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동여담] 환경위기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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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8.10.16. 오후 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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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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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서울 명동의 롯데백화점 본점 건물 옆에는 9시47분을 가리키는 시계 조형물이 있습니다. '약속'이라는 작품명의 '환경위기시계'입니다.

이 시계가 나타내는 '환경위기시각'은 일본의 아사히글라스재단이 1992년부터 발표했습니다. 이 재단은 매년 전 세계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비정부기구(NGO), 학계, 기업 등의 환경전문가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환경위기시각을 발표합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2005년부터 환경재단이 함께 조사해 매년 발표하고 있습니다. 롯데그룹은 환경 보호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해 2005년부터 이 조형물을 설치했습니다.

환경위기시계가 가리키는 9시47분은 세계의 환경위기시각을 나타냅니다. 한국의 올해 환경위기시각은 9시35분입니다. 세계 시각보다 12분 늦지만 '위험' 수준이긴 마찬가지입니다. 환경위기시각은 0시(12시), 3시, 6시, 9시를 기준으로 4개 구역으로 나뉘고 12시에 가까워질수록 위험합니다. 1992년 처음 발표된 세계 환경위기시각은 7시49분이었습니다.

우리나라의 환경위기시각은 2008년 8시51분에서 2009년 9시53분이 되면서 '나쁨'에서 '위험' 구간에 진입했습니다. 2011년 9시59분까지 갔지만 아직 10시를 넘기지는 않았습니다.

올해 9시35분은 지난해 9시9분보다 26분 빨라졌습니다. 현 정부가 친환경을 강조하고 있지만 환경위기시각은 역행한 셈입니다. 살충제 달걀, 라돈 침대 방사능 검출 등의 환경 문제가 불거진 영향이라고 합니다. 또 정부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추진한 탈원전 정책이 여러 논란을 낳고 있는데 따른 것이라고 합니다.

에너지 전환은 다루기 힘든 과제입니다. 온실가스 감축의 당위성은 인정되지만 비용 증가 등 현실적인 문제를 외면할 수는 없겠지요. 뻔한 얘기지만 반발을 줄이면서 에너지 전환을 해나가기 위해서는 적절하게 속도를 조절할 줄 아는 혜안이 필요할 것입니다. 내년에는 환경위기시각을 다시 늦출 수 있을지 궁금해집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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