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서울의 어느 아파트에서 일어난 '폐지 대란'을 아시나요? 폐기물 수거업체가 서울 일부 아파트에서 폐지 수거를 거부한 사건이었는데요. 국내 재활용 시스템의 근본적인 문제를 단적으로 드러낸 사례였어요.

사실 쓰레기를 수거하는 일은 누군가는 해야 하는, ‘필수 노동’에 가깝습니다. 정기적으로 수거하지 않으면 ‘쓰레기 대란'이 발생하니까요. 하지만 정작 이런 필수 분야가 공공이 아닌 민간 업체를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어요. 게다가 쓰레기 수거 및 재활용 시장은 워낙 수익도 적고, 최근에는 코로나로 인해 전망이 불확실한 추세죠. 재활용 품목의 가격 하락이 지속되다 보니 정부의 지원으로 겨우 버티는 실정입니다.😔

누군가에겐 스쳐가는 A4 용지로, 누군가에겐 꼭 필요한 것으로, 누군가에겐 골치 아픈 쓰레기로 여겨지는 종이! 종이를 둘러싼 시선에는 어떤 진실이 담겨 있을까요?👀

재활용품을 분리수거하는 대다수 국가에서 재활용품은 무상 수거가 원칙인데요. 주택가 지역은 단기적으로 투자 대비 비용이 큰 탓에 지자체에서 공공 수거를 합니다. 반면 아파트는 세대도 많고 주민들이 분리배출을 하다 보니, 민간 수거업체들로부터 인기가 많습니다. 선별 비용이 적게 들거든요.

재활용품 중에서는 ‘폐지'와 ‘의류'가 가장 높은 수입(60~80%)을 내고, 폐비닐과 플라스틱은 적자를 낸다고 해요. (여기서 폐지는 신문지와 인쇄지, 포장지, 골판지, 잡지, 종이팩 등을 말해요.) 민간업체는 그동안 폐지를 압축해 제지회사에 팔거나 해외 수출을 해왔는데, 최근 중국이 쓰레기 수입 금지를 선언해 폐지 가격이 급감했어요. 수익성이 현저히 떨어진 민간업체들은 기존의 방식대로 재활용품을 수거하기 어려워졌고, 그로 인해 아파트 내 ‘쓰레기 대란'이 발생하게 된 거죠.

레스웨이스트(Less waste) 챌린지 일주일 차인 제겐 요즘 한 가지 골치 아픈 문제가 있어요. 매번 가게에서 결제를 할 때마다 의도치 않은 쓰레기가 나오거든요. 이것만큼 쉽게 발생하는 쓰레기는 또 없을 거예요. 어쩌면 여러분의 가방이나 주머니에 들어있을지도 모르는, 무언가를 살 때마다 발행되는 그것! 바로 종이영수증입니다.😫

여러분에게 종이 영수증은 유용한가요, 무용한가요? 통계를 보면 대다수에게 종이 영수증은 무용한 것 같습니다. 대한민국 정책 브리핑의 보도에 따르면, 실제로 10개 당 6개의 영수증이 발급 즉시 버려지고 있다 해요. 자그마치 336억 원이 휴지통으로 직행하고 있죠.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무용한 종이영수증은 심지어 환경에 악영향까지 주고 있습니다. 현재 국내에서 하루에 발생되는 종이영수증은 약 4천만 건에 달하는데요. 이를 위해 소모되는 원목은 연간 33만 그루고, 이산화탄소 발생량은 중형 승용차 2만 대가 내뿜는 양과 맞먹는다고 해요. 사회적 비용으로 환산하면 약 1조 3천 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처럼 종이영수증은 환경파괴와 시민의 건강 위협 등, 다양한 문제를 초래하고 있는데요. 요즘 같은 IT 시대에 왜 아직도 우리는 종이 영수증을 쓰고 있는 걸까요?🧐

물론 일부 매장에서는 전자영수증을 발급받을 수 있긴 합니다. 실제로 환경부의 정책을 알아보니, 2019년 8월 기준 13개 대형유통업체와 ‘종이영수증 없애기' 협약을 맺었다고 해요. 유통업체가 종이영수증을 줄일 수 있도록 전자영수증 시스템 도입 등을 추진했죠. 

그렇다면 정부의 ‘종이영수증 없애기' 협약은 실제로 어떤 성과를 보였을까요? 지난 8월, 이엪지와 피넛이 함께 종이영수증 OUT 챌린지를 통해 업체 별 전자영수증 모니터링을 진행했는데요. 결과적으로는 실효성이 턱 없이 부족한 협약이었습니다😔 종이영수증 OUT 챌린지에 관한 자세한 얘기는 다음 주 뉴스레터에서 다룰 예정이에요!

이엪지를 시작한 이후 제 가방은 전보다 훨씬 무거워졌어요. 텀블러는 물론이고 각종 빨대와 손수건, 수저와 휴대용 장바구니까지. 아르바이트를 하러 가는 날이면 유리통에 도시락을 싸다 보니 훨씬 무거워져요. 그런데 이상하게 저는 가방이 더 무거워지는 방법을 찾곤 해요. 일상에서 쓰레기가 나오지 않도록 내가 할 수 있는 게 무엇일까를 더 찾게 되더라고요. 이 정도면 에코 맥시멀리스트..?😅

아직까지는 면 주머니를 쓰고 플라스틱을 거부하는 게 비주류의 행위인지라, 가끔은 혼자 하는 것 같아 괜스레 외롭기도 해요. 환경에 관심 있는 다른 사람들의 일상이 궁금하더라고요. '나만 이런 생각 하나?', '나만 이런 고민 드나?' 싶었던 중, 노플라블럼의 도서 펀딩 프로젝트를 만나게 됐습니다😊

노플라 (No+Pla(stic)+블럼 ((pro)blem)! 플라스틱에 "NO"라고 외치기 위해 모인 그룹 노플라블럼에는 마케터, 디자이너, 프로그래머, 학생, 심리학자 등 다양한 사람들이 있어요. 서로 다른 직업과 나이, 환경을 가졌지만 제로웨이스트 삶을 지향한다는 공통의 목표 하나로 플라스틱 문제에 대해 고민하죠. 이엪지 또한 "나도 잘 모르지만 우리 같이 해보자!"라는 뉘앙스의 미디어인데, 저희와 비슷해 보여서 더 좋았어요 :)

환경운동가도, 관련 전문가도 아닌 평범한 15명의 플라스틱 이야기를 다룬 책이에요! 오히려 전문가가 아니기에 시행착오가 있고, 그런 과정을 기록한 글이라 흥미로워 보입니다. 가령 플라스틱 쓰레기를 만들어내지 않는 여행이나, 핀란드에서의 제로웨이스트 라이프 체험기 등, 각자의 삶에서 얻은 플라스틱에 대한 이야기를 에세이, 그림, 시나 일기, 소설 등으로 풀어낸 글이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