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조각] 손정의 연출 "은밀하게 위대하게"

2020.9.18(금)│NO.13 파인애플

이번주 파인애플 조각 #나스닥고래 #소프트뱅크 #손정의회장

안녕하세요, 파인애플입니다👋

지난 한 달간 나스닥은 처음으로 12,000선을 넘기며 가파르게 상승했습니다(최고점을 찍자마자 한순간에 폭락하는 시련도, 이유가 궁금하다면 클릭). 코로나19로 실물경제는 바닥인데 증시만 활활 타오르는 모습이 이상하지 않았나요? 애플과 테슬라의 액면분할(더 알고 싶다면 지난 파인애플 참고!) 영향이라는 분석도 있었지만, 이런 변동폭을 확대한 찐배후(a.k.a 나스닥 고래)가 며칠 전 나타났습니다. 바로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 손 회장의 손 큰 투자가 이런 결과를 만들었다는데, 같이 한 조각 뜯으러 가볼까요?😋

손정의 회장의 '주식+콜옵션' 콜라보

파이낸셜타임스(FT)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소프트뱅크는 올해 봄부터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넷플릭스, 테슬라 등 대형 기술주를 40억 달러(4조 7500억원)어치 사들였습니다. 여기에 그 주식에 대한 콜옵션까지 비슷한 규모(주식거래 기준으로 환산하면 60조원)로 사들여 짧은 시간에 나스닥을 움직인 큰손이 됐습니다. 특히 콜옵션이 큰 역할을 했는데요. 옵션은 선택이란 뜻이죠? 주식시장에서 옵션은 특정자산을 특정날짜에 특정가격으로 사고파는 권리를 말합니다. '특정'에 들어갈 내용을 선택할 수 있는 파생상품인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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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으로 콜옵션(살 권리)과 풋옵션(팔 권리)이 있습니다. 주가 상승을 기대한다면 콜옵션을, 하락을 예상한다면 풋옵션을 사면 됩니다. 오늘은 콜옵션에 대해 알아볼게요. 투자자 A가 삼성전자 주식(특정자산)을 1달 후(특정날짜)에 1주당 4만5천원(특정가격)에 살 수 있는 콜옵션을 증권사 B로부터 구매했습니다. 1달이 지나 만기일에 삼성전자 주가가 5만원이 됐다면 A는 다른 투자자보다 삼성전자 주식을 10% 저렴하게 살 수 있습니다. 하지만 4만5천원 밑으로 떨어졌다면 콜옵션을 포기할 수도 있어요(콜옵션 살 때 지불한 돈인 프리미엄만 날리는 꼴).

옵션은 주가변동에 따라 손익의 주체가 달라집니다. 증권사 입장에서 콜옵션을 판 뒤에 주가가 내려가면 이득이지만(투자자가 콜옵션을 포기할 테니), 올라가면 그만큼 손실이 커지니까요. 증권사는 이러한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판매한 콜옵션과 연계된 주식을 일정량 사들이기도 합니다. 주가가 오른다고 가정했을 때 미리 사둔 주식이 있다면 나중의 손실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죠. 손 회장의 투자로 대형 기술주 수요가 급증한 상황에서 증권사의 헤지(Hedge, 위험 대비책) 수요까지 더해져 기술주가 많은 나스닥이 가파르게 상승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 기술주 급등을 부른 또 다른 존재?

옵션거래에 나선 건 소프트뱅크만이 아닙니다. 미국판 젊은 개미인 로빈후더들도 콜옵션에 꾸준히 투자하고 있었거든요. 올해 6월 미국주식에 연동된 콜옵션을 사들인 규모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는 게 그 방증입니다. 이들은 최근 조정장(계속해서 오르던 주가가 일시적으로 하락하는 구간)에도 매수(사자!)를 외쳤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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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약 소프트뱅크 주주였다면

이번처럼 충분히 커버린 상장기업에 베팅하는 건 손 회장이 추구해왔던 투자형태는 아닙니다. 그동안 비전펀드로 비상장된 정보기술(IT) 스타트업에 투자해 수익을 냈거든요. 설립 2년차였던 알리바바의 가능성을 알아보고 2000만달러(235억원)를 투자해 2500배로 돌려받기도. 하지만 최근 성적은 좋지 않습니다. 올해 1분기에 16조원의 손실로 최악의 실적을 내놨어요.

