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귀촌에 커뮤니티를 더하다

백혜숙
UN농민권리선언포럼 운영위원·서울시 지역상생교류사업단 운영위원장
코로나19 이전과 이후의 귀농·귀촌은 다를 수밖에 없다
올해는 UN이 정한 식물 건강의 해입니다. 그 홍보 문구를 보면 "나의 건강이 여러분의 건강, 내가 살아야 여러분이 산다"라면서 식물, 나아가 자연과 우리가 연결돼 있음을 강조합니다. 이것은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깨달음과도 일맥상통할 거예요. 당신의 안녕이 나의 안녕이 되는 시대 말이죠. 이는 자연과 사람, 사람과 사람, 그리고 도시와 농촌이 연결돼 있다는 새로운 깨달음으로 이어집니다.
원거리 이동을 자제하게 된 포스트코로나 시대에는 로컬의 가치가 재조명되고 있습니다. 이전에 글로벌화가 진행됐다면 현재는 지방화도 동시에 진행되는 글로컬리제이션(glocalization)이 진행되고 있다죠. 더불어 신新 기후 체제로의 전환이라는 거대한 화두도 떠올랐고요. 유럽에서 탄소 중립을 목표로 시도하고 있는 것인데, 우리나라에서도 이에 발맞춰 '한국판 뉴딜' 같은 정책들을 발표했습니다.

우리나라의 포스트코로나시대 귀농·귀촌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특히 귀농·귀촌을 하려는 사람들이 잊지 말아야 할 세 가지 가치를 다음과 같이 꼽을 수 있겠습니다.
첫째, 기후 위기의 문제입니다. 이는 농촌에 이주한다고 극복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도시와 농촌 모두의 문제입니다. 우리 모두 기후 위기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으니까요.
둘째, 로컬의 가치입니다. 내가 귀농·귀촌을 통해 몸담으려 하는 로컬, 내가 적응하게 될 로컬에 문화와 생물 등 어떤 다양성이 있는지 생각해 볼 수 있겠습니다. 
셋째로 삶의 전환 문제입니다. 생물 다양성과 문화 다양성을 지키려는 사람들은 귀농·귀촌해서 작은 농사를 짓는 소농의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때문에 단순히 삶의 터전만 바꾸는 것이 아니라, 삶의 방식 또한 소농적인 삶을 함께 추구해 보기를 제안합니다. 반은 본업에 종사하고 반은 소농의 삶을 사는 반농반일을 새로운 트렌드로 고민해 볼 때입니다.
이 세 가지 가치들는 각각 농촌의 문제(기후 위기), 농업의 문제(로컬의 가치), 농민의 문제(삶의 전환)로 연결됩니다. 모두 합쳐 '3농'의 문제인데요. 귀농·귀촌을 고려할 때에 반드시 고민해야 할 것입니다.
이 모든 고민을 로컬 커뮤니티에 녹여냈을 때, 새로운 신뢰 관계를 회복하는 '뉴 크레딧'을 추구해야 합니니다. 요즘 이야기하는 '그린 뉴딜'이 생태적인 새로운 사회 계약이라면, '뉴 크레딧'은 사람과 사람
사이, 사람과 자연 사이에 신뢰를 회복하여 새로운 관계를 맺는 것입니다. 이 고민이 있어야만 지속 가능한 귀농·귀촌이 될 것입니다. 

새로운 로컬 생활의 다양한 사례들
귀농지원센터나 관련 도서 등을 살펴보면 다양한 사례가 많지만, 이 사례들을 내 것으로 받아들이려면 사회적 기업가 정신이 필요합니다. 핀란드의 정책실험과 같은 코로나19 이전과 이후의 귀농·귀촌은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올해는 UN이 정한 식물 건강의 해입니다. 그 홍보 문구를 보면 "나의 건강이 여러분의 건강, 내가 살아야 여러분이 산다"라면서 식물, 나아가 자연과 우리가 연결돼 있음을 강조합니다. 이것은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깨달음과도 일맥상통할 거예요. 당신의 안녕이 나의 안녕이 되는 시대 말이죠. 이는 자연과 사람, 사람과 사람, 그리고 도시와 농촌이 연결돼 있다는 새로운 깨달음으로 이어집니다.
원거리 이동을 자제하게 된 포스트코로나 시대에는 로컬의 가치가 재조명되고 있습니다. 이전에 글로벌화가 진행됐다면 현재는 지방화도 동시에 진행되는 글로컬리제이션(glocalization)이 진행되고 있다죠. 더불어 신新 기후 체제로의 전환이라는 거대한 화두도 떠올랐고요. 유럽에서 탄소 중립을 목표로 시도하고 있는 것인데, 우리나라에서도 이에 발맞춰 '한국판 뉴딜' 같은 정책들을 발표했습니다.

