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속 45m 태풍 ‘짜미’ 일본 강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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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8.09.30. 오후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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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윤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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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간사이 거쳐 수도권으로 북상
ㆍ"기록적 폭우·폭풍 가능성"
ㆍ오사카 항공편 운항도 중단

“1993년 이후 최악의 태풍으로 기록될 수 있다.”

초강력 태풍 ‘짜미’가 오키나와(沖繩)를 거쳐 일본 본토로 향하고 있다. 사실상 일본 전 지역이 태풍 경로상에 놓여 있어 큰 피해가 예상된다. 제2도시인 오사카(大阪) 간사이 공항이 폐쇄되고 주요 열차편도 운항이 줄줄이 취소되는 등 일본 전역에 비상이 걸렸다.

NHK 방송 화면 캡처


NHK방송에 따르면 일본 기상청은 제24호 태풍 짜미가 30일 오후 1시쯤 규슈(九州) 남부 미야자키현 근해에서 북동쪽 방향으로 이동 중이라고 발표했다. 시간당 45㎞의 속도다. 중심 기압은 950hPa(헥토파스칼)이며 중심 부근 최대 풍속은 초당 45m, 최대 순간 풍속은 초당 60m다.

일본 기상청은 “10월1일 저녁쯤에는 동일본과 북일본을 포함한 여러 지역에서 기록적인 폭우와 폭풍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일본 정부도 지난 28일 총리 관저 위기관리센터에 정보연락실을 설치하는 등 정부 차원의 위기 대응에 들어갔다.

현재까지 태풍의 직접 영향권에 들어간 곳은 오키나와, 가고시마, 나가사키현 등이다. 오키나와현에서는 전체의 40%인 25만 가구가 정전 피해를 입었다. 가고시마현에는 이날 오전 11시까지 시간당 최고 120㎜의 폭우가 쏟아졌다. 아마미시 나제항에서는 높이 11m의 등대가 강풍에 통째로 뽑혀 사라지는 일도 있었다.

일본 가고시마현 아마미시 나제항에서 30일 높이 11m의 등대가 사라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해양 당국은 태풍 짜미가 동반한 강풍에 등대가 날아간 것으로 보고 수색 작업에 나섰다. NHK 캡처


지난 29일 24호 태풍 짜미가 강타한 일본 오키나와현에서 가로수가 뿌리채 뽑혀있다. EPA연합뉴스



인명 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이날 낮 12시를 기준으로 최소 51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는데, 이 중 40명이 오키나와현에서 나왔다. NHK는 오키나와 하에바루 마을에 살던 한 30세 남성이 깨진 유리로 인해 다리에 심한 상처를 입었다고 전했다. 가고시마현에서도 한 55세 남성이 강풍에 타고 있던 트럭이 뒤집히면서 대퇴골 부상을 입는 등 총 11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미야자키현에서는 60대 여성 1명이 폭우에 휩쓸려 실종됐다.

피해가 잇따르자 와카야마현과 에히메현을 비롯한 각 지방자치단체들은 주민 35만명에게 피난 권고를 내렸다. 일부 언론에서는 “짜미가 이런 세력을 유지한 채 일본 열도에 상륙한다면 40명 이상이 사망했던 1993년 9월 제13호 태풍 얀시 이후 25년 만에 최악의 태풍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일본 오키나와현에 사는 한 시민이 지난 29일 노란 우의를 입은 채 폭풍우가 치는 나하 시내를 걸어가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약 900만명이 살고 있는 오사카부도 항공편 운항을 중단하는 등 태풍 이동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주요 항공 거점인 간사이 공항은 30일 오전 11시부터 1일 오전 6시까지 19시간 동안 활주로 2곳을 폐쇄한다. 이에 따라 1000편이 넘는 국내선 항공편이 줄줄이 취소됐다. 간사이 공항은 앞서 지난 4일 21호 태풍 ‘제비’로 인해 침수 피해를 입고 폐쇄됐다가 지난 21일 운영을 재개한 상태였다.

폭우로 인해 철로가 흙으로 뒤덮이면서 주요 열차편도 잇따라 취소됐다. 서일본철도공사는 도쿄와 서일본 사이의 신칸센 고속철 운행을 취소했고, 오사카와 교토, 고베 지역의 지역 열차도 운행이 중단된 상태다. 오사카에 위치한 ‘한큐 우메다 본점’을 비롯해 다이마루, 다카시마야 등 주요 백화점들도 주말 영업을 포기했다.

일본 기상청은 지난 29일 기자회견에서 “태풍의 진로가 되는 해안가의 해수면 온도가 높기 때문에 태풍은 매우 강한 세력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태풍은 제비에 필적하거나 그것을 웃도는 세력으로,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일본 대부분의 지역이 폭풍 영향권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심윤지 기자 sharp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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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부에서 건설·부동산 분야를 취재합니다. 숫자 뒤의 사람 이야기에 관심이 많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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