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중심잡지>의 에디터 릳(a.k.a. RD)입니다. 벌써 날씨가 많이 따뜻해졌습니다. 서울의 낮 기온은 25도에 육박하여, 눈깜짝할 새에 반팔이 어색하지 않은 시기가 되었어요. 저는 태생적으로 추위를 힘들어해서 환절기에는 언제나 옷을 싸매고 다니는데, 요즘 한 낮에 길을 돌아다니면 혼자만 가을(겨울..?)인 것 같아 민망해지곤 합니다.

이번 주 <중심잡지>는 조금 다른 내용을 가지고 찾아왔습니다. 이번 주 을지예술센터에서 열리고 있는 전시 ⟪예술기능공간⟫ 때문에 필진들이 모두 출동해있거든요! 그래서 원래 전달해드리던 소식들에서 조금 벗어나, ⟪예술기능공간⟫ 전시 이야기를 조금 전해드리려고 합니다. 

5월 26일 수요일에 시작되어 6월 6일 일요일까지 계속되는 ⟪예술기능공간⟫은 을지로에서 벌어지고 있는 예술과 공간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전시입니다. 오랜 골목들이 여전히 남아있는 을지로와, 골목 사이사이에 숨어있는 예술 공간들에서는 하루가 멀다하고 새로운 예술들이 오가고 있는데요. 과연 을지로에서는 지금, 어떤 이야기들이 펼쳐지고 있을까요?


⟪예술기능공간⟫
을지로는 여러 가지 색깔을 가진 곳입니다. 충무로와 맞닿아있는 인현동에는 빼곡한 인쇄소들이 늘어서 있고, 길 건너 산림동에는 골목골목 철공소들이 힘차게 돌아가고 있죠. 그리고 언젠가부터 이들 사이에, 예술가들의 작업 공간이 하나 둘 들어서기 시작했습니다.

을지로는 실제로 많은 예술가들이 자신의 아이디어를 실현시키기 위해 수없이 들락거리는 곳이기도 합니다. 재료를 구하는 것, 그것을 가공해 작품으로 만들어내는 것이 모두 근거리에서 가능하기 때문인데요. 작업을 설계하는 과정에서부터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고, 실제로 철공소의 장인들은 그 누구보다 소재와 설계를 잘 이해하는 분들이시기도 하죠.

그렇게 골목을 들락거리던 예술가들이, 어느 새 하나 둘 이곳에 자리를 잡기 시작했습니다. 누군가는 저렴한 공간을 빌려 작업실을 내기도 했고, 누군가는 그 옆에 작은 전시공간을 내기도 했죠. 을지로에 불어닥친 ‘레트로 문화’ 열풍으로 곳곳에 새로운 느낌의 카페와 바들이 생겨나면서, 어떤 공간들은 이 모두를 아우르는 복합 공간으로 만들어지기도 했습니다.

⟪예술기능공간⟫은 이렇게 저마다 다양한 색깔을 가지고 ‘기능’ 중인 을지로의 예술 공간 36 곳을 한 데 모은 전시입니다. 어렴풋이 어느 공간에서는 전시가 열리고 있고, 어느 공간에서는 어떤 행사가 진행되고 있지만 정말로 어디에서 벌어지고 있는지 알기 힘들었던, 숨어있던 예술 공간들을 모아보자! 라는 기획으로 ⟪예술기능공간⟫이 꾸려지게 되었습니다.

⟪예술기능공간⟫은 다양한 프로그램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각각의 프로그램들은 ‘◦◦ 서비스’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는데요. 을지예술센터는 ⟪예술기능공간⟫을 위해 ‘을지예술서비스센터’라는 컨셉으로 을지로의 예술 공간들을 친절히 안내해드린다고 합니다.

⟪예술기능공간⟫을 구성하고 있는 프로그램은 을지로 각양각색의 공간들을 도슨트의 안내로 경험해볼 수 있는 ‘투어서비스’, 작가의 작업실을 직접 만나는 오픈 스튜디오 오픈서비스, 을지로의 공간들을 운영하고 있는 예술가/운영자들을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듣는 인스타그램 라이브 ‘라이브서비스’, 그리고  ⟪예술기능공간⟫에 참여한 공간 운영자이자 작가들의 이야기를 담아 을지예술센터에서 열리는 아카이브 전시인 콜렉티브 콜렉션 등으로 구성됩니다. 

인스타그램 라이브로 누구나 시청할 수 있는 ‘라이브서비스’를 제외한 각각의 ‘서비스’들은 모두 예약을 통해 가능한데요. 5월 20일부터 이미 시작하여 한창 진행 중인 ‘라이브서비스’에서, 공간을 만들어가는 운영자들이 어떤 이야기를 했는지 간단한 문답들을 아래에 소개합니다!

※ 현재 ‘투어서비스’는 예약이 모두 매진되었으나, 예약취소 발생시 예약이 가능합니다.

