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진독립영화제 특집
독립영화 큐레이션 레터 by. 인디스페이스
vol.119 정동진독립영화제 특집
8월 10일 오늘의 큐 💡   
Q. 별이 지는 하늘, 영화가 뜨는 ○? 🌊
님, 오늘 레터의 제목을 보자마자 "바다!🌊"라고 외치셨다면! "오, 독립영화 좀 볼 줄 아는 인디씨커👀?" 독립영화 보러 여기저기 떠나보신 게 아닐까 하는, 합리적 추측을 해보게 됩니다. 별이 지는 하늘, 영화가 뜨는 바다! 정동진독립영화제의 슬로건이거든요. 매 상영을 시작하기 전에 다같이 외치기 때문에 정동진독립영화제에 가본 인디씨커👀라면 잊을 수 없을 거예요💫

지난 주말, 제24회 정동진독립영화제가 열렸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여러모로 제약이 많았던 지난 2년과 달리 올해엔 정동진독립영화제도 활기를 되찾았어요. 저희 인디즈도 안 가볼 수가 없어서 여름휴가차 다녀왔는데요😎 낮에는 푸르른 하늘과 바다를 보고, 밤에는 초등학교 운동장에 모여 영화를 보고. 이따금씩 하늘에선 별똥별이 떨어지고, 스크린 뒤로는 밤기차가 지나갑니다🚉 듣기만해도 낭만적이지 않나요?! 영화관에서 집중하여 영화에 빠져드는 것도 좋지만, 야외에 설치된 거대한 스크린을 바라보며 함께 웃고 떠드는 시간 역시 얼마나 소중한지 알게 되실 거예요. 정동진독립영화제는 독립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매년 손꼽아 기다리는 즐거운 '잔치'의 현장이랍니다. 

오늘은 인디즈큐가 정동진의 무덥고 푸르른 시간들을 전해드릴게요. 오늘 레터를 쓰면서도 다시 돌아가고 싶은 기분이 들었는데요. '그렇지만 이미 끝났잖아요!😞' 혹시라도 인디즈 큐의 자랑(?)에 속이 쓰리시진 않을까 걱정입니다. 그렇다면 내년 여름 계획은 정동진으로 잡아보시는 건 어떨까요? 정동진의 여름은 언제나 님을 기다리고 있을 거예요❣️

사랑하지 않고는 배길 수 없는,

제24회 정동진 독립영화제에 다녀와서


“별이 지는 하늘! 영화가 뜨는 바다!”

정동진독립영화제의 슬로건에 걸맞게 야외 스크린이 설치된 정동초등학교 운동장 위로는 붉은 달과 쏟아질 듯한 수십 개의 별이 촘촘히 박혀있었다. 매년 휴가철 독립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을 불러 모으는 정동진독립영화제가 올해도 어김없이 개막했다. 줄곧 사회를 맡아오던 이상희, 우지현 배우의 개막 선언과 함께 뜨거운 환호 소리가 울려 퍼졌다. 코끝이 적당히 알싸한 쑥불 내음, 울려 퍼지는 가수 데이먼스이어의 목소리. 큰 스크린에서 보이는 다채로운 영화들과 옹기종기 돗자리를 펴고 앉아 영화에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수많은 관객들까지. 모기에게 습격당하기 일쑤였지만 바다와 영화가 가득한 낭만 앞에서 그런 것쯤은 아무 문제가 되지 않았다.


사흘간 다양한 목소리를 내는 독립영화의 향연이 펼쳐졌고, 그중 한국 독립애니메이션의 활약도 중간중간 돋보였다. 여러 갈래를 걸어가는 여성들의 이야기를 담은 <쿠키 커피 도시락>부터 어린 시절 감독의 경험담을 바탕으로 한 <저주소년>까지 형형색색의 매력적인 캐릭터가 관객의 이목을 끌어당겼다.

그 중에서도 <각질>의 상영은 많은 관객의 관심을 불러 모으기도 했다. 한국 애니메이션 최초로 칸국제영화제 단편경쟁에 진출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화제가 되었기 때문이다. 축축한 화장실 안에서 내가 아닌 다른 자아(Persona)를 꺼내는 주인공은 그로테스크하면서도 우울한 느낌을 자아낸다. 타인에게 비난받지 않기 위해 만들어 둔 다른 가면에게 잠식당하는 과정은 기괴한 느낌을 주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누구나 한 번쯤 겪을 법한 일이기에 관객의 공감을 사기에 충분했다.


<말이야 바른 말이지>의 ‘진정성 실천편’ 에피소드를 연출한 최하나 감독이 GV에서 정동진독립영화제를 잔치에 비유했다. 사전에서는 '경사가 있을 때 음식을 차리고 여러 사람이 먹고 마시고 즐기는 일'을 잔치라 이른다. 초등학교 앞 치킨집에서 치킨을 사 들고 맥주와 커피를 마시며 마냥 조용하지 않은 객석에서 다 함께 하하 호호 즐기는 축제. 이보다 더 탁월한 비유가 있을까? 독립영화가 내뿜는 유일무이한 낭만이 그득한 잔치. 정동진독립영화제를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이것으로 충분하다.


