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태풍 '망쿳' 강타 필리핀 초토화... 중국 남부도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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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8.09.16. 오후 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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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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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발생 태풍 중 가장 강력... 사상자 더 늘어날 듯
16일 슈퍼태풍 ‘망쿳’이 접근 중인 중국 광둥성 선전에서 한 여성이 폭풍우 속을 달려가고 있다. 망쿳이 이날 오후부터 중국 본토에 직접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면서 태풍의 진행 경로에 있는 광둥성, 하이난성, 광시좡족 자치구 등 중국 남부 지역도 비상태세에 돌입했다. 선전=로이터 연합뉴스


슈퍼태풍 ‘망쿳’이 필리핀을 강타, 천문학적 피해를 안긴 데 이어 중국 광둥성 남부로 상륙, 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광둥성 남부에는 대형 원자력 발전소들이 밀집해 있다. 같은 시간 미국 남동부에 상륙한 허리케인 ‘플로렌스’는 열대성 폭풍으로 약화했지만 느린 이동 속도로 이동하면서 피해를 키웠다.

16일 중국 신화통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AFP통신 등에 따르면 필리핀 북부를 관통한 망쿳은 홍콩 남쪽 100㎞ 아래 남중국해를 지나 오후 5시(현지시간) 광둥성 남부 타이산(台山)에 상륙했다. 상륙 당시 풍속은 시속 160㎞로 측정됐다. SCMP는 “타이산ㆍ양장(陽江) 발전소 측은 곳곳에 인력을 배치, 이상 유무를 집중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2014년 세워진 양장 원자력 발전소는 5기의 원자로로 구성돼 있다.

망쿳이 홍콩을 근접 이동할 때는 시속 200㎞의 강풍이 불기도 했다. 고층 빌딩 건설 현장의 크레인이 쓰러지는가 하면 500여편 이상의 항공기가 결항됐다. 케세이퍼시픽항공은 이날 오후 2시30분부터 홍콩을 드나드는 모든 항공편을 취소했다. 망쿳의 영향권에 든 광둥성에서는 앞서 3,700여개의 대피소가 마련됐고, 시민들이 식량 사재기에 나서면서 텅텅 비는 상점이 속출했다.

망쿳이 앞서 강타한 필리핀 북부 루손섬 일대에서는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망쿳은 올해 발생한 태풍 중 가장 강력한 태풍으로, 루손섬 상륙 당시 최대풍속 시속 260㎞를 기록했다. 비슷한 시기 미국 남동부를 강타한 허리케인 플로렌스보다 큰 위력이다. 강풍과 폭우, 산사태로 16일 오후 현재까지 100여명의 사망ㆍ실종자가 발생했다. 구조 작업이 진행됨에 따라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주택 침수와 붕괴 등의 사고가 이어지고 있어 이재민 규모는 수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다.

지구 반대편의 미국 남동부 지역에서도 플로렌스로 인한 피해가 속출했다. 미 CNN 방송에 따르면 노스캐롤라이나주 더플린 카운티에서 2명이 급류에 휩쓸려 실종되고, 사우스캐롤라이나 유니온 카운티에서는 강풍에 쓰러진 나무가 차량을 덮쳐 운전자가 숨지는 등 16일 오전(현지시간) 현재 17명이 사망했다. 정전 피해를 입은 가구도 80만에 달한다.

특히 시속 3마일(4.8㎞)에 불과한 허리케인의 느린 이동 속도로 피해가 증폭되고 있다. 노스캐롤라이나 스완스보로 등에는 76㎝의 강수량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캐롤라이나 지역에도 최고 101.6㎝의 강우량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1999년 56명 사망자를 냈던 허리케인 ‘플로이드’ (56㎝)를 능가한다.

노스캐롤라이나에서는 20만명 이상이,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는 7,000명 이상이 임시 대피소로 피신했다. 미 재난 당국은 해당 지역에 미리 대피하지 못하고 고립된 인원이 아직 수백 명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노스캐롤라이나주는 주 방위군 6,500명과 소방구조대를 긴급 투입했다. 백악관은 이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피해 지원을 위해 일부 지역에 연방재원 지출을 승인했다면서 다음주 대통령이 피해 지역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워싱턴=송용창 특파원호찌민=정민승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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