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2021 우승은 트릴러?!

지금을 읽고 싶은 사람들의 미디어 이야기, 어거스트
💬 오늘의 어거스트
연초엔 미래를 예측해야 제 맛

벌써 2021년입니다. 올해 첫 레터는 대담하게도 2021년 대예측입니다. 원래 예측과 다짐은 정확도보다 한다는 사실 자체가 중요한데요, 1년 뒤 오늘 발송한 레터를 보면서 제가 이불킥을 할지 흐뭇하게 미소지을지 벌써부터 흥미진진합니다.
💣 이번 주 에디터는 TUE 입니다

💬 오늘의 에디터 PICK
장기하와 얼굴들 - 새해 복
이름부터 뮤직비디오까지 새해를 위한 노래입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주목해야 할 글로벌 플레이어 : 잠룡이십끼, 스냅챗

한국에서 가장 저평가 받는 IT기업이 아닐까 싶습니다. 스냅챗은 지난해 아태 지역에서 무려 51.2%의 성장을 이뤄냈고, 2020년 3분기 기준 일간 활성 사용자수가 무려 2억 4900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 높아졌습니다. 2020년 3분기 매출은 무려 6억 7900만 달러로, 월가 예측보다 나은 실적을 보여줬습니다. 물론 아직까지 순손실이 2억 달러인 게 함정. 

내년이 기대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우선, 스냅챗은 중국 위챗처럼 자사 스냅챗을 미니 앱이 설치 가능한 플랫폼으로 발전시키고자 합니다. 스냅챗 API를 활용해 게임은 물론이고, 여러 서비스를 외부 개발자가 만들게끔 유도하려고 해요. 스냅챗 자체가 슈퍼앱이자 플랫폼이 되는 전략입니다.

둘째로, 스냅챗 맵입니다. 사용자는 스냅챗 맵으로 친구들이 어디에 있고, 요즘 핫한 플레이스가 어디인지 알 수 있습니다. 에반 스피겔 대표는 이를 ‘지도의 개인화’라고 부르는데요, 이렇게 지도가 개인화되면 이 역시 새로운 광고 모델이자 새로운 문화가 생겨날 틈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스냅챗은 AR렌즈라는 독보적 광고 상품을 갖고 있습니다. 메신저이자 재밌는 카메라이고 동시에 소셜미디어이기에 여러 굴곡을 극복할 수 있었죠. 그럼에도 순손실은 여전합니다. 코로나와 틱톡 밴 덕분에 작년 양적 성장에 성공한 스냅챗이 과연 올해는 질적으로 성장할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주목해야 할 글로벌 플레이어 : 예선 끝, 본선 시작 디즈니 플러스

어거스트를 통해 자주 설명드린 디즈니 플러스가 주인공입니다. 겨우 1년 만에 넷플릭스가 수 년이나 걸린 8600만 명의 구독자를 모았습니다

내년에 디즈니 플러스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 드디어 인기 IP인 MCU 오리지널이 출격합니다. 완다비전, 팔콘 앤 윈터솔져, 로키 등 인기 캐릭터를 활용한 오리지널 콘텐츠가 쏟아집니다.

이전까지 만달로리안, 뮬란, 소울 등 여러 작품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시청자들은 MCU를 무지하게 기대해왔는데요, 과연 디즈니가 마음 먹고 만들어낸 MCU드라마가 어느 정도의 퀄리티로 나올지 궁금합니다. 이전까지 나온 에이전트카터, 에이전트 오브 쉴드의 경우 아쉬운 면이 없지 않았습니다. 인기 캐릭터들이 출연하지 않았기 때문인데요, 과연 2021년에 나올 오리지널은 어떨지 궁금합니다. 팬들이 갖고 있는 높은 기대를 만족시킬지 혹은 실망시킬지에 따라 디즈니 플러스 실적이 결정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두번째로, 드디어 아시아에 옵니다. 한국을 비롯해 본격적으로 글로벌 확장에 나서는데요, 과연 이 실적이 어떻게 될지 궁금합니다. 각국 IPTV, 통신사, 케이블 사업자와 협상하고, 여러 전략을 통해 침투할텐데 결과가 어떻게 될까요. 영어권의 호랑이일지, 전 세계를 뒤흔드는 용이 될지 궁금합니다. 동시에 현지 프로덕션과 협업으로 로컬라이제이션에 나선 넷플릭스와 같은 전략을 취할지 혹은 디즈니 오리지널에 집중할지도 관건이네요.
주목해야 할 글로벌 플레이어 : 퇴로가 없다, 버즈피드

