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 작은 근육을 찾았나요?

인간 강혁진의 두번째 편지
안녕하세요. 강혁진입니다. 

지난 주에 보내드린 인간 강혁진 첫번째 메일은 어떠셨나요? (지난 주 인간 강혁진 보기) 여러분의 작은 근육이 무얼지 고민해보셨나요? 나아가 작은 근육을 키우는 새로운 노력을 시작하셨나요?

모쪼록 이메일 레터 ‘인간 강혁진'이 작게나마 여러분의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으면 합니다.

최근 실행에 고민을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접했습니다. 얼마 전 만난 지인 부부는 IT 기업을 퇴사하고 새로운 일을 고민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앞으로 뭘 하고 살아야 할지 고민이 된다는 이야기도 했습니다. 다시 직장으로 돌아갈 생각은 없지만 무언가 새롭게 해보려 하니 주저하는 마음이 든다는 거죠. 

그런데 이 부부의 고민은 사실 대다수 사람들의 고민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월간서른을 하며 만났던 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지만 쉽지 않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실천을 해나가는 사람들에게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고 믿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새로운 도전과 시도는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실행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유튜브에서 법륜스님의 즉문즉설 영상을 즐겨보곤 합니다.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고민에 대해 현장에서 법륜스님이 답을 주는 형식입니다. 거기 나오는 많은 질문 중 하나는 자신이 무언가를 하고 싶은데 그걸 어떻게 해야 하냐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이런 겁니다. ‘제가 친구와 잘 지내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잘 지낼 수 있나요?’, ‘제가 소극적인 성격을 고치고 적극적으로 행동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하나요?’ 같은 것들입니다. 

여기에 법륜 스님은 이렇게 대답합니다. ‘하고 싶으면 그렇게 하면 된다.’ 이게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인가 싶은 생각이 들 때 법륜스님이 이어서 말씀하십니다. ‘내가 아침 7시에 일어나려고 하면 그냥 바로 딱 일어나야지. 그거 말고 무슨 방법이 있노?’라고 말이죠. 
 
듣고 보니 맞는 말입니다. 우리가 원하는 것을 해내는 단 하나의 방법은 ‘그저 하는 것' 뿐이라는 거죠. 내가 살을 빼고 싶다면 빼면 됩니다. 어떻게 빼지? 라는 질문은 사실 크게 의미가 없습니다. 네이버나 유튜브에 살 빼는 방법을 치면 수백, 수천 가지의 다이어트 방법이 나옵니다. 문제는 그 중 어떤 방법도 따라하지 않는 게 문제죠. 거기에다 대고 ‘아니 내가 방법을 모릅니까? 그니까 그 방법을 내가 어떻게 실천해야 하나요?’라고 묻는 건 말이 안되는거죠. 그저 할 뿐입니다.

저를 비롯해 많은 사람들은 늘 무언가 하고 싶은게 있습니다. (간혹 내가 하고 싶은게 뭔지 모르겠다고 이야기 하는 분들도 계십니다. 이 이야기는 나중에 따로 적어보려 합니다.) 하지만 문제는 실행하지 못한다는 데에 있습니다. 물론 시간이 없어서 하지 못해서 나중에 하려고 미뤄두었거나 준비중인 경우라면 문제되지 않습니다. 진짜 문제는 ‘아 해야 되는데…’라고 수개월, 수년을 생각만하는 경우인거죠. 

그렇다면 도대체 우리는 왜 실행하지 못하는 걸까요? 어쩌면 우리가 실행하지 않는 가장 큰 원인은 ‘먹고살만함’ 때문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내가 지금 당장 새로운 도전을 하지 않아도 적당히 먹고 살만 할 때, 새로운 시도에 대한 의지 역시 사라지게 될테니까요. 

저는 스노우보드를 오래 타서 스키장에 가면 상급자 코스를 이용하는 편입니다. 그런데 점점 스키가 배우고 싶어졌습니다. 근거는 알 수 없지만 나이들어서는 스노우보다 보다 스키가 타기 좋다는 주변의 이야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선뜻 스키를 배울 마음이 들지 않더라구요. 스키를 배우려고 하면 기초부터 다시 배워야 하기 때문입니다. 넘어지는 법을 배우고 다리를 A자로 오므리는 연습을 하고 옆으로 걷는 연습도 해야 합니다. 스키로 상급자 코스를 타려면 최소한 2~3시즌은 연습을 해야겠죠. 많이 답답할겁니다. 스노우보드를 타면 단번에 상급자 코스에서 시원하게 활강을 하며 내려올 수 있으니 말이죠. 그러니까 다시 말해, 스키장에서 제가 가진 정도의 보드실력이면 먹고 살만했던 겁니다.

