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큐텐 위메프 인수설 2.쿠팡 성장 여력은
 2023.03.08 23-009호   |   웹에서 보기   |   지난호 보기  

  01 큐텐이 티몬에 이어 위메프까지 탐내는 이유
  02 쿠팡에겐 정말 성장 여력이 충분한 걸까요?
  03 뉴스 TOP5 - '아마존 한국 진출 시나리오'

   

큐텐이 티몬에 이어 위메프까지 탐내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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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 보니, 이런 일도 있습니다

지난 3월 6일 위메프가 큐텐에 경영권 매각을 추진한다는 아주 충격적인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특히 위메프가 매물로 나왔다는 것보단, 이를 추진하는 주체가 큐텐이라는 점이 놀라웠는데요. 왜냐하면 큐텐은 이미 티몬을 품은 바 있고, 최근에는 인터파크 커머스 부문 인수도 눈앞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입니다. 오랜 기간 경쟁해 왔던 티몬과 위메프가 한 지붕 안에 들어갈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흥미로운 포인트인데, 정말 현실화된다면 이커머스 전체 시장 역시 재편될 것으로 보입니다. 단숨에 시장 점유율이 10% 가까이 되는 대형 업체가 등장하게 되니 말입니다.

이렇듯 전격적인 큐텐의 행보를 보면서, 일각에선 G마켓 창업자 출신인 큐텐의 구영배 대표가 몸집을 불려 시장 재편에 나서는 거 아니냐는 해석을 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냉정히 말해, 현재 경쟁구도상 인수합병을 통해 이커머스 시장에서 무언가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기는 어렵습니다. 일단 쿠팡의 독주 체제가 너무 확고하게 자리 잡은 상태이고요. 2위로 전락하긴 했지만, 네이버의 입지도 흔들기가 어렵습니다. 더욱이 단순히 플랫폼들의 물리적 결합으로 이들과 경쟁할 동력을 만들어낼 순 없다는 걸 이미 SSG의 G마켓 인수에서 여실히 드러나기도 했습니다. 특히나 큐텐이 모은 플랫폼 연합은 과거 이베이 코리아보다 사이즈가 작은 데다가, 플랫폼 간 포지셔닝도 너무 유사합니다. 1+1이 3이나 4가 되기는커녕, 2도 안될 가능성이 더 큰 거죠.

큐익스프레스 관점에서 봐야 합니다

따라서 우리는 큐텐의 연이은 플랫폼 인수를 아예 다른 관점에서 볼 필요가 있습니다. 피인수 후 티몬이 보인 행보들을 볼 때, 분명 직구와 역직구 시장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올초 출시한 통합 풀필먼트 서비스 Qx프라임이 대표적 사례인데요. 큐텐이 활발히 사업을 벌이고 있는, 일본, 동남아 등의 상품을 국내에서 판매하고, 역으로 국내 셀러들의 해외 시장 진출을 동시에 돕는다는 그림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구상이 현실화된다고 하더라도 시장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보이긴 어렵습니다. 일단 국내에선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직구 만으로 쿠팡의 아성을 흔들기 어렵습니다. 이미 11번가가 무려 아마존을 데려왔음에도 미미한 효과를 거둔 걸로 이는 증명된 일입니다.



그리고 재미있게도, 이는 동남아 시장에서도 마찬가지라 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쿠팡처럼, 동남아에는 쇼피라는 절대 강자가 자리 잡고 있고, 매년 쇼피와 큐텐의 차이는 벌어져 도무지 따라잡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입니다. 즉 큐텐이 국내든 동남아든 이커머스 시장에서 무언가를 기대하고 이러한 인수 릴레이에 나선 건 결코 아니라는 뜻인 거죠.

우리는 여기서 다시 티몬 인수 시, 큐텐의 자회사 '큐익스프레스'의 지분을 교환하는 형태로 이루어졌다는 걸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사실 큐텐 구영배 대표가 가장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것 자체가, 큐텐보다는 나스닥 상장을 준비 중인 큐익스프레스의 실적입니다. 실제로 성장이 정체된 큐텐과 달리, 큐익스프레스는 폭발적인 성장을 기록 중이기도 했고요.