투어서비스 지도( ↑클릭하시면 코스 별 내용을 확인하실 수 있어요) ⓒ을지예술서비스센터
[ 라이브서비스 中 일문일답 ]
> 5월 22일 인스타그램 라이브, <을지천체> 이원경

Q. 공간 이름이 ‘을지천체’가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A. 2016년부터 ‘을지로 디자인 예술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여러 프로젝트를 했었는데요. 그 중에 ‘빛이 세운 거리’라는 프로젝트를 진행한 적이 있어요. 그때 지역을 소재로 조명을 만드는 프로젝트를 다른 작가님 세 분과 함께 했었는데, 한 분이 천체 모양으로 조명을 만들어주셨어요. 그 맥락이 재미있다고 생각했고, 또 저와 친한 동료 류지영 작가가 을지로를 ‘또 다른 행성’이라고 표현했었는데 그런 것들을 반영해서 이름을 정하게 되었습니다.

> 5월 23일 인스타그램 라이브, <망우삼림> 윤병주

Q. 작가님에게 ‘망우삼림’은 어떤 의미일까요?
A. 저도 처음에 가게를 차릴 때에는 먹고 살아야 하니까 생활과 관련된 생계 수단이었지만, 가게를 만들다보니 제가 갖고 있던 생각이나 정체성, 이런 것들이 본의 아니게 녹아들어간 것 같아요. 인테리어뿐만 아니라 손님들을 대하는 자세라든지 필름을 현상하는 것 자체까지 말이죠. 그러다보니 이게 단순히 장사를 하고 끝나는 게 아니라 소통을 하고 이야기를 주고 받는 것까지 연결이 되는 것 같아요. 작품에 대한 열망이 꼭 사진으로만 표현되는 건 아니거든요. 공간 역시도 작품이 될 수 있는 것이니까요.

> 5월 23일 인스타그램 라이브, <알렉스룸> 알렉스

Q. 지금 댓글에 ‘알렉스룸은 규정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무언가를) 보여줄 수 있는 곳’이라고 올라왔는데요. 대표님이 공간을 운영하시면서 특별히 지키고자 하는 것이 있다면요?
A. 가능하면 다양하려고 합니다. 다양성을 갖는 공간이었으면 좋겠고, 그 가운데에서 서로가 서로를 존중하는 마음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다양성이라는 게 사실 쉽지 않잖아요. 누구나 편견을 가지고 있거든요. 예술가도 편견이 있고, 소비자도 편견이 있고, 저도 편견이 있는데, 그런 것들에 대해서 서로 간에 조금 더 너그러울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존중감을 가지고 작가님들을 모시고 싶고, 오시는 손님들도 공간에 대해서 그런 태도를 지켜주셨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 더 많은 이야기들은 매일 오후 7시, 을지예술센터 인스타그램 공식계정 라이브로 보실 수 있습니다!
 아카이빙 된 이야기들은 을지예술센터 쇼잉_인스타그램 라이브로 보실 수 있습니다!
  ⟪예술기능공간⟫ 참여공간

가삼로지을 / 공간 형 / 금지옥엽나이스숍 루이스의 사물들망우삼림브라운컬렉션 서점다다 아몬드스튜디오 어보브 스튜디오 아트룸블루 알렉스룸에피파니 프로젝트여성을 위한 열린 기술랩옥보단요호서울육일봉을지공간을지다락을지예술센터 을지천체이준영·정덕현 작업실이평작은물 진달래호랑이art shiftgazeshiftn/a갤러리MWM  House Of MonsoonknitsterOFo'brettpieRi art


     ☺ 전시명을 클릭하시면 전시정보를 보실 수 있어요!



# 다음호에.만나요
인스타그램 라이브로 진행되는 ‘라이브서비스’는 6월 6일까지, 매일 오후 7시에 을지예술센터 공식 계정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아직 많은 공간들의 이야기가 남아있으니, 시간 날 때 한 번쯤 들어보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또한 <콜렉티브 컬렉션>의 경우 7월 29일까지 을지예술센터에서 계속 이어진다고 하니, 을지로 근처를 지나시는 분이면 한 번 들러주세요! 

이렇게 정신없는 것들이 지나가는 사이, 정신을 차리고 보면 땡볕이 내리쬐는 여름 한가운데 들어와있을 것 같다는 불길한(?) 예감이 스쳐지나갑니다. 계절은 이렇게 하나의 시간이 지나가는 끝이자, 또 다른 시간이 시작되는 시작이기도 하죠. 다음에는 어떤 시간들이 닥쳐올지, 어떤 새로운 이야기들이 다가올지 기다리는 마음으로 마지막 봄을 힘차게 보내봅니다.

<중심잡지>는 한 주를 쉬고(사실 일하는 거지만!) ⟪예술기능공간⟫이 끝나는 다다음주에 다시 찾아오도록 하겠습니다. 더 잘 준비해서 6월 11일, 알찬 이야기를 가지고 찾아오도록 할게요. 그럼 다음 호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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