버즈피드는 허프 포스트를 인수하고, 버라이즌에 투자를 받았습니다. 강제 휴가 받은 임직원 중 50명이나 해고할 정도로 힘들었는데, 내년은 다를까요?

우선 내년 상반기 이내 새로운 미디어 런칭이 예고됐고, 커머스로 매출을 강화하겠다고 합니다. 결국은 허프 포스트 인수가 비용면에서 규모의 경제가 발휘될 정도로 좋았고, 매출면에서 시너지가 나와야만 합니다. 

미국 뉴미디어는 지난 3년 동안 여러 인수합병있었는데요, 아직까진 그 무엇도 의미있는 결과를 내지 못했습니다. 인수하자마자 코로나가 터지는 불운도 있었지만, 장고 끝에 악수를 둔 게 아니냐는 평가도 있죠. 근본적으로 퍼블리셔 사이 인수 합병이 궁극적으로 구글과 페이스북의 듀오폴리를 깰 만큼 거대한 파급 효과를 못 냈기 때문이죠. 

버즈피드에게 퇴로는 없습니다. 여러 비즈니스 모델을 실험하고 있지만, 문자 그대로 사례에 불과합니다. 과연 안정적인 매출 구조를 만들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주목해야 할 글로벌 플레이어 : 2021년, 어차피 우승은 트릴러?!

틱톡이 트럼프와 싸울 때, 그 빈자리를 차고 들어온 사업자가 있습니다. 바로 트릴러입니다. 뮤직비디오를 만들어주는 앱으로, 틱톡과 유사한 앱으로 알려져있습니다. 복싱팬들은 한 번씩 들어보셨을 법한데요, 최근 타이슨 복귀 경기를 주관했기 때문이죠.

트릴러 성장세는 어마무시합니다. 작년 8월 1일에는 50개국에서 인기 급상승 앱 1위로 꼽혔고, 트럼프 행정부가 틱톡을 개인정보위반혐의로 금지하려고 들자 며칠 만에 35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하는 등 틱톡의 대체재로 훌륭히 포지셔닝했습니다. 6월 기준 월간 활성 사용자수가 5천 만명에 달하네요. 현재 누적 투자액은 의외로(?) 적은 3750만 달러 규모인데요, 올해 투자를 받는다면 어마무시한 규모로 받지 않을까 싶네요. 

트릴러는 틱톡과 달리 인공지능 기반 자동 편집을 지원하고, 힙합과 EDM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더불어 막대한 돈을 투자해 틱톡 크리에이터를 포섭하고, 타이슨 복귀 경기 등 여러 스포츠 경기를 주관하고 해당 경기 오리지널 콘텐츠를 트릴러에서 볼 수 있게 하는 등 차별점을 두고자 합니다. 

이런 크리에이터 플랫폼은 필연적으로 크리에이터가 콘텐츠로 돈을 벌어야 하는데요, 아직까지 트릴러 안에서 부자가 된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트릴러가 직접 돈을 벌 수 있게 도와준다기보다 크리에이터가 트릴러를 레버리지로 삼아 다른 수익 모델을 운영할 수 있게끔 하기 때문이죠. 