인디즈 임나은

<각질> 감독 문수진|6분 45초

페르소나에게 잠식되어 가는 과정


💡2022 칸국제영화제, 2022 애니마페스트 자그레브, 2022 안시국제애니메이션영화제 등 다수 상영!

<쿠키 커피 도시락> 감독 강민지, 김혜미, 이경화, 한병아|13분 7초

인생 중반을 넉넉히 넘긴 여자들에겐 쿠키와 커피와 도시락이 필요했다. 복잡한 도심 한복판 어느 공원에 네 명의 중년 여인들이 모처럼 소풍을 나왔다. 그저 먹고 마시고 웃고 떠드는 그녀들에게 정답은 없다.

<말이야 바른 말이지> 감독 김소형, 박동훈, 최하나, 송현주, 한인미, 윤성호|67분

‘을’보다 낮은 위치에 있는 ‘병’과 ‘정’을 타자화하고 대상화하는 풍경을 통해 한국 사회의 허위와 모순을 통찰한다.

☞ <말.바.말>은 인디즈 큐에서 소개한 적 있어요! <말이야 바른 말이지> 특집 보러가려면 클릭!
집에서도 볼 수 있다구 💘
정동진독립영화제 얘기 하니까 더 가고 싶잖아요!😖 이제 다음 영화제까지 360일은 기다려야 하는데, 너무 아쉬우면 안되니까 우리의 마음을 달래줄 2x9 작품을 가져왔어요. 이번 정동진독립영화제에서도 상영한 이옥섭x구교환 콤비의 작품 <러브 빌런>입니다. 이옥섭 감독, 구교환 배우, 메구 배우가 정동진독립영화제에 참석하여 상영 후 소감을 나눠주기도 했는데요. 2x9 본격 탐구는 다음주에 한번 더 해볼까요? 다음 레터에서 만나요!💌
고요한 밤, 도로를 질주하는 차. 비트가 쪼개어지고 네온사인이 번쩍인다. 그 안에는 메구와 교환 커플, 그리고 다빈이 함께한다.
#언어
메구는 일본어로, 교환은 한국어로 말한다. 교환은 메구의 일본어를 이해하는 유일한 사람이다. 하지만 교환은 다빈에게 메구의 일본어를 엉뚱하게 전달한다.
#씹던껌
운전하는 내내 교환은 잠이 쏟아진다. 다빈은 껌을 씹고 있다. 다빈이 씹던 껌을 이내 교환이 씹고 있다. 다빈의 씹던 껌 하나로 쉽게 잠에서 깨는 교환.
#창
교환은 밖, 메구은 안. 교환은 메구가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메구는 교환은 물론 창에 비친 자기 자신도 볼 수 있다. 제발 한 번만 용서해달라고 애걸복걸하는 교환을 메구는 알 수 없는 표정으로 바라본다.
#게워내기
교환은 메구가 뱉어 낸 올리브를 잠자코 주워 먹는다. 메구의 마음을 되돌릴 수 있다고 믿으며. 하지만 메구는 교환과 함께 먹었던 케밥까지 게워낸다.

나는 사랑의 슈퍼맨이다. 하지만 언제라도 사랑의 빌런이 될 수 있다.


인디즈 김정연

정동진 요모조모 📔  
 '땡그랑 동전상'이란? 💰
 -  비경쟁영화제인 정동진독립영화제의 유일무이한 상금!(영화제 측에서는 '전세계 유일의 현금박치기 관객상'으로 소개하기도😆😆) 영화제가 진행되는 사흘간 매일매일 한 편씩 뽑아요. 각 영화 이름이 붙은 깡통에다 동전을 넣으면 투표 완료! 좋은 영화에는 아낌 없이 땡그랑 던져주세요. 중복 투표 당연히 가능합니다. 지폐는 받지 않으며, 총 금액이 아닌 동전의 갯수로 1위를 가립니다. 1위를 차지한 영화가 모든 동전을 가져갑니다☆ 

 '쑥불'을 피운다는데? 🕯
 - 야외상영이다보니 모기와 날벌레가 걱정되시죠?(징그러워서 이모지 생략😵) 정동진독립영화제를 위해 열심히 뛰어다니는 자원활동가들이 말린 쑥으로 불을 태워 여러분을 지켜준답니다. 운동장에 돗자리를 깔고 영화를 보다보면 중간중간 자리에 앉아 쑥불을 피우는 스태프들을 보실 수 있을 거예요. 다만 너무 가까우면 연기에 눈이 매울 수도😂

 어떤 작품들이 상영될까? 👀
 - 매년 한국 독립영화에 한해 작품 공모를 받는답니다. 올해 상영작들, 그리고 영화제에 대한 보다 많은 정보를 보고 싶으면 정동진독립영화제 홈페이지를 확인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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