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화_앙버터를 좋아하게 된 이유

제주도와 앙버터

1년 365일 중 300일 정도는 바다를 가고 싶어하는 사람이 아닐까, 그런 생각을 가끔 합니다. 어딘가로 도망치고 싶은 기분이 들 때에는, 눈앞에 바다가 펼쳐진 상상을 하곤 하는데요. 얼마 전에도 우연히 제주 바다 사진을 보고서, 파란 제주 바다를 보러 당장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러나 현실을 제쳐두고 당장 떠날 수는 없으니, 대신 제주도에서 한동안 살았던 친구에게 연락을 했습니다. 제주도가 너무 가고 싶다는 공허한 외침을 전했죠.

그런데 한참 후에 그 친구가 답장이 오더니, 이렇게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동네 빵집에 앙버터를 사러 다녀왔다면서, 행복은 제주도 바다가 아니라 앙버터라고. 그냥 그 답장을 보고 순식간에 행복해졌던 것 같아요. 저 멀리서 행복을 찾을 게 아니라, 가까이에 있는 행복부터 잘 모으면 되는 게 아닐까 싶었거든요. 제주도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 연락할 친구가 있고, 그런 연락을 보냈을 때 행복해지는 답장을 받을 수 있고, 당장 10분 거리 내에 빵집이 4개나 있으니까. 이거면 됐지 - 생각하면서, 그 다음날 빵을 잔뜩 사서 돌아왔습니다.

앙버터를 아주 사랑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앞으로는 앙버터를 조금 더 반가워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앞으로 도망치고 싶을 때에는 당장 떠나고 싶은 여행지를 그리는 대신, 10분 거리 내에 빵집이 몇 개 있는지, 아이스크림 가게가 몇 개 있는지 생각해보려고요. 순식간에 행복해질 게 분명한 것들이 이렇게나 가까이 있구나, 그런 생각을 하면 잠깐이나마 기분 전환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런 의미로 조만간 젤라또를 먹으러 가고 싶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바다가 가고 싶은

<망고네 슈퍼> 주인장 드림

이 주의 토스트 한 조각🍏

유퀴즈온더블럭 - 현실판 '슬기로운 의사생활' 특집

슬기로운 의사생활 마지막 회 챙겨보신 분들 계신가요? 느릿느릿 진도를 따라가고 있는 저는 아직 마지막 회를 보지는 않았지만, 반가운 얼굴들이 등장하는 유퀴즈는 얼른 달려가서 봤답니다. 썸네일에도 너무 크게 적혀 있지만, 이들의 인터뷰가 좋았던 이유는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가서였던 것 같아요. 이 영상에서는 한예종 출신인 안은진 배우에게 친한 동기는 누가 있었냐고 질문하는데, 정말 친한 현실 친구들을 소개해주는 부분인데요. 친한 연예인 인맥을 자랑하려고 하는 게 아니라, 진짜 좋아하고 친한 친구들에 대한 애정이 느껴져서 이 장면이 너무 좋더라고요. 이걸 보는 친구들은 얼마나 즐거웠을까. 오래오래 저 장면을 돌려보고 싶겠다,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생각해보면, 늘 예측할 수 없는 것들을 좋아해왔던 것 같아요. 저에겐 늘 예측할 수 없는 리액션을 보여주는 친구가 있는데, 그 예측할 수 없는 리액션이 너무나 그 친구답다는 생각을 자주 해요. 예측 불가능하지만 동시에 익숙한 순간들이 너무나 좋아서, 그 친구를 만나면 정말 100%의 확률로 즐거웠던 것 같습니다. 또 인생은 계획한 대로 흘러가지 않아서, 예측 불가능해서 아름답다는 생각을 갖게 해준 노래도 정말 좋아했던 기억이 나요. 다소 뜬금없긴 하지만, 그 당시 정말 좋아했던 노래 가사를 함께 나누고 싶어서 공유합니다:)

우리는 영원히 옳다고 말해줄 사람을 찾고 있는지 몰라

그런 사람이 영원히 없다는 점에서 인생이 아름다운지 몰라

- 김사월, 4 中

이 주의 필름 한 컷🙆

정대건 "영화처럼, 삶은 선택의 연속"

Q. 이 작품을 통해서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또 앞으로의 계획도 함께 알려주세요.

= 냉소와 조롱은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값싼 것이고 무언가를 사랑하는 마음이 어렵지만 더 귀한 것이라고, 힘들지만 그것은 자신이 선택할 수 있는 태도이지 않을까 하는 물음을 던지고 싶었어요. 제가 힘들 때 누군가 제게 해주었으면 하는 이야기를 쓴 것이라서요. 독자분들께 재미있게 읽히기를 바라고 위로가 되었으면 합니다.

-[채널예스] 정대건 "영화처럼, 삶은 선택의 연속" 中

한 줄로 재밌게 비꼬는 문장들을 좋아했던 적이 있었어요. 냉소적인 사람들을 어딘가 쿨하다고 생각했던 적도 있었고요. 그런데 요즘은 냉소하고 아무것도 바꾸지 않은 채 머물러 있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자주 했던 것 같아요. 작은 변화라도 믿는 씩씩한 사람이 되고 싶었는데, '어차피 현실이 그래 안 될 거야'라고 생각하는는 편이 훨씬 쉽더라고요. 그냥 비꼬고 넘어가고 싶을 때마다, 주변을 보듬고 사랑하면서 살아가는 사람들, 씩씩하고 의연하게 사랑하면서 살아가는 이야기가 얼마나 멋진지, 그리고 또 얼마나 어려운지에 대해 자주 생각합니다.

문득 그런 이야기에 대해 생각하다 보니, 이슬아 작가의 단골 멘트(?)가 생각났어요. '싸랑과 용기를 담아, 이슬아 드림'. 그냥 '사랑'도 아닌 '싸랑'이라니! 그냥 볼 때마다 씩씩하게 살고 싶어지는 주문인 것 같아요. 잠들기 전 새벽마다 일간 이슬아를 챙겨보는데, 사랑과 용기를 담은 글을 읽고 나면 '오늘 하루도 잘 끝냈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더라고요. 급 일간 이슬아에 대한 팬심을 전하면서, 그리고 이 인터뷰의 주인공인 정대건 감독의 <GV 빌런 고태경>을 빨리 읽어보겠다는 다짐을 전하면서 - 무언가를 마음껏 사랑하는 한 주가 되시기를 응원합니다🙏

이 주의 페퍼민트 한 잔🌲

유희열 - 여름날 (feat. 페퍼톤스 신재평)

여름이 되면 밖에 나가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으면서도, 여름이라는 계절을 엄청 좋아하는 편인데요. 여름을 좋아하게 된 건 아마 8할이 영화와 음악 탓이 아닐까 싶습니다. 듣기만 해도 청량한 기분이 드는 여름 노래들을 너무나 사랑하고, 뜨겁고 선명한 여름의 빛을 잘 담아낸 여름 영화들을 너무나 사랑하거든요. 그래서 정말 좋아하는 여름 노래 중 하나인 '여름날'을 가져왔습니다. 이 노래와 관련된 특별히 아름다운 추억이 있는 것도 아닌데, 이 노래만 들으면 괜히 눈부시게 반짝거렸던 추억을 회상해야만 할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지구는 공기 때문인지 유통기한이 있대' 이 가사를 이유없이 좋아하는데, 언젠가 여름날에 이 노래를 라이브로 들을 수 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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