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기다립니다.
3월의 궁궐에서 온 편지
📬 3월의 편지가 도착했습니다

💐 궁궐의 봄꽃 상황을 보고드립니다! 🌸

✅ 궁궐을 걷는 시간 : 3월 산책 안내

📬 3월의 편지가 도착했습니다

이번 편지는 지난 2월 편지에 말씀드렸던 책장 ‘정리의 시간’을 지나, ‘디테일의 시간’을 거쳐, ‘옆길로 샌 시간’ 이야기에서 시작해야겠습니다. 정리의 시간을 겪어본 분이라면 한 번쯤 이런 적이 있을 거예요. 어수선해진 집이나 사무실 정리를 시작했다가 작고 사소하지만, 소중한 것이 ‘툭!’ 튀어나왔던 그런 경험요.


책장 정리를 하면서 아내에게도 꼭 그런 일이 생기고 말았습니다. 저는 이 귀찮은 일을 후딱 해치우고 싶어 서둘렀는데, 아내는 큰 강물 옆으로 작은 하천이 물줄기를 트듯 자꾸 딴짓에 열중하더라고요. 툭 튀어나온 물건들을 따라가는 추억 여행을 즐기느라 바빠 보였습니다. 그러다가 그만 2년 전 보길도 여행 때 마셨던 막걸리 병에서 떼어 온 라벨을 발견한 거예요. 라벨을 보며 보길도에서의 추억을 음미하던 아내는 급기야 그곳에서 마신 막걸리를 주문해야겠다는 결론을 내립니다. 사실 저는 이 과정에 신경 쓸 겨를이 없었어요. 책장 정리에만 집중하기에도 시간이 모자랐거든요. 


그렇게 정리의 시간을 마치고 며칠 후 택배가 도착했습니다. 보길도 막걸리가 가득 담겨 있었어요. 그날 저녁, 보길도 여행을 촘촘하게 추억하며 막걸리 몇 병을 마셨습니다. 그러면서 추억 여행에 대해 생각했어요. 사소해 보이는 물건, 작은 경험 하나일지라도 우리를 충분히 그때로 데려다주는구나 싶더라고요.

이제 곧 봄입니다. 궁궐의 풍경이 가장 고와질 때죠. 지난 한 달간, 올 봄에 '궁궐을 걷는 시간' 프로그램에 참여할 분들께 시간이 흘러 불현듯 궁궐의 봄날 산책을 떠올리게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고민했습니다. 결론은 꽃 향기와 새소리였어요.


그동안 궁궐을 수도 없이 다녔습니다. 책으로만 공부한 현장을 직접 보고 싶어서, 역사적 사건이 벌어졌던 실제 무대, 과거 속 위인이 살았던 장소를 직접 확인하고 싶어서요. 궁궐 곳곳을 좋아하지만, 사실 저의 마음을 빼앗은 건 이런 것들이었어요. 궁궐을 걷다가 잠깐 쉬려고 앉아 있던 때 들려오던 새소리, 우산도 없이 갑자기 내리기 시작한 비를 피하기 위해 급히 뛰어들어간 처마 아래에서 보낸 몇 분, 무심히 궁궐을 빠져 나오다가 본 가을 잎사귀가 떨어지던 장면 등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소중한 순간들이었어요.


3월에는 '궁궐을 걷는 시간' 산책을 다시 시작합니다. 시간이 흘러, 궁궐 산책의 기억으로 올해 봄을 추억하게 해줄 수 있도록 작지만 소중한 순간들을 준비해두겠습니다. 그때 만나면 우리를 들뜨게 하는 작은 것들에는 무엇이 있는지 얘기 나누어요. 


🌱궁궐산책안내인 이시우 드림

💐 궁궐의 봄꽃 상황을 보고드립니다! 🌸

몽글몽글 겨울눈과 파릇파릇 새순을 편지에 담아 보내려던 계획

지난 달에 ‘눈이 올 때 궁궐에서 가장 예쁜 장소’를 소개하는 편지를 보내자마자 3월의 편지에 담을 이야기를 정했습니다. ‘궁궐의 봄 꽃 상황을 알려드리자. 편지를 보낼 2월 말이면 아직 겨울이 다 끝나지 않았을 테니 꽃이 피지는 않았겠지만, 꽃 피우기를 준비하는 '겨울눈' 소식도 좋겠지’라고요. 그래서 3월 편지를 쓰기 직전 궁궐에 가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이게 웬걸! 이틀 전(2월 21일) 저녁부터 함박눈이 내리기 시작하더니 어제(22일) 아침까지 그치지 않더라고요. 봄이 오는 걸 짐작할 수 있는 겨울눈과 새순을 찾기는 틀린 것 같았습니다. 그렇다고! 이대로 주저 앉을 수만은 없죠. 봄을 기다리는 눈 내린 궁궐과 활짝 꽃 핀 지난 봄의 궁궐을 함께 편지에 담아봤습니다. 모두 눈치 채셨지요? 눈에 가려 있지만 저 아래 봄이 스멀스멀 자라고 있다는 걸요.