틱톡은 위기를 겪었고, 트릴러는 치고 들어왔습니다. 뒤에서 인스타그램 릴즈와 유튜브 쇼트가 쫓아오고 있는데요. 어떻게 차별점을 드러낼지 궁금합니다. 2020년은 여러 의미로(!!!) 틱톡의 해였는데, 2021년은 트릴러가 그 주인공이 될까요?
🙊 주목해야 할 국내 플레이어 : 드래곤 슬레이어, JTBC스튜디오

한국의 1등 제작사, 스튜디오 드래곤을 위협할 만한 제작사가 탄생했습니다. 바로 JTBC스튜디오입니다. 최근 중국 텐센트로부터 1000억을 투자 받는 등 총 1조 6000억의 가치를 인정받았는데요, 명실상부 스튜디오 드래곤을 잇는 2위 사업자입니다. 

스튜디오 드래곤이 고평가를 받는 이유 중 하나는 넷플릭스와 협업을 통해 안정적으로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고, 시중에 풀린 주요 제작사를 다수 인수했기 때문입니다. 궁극적으로 콘텐츠 퀄리티 자체가 매우 좋았죠. 

콘텐츠 제작사는 매 콘텐츠가 일종의 도박입니다. 시청률이 나올지 안 나올지 모르기 때문이죠. 그 점에서 안정적인 수급처를 확보한 콘텐츠 제작사는 시중에서 좋게 평가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넷플릭스 등 OTT에 들어가는 순간 제작비의 최소 절반 내지 최대 전부를 보전받기도 합니다. 낮은 시청률을 기록했지만, 아스달 연대기가 적자가 아닌 이유이기도 합니다. 

한한령이 풀린다면, JTBC스튜디오는 중국에 콘텐츠를 공급할 수 있고, 넷플릭스에 공급할 수도 있습니다. 대형 플랫폼에 안정적으로 콘텐츠를 공급할 수 있는 제작사는 스튜디오 드래곤 혹은 JTBC스튜디오뿐입니다.

그렇기에 2020년이 더욱 중요합니다. 투자를 받은 이후 내보내는 작품들이 시장에서 유효타를 기록해야만, 존재 가치를 증명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 주목해야 할 국내 플레이어 : 트로트 이후는? TV 조선

인정합시다. 작년은 트로트의 해였습니다. 이 트로트는 모두 TV조선이 낳았죠. 종편이 프로그램 히트를 넘어서 트렌드를 만든 건 처음 아닐까 싶습니다. 종편이 시작해 지상파가 따라가고, 전 사회가 흔들린 이 현상은 2000년대 이후 처음 아닐까 싶어요.

그렇다면 트로트 다음은 무엇일까요? 트로트가 깨워낸 장년층의 콘텐츠 소비력은 어디를 향할까요? 방송국은 ‘영향력’으로 증명합니다. 결국, TV조선은 송가인과 임영웅을 잇는 새로운 아이콘을 만들어내야만 자신들이 이 트로트 트렌드의 최전방에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트로트에만 매몰될지 혹은 트로트 열풍을 잇기 위해 새로운 비즈니스에 도전할지 궁금합니다.
🙊 주목해야 할 국내 플레이어 : OTT에서도 '쿠팡해버렸다' 쿠팡플레이

OTT는 돈 먹는 하마입니다. 콘텐츠 수급에 큰 돈이 들기 때문입니다. 넷플릭스도 오랫동안 적자를 보았으며, 한국 OTT 중에서 유의미한 영업 이익을 내는 곳은 전무하다고 보아도 무방합니다. 

그런데, 이 시장에 쿠팡이 뛰어들었습니다. 얼마 전 나온 쿠팡플레이가 그 주인공입니다. 사실 쿠팡플레이는 왓챠, 넷플릭스, 웨이브 등 기타 OTT와 달리 ‘쿠팡 멤버십’ 강화를 위한 일종의 번들 제품입니다. 그렇기에 이 자체로 돈을 벌지 못해도 큰 상관은 없습니다. 그저 사용자를 더더욱 쿠팡 세계에 묶어두기 위한 함정이라고 보면 될 거예요. 사용자의 시간을 뺏는다는 전통적 경제학에 기초합니다. 

