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들 파는 나라, 한국

이 메일이 잘 안보이시나요?

👀 오늘의 이엪지 미리보기

✔️ 드디어 사라진 #친권자_징계권! : 친족이면 때려도 되나요?

✔️ 가족이 된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 '정상가족'이란 게 있을까?

✔️ 아이들 파는 나라, 한국 : 한국 경제 성장의 빛과 그림자

✔️ 애들이 돈이 되네? 사업화 가자! : 국가는 어디로 숨었을까

✔️ 내 정체성을 알고 싶다고요 : 친모부를 알려주지 않는 입양기관들

✅ 오늘 뉴스레터는 김씨표류기를 오랜만에 보고 펑펑 운 올리브가 만들었어요 😂

🔎 성공 말고 실패를 보여주세요

요즘 저는 중국어 공부를 하고 있어요. 딱히 이유가 있어서 그런 건 아니고, 제가 중드를 자주 보다 보니 중국어에 관심이 생겨서 시작했는데요. 처음에는 중국어라는 언어 속에 담긴 중국의 문화나 한자의 원리에 관심이 생겨서 시작한 건데, 어쩌다 보니 HSK를 공부하고 있어요. 공부 방식도 한자 하나하나를 이해하는 게 아니라 수많은 단어를 빠르게 외우는 방식으로 공부하고 있죠.💦

참 이상하죠. 처음에 저는 분명 재미있게 공부하고 싶다고 생각했거든요. 물론 지금도 재미가 없는 건 아니지만, 처음 생각했던 방식과는 무척 달라요. 왜 그런가 생각해보니, 제가 인터넷에서 ‘중국어’를 쳤을 때 나오는 것들이 전부 성공 사례더라고요. “중국어 단기간에 잘하는 법", “이렇게만 하면 성공한다!”라고 적힌 콘텐츠가 정말 많은데요. 그런 걸 보면서 저도 모르게 [언어를 잘 배우는 것 = 단기간에 HSK 따기]라는 프레임이 생긴 거 같아요. 배움에서 성공을 위한 중국어 공부라니, 참 아이러니합니다.

다큐가 아닌 이상 누군가의 실패 과정을 길게 들여다 보기 참 어려워진 요즘입니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면서, 왜 찾기는 어려울까요? 저는 실패가 가진 부정적인 이미지를 없애고 싶어요. 오답노트도 있고, 성취노트도 있는데 실패노트도 만들어 보자구요. 실패가 많아지고 당연해질수록, 실패를 받아들이는 마음도 의연해지지 않을까요? 그래서 말인데, 오늘 저는 아침 8시 일어나기에 실패했어요 하하👍

여러분의 실패는 무엇인가요?

#EFG NEWS

❌ 드디어 사라진 #친권자_징계권!

심각한 아동학대 사건이 연이어 있었죠. 그동안 가해자들은 "교육을 위해 부모가 자녀를 체벌하는 건 괜찮다"며 친권자 징계권을 법적 방어수단으로 악용해 왔는데요. 최근 법 개정을 통해 아동 체벌을 완전히 금지할 수 있게 됐어요.

'친권자는 자녀를 보호∙교양하기 위해 필요한 징계를 할 수 있다'는 게 민법의 징계권 조항인데요. 국내 아동복지법과 충돌하면서부터 많은 비판을 받은 조항이라고 해요. 아동복지법에선 "보호자는 아동에게 신체적 고통이나 정신적 고통을 가해선 안 된다"라고 명시하고 있거든요.

하지만 저는 여기서 의문이 들었어요. 개개인의 범죄를 막는 것도 필요하지만, 애초에 입양 시스템의 문제점을 국가가 좀 더 신경 써서 바꿔야 하는 거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더라고요. 문제의 해결이 구조에 있는 게 아니라, 그 사건 자체에 치중되어 있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아동 학대 및 폭력을 근절하기 위해선, ‘아동인권'이라는 사회적 의제를 공적으로 논의해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EFG ISSUE : 이상한 정상가족, 그리고 국제입양

💚 가족이 된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예전에 odg 채널에서 <입양 가족의 과거 사진 같이 보기>라는 영상을 본 적이 있어요. 제목에 ‘입양'이 적혀 있었지만, 정작 영상 속 가족은 입양의 ‘ㅇ'자도 느껴지지 않았을 정도로 평범하고 화목해 보였죠. 그때 댓글에 이런 문구가 있었어요. “가족이 어떻게 만났는지는 중요하지 않아. 어떤 가족이냐가 중요한 거지”. 어쩌면 가족이 된다는 건 낳은 정보다 ‘함께 살아가는 정’에서 비롯되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가족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담론이 다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은 여전히 '가부장제를 바탕으로 한 가족주의'를 지지하고 있어요. 세계적으로 점점 더 다양한 형태의 가족이 등장하고 있지만, 국내의 제도는 현실을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죠. 이러한 '정상가족' 이데올로기는 한국의 국제입양에도 큰 영향을 주고 있어요.

