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오프라인 진출 이유 2.오프컬리 탐방기
 2022.09.14 22-037호   |   웹에서 보기   |   지난호 보기    

  01 왜 그렇게 오프라인으로 향하는 건가요?
  02 오프컬리가 기대보다 실망스러웠던 이유  
  03 뉴스 TOP5 - '성수동 검은 건물의 정체는?'

   

왜 그렇게 오프라인으로 향하는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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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커머스를 이해하기 위해 알아야 하는 핵심 질문 10가지] 시리즈 중 8번째 아티클입니다

오프라인 진출 러시, 심상치 않습니다

이커머스 플랫폼들의 오프라인 진출이 최근 더욱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시도는 아주 예전부터 있었습니다. 지난 2019년 일찌감치 테스트를 진행했던 티몬의 티몬 팩토리가 국내의 대표적인 사례이고요. 알리바바의 마윈은 무려 2006년에 전통적인 전자상거래는 제거되고, 온오프라인 및 물류가 결합된 신유통을 예견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신선식품을 판매하는 허마셴셩은 이러한 신유통을 상징하는 존재이기도 했고요.

다만 작년부터 불어오고 있는 바람은 정말 심상치가 않습니다. 일시적인 현상에 그치기보다는, 국내에서도 마윈이 주창한 신유통의 시대가 열리는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대대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번개장터의 BGZT랩, 발란의 커넥티드 스토어, 29CM의 이구갤러리 등이 연이어 문을 열었고요. 이와 같이 브랜딩을 위한 소수의 스토어가 아니라, 무신사 스탠다드의 연이은 오프라인 매장 확장, 정육각의 초록마을 인수 등 실질적인 비즈니스 효과를 둔 사업 확장 사례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처음부터 온오프라인 채널을 병행하며 시너지를 낸 오아시스 마켓은 아예 상장에 도전 중이기도 하고요.

과거와는 무엇이 달라졌을까요?

그렇다면 이렇게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통합의 속도가 더욱 빨라지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우선 고객 경험이 더욱더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취향 기반의 소비문화가 확산되면서 바야흐로 다시 브랜딩의 시대가 열리고 있는데요. 브랜드 자산을 구축하고 고객에게 이를 인식시키는 가장 좋은 방법은 역시 무언가를 체험시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활동은 오프라인에서만 대부분 가능합니다. 따라서 온라인 기반의 플랫폼과 브랜드들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오프라인에서의 고객 접점 마련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겁니다.

출처: 무신사

이를 가장 극적으로 활용한 사례가 무신사가 새로 론칭하는 편집샵 엠프티인데요. 9월 16일 온라인 플랫폼을 론칭하기 전인 9월 3일에 오프라인 스토어를 먼저 공개하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아예 오프라인 공간을 통해 체험을 시켜 브랜드의 이미지를 확실히 구축한 뒤, 실제 비즈니스는 온라인을 통해 하겠다는 매우 영리한 접근법입니다. 특히 실물을 만지고, 경험하는 것이 중요한 신선식품이나 패션 카테고리에서 이와 같은 전략은 더욱 빛을 발할 겁니다.

여기에 더해, 오프라인 매장을 물류 거점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 역시 상당한 메리트입니다. 근거리 배송망이 발전하면서 이러한 점이 일으키는 부가 효과는 더욱 커지고 있는데요. 퀵커머스 후발주자였던 요마트가 더욱 빠르게 전국 확장을 할 수 있었던 것도 GS더프레시라는 거점 매장을 보유하였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오프라인 매장의 활용도가 다양해지고, 온라인과의 시너지를 통해 실질적인 거래액 성장까지 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오프라인 진출은 더욱 활발해질 겁니다.

고객 데이터는 덤이랍니다!

이와 같은 오프라인 진출 매력에 푹 빠진 건, 놀랍게도 이커머스 플랫폼 만이 아닙니다. 온라인 기반의 테크 기업들마저 오프라인 매출 확장에 적극적인데요. 아마존이 다양한 오프라인 실험들을 하는 것은 이미 잘 알려져 있고, 커머스와는 관련 없는 구글마저 작년에 첫 오프라인 스토어를 오픈했으니 말입니다.

이들이 특히 주목하고 있는 포인트는 오프라인에서만 확보 가능한 고객 데이터입니다. 과거에는 온라인이 데이터 수집의 보고였습니다. 측정 불가능하던 여러 요소들을 로그 수집을 통해 정량화하고 분석할 수 있었으니 말입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기술 발달로 이러한 데이터 수집 및 분석을 오프라인 공간에서도 할 수 있게 되었고요. 더 상세하면서 세밀한 행동들을 분석 가능하다 보니, 많은 기업들이 투자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이커머스 플랫폼들이 오프라인으로 향하는 이유에 대해 간단히 다뤄 보았는데요. 그들이 오프라인으로 향한 마지막 이유인 데이터 수집. 많은 이커머스 기업들이 데이터를 통해 비즈니스를 하겠다고 선언하기는 하는데요. 실제로 고객 데이터가 모이면 정말 돈이 되는지에 대해선 다음 주에 이어서 한번 이야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이커머스 기업들은 물론, 최근 온라인 기반 테크 기업들이 오프라인으로 향하는 이유가 궁금하시다면 아래 글을 읽어보시면 도움이 되실 듯합니다. 단 아웃스탠딩 기고글이라 유료 회원이 아니신 분들은 전문을 읽는데 제약이 있을 수 있습니다)

 
   

오프컬리가 기대보다 실망스러웠던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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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외로 조용했던 오픈