하지만, 쿠팡이기에 기대됩니다. 아직까지는 사용 경험도 나쁘고, 굳이 이 서비스를 사용할 이유가 딱히 없습니다. 그럼에도 기대되는 이유는 여태껏 쿠팡이 만들어낸 서비스 중 차별점이 없던 제품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쿠팡이츠는 ‘치타배달’로 차별점을 두었고, 쿠팡 본체는 ‘새벽배송’으로 차별점을 두었습니다. 과연 쿠팡플레이는 어떨까요?

전 라이브 커머스를 조심스레 예측합니다. 쿠팡 플레이 안에 생방송 채널을 삽입하고, 이를 통해 구매할 수 있는 커머스 채널로 확장 가능성을 예측하는데, 과연 어떻게 될지 궁금합니다. 난생 처음으로 쿠팡이 소비자를 실망시킬지, 혹은 OTT마저 ‘쿠팡’해버릴지 아니면 새로운 차원의 라이브 커머스를 보일지요. 
🙊 기대되는 사건들 : 글로벌 플레이어의 침공

2021년은 디즈니 플러스와 스포티파이 등 글로벌 플레이어의 침공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디즈니 플러스가 어떤 전략을 통해 시장에 진출하고, 사용자를 모을지 궁금합니다. 무엇보다 디즈니에 대항하기 위해 국내 사업자들이 어떤 한 수를 내보일지 궁금합니다.

스포티파이는 통신사-음원사업자의 장벽을 뚫고 어떻게 사용자를 데려올까요? 카카오를 등에 업은 멜론, SKT를 업은 플로, KT를 업은 지니 뮤직 등 음원 서비스는 인터넷 서비스 및 통신 서비스의 번들로 존재하고 있습니다. 스포티파이가 새로운 존재 양식을 보여줄지 혹은 국내 사업자와 새로운 동맹을 보일지 궁금합니다. 왓챠, 티빙, 리디북스 등 국내 사업자와 번들을 통해 진출하면 어떨까 싶기도 합니다.
🙊 넥스트 스텝은? : 무신사, 오늘의 집, 당근마켓

2020년 한 해를 뜨겁게 달군 플랫폼 삼총사를 소개합니다. 패션에 한해서는 네이버와 쿠팡을 이길 만한 무신사, 홈 인테리어라는 시장의 최고 플랫폼 오늘의 집 그리고 트래픽 기준 국내 2위 쇼핑앱인 당근마켓이죠. 

무신사는 지난 여름 리셀 플랫폼 솔드아웃을 냈지만 아직까지 유의미한 결과는 나오지 않은 듯합니다. 기업은 기대감을 먹고 자랍니다. 무신사 본체에 대한 기대감은 커졌지만, 솔드아웃이라는 확장판엔 물음표가 붙습니다. 과연 넥스트 스텝이 무엇일까요? 성장에 대한 기대감을 이끌기 위해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거나, 새로운 시장에 진출할텐데 어디일지 궁금합니다.

오늘의 집은 PR자료로 매출액 등을 말하지만, 영업이익을 말하진 않죠. 770억 투자 뉴스를 보니, 아직까지는 데스밸리에 있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결국, 코로나 이후 늘어난 트래픽을 어떻게 수익으로 만들어낼지가 중요하지 않을까 싶어요.

당근마켓은 중고거래를 넘어서 로컬 커뮤니티를 지향하는데요. 수수료가 아닌 광고를 비즈니스모델로 삼았기에, 트래픽이 곧 돈이 될 확률이 높습니다. 2019년까지 3년 연속 영업이익이 적자였데요, 내년에는 이걸 턴어라운드시킬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오늘 글을 피드백 해주세요!
💌  주 화요일 오전에 뵙겠습니다 :)
💎 AUGUST Edited by MON, TUE, WED, THU, FRI
💌 협업문의  augustletter08@gmail.com
💜 어거스트 구독하기
      어거스트 구독 링크를 복사해 친구들에게 알려주세요!
Copyright © AUGUST All rights reserved. 수신거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