우리나라의 포스트코로나시대 귀농·귀촌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특히 귀농·귀촌을 하려는 사람들이 잊지 말아야 할 세 가지 가치를 다음과 같이 꼽을 수 있겠습니다.
첫째, 기후 위기의 문제입니다. 이는 농촌에 이주한다고 극복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도시와 농촌 모두의 문제입니다. 우리 모두 기후 위기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으니까요.
둘째, 로컬의 가치입니다. 내가 귀농·귀촌을 통해 몸담으려 하는 로컬, 내가 적응하게 될 로컬에 문화와 생물 등 어떤 다양성이 있는지 생각해 볼 수 있겠습니다. 
셋째로 삶의 전환 문제입니다. 생물 다양성과 문화 다양성을 지키려는 사람들은 귀농·귀촌해서 작은 농사를 짓는 소농의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때문에 단순히 삶의 터전만 바꾸는 것이 아니라, 삶의 방식 또한 소농적인 삶을 함께 추구해 보기를 제안합니다. 반은 본업에 종사하고 반은 소농의 삶을 사는 반농반일을 새로운 트렌드로 고민해 볼 때입니다.
이 세 가지 가치들는 각각 농촌의 문제(기후 위기), 농업의 문제(로컬의 가치), 농민의 문제(삶의 전환)로 연결됩니다. 모두 합쳐 '3농'의 문제인데요. 귀농·귀촌을 고려할 때에 반드시 고민해야 할 것입니다.
이 모든 고민을 로컬 커뮤니티에 녹여냈을 때, 새로운 신뢰 관계를 회복하는 '뉴 크레딧'을 추구해야 합니다. 요즘 이야기하는 '그린 뉴딜'이 생태적인 새로운 사회 계약이라면, '뉴 크레딧'은 사람과 사람 사이, 사람과 자연 사이에 신뢰를 회복하여 새로운 관계를 맺는 것입니다. 이 고민이 있어야만 지속 가능한 귀농·귀촌이 될 것입니다. 

새로운 로컬 생활의 다양한 사례들
귀농지원센터나 관련 도서 등을 살펴보면 다양한 사례가 많지만, 이 사례들을 내 것으로 받아들이려면 사회적 기업가 정신이 필요합니다. 핀란드의 정책실험과 같은 원리인데요. 내가 귀농·귀촌의 과정에서 어떤 새로운 실험들을 하는지 주변에 널리 알리는 것입니다. 
행정에서는 이러한 귀농자들의 다양한 정책실험을 적극적으로 지원해 주어야 하고요.

