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준엽
대학교에 입학하기 전까지 모든 시간을 광주에서 보내다 보니, 광주라는 공간은 저에게 특별한 의미를 가지는 장소였습니다. 그렇기에 광주와 그 주변 권역을 주된 대상으로 하여 공익법률활동을 하는 “공익변호사와 함께하는 동행”에서 하는 다양한 활동에 흥미를 느껴 동행의 공익법무실습에 참여했습니다.
동행이 맡고 있는 사건들을 보면서 가장 먼저 들었던 생각은 “넓다”였습니다. 보통 어떤 하나의 소수자성을 중심으로 하여 공익법률활동을 하는 단체와는 달리, 동행의 주제는 지역이었습니다. 게다가 광주에만 한정되지 않고 전남 권역과 산개된 도서에서 발생하는 사건들까지 맡다 보니 광야에 홀로 서 있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그럼에도 동행은 지역을 대상으로 하고 있기에, 눈길이 닿지 않는 곳까지 마주하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마주하게 된 여러 지역 사건 중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계절 이주민 노동자의 문제였습니다. 농업의 비중이 높은 지역에서 빈번히 발생하는 문제였으며, 이를 인신매매의 문제로 접근하고, 다른 사회단체들과 연대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연대하는 모습을 보며 법을 적용, 해석하고 제도를 만들어 내면 어느정도 만사형통이라는, 고작 1년 밖에 법을 배우지 않았음에도 모락거린 오만함에 대해 스스로 자성할 수도 있었습니다.
사실 동행의 구성원들 각자 마음 속에 품고 있는 가치가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정확히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실습에 참여하여 사건을 접하고, 옆에서 지켜보면서 어렴풋이, 글로는 표현할 수 없는 어떠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번 공익법무실습에서 받은 느낌과 경험을 마음 속에 품으며 썩 괜찮은 법률가로 나아가보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