올봄 꽃이 피는 때는 3월 중순쯤?

봄 꽃 사진들은 2022년 4월 6일과 2023년 3월 28일 촬영한 덕수궁 석어당 주변입니다. 마당에 근사하게 생긴 살구나무가 있어 매년 봄 덕수궁에서 가장 인기 있는 장소죠. 날짜를 보면 1년 사이, 꽃이 활짝 피는 시기가 일주일쯤 당겨졌습니다. 그렇다면 올해는 언제쯤 꽃이 필까요. 만일 또 일주일이 당겨진다면 올해는 3월 중순쯤 꽃이 핀다는 건데요. 이 모든 게 기후위기 때문이라고 하더라고요. 

사실 꽃이 언제 필지는 정확히 알 수 없어요. 올해 저는 3월 초부터 덕수궁 석어당의 살구나무 꽃을 기다리려고요

<궁궐을 걷는 시간> 3월 산책 안내

2024년 첫 궁궐 산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다만 3월 초 저의 일정에 변수가 많아서 인스타그램을 통해 공지드리려고 해요. 이해를 부탁드립니다. 봄꽃 향기, 새소리, 바람소리가 있는 궁궐 산책을 준비할게요. 곧 소식 전하겠습니다. 👉 인스타그램

💌 다음 편지는 3/29일 금요일에 도착합니다📮

 

🙌 응원의 답장, 환영합니다.
✍️ 궁궐과 관련해 궁금한 것이나,
전시/책/영화/드라마 등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 2월 궁궐산책자에게서 온 편지에 대한 짧은 답장


‘종묘’에 관하여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어떤 이야기든 좋아요:)_yooon

네. 작년에도 종묘대제에 다녀와 소식을 전한 적이 있는데요. 올해도 종묘에 대한 이야기들 보내드릴게요.


필름카메라도 혹시 찍으시나요?

필름 카메라는 아주 가끔 사용합니다. 편지에 보내드리는 사진 대부분은 핸드폰(아이폰)으로 찍은 것들이고요. 종종 DSLR 카메라를 쓰기도 합니다.


2월, 궁궐산책자에게 온 답장


지방인이라 눈오는 궁을 걸어보는게 자그마한 소원이긴합니다 소원이라 그런지 아직 한번을 못이뤄본... 하하😅😅 첫 구독이였는데 처음부터 이렇게 멋진 눈내린 궁 사진을 보게 해주셔서 너무 감사드립니다 마음이 차분해지는 효과는 덤이네요. 벌써 다음주가 기다려집니다_이꿍직


우연히 알게 되어 신청했는데, 바로 편지가 도착해서 기뻤습니다. 신청이 조금 늦었더라면 1월 편지를 못 받았을 수 있겠다는 생각에 고민하지 않고 바로 신청한 제 자신을 칭찬합니다 ㅎㅎ 처음 받아 본 <궁궐에서 온 편지>에 눈 내린 궁궐들을 보니 저도 얼른 직접 보러 다녀오고 싶어졌어요. 눈 예보만 기다리려구요. 2월에는 함께 할 수 있는 산책이 없어 아쉽지만 꽃 피는 봄에 꼭 신청해보고 싶습니다^_^* 편지 감사해요-💌_식물리에


안녕하세요. 처음 뉴스레터를 구독해 봐요. 일어나자마자 메일이 온 걸 보고 비몽사몽 읽었는데 ‘between’이라는 단어에 잠이 확 깨네요. 전 왜 처음과 끝만 보고 사이는 보지 못했을까요? 지금 계절을 시간으로 본다면 달이 지지 않은 새벽 같습니다. 해가 뜨기 전이 가장 춥다고 하잖아요. 똑같이 지금 이 매서운 추위도 곧 봄이 온다, 겨울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의미란 생각이 문뜩 드네요.

