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 후반에 가장 중요하면서도 성공적인 바이올린 연주자를 말하라고 하면 단언컨대 사라사테를 외칠 수 있죠. 우리에게 알려진 다른 유명한 작품은 찌고이네르바이젠(Zigeunerweisen, Op.20)이 있어요. TV 광고,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 그리고 영화 <노다메 칸타빌레>를 비롯한 다양한 곳에서 사용되어 우리에게 친숙한 곡이죠. 물론 이 작품들을 포함해서 그가 몇 곡을 쓰긴 했지만, 본업은 원래 바이올리니스트였어요. 이미 연주자로 유명한데 왜 굳이 곡을 썼는가에 대해 궁금증이 생기지 않나요? 그러면 잠시 파가니니(Paganini) 이야기를 해볼게요. 사라사테 이전 세대에 가장 유명한 바이올리니스트가 파가니니였어요. 아마 파가니니의 24개의 카프리스(24 Caprice, Op.1) 작품을 1번쯤은 들어보셨을 거예요. 엄청 화려한 기교로 잘 알려진 바이올린 연주자이자 작곡가였죠. 흥미로운 점은 본인이 연주한 작곡가로도 알려진 1세대랍니다. 자, 다시 돌아와서 이러한 파가니니의 작품을 사람들이 사라사테한테 요청했죠. 하지만 사라사테는 파가니니의 곡을 연주하는 것을 꺼렸어요. 아마 제일 큰 이유 중 하나가 비교당하기 싫어서 그랬을 거예요. 겹치는 것도 싫고요. 두 번째 이유는 파가니니와 테크닉의 영역이 달라서 그렇다고 생각해요. 사람마다 잘하는 분야가 다르듯이 사라사테와 파가니니의 테크닉 스타일이 달랐죠. 조금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파가니니 같은 경우에는 손이 커서 작품에서 옥타브로 가는 경우가 많아요. 반면에 사라사테 같은 경우에는 가까운 거리에서 빠른 움직임으로 연주하는 경우가 많았죠. 이러한 이유로 자신이 새롭게 곡을 쓰고 연주를 한 것이죠. 일반적으로 뛰어난 연주자들의 역할이 작곡가들의 조언가나 카덴차를 작곡하는 정도였다면 사라사테는 아예 연주와 작곡의 영역을 같이 확고히 한 점에서 대단하다고 말할 수 있죠.

    처음과 중간의 대비되는 템포 변화를 느껴주세요. 그리고 템포가 전환되는 빠른 부분에서 바이올린 주법들이 굉장히 다양하게 나와요. 이것들이 시시각각 변하기 때문에 음색의 변화가 화려하게 느껴질 거예요. 사람마다 목소리 색깔이 다르듯이 음악에서도 나오는 음의 색깔이 다양해요. 그리고 그런 요소들이 음악을 구성하는 하나의 재료가 되기도 하죠. 오늘은 바이올린 악기 내에서 얼마나 다채로운 소리를 내는지 감상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