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메일이 잘 안보이시나요                                                                                                  OV 여행엽서_두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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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스위스 루체른 
Lucerne, Switzerland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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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체른에서의 일정은 24시간이 채 되지 않았습니다.
바쁘게 유럽을 도장찍 듯 여행하며 만난 인생 최고로 아름다운 궁전, 태어나서 봤던 가장 큰 공원, 넘버원 감동의 미술관, 죽어도 여한이 없던 자연환경 등 숱한 최고들의 감동에서 허우적 거릴 때, 이제 더 이상의 감동은 없을지도 모른다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그 때, 아침의 나른함과 함께 루체른으로 열차가 진입했었죠. 

이 도시는 무언가를 끊임없이 속삭이는 것 같았습니다. 프랑스 혁명에서 마지막까지 루이 16세를 지킨 용병을 기리며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쉬고 있는 빈사의 사자상도, 가장 오래된 지붕이 있는 목조다리인 삐걱삐걱 삐뚤삐뚤한 카멜교도, 로이스 강 위에 여유롭게 떠 있는 백조들도, 귓가에 무언가를 계속 속삭이는데 알 수가 없었습니다.  

강변에 있는 호프 불빛이 로이스 강 위에 출렁이고, 배낭을 내려놓고 강변에 앉아 맥주를 한모금 마셨을 때, 깨달았습니다. 그 메시지는 바로 '쉼'이었습니다. 이 도시는 끊임없이 쉬라고, 천천히 가라고, 여유를 찾으라고 말하고 있었습니다. 담대히 받아들이되 내 숨결을 잊지 말고, 부지런히 움직이되 내 마음의 방향을 잃지 않고 나의 역사를 써가는 것. 

그래서인지, 루체른은 은은한 쉼표같은 도시로 남았습니다. 
계속되는 코로나의 확산으로 힘든 나날을 보내고 계신 모든 분들, 이번주도 담대하게 마음을 잃지 않고 이겨내시기를 OV가 응원하겠습니다. 

OVOV,
* oh, Vl는 시간에 읽는 여행은 매주 월요일 오전, 각자의 일상에 충실한 여행자님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발행됩니다. 고흐가 동생 테오에게 애정을 가득 담은 엽서를 보내듯, OV도 여행엽서로 여행자님의 하루를 환기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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