이후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진 상장기업에도 투자하는 것으로 전략을 바꿨습니다. 알리바바와 T모바일 등 대규모 자산 매각으로 마련한 자금과 손 회장의 개인자금을 더해 자산운용사를 설립했는데요. 이를 통해 "상장기업과 파생상품에 투자하겠다"며 달라진 투자노선을 밝혔습니다.

소프트뱅크는 1분기 부진을 극복하고, 2분기에 창업 이래 최대규모로 순이익을 냈습니다. 결과적으로 손 회장의 투자가 성공한 듯 보입니다. 하지만 콜옵션에 거액을 베팅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소프트뱅크의 주가가 7% 넘게 폭락했어요(시총 10조원 증발). 주주들은 손 회장이 회사를 헤지펀드처럼 위험하게 운영한다고 판단해 급하게 자금을 빼낸 거죠.

이에 소프트뱅크는 파생상품 투자전략의 변경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장기적인 안목으로 유망한 스타트업에 투자해왔던 지난 손 회장의 모습과 역대급 손실을 만회하고자 공격적인 베팅에 나선 현재 손 회장의 모습, 님은 어느 방식으로 돈을 벌고 싶나요?

✋ 파생상품이란?

기초자산(주식, 부동산, 금 등 거래가 가능한 모든 자산)으로 이득을 보려면 최대한 싸게 사서 비싸게 팔아 시세차익을 남기면 되죠? 파생상품은 가격이 아니라 가격의 움직임에 베팅하기 때문에 기초자산의 가치변동에 따라 가격이 결정됩니다. (옵션은 파생상품 중 하나) 적은 돈으로 크게 베팅할 수 있어 헤지용으로 자주 활용됩니다. 파생상품 가격이 적정범위를 벗어나면 차익거래를 통해 수익을 만들어 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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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래 빼먹는 한 조각

지난주 몰래 빼먹는 한 조각이었던 '네 마녀의 날' 기억하시나요? 네 가지 파생상품(주가지수와 개별주식의 각 선물과 옵션)의 만기일이 겹치는 날입니다. 지난 10일, 네 마녀의 날에 국내증시는 크게 동요하지 않고 상승 마감했는데요. 미국 뉴욕증시는 18일(현지시각)이 네 마녀의 날이라고 합니다. 소프트뱅크의 기술주 콜옵션 매수가 논란됐던 만큼 만기일을 앞두고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많습니다. 과연 이번에는 마녀의 심술로 주가가 출렁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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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을 위한

파인애플 세조각 요약!

🍍 소프트뱅크의 대형 기술주+콜옵션 매수로 해당기업 주가뿐만 아니라 나스닥 전체가 급등

🍍 경영난에 코로나로 인한 어마어마한 손실을 메꾸기 위한 결정으로 분석(더불어 일부 자산도 매각)

🍍 투기적인 베팅에 불안해진 주주들이 투자금을 빼내자 소프트뱅크는 투자전략 고심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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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주 파인애플 조각 #LG화학_분사 #배터리_홀로서기

LG화학이 배터리 사업 부문을 떼어내기로 했습니다. 별도로 배터리 신설법인을 만들겠다는 건데요. 이를 두고 증권가와 개인투자자들의 반응은 극과 극입니다. 증권가에서는 분사를 통해 배터리 사업의 가치가 재평가받아 장기적으로 호재라고 평가했습니다. 하지만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반도체 빠진 삼성"이라며 악재로 받아들이고 있어요. 분사소식에 LG화학 주가가 연이어 약세를 보이는데 향후 주가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알쏭달쏭한 조각들로 채워진 금융소식이 궁금하면 다음 파인애플에서 또 만나요👋

written by James K. Lee(Fairsquarelabs)

edited by Jiny Kim(The Financial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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