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프리즘] 기상이변 가속시키는 지구온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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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에너지 불균형에 발생/온실가스 늘수록 빈도 증가/폭염·한파도 이상기후 영향/미래 후손 위해 대책 세워야
최근 들어 전 세계는 태풍으로 인해 엄청난 피해를 보고 있다. 얼마 전 초속 60m에 이르는 태풍 ‘제비’가 일본을 강타해 오사카의 관문인 간사이 국제공항이 폐쇄되기도 했다. 이어 필리핀을 덮친 5등급(최대 풍속이 초속 70m 이상)에 해당하는 초대형 태풍 ‘망쿳’으로 인해 대규모 정전과 홍수 피해가 발생했다. 또한 미국에 상륙한 허리케인 ‘플로렌스’가 몰고 온 1m 이상의 폭우로 미국 남동부 지역은 치명적 홍수 피해를 받았다.

이처럼 우리나라를 포함해 북미, 유럽, 중동 등 지구 중위도 지역에 유례없는 폭염으로 고통받은 지 얼마 되지 않아 지구촌 곳곳에서 태풍으로 고초를 겪고 있다. 폭염, 태풍 등은 그동안에도 주기적으로 있었으나 최근의 기상 이변은 예사롭지가 않다.

김승도 한림대 교수 환경생명공학
태풍은 열대 저기압 중에서 중심 부근의 최대 풍속이 초속 17m 이상 폭풍우를 동반하는 기상 현상으로 지역에 따라 다른 이름을 갖고 있다. 북대서양·카리브해·멕시코만·북태평양 동부에서 발생하는 것은 허리케인, 인도양·아라비아해·벵골만에서 발생하는 것을 사이클론이라고 부른다.

그럼 태풍은 왜 발생하는가. 태양으로부터 지구에 오는 복사에너지가 지역과 시간에 따라 달라 일어나는 에너지 불균형으로 인해 태풍이 발생한다. 태양의 조사 각도 차이로 인해 저위도의 적도는 단위 면적당 태양 복사에너지를 많이 받게 되면서 에너지 과잉 상태를 형성하는 반면 극지방은 에너지가 낮은 상황이 조성된다. 이러한 불균형이 대기 움직임을 촉발하게 되면서 태풍으로 이어지므로 태풍은 지구의 남북 간 에너지 불균형을 조절하는 자연 현상이다. 적도 부근은 열대 고온으로 인해 대기가 팽창되면서 저기압을 형성하고, 외부와의 압력 차이로 공기 유입이 이뤄지면서 상승 기류가 발생하게 된다. 적도 부근은 고온으로 인해 바다의 수증기가 증발해 고온 다습한 공기가 형성 상승하면서 매우 강력한 열대 저기압을 형성한다. 상승한 고온 다습한 대기는 상층에서 팽창되면서 수증기가 응축되고, 이 과정에서 잠열을 방출하게 되고, 이 에너지가 주변 대기 온도를 높여 주어 기압이 급속히 떨어지면서 상승 기류를 더욱 빠르게 만들게 되고 낮아지는 기압과 빨라지는 대기 흐름으로 인해 태풍이 발생한다.

태풍 등급은 크기와 강도에 따라 구분하고 있는데, 태풍 크기는 초속 15m 바람이 부는 반경에 따라 소형, 중형, 대형, 초대형으로 구분하며, 태풍 강도는 중심 부근 최대 풍속을 기준으로 약, 중, 강, 매우 강으로 구분하고 있다.

태풍의 이름은 2000년 태풍위원회에서 서양식 이름에서 아시아 14개국의 고유어로 변경했고, 국가별로 10개씩 제출한 총 140개를 5개 조로 구성해 각 조에 28개의 이름을 배치하고, 1조부터 5조까지 차례대로 사용하고 있다. 연간 30회 정도의 태풍이 발생하므로 제출한 이름이 다 사용되려면 4~5년 걸린다.

그럼 인간 활동에 의한 지구온난화가 태풍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가. 태풍은 지구 역사와 공존하는 기상 자연 현상이므로 인간 활동과는 무관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국립기상연구소에 따르면 2021~50년에 서태평양의 태풍 발생 빈도는 온실가스를 줄이더라도 20세기 말과 비교하면 8% 증가하며,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노력을 하지 않으면 11% 증가한다고 예측했다. 이처럼 현재 인간 활동으로 생성 배출된 온실가스가 지구 기후에 지대한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근의 폭염과 한파도 북극 온도 상승이 제트기류 약화를 초래해 발생한 것으로 드러나 지구온난화가 이상 기후와 자연재해의 주범으로 밝혀졌다.

대표적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의 2016년 농도는 지난 80만년 동안에 가장 높았으며, 과거 70년 동안의 이산화탄소 농도 증가 폭은 전례 없이 빠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추세는 과학자들이 예측한 것보다 훨씬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경종을 울리고 있다. 지금 온실가스를 감축하지 않으면 지구온난화로 인류는 멸망의 길에 접어들 것이므로 온실가스 감축은 우리 세대가 풀어야 할 숙명적 도전 과제이다.

김승도 한림대 교수 환경생명공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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