😨 아이들 파는 나라, 한국

원래 해외입양은 한국전쟁 이후 고아를 구제하기 위한 임시적 조치로 시작됐는데요. 정작 해외입양은 한국 경제가 빛을 발했던 1970-80년대에 폭발적으로 증가했어요. 그 이유는 크게 두 가지인데요.

1️⃣ 자국 아동을 지원하고 보호하기 위한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2️⃣ 양부모에게 입양수수료를 받아 경제적 이득을 취하기 위해

현재 국제사회는 국제입양을 통한 금전적 이득을 규제하기 위해 ‘헤이그협약'을 두고 있어요. 최대 아동 송출국 중 하나인 한국 또한 이 협약에 서명을 했지만, 비준을 하지 않고 있어 사실상 제자리걸음 중이죠. 이처럼 한국은 ‘정상가족'이라는 이데올로기를 지키기 위해 제2차 세계대전부터 지금까지 수많은 아동을 국제입양 보내왔는데요. 현재 가장 큰 문제는 국제입양 문제를 국가가 책임지지 않고 있다는 거예요. 2012년 입양특례법을 개정하기 전까지 정부는 4대 입양기관에 국제입양 업무를 전적으로 맡겨왔죠.

🇰🇷 애들이 돈이 되네? 사업화 가자!

사진 : ⓒ홀트아동복지회 50년사

프레시안의 보도에 따르면, 국제입양 비용이 사실상 입양기관의 자의에 따라 결정되고 있다고 해요. 2008년 보건복지부 감사에 따르면, 한국 입양기관의 국제입양 알선 비용은 법에서 정한 기준보다 높았는데요. 문제는 입양기관이 민간기관이기에 행적적으로 규제하기가 사실상 쉽지 않다고 해요. 그 결과 2019년 기준, 최근 5년간 입양기관이 국제입양으로 번 수익은 500억 원에 달했다고 합니다.

또 도서 <아이들 파는 나라>에 따르면, 한국은 이승만 정부 때부터 대리 입양을 통해 국제입양을 진행해왔는데요. 입양의 모든 절차가 사실상 입양기관과 개인들 간의 계약 형태로 체결되고 성립되어 왔어요. 그렇다 보니 문제가 생기면 국가의 책임이 아닌 친모부나 입양부모의 탓으로 돌릴 수 있었죠.

게다가 입양기관을 통해 수익이 발생하니, 국가는 오히려 입양을 활성화하는 정책을 펼치기도 했는데요. 정부는 과거에 입양을 결정하기 전까지 친모부에게 출생신고를 하지 말라고 권고했다고 해요. 또 임시 신분등록번호인 'G코드'나 '고아 호적'이라는 가짜 호적을 만들어, 친모부가 있는 아이들을 강제로 입양 보낸 적도 있죠.

여기서 고아호적이 위험한 이유는 나중에 입양인이 친모부를 찾고 싶어도 관련 정보가 없다는 점이 있어요. 또 입양인에게 친모가 있을 경우, 양부모는 친모에 대한 후속 서비스 등 친모의 요구를 들어줘야 하는데요. 고아는 친권을 행사할 수 있는 부모가 없기에 양부모가 더 선호한다고..😨

실제로 국제입양시장에서 한국 아동은 가장 선호되는 아동 중 하나로, 한국 아동의 입양 수수료는 2009년 17,215$(같은 해 한국의 1인당 국민 소득은 17,074$)에 달했다고 합니다.

🔥 내 정체성을 알고 싶다고요

자신의 정체성을 알 권리는 개인의 권리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권리로 뽑히는데요. 특히나 친모부에 대한 입양인의 알 권리는 유엔아동권리협약에도 명시되어 있고, 독일은 헌법에 반영할 정도라고 해요. 하지만 한국은 친모부가 있어도 찾기 어려운 실정이죠. 그 원인 중 하나로 전문가들은 '출생등록'을 꼽고 있어요.

미국, 영국, 캐나다 등의 국가에서는 의료기관 등이 의무적으로 아동의 출생을 신고하는 '자동 출생등록제도'를 갖고 있는데요. 한국의 경우 부모의 자율 권한으로 넘겨 사실상 부모의 책임으로 돌려놓고 있어요. 그로 인해 태어나지 않은 아이를 태어났다고 하거나, 태어난 아이를 신고하지 않는 경우도 있죠.

게다가 출생등록은 아동이 국가로부터 보호를 받을 수 있는 시작점이에요. 출생등록을 하지 않으면 법률상의 신분이 없어 필수예방접종 등 의료 대상에서 배제되기 쉽고, 보험 가입도 불가능하거든요. 입양인이 친모부를 찾고 싶어도 출생등록을 하지 않아 찾지 못하는 일도 많아요.