겨울과 봄 사이를 보니 그저 지긋지긋하던 날씨가 다르게 느껴져요. 해가 뜨기 전까지 남은 추위를 즐겨야겠습니다. 작가님 말씀 덕에 경주마처럼 끝만 보고 달리는 게 아니라, 이제는 모든 과정을 고민하고 주저하고 괴로워하며 즐길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제게 새로운 단어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 사진이 너무 아름다워요. 꽃이 피는 궁궐을 또 얼마나 아름다울까요? 봄이 기대되는 이유입니다."_yooon


안녕하세요. 궁궐에서 온 편지를 처음 받아 본 구독자 입니다. 저는 전통회화를 공부하고 전공하는 학생입니다. 전통문화를 공부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문화유산을 공부하니 궁궐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을 갖고, 자주는 아니더라도 시간이 되거나 계절이 바뀌는 시점에 궁궐을 놀러 갑니다.

제가 가는 궁궐을 배경으로 한 뉴스레터라 구독을 하게 되었는데 내용도, 사진도 너무 힐링 되었습니다. 궁궐은 계절에 따라 보이는 궁의 모습이 다른데 구독을 하면서 그 부분을 볼 수 있어 좋은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뉴스레터와 함께 궁궐 사진도 많이 올려주세요!

제가 궁을 가서 보는 부분은 아무래도 제 전공과 관련이 있는 단청을 주로 보는 거 같습니다. 경복궁은 법궁, 창덕궁은 이궁으로 법궁 역할을 할 수 있는 궁으로 만들어졌지만, 비교하여 보았을 때 가장 크게 단청의 차이점을 볼 수 있는 있습니다. 각 정전을 비교하여 본다면 그 점을 더 명확하게 보일 것입니다. 경복궁 근정전은 청색(靑色) 계열의 비율이 높고, 창덕궁 인정전은 녹색(綠色)의 비율이 높습니다. 단청색의 영향인지 근정전은 인정전보다 더 장엄함을 보여준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근정전도 장엄함이 느껴지는 건 비슷하지만, 근정전보다는 조금 더 따뜻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단청색도 궁궐의 느낌을 다르게 주지만, 한옥의 가장 큰 매력은 자주 머물렀던 건물과 자주 머물지 않았던 건물이 주는 따뜻함이 다르다는 점입니다. 그래서인지 저는 경복궁은 차가운 느낌을 받고, 창덕궁은 경복궁에 비해 따뜻한 느낌을 받습니다.

궁궐을 가신다면 단청의 문양과 색을 비교해서 보는 재미도 있다고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단, 올려다보는 점에서 목이 아플 수 있으니 자주 스트레칭이 필수입니다._inast. @picturesque.nnjeun


작가님이 보내주신 눈내린 궁궐의 풍경을 보니 저도 오랜만에 겨울의 궁을 맞이하러 이번 주말에 다녀와야겠어요ㅎㅎ 멋있는 사진 감사합니다._김지은


눈온 날에는 궁궐을 가야겠다 했는데 이렇게 좋은 사진으로 추천해주시다니,  좋습니다ㅎㅎ 그러면서 또 마지막 사진 속 푸르른 풍경이 시선을 잡는 것 보니 언제나 다른 마음으로 보낼 장소같다는 생각도 드네요, 필름카메라도 혹시 찍으시나요?  사진을 잘 찍으시니 문득 궁금해지네요._OO


눈이 쌓인 궁궐은 생각보다 더 예쁘고 아름답다는 것을 보여주셔서 감사해요. 눈오는 궁궐을 담기 위해 궁 오픈 시간을 기다리신 것을 생각하니 더더 사진이 아름답고 따뜻한 느낌이에요. 눈이 쌓인 궁의 모습을 보니 날이 따뜻해져서 다시 궁궐 산책을 가고싶은 마음이 올라옵니다. 2월 4일이 입춘이라는 말에 아득히 멀어보이는 봄이 성큼 다가온 느낌도 있어요. 봄에 만나요!!!_소하


정리 가속도 법칙'이란 말이 재미있습니다. 지금은 after에 더 가까워지셨는지도 궁금합니다. 겨울 정취가 담긴 고궁의 풍경도 아름답고요. 봄으로 들어선다는 입춘, (진짜로) 해가 바뀌는 설날 모두 즐겁게 보내시길 바랍니다. 다음 편지도 기다리겠습니다!_김정후

✉️ 궁궐에서 온 편지는 2월 23일 현재 676명이 함께 읽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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