어떤 공동체와 더불어 살 것인가?
새로이 로컬 생활에 도전하려는 사람들을 유인하기 위해 지자체마다 마을에서 살아 보기, 시범 일자리 사업, 도시 청년 시골 파견제 등 다양한 정책을 펼치고 있습니다. 이렇듯 다양한 정책들을 제안하는 지역들 중 어디로 귀농귀촌할지 어떻게 정해야 할까요
우선 앞으로의 인생을 고민했을 때에 어떤 가치를 추구하고 살 것인가를 깊이 고민해야 합니다. 그리고 내가 추구하는 가치에 걸맞은 커뮤니티를 물색하면 좋겠죠. 커뮤니티의 존재는 귀농·귀촌해서 예기치 못한 어려움을 마주했을 때 큰 도움이 됩니다. 나의 어려운 상황을 알리면 도우러 와 줄 테니까요.
해외 사례를 살펴보면 마을 전체가 하나의 커뮤니티로 살아가는 경우가 있습니다. 아일랜드 킨세일 생태공동체, 일본 미야마 마을공동체, 영국토트네스 마을공동체, 독일 지벤린덴 마을, 덴마크 크리스챠니아 마을 등등이 그 사례인데요. 이 마을 공동체들은 대부분 생태적 가치 아래 모인 사람들로 이뤄져 있습니다. 때문에 에너지 자립을 추구하고, 커뮤니티 안에서 이를 달성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지속 가능한 마을공동체 사례들을 살펴보면 어느 지역으로 귀농·귀촌할 것인지 고민하는 데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커뮤니티는 성공적인 정착에 필수적이다
귀농·귀촌하기 전에 기후 위기의 문제, 로컬의 가치, 삶의 전환의 문제에 대해 숙고하고 내 인생의 가치관을 정하고서, 반드시 도시에서 사회적 경제 커뮤니티를 경험해 봐야 합니다. 도시에서 지원하는 사회적 경제 시스템이 상당히 많으니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렇게 만든 도시의 커뮤니티 경험과 더불어, 귀농·귀촌할 지역을 탐색하는 과정에서 해당 지역과 상생을 도모하고 교류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접근하면 실패하지 않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이는 추후의 내 소득으로도 이어질 것입니다. 보통 귀농·귀촌이 실패하는 가장 큰 원인이 소득이 부족할 때인데요(전체 역귀농 사유 중 37.8%, 2016년 농림축산식품부 조사 결과), 때문에 귀농 이전에 유통 구조를 파악하고 가야만 합니다. 보통 귀농하는 분들을 보면 어떤 작물을 얼마나 생산하겠다고 막연히 생각할 뿐, 구체적으로 어떻게 팔아야 할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상상하기가 힘드시죠. 귀농·귀촌자들이 흔히 떠올리는 것이 소비자 직거래인데, 온라인 유통이 활성화된 언택트 시대인 만큼 가능성이 없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하지만 이는 소규모 농사일 때면 모를까, 일반적으로는 도매 유통에 대해 반드시 알아야 합니다. 50% 이상의 농산품이 전국적 33개 공영 도매시장으로 유통되기 때문입니다. 소득 보장을 위해선 지역마다 설치된 직매장도 큰 도움이 되고요. 더불어, 혹시 친환경 농산물을 지어서 유통을 하려고 한다면, 40% 이상이 학교 급식을 통해 조달되고 나머지는 생협을 통해 유통될 것입니다. 
이처럼 내가 생산했을 때 어떤 경로로 유통시킬 것인지, 유통 커뮤니티를 누구와 어떻게 만들 것인지 생각하고 귀농한다면 성공적으로 정착할 확률이 높아질 것입니다. 커뮤니티가 사회적·심리적인 지원을 해 줘서 귀농·귀촌을 지속 가능하게 해줄 뿐 아니라, 제대로 소득을 내는 데에도 기여하는 것입니다.

지속 가능한 귀농·귀촌을 위해서 어떤 정책과 시스템이 필요할까?
우선 사회적 농업을 반드시 육성해야 할 것입니다. 곧 국회에서 사회적 경제 기본법이 통과될 예정인데, 추가적으로 세부적인 정책들이 필요합니다. 마을 기업, 자활 기업 등 다양한 사회 경제 조직을 지원하기 위해 사회적 농업 육성법을 만든다면, 귀농하여 도시와 농촌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사람 누구나 사회적 농업을 실현할 수 있을 것입니다.
여러 귀농인들이 함께 유통 커뮤니티를 만드는 것도 하나의 가능성일 것입니다. 일례로, 김천에 여러 사람들이 다함께 귀농해서 샤인머스캣 농사를 짓고 있는데요. 함께 로컬푸드 연합 사업단을 만들어, 서울 강서시장 도매 상인들과 직거래하는 유통 커뮤니티를 일궜다고 합니다.
또한 도시 농부 커뮤니티도 활용해볼 수 있을 것입니다. 지금 도시 농부가 2만을 넘었다고 하는데요, 
이 커뮤니티를 귀농·귀촌을 위한 커뮤니티로 활성화될 수 있도록 정책들을 펼치면 좋겠습니다.
더불어 도농 순환형 저탄소 농산물 직거래 커뮤니티를 새롭게 지원하고 육성한다면 지속 가능한 귀농·귀촌을 도울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