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일~5일 IPCC 총회서 특별보고서 채택 예정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기후변화와의 싸움에서 인류가 패배하고 있다"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경고가 나온 지 9개월. 방콕부터 본, 뉴욕에서까지 기후변화 관련 회담이 이어졌지만 기후변화와 관련해 특별한 진전은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 달 1일부터 닷새간의 일정으로 인천 송도에서 개최되는 IPCC(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유엔 산하 정부간 기후변화협의체) 총회를 앞두고 현 상태로는 지구의 대기온도를 1.5도 이하로 제한하겠다는 파리기후협정(Paris Climate Change Accord) 목표 달성이 불가능하다는 경고가 나왔다.
27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이번 총회에서 채택될 유엔 기후 특별보고서 작성자인 듀크대학의 드류 신델 박사는 파리협정의 목표대로 온도 상승을 억제하기 위한 노력이 진전되지 않고 있다며, 에너지 생산·교통·식량 재배 등 인간 활동에 즉각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델 박사는 온실가스 배출량 감소가 지지부진한 만큼 오는 2020년까지 지구 온도가 1.5도 이상으로 상승할 위험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이 같은 전망은 침수 위기에 빠진 저지대 국가 지도자들에게 경종을 울리고 있다.
해수면 상승으로 나라가 사라질 위기에 처한 마샬 제도의 힐다 하이네 대통령은 "모든 국가는 기존 목표치보다 높여야 한다"며 "우리가 할 수 있다면 다른 사람들도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주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에서 나온 2050년 이산화탄소 제로 계획을 겨냥한 발언이다.
국제 기후변화 연구기관인 기후분석(Climate Analytics)의 타베아 리스너 박사는 "지구 온도가 1.5도 이상으로 상승하면 여름에 북극의 얼음이 완전히 사라지고 육지에 기반을 둔 생물 절반이 심각하게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올 여름과 같은 치명적인 폭염이 훨씬 더 자주 발생할 것이다. 0.5도의 차이는 꽤 큰 차이를 만든다"고 덧붙였다.
전 세계 195개국은 지난 2015년 12월 파리협정을 통해 세기 말까지 평균 기온 상승폭을 산업화 이전 대비 2도, 최대한 1.5도 내로 제한하기로 서명했다. 하지만 최대 경제국인 미국이 파리협정을 탈퇴한데다 호주, 폴란드 등 일부 국가에서 화석연료로 회귀하려는 움직임이 잇따르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구 온도는 이미 지난 20세기 동안 1도 가량 상승한 상태다.
이번 IPCC 총회에서는 파리협정 이후 기후변화 국제 협상의 주요 근거 자료로 활용될 '지구온난화 1.5도' 특별보고서 요약본이 검토돼 회원국들 합의로 채택될 예정이다.
보고서는 산업혁명 이전과 비교한 지구 평균기온의 상승폭을 1.5도 이하로 제한하기 위한 온실가스 배출 경로, 온난화 영향 등에 대한 과학적인 분석을 담는다. 또 올해 12월 폴란드에서 열리는 제24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4)에서 각국의 목표 상향 조정을 위한 과학적 근거로 활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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