스키장을 오래 다닌 사람이 슬로프에서 내려오기 위해 스노우보드나 스키를 타는 기술이 필요한 것처럼, 30대라면 삶을 살아가는 자신만의 기술 하나쯤은 마련해둔 시기일 겁니다. 자신만의 기술이 금전적 자산일 수도, 업무적 기술일 수도, 서울에 마련한 아파트 한 채 일지도, 회사에서의 직급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자신이 살아온 삶의 결과에 따라 자신만의 기술은 다 다를 겁니다.

30대에 제가 쌓아 올린 기술 중 하나는 ‘연봉'이었습니다. ‘이 정도면 직장인 중에서는 연봉이 많은 편이지'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습니다. 직장인에 다니는 친구나 지인을 만나면 자연스레 연봉 이야기가 나오는 경우가 더러 있었습니다. 평소 자기네 회사 연봉이 높다고 자랑하던 친구가 실제로는 나보다 낮은 연봉을 받는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괜한 우월감과 함께 안도감이 들기도 했습니다. 반면에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친구가 나보다 높거나 비슷한 연봉을 받는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괜시리 자괴감이 들고 창피한 생각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결국 ‘이 정도면 먹고 살만하지 뭐'라는 생각으로 직장인인 저 스스로를 위로했던 것 같습니다.

만약 제가 여전히 제 삶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가 ‘돈'이라고 생각했다면 아직 회사를 다니고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몇년 더 회사생활을 해보니 저에게 연봉보다 더 큰 의미를 주었던 가치가 따로 있었습니다. 그건 바로 ‘성장'이었습니다.

7년 6개월 간 회사를 다니며 팀을 4번 정도 옮겼습니다. 그 중 3번은 일상적인 발령이 아닌 제 의지로 인한 인사 이동이었습니다. 기존에 있던 팀에서 최선을 다해 일을 하고도 성장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지 않으면 나에게 맞는 팀으로 이동을 요청했습니다. 물론 이런 인사이동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운과 노력이 쌓여 원하는 팀으로 이동할 수 있었죠. 

하지만 팀을 옮겨도 성장에 대한 욕구가 가시질 않았습니다. 결국 이직도 아닌 퇴사 후 프리랜서의 삶을 선택하게 된 결정적 배경은 연봉이 아닌 ‘성장'이 기준이 되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내가 이 회사에서 계속 성장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하게 되었고, 회사 밖에서 스스로 성장하는 기회를 가져보고 싶었습니다. 

연봉만 놓고 보자면 나름 먹고 살만했던 제가 퇴사를 실행할 수 있었던 건, 성장의 기준으로 봤을 때는 여전히 먹고 살만하지 않았기 때문이었습니다. 결국 모든 실행에는 성장에 대한 욕심이 필요하고 성장에 대한 욕심은 결핍에서 기인한다고 생각합니다.

나아가 결핍을 찾기 위해서는 자신이 추구하는 다양한 가치들 중에서 먹고 살만하지 않은 가치와 기준을 찾아 내야 할 겁니다. 제 삶에 가장 필요한 기술은 ‘돈’ 이 아니라 ‘성장'이라는 가치를 찾아낼 수 있었던 것처럼 말이죠.

그러니 실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가 무엇인지 먼저 고민해보시면 어떨까요? 스스로가 결핍을 느끼게 된다면 실행과 실천 그리고 그에 따른 성장에 대한 욕구는 자연스레 따라올거라 생각합니다.   

삶에서 결핍을 찾아내는 행운이 꼭 여러분과 함께하길, 그리하여 원하시는 만큼 실행하시고 성장하시길 응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인간 강혁진 드림
+) 인간 강혁진에서 다뤘으면 하는 주제나 이야기, 고민 등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제 능력이 허락하는 범위 내에서 고민하고 글로 남겨보겠습니다. 그 밖에 이메일 레터 인간 강혁진에 대한 자유로운 의견도 환영합니다. 소심한 편이니 과도한 비난은 삼가 주시기 바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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