보며 내가 살 수 있는 건 없을까 보기도 하죠. 때로는 레터에 담을 만한 내용이 없나 훑어보며 아이디어를 얻기도 합니다 :) 

그러다 한 카페에서 재미있는 글을 발견했습니다. 한 수영인 분이 직접 퀴즈 형태로 만든 비수영인과 수영인이 다르게 생각하는 단어 9가지를 만들었는데요. 정말 정확히 집으셨더라고요. 실제로 저도 수영인 커뮤니티에서 단어를 보며 떠올린 생각들이 있었는데요. 이를 포함해 몇 가지를 정리해봤습니다. 

수영인 : IM(individual medley), 개인 혼영. 접영-배영-평영-자유형 순의 영법입니다. 

비수영인 : I'm, 나는 ㅇㅇ이다? 

수영인 : fin. 오리발. 롱핀, 숏핀 등으로 세세하게 구분할 수 있어요. 

비수영인 : pin. 옷핀, 사무용 핀? 

수영인 : 자유수영. 강습이 아닌 자유롭게 하는 수영을 가리켜요. 

비수영인 : 범죄를 자수..하다? 

수영인 : 새벽수영 & 아침수영 & 저녁수영의 줄임말입니다. 

비수영인 : 세수의 오타..? 

이렇게 새로운 세계가 열리면 단어의 이해도도 달라지는 게 신기했어요. 여러분도 처음 수영을 배울 때 저처럼 비수영인의 마음으로 헷갈리신 적은 없나요. 또 새롭게 아신 재미있는 수영인 용어가 있다면, 저희에게 알려주세요. 또 정리해 보겠습니다. 

추신.
스물한 번째 남도스포츠의 뉴스레터 어떠셨나요? 아래의 피드백 문서로 이야기와 의견을 보내주세요. 
피드백과 의견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