그리고 이러한 큐익스프레스의 비즈니스 모델은 국경을 넘나드는 크로스 보더 사업입니다. 여기서 흥미로운 포인트는, 큐익스프레스의 성장이 큐텐 기반이 아니라, 아마존, 이베이, 라쿠텐, 그리고 쇼피까지 다른 글로벌 플랫폼들로 서비스 범위를 넓히면서 시작되었다는 점인데요. 이제는 사실상 큐텐의 본업이 B2C 판매가 아니라 B2B 풀필먼트가 되어버린 겁니다. 그렇기에 무엇보다 물동량을 늘려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는 것이 중요하고, 지속적으로 셀러들을 모아야 합니다. 그런 면에서 티몬, 위메프, 인터파크 등을 인수한 진짜 의도는, 이들 플랫폼에 입점한 셀러들을 데려오고자 하는 게 아니었나 싶고요.

셀러 확보를 위해 굳이 플랫폼 인수까지 해야 하나 싶지만, 이미 쿠팡 역시 크로스 보더 시장에 뛰어든 이상, 안 그래도 국내에서 인지도가 낮은 큐텐 브랜드로는 승산이 없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또한 당연히 점유율은 낮더라도, 자체적인 판매 채널을 가진 것이 장기적인 협상력을 유지하기도 유리하고요. 단순히 풀필먼트 서비스만 제공한다면, 시장 지배적 플랫폼에 끌려다닐 수밖에 없으니 말입니다.

로우 리턴 = 로우 리스크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티몬 인수까진 이해하겠는데, 굳이 인터파크나 위메프까지 품을 필요가 있냐는 의문은 여전히 남습니다. 특히 국내 셀러들의 특성상 중복으로 플랫폼 입점한 경우가 많고요. 따라서 여러 플랫폼들을 동시에, 그것도 어느 정도 포지셔닝이 중복되는 곳들을 인수하는 건 낭비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적어도 티몬 인수 때처럼 큐익스프레스의 주식을 교환하는 방식을 고수한다면, 분명 해볼 만한 도박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일단 현금이 나가지 않는다는 점에서 여러 인수 건을 동시에 진행해도 감당할만하고요. 결국 투자금을 회수하려면 어떻게든 큐익스프레스의 상장이 성공해야 하므로, 기존 투자자들을 우군으로 끌어들일 수도 있습니다. 상장 성공 시 얻을 결실은 작아지지만, 성공 확률은 조금이라도 높일 수 있는 셈인 거죠.

지금까지 큐텐의 연이은 인수가 어떤 배경에서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추정해 보았는데요. 기대되는 효과가 불확실하지만, 동시에 지어야 할 부담 역시 적기 때문에, 전략적으로 상당히 탁월했던 선택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이와 같은 액션들을 토대로, 투자 혹한기 속에서도 과연 큐익스프레스는 나스닥 상장에 성공할 수 있을까요? 만약 성공한다면, 여기서 얻은 실탄으로 진짜 한국이든 동남아든 이커머스 시장 재편에 나설 수도 있을 텐데요. 따라서 앞으로 꾸준히 큐텐과 큐익스프레스의 행보를 관심 있게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쿠팡에겐 정말 성장 여력이 충분한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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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롯쿠'라는 단어가 등장했습니다

지난 3월 1일 쿠팡은 지난해 무려 26조 5,917억 원의 매출을 달성했다는 소식을 전했습니다. 전년 대비 26% 성장한 최대 기록이었는데요. 사실 이러한 매출액보다 더 주목받은 건, 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흑자를 달성했다는 점이었습니다. 지난 3분기 흑자 전환이 일시적일 거라는 부정적 전망을 뒤집으면서, 지속 가능한 수익구조를 만들었다는 것을 쿠팡 스스로 증명한 겁니다.

이렇게 되자, 주요 언론들이 쿠팡을 평가하는 자세도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불과 얼마 전까지 이커머스 3강(쿠팡, 네이버, SSG) 구도가 자주 언급되곤 했었는데요. 이젠 실질적으로, 네이버와의 양강 구도도 아닌, 쿠팡의 독주가 시작되었다는 걸 인정할 수밖에 없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새롭게 등장한 표현법이 '이마롯쿠'입니다. 이는 쿠팡이 온라인을 넘어, 오프라인까지 포괄한 전체 유통 시장을 두고 이마트, 롯데쇼핑과 경쟁하고 있다는 걸 의미하고요.

지난 이커머스 3강 구도 프레임은 아마 내심 쿠팡 입장에선 불만스러울 수 있었을 것 같은데요. 새롭게 등장한 용어 '이마롯쿠'는 오히려 반기지 않을까 싶습니다. 왜냐하면 향후 쿠팡의 아킬레스 건이 될 가능성이 높은 성장 둔화에 대해 쿠팡이 내놓을 대안의 근거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쿠팡은 이커머스 시장만 봤을 땐 성장 여력이 부족할 수 있지만, 온오프 통합 관점에선 여전히 점유율이 낮기에 향후 성장성을 여전히 기대할 만하다고 말하고 싶었을 테니까요.