✅ EFG PLUS+ : 입양인이 친모부를 찾지 못하는 이유

입양인은 입양특례법에 따라 자신의 입양과 관련된 정보를 입양기관에 청구할 권리가 있지만, 친모부의 정보는 당사자의 동의가 있어야 공개가 가능한데요. 입양서류를 사설 입양기관들이 소유하고 있다 보니, 기관에서 당시 친모부에게 동의 여부를 물어봤는지 입양인들은 확실히 알 수 없어요. 실제로 2019년 아동권리보장원의 자료에 따르면, 입양정보공개청구 2,175건 중 정보공개 결정은 20%에 수준인 443건에 그쳤다고 해요.

😟 비정상을 왜 너희가 정해?

아이가 살아가는 공동체를 고려한다면, 결국 아이를 길러내는 것도, 아이를 학대하는 것도 국가의 책임이라고 생각해요. 아동 학대를 방치하는 궁극적인 책임자가 바로 국가라는 거죠. 대한민국은 빠른 경제 성장을 위해 70년간 20만 명의 아동을 해외로 입양 보냈습니다. 혼혈아동과 한 가정의 자녀들, 장애 아동과 빈곤 가정의 자녀들은 영문도 모른 채 사회복지시스템에서 배제되어왔죠.

"미혼모가 아이를 직접 양육할 경우 받을 수 있는 공적인 사회복지서비스를 제대로 알고 선택했는지는 고려 사항이 아니다. 입양 중개의 대가로 양부모로부터 수수료를 받는 입양기관에, 취약한 상황에 있는 미혼모가 아기를 직접 키울지 입양 여부를 결정하는 상담을 맡기는 것은 명백한 이해충돌이다." - <아이들 파는 나라>, p.139

자식을 포기하고 싶은 부모는 거의 없습니다. 하지만 한국은 친생가족이 양육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보다 입양을 권하고 있어요. '정상가족'을 위해서죠. 하지만 이들이 왜 비정상인가요? 정상 비정상을 구분하는 기준은 어디서 비롯된 걸까요?

'정상가족' 규범은 생각보다 많은 영역에 영향을 주고 있어요. 1인 가구가 가족의 형태로 인정받지 못하는 것도, 한부모 가족들이 경제적 빈곤을 겪는 것도, 10년이 넘는 동성커플이 서로의 보호자가 될 수 없는 것도 모두 ‘정상가족' 때문이죠.

결국 정상가족 이데올로기가 강력하게 작동하는 이상, 이 모든 사회문제를 본질적으로 해결하기는 무척 어렵다는 생각이 듭니다. 산업화된 국제입양과 그로 인한 아동학대도 근절되지 않을 테고요. 보다 책임 있는 국내 및 국제 입양의 지원과 사회적 환경이 마련되기를 촉구하면서, 이번 뉴스레터를 마칩니다 🙏

여기를 누르면 이엪지는 감동의 눈물을..!😭

#EFG RECOMMEND

📚 아이들 파는 나라

최근 아동학대 사건을 접하면서 한국의 입양 실태에 관심이 생겨 이 책을 구입했어요. 이 책은 국내가 아닌 국제 입양 실태를 다룬 책이지만, 2019년에 출간되었다는 게 놀라울 정도로 큰 변화가 없었더라고요. 오늘 뉴스레터를 읽고 국제입양에 관심이 생겼다면, 이 책을 읽는 걸 강력 추천드려요!

🎬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대표작으로도 유명한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핏줄'이란 무엇인지, 아버지다움은 무엇이고 가족이 된다는 건 어떤 의미인지를 고민하게 된 영화입니다. 영화에 나오는 아버지는 자식을 수직적으로 대하는 료타와 동등한 존재로 대하는 유다이가 있는데요. 아버지의 성격에 따라 아이도 다르게 자란다는 걸 보면서, 결국 가족이 된다는 건 피가 아니라 같이 마음을 나눠 온 세월에 달린 게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추가로 저는 조만간 <아무도 모른다>라는 영화도 보려고 해요. 유일한 친족인 어머니가 집을 나가면서 방치된 아이들의 모습을 담은 작품입니다.)

청소년이어도 할 수 있는 다양한 일들이 있지만 교육이 우선이라고 말하며 그들의 싹을 짓밟는 일은 참 많은것 같아요. 예를 들어 지금은 전보다 부드러워졌지만, 그럼에도 학교를 다니지 않고 음악을 하겠다고 하는 학생들을 보면 사람들은 손가락질부터 하기 급급하죠. '지금 나이에는 공부를 해야해. 그 후에 너희 꿈을 펼쳐.' 라고 말하는 것이 과연 청소년을 위한걸까요? 아니면 성인의 위치를 위협하는 아이의 재능을 짓밟으려는 행동일까요? 많은 생각을 하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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