지난 9월 8일 마켓컬리의 첫 오프라인 공간, 오프컬리가 성수에 문을 열었습니다. 앱 밖으로 나온 컬리의 모습은 어떨지 궁금해서, 오픈날 바로 방문해보았는데요. 방문하는 과정 자체가 그리 순탄치는 않았습니다. 우선 주로 사용하던 카카오 맵에는 정보가 등록되어 있지 않았고요. (9/13일 기준으로는 등록이 되어 있었습니다.) 마켓컬리의 메인 배너나, 네이버 브랜드 검색 광고 등을 통해 노출은 되고 있었으나, 문자나 앱 푸시 등으로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진 않은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생각보다 주소 및 운영정보를 찾는데 꽤나 애를 먹긴 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오프컬리 매장 또한 생각만큼 붐비는 느낌은 아니었습니다. 약 59평 규모의 주택을 꾸며 만든 공간인 데다가 그나마도 사전 예약 없이는 10여 평 남짓한 1층만 둘러볼 수 있었는데요. 이렇게 작은 규모이다 보니 너무 많은 고객들이 몰려도 문제였을 것 같았습니다. 아마 이런 이유로 홍보도 절제했던 것 같았고요. 일각에서는 이번 오프컬리 오픈을 상장을 앞두고 몸집을 불리기 위한 사업 확장의 일환으로 해석하기도 했는데요. 직접 가본 오프컬리는 당장의 사업 확장보다는 더 먼 미래를 바라본 테스트 매장에 가까웠습니다.

이번 테스트는 실패일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마켓컬리가 오프컬리를 통해 얻고자 했던 건 무엇이었을까요? 아쉽게도 명확하게 느껴지는 바가 없었습니다. 마켓컬리 측에선 오프컬리를 "다양한 테마 관련 제품과 문화를 큐레이션 하기 위한 공간'으로 정의하였고요. 특히 파트너와의 상생 관점에서 생산자와 소비자를 연계하는 역할을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래서일까요? 확실히 내부 공간의 디자인 감도는 높았습니다. 마치 이케아를 연상시킬 정도로 지중해 겟어웨이라는 컨셉에 맞춰 잘 꾸며져 있었고요. 컬러와 패턴들이 어우러진 테이블웨와 키친은 눈을 즐겁게 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장보기 커머스를 지향하는 마켓컬리답지 않게 식품이 생각보다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었습니다. 올리브 오일과 와인 등이 쇼케이스에 진열되어 있긴 했지만 이를 맛보거나 경험해볼 수 있는 건 전무했고요. 가장 핵심 상품군인 신선식품은 그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출처: 필자

물론 오프컬리에도 체험 요소가 있긴 했습니다. 미처 가보지 못했던 2층과 3층은 테마에 맞춘 체험형 도슨트가 진행된다고 하는데요. 아예 네이버 지도에선 오프컬리를 학원으로 분류했을 정도입니다. 그렇지만 도슨트 프로그램은 인원도 제한되어 있는 데다가, 추가 비용도 발생하기 때문에 진입장벽이 높습니다. 이럴 거면 별도 공간을 마련하기보다는 기존에 있는 오픈 키친 등을 대여하는 것이 어땠나 싶은데요. 실제 비즈니스 공간으로 역할하기도 어렵고, 그렇다고 브랜딩 효과도 제한적인 오프컬리는 아무리 테스트라 할지라도 아쉬울 따름이었고요. 이케아조차 같은 성수동에 이케아 랩이라는 팝업 스토어를 운영할 때, 푸드 랩을 만들어 먹을거리를 제공하였는데, 도대체 왜 컬리가 그 쉬운 길을 택하지 않았는지 정말 의아할 정도였습니다.

그래도 실험은 이어지지 않을까요?

그렇다면 오프컬리의 실험은 이렇게 실패로 끝나는 걸까요? 다소 아쉬운 점들은 분명히 있었고, 그로 인해 성과가 기대 이하라 할지라도 마켓컬리는 끊임없이 오프라인의 문을 두드릴 것으로 보입니다. 브랜딩을 위한 목적으로도, 실제 비즈니스 역량 강화를 위해서라도 오프라인 진출은 컬리에게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일단 첫술에 배부를 순 없습니다. 온라인 플랫폼 중에 가장 활발하게 오프라인 확장을 진행 중인 무신사조차 무신사 테라스부터, 무신사 스탠다드 오프라인 매장, 엠프티에 이르기까지 계속 테스트하면서 실력을 길러왔습니다. 더욱이 오프컬리는 시즌제로 운영된다고 하니, 앞으로 계속 나아진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거고요.

특히 주요 경쟁사인 오아시스 마켓, 정육각 등이 오프라인 채널 확장을 통해 역량을 강화하고 있기 때문에, 컬리 역시 상장만 성공한다면 대규모로 진출할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 없습니다. 아마존이 홀푸드마켓을 인수하였듯이, 신선식품에선 결국 오프라인 접점에서의 경험이 중요하고요. 국내의 경우 배송 거점으로 활용도도 높은 데다가, 폐기율 관리 관점에서도 좋은 대안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제 시작된 마켓컬리의 오프라인 도전, 앞으로는 더욱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해 봅니다.

  
온/오프라인 패션 플랫폼 엠프티가 새로 문을 열었습니다

긍정적으로 보기엔 넘어야 할 산이 아직 많습니다

제품, 플랫폼, SaaS, 광고까지 모두를 아우르기 때문입니다

매년 '설'에 그친 애플페이 출시, 분위기가 무르익긴 했습니다

3사 모두, 영패션 '라이징 브랜드' 입점 경쟁에 돌입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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