솔직히 성장할 여력은 충분합니다

그렇다면 정말 쿠팡의 바람대로, 쿠팡은 앞으로도 빠른 성장을 이어갈 수 있을까요? 아니 그럴 수 있을 만큼 남은 시장 파이가 존재할까요? 엄밀히 말해, 쿠팡은 여전히 내수 시장 만으로도 더 성장할 여지가 충분합니다. 아마존이 미국 전체 소매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9.4%인 반면, 쿠팡은 4.4%에 불과하고, 그나마도 1위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일단 이러한 수치는 기본적으로 쿠팡이 이커머스 시장 내 점유율을 아마존 수준까지 끌어올리면 달성 가능합니다. 아마존이 미국 온라인 쇼핑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0%대인 만큼 쿠팡은 20% 내외로 추정되니까요. 작년만 해도 쿠팡은 온라인 시장의 전체 성장률인 10.3%의 2배가 넘는 성장 속도를 보인 만큼, 이미 경쟁자들과의 격차를 벌리고 있기도 합니다.

이를 더 가속화하기 위해 쿠팡은 최근 버티컬 영역을 집중적으로 공략하고 있습니다. 이는 아마존이 패션과 가전 등 특정 버티컬 영역 내 지배력을 강화하며, 월마트를 추월한 것으로 증명된 전략이기도 한데요. 실제로 이번 실적 발표 때 김범석 CEO는 전체 쿠팡 고객 중 1/3만이 로켓 프레시를 활용하고 있음을 언급하며, 장보기 버티컬 서비스를 더욱 성장시킬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작년 말에는 '로켓 그로스 패션팀'을 신설하여 패션 카테고리를 강화하고, 올초에는 대대적으로 '로켓설치' 서비스를 홍보하는 보도자료를 배포하며, 가전/가구 카테고리 역시 쿠팡이 잘함을 어필하기도 했고요. 이러한 노림수들이 통한다면 무난하게 쿠팡은 최소 20% 이상의 성장률을 유지할 수 있을 겁니다.

물론 변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당연히 모든 일이 쿠팡이 돌리는 희망회로대로 돌아가지는 않을 겁니다. 일단 라이벌 네이버를 중심으로 뭉치고 있는 반쿠팡 연대는 큰 걸림돌입니다. 얼마 전 쿠팡서 빠진 '햇반'이 네이버 도착보장에 입점한 것은 이를 잘 상징하는 사건인데요. 쿠팡에게 시장 주도권을 넘겨주기 싫은 경쟁자들이 한데 모여 반발한다면, 아무리 쿠팡이라도 상당한 타격을 입을지도 모릅니다.

또한 국내 시장의 특성상 언제든 규제 변수가 등장할 수 있습니다. 과거 대형마트라는 업태 자체의 성장세가 출점 제한으로 인해 꺾였듯이, 소상공인 보호 명분으로 무언가가 생겨난다면 플랫폼 업계 전체가 침체될 가능성이 존재하고요. 더욱이 고객 우선을 외치며, 입점 업체들에겐 박하기로 유명한 쿠팡에겐 더욱 치명적일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어려움들을 모두 이겨낸다고 하더라도, 스퍼트를 끌어올리지 못하면 쿠팡 스스로 무너질 수도 있습니다. 쿠팡이 지속적인 성장 가능성을 증명해야 하는 건, 상장 기업으로써 주가를 안정적으로 유지해야 할 의무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쿠팡 자체가 '성장 기업'으로 브랜딩 하고 상장했기 때문에, 요구되는 기대 수준이 매우 높다는 데 있습니다. 아마 적어도 아마존이 비교적 최근까지 유지하던 30%대의 평균 성장률 정도는 유지해야 이를 만족시킬 수 있을 거고요. 그렇기에 쿠팡은 앞으로 더욱더 버티컬 영역에 투자하고, 공격적인 움직임을 보일 가능성이 큽니다. 이는 이제 본격적으로 컬리, 무신사, 오늘의집 등 버티컬 플랫폼들에게, '쿠팡을 이겨라' 게임이 시작되었다는 걸 뜻하는데요. 안 그래도 시장 전체의 성장이 둔화되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들에게는 정말 가혹한 시기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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