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 오늘을 잘 살아내셨나요?

안녕하세요.
인간 강혁진입니다. 

최근 코로나가 심해지면서 불필요한 외출이나 오프라인 만남, 모임 등은 모두 취소하고 있습니다. 제가 진행하고 있던 그리고 진행하기로 했던 북토크나 살롱 모임 역시 모두 연기되거나 취소되었습니다. 모두의 건강을 위해 꼭 필요한 조치이기에 이해는 하지만 많이 아쉽습니다. 

이쯤 되니 점점 그동안 못한 것들이 생각나기 시작합니다. 코로나가 시작되기 전에 조금 더 많이 여행을 가둘걸. 코로나가 시작되기 전에 조금 더 많은 사람을 만나둘 걸 하고 말이죠. 내가 하지 못한 것들이 조금씩 후회가 되기도 합니다. 

그러던 찰나에 넷플릭스에서 영화 ‘타짜 : 원 아이드 잭'을 봤습니다. 우리가 기억하는 타짜1에 비하자면 조금 아쉽지만, 배우들의 연기가 꽤 볼만했습니다. 그리고 2시간이 넘는 러닝타임 중에 유난히 기억에 남는 대사가 있었습니다.

극중에서 주인공 일출(배우 박정민)과 미스터 권(배우 권해효)이 후회와 복수에 대한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었습니다. 동료와 아버지에 대한 복수 그리고 후회에 대해 이야기하자 미스트 권이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후회? 원래 그런 거야 노름꾼이. 졌던 판 생각나고 잃은 돈 생각나고. 그러다가 배신하고 배신당하고 결국엔 후회만 남아.”

후회에 관한 도박꾼들의 이야기이지만 이 대사는 왠지 평범한 삶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적용해도 맞는 이야기인 것 같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내가 가지 못한 여행지가 생각나고 하지 못한 선택이 생각나고 고백하지 못했던 짝사랑이 생각나는 것처럼 말이죠. 

2년 전 이맘때쯤 아내와 유럽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프랑스와 스위스에 각각 1주일씩 머물렀습니다. 파리 같은 대도시부터 스트라스부르 같은 작은 도시까지 시간이 허락하는 동안 최대한 많은 곳을 길게 깊게 즐겼습니다. 천장까지 유리로 되어 있던 기차를 타고 스위스의 협곡 사이를 지나 마테호른으로 향하던 길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여행이 즐겁기만 했던 건 아닙니다. 가방을 도둑맞아 카드와 일부 현금, 직접 만들어 아끼며 쓰고 있던 지갑까지 잃어버렸죠. 게다가 극성수기이다 보니 비행기와 숙소, 이동하는 기차비에만 수백만 원이 들었습니다. 여행을 다녀온 뒤에도 3달 정도는 열심히 즐기다 온 카드값을 메꿔야 했죠. 

카드 고지서를 받아보고는 아내와 잠시 고민했습니다. ‘우리가 괜한 여행을 한 걸까?’라고 말이죠. 신나게 시간과 돈을 쓰고 왔지만, 생각보다 큰 비용을 지출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조금 지나자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그때가 아니었다면 다시는 가지 못했을 여행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죠. 시간이 지날수록 그 생각은 더욱 확고해지고 있습니다. 

우리가 시간이 지나 후회하지 않는 방법은 뒤를 돌아봤을 때 후회하는 건 꼭 거창한 여행이나 특별한 경험만은 아닐 겁니다. 그저 오늘 당장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미루지 않고 해낸다면, 훗날 뒤돌아봤을 때도 후회하지 않을 겁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도 제가 할 수 그리고 해야 하는 일들을 합니다. 여름내 옷장에 있던 제습제를 새걸로 교체하고, 미뤘던 집안일을 합니다. 인적이 드문 동네 산책로를 따라 걸으며 햇볕을 쬡니다. 오랫동안 쓰지 않고 찬장 자리만 차지하고 있던 낡은 그릇들을 버립니다. 더 이상 읽지 않는 책들을 처분하고 새 책들에게 자리를 내어 줍니다. 올려야 할 유튜브 영상을 준비하고, 이렇게 인간 강혁진을 씁니다. 아내와 함께 소파에 앉아 편의점에서 사온 곰표 팝콘과 함께 넷플릭스를 봅니다. 

지루한 듯 이어지는 일상에 집중하며 하루를 보내는 것, 그렇게 이어지는 하루들을 살아내는 것만이 우리가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사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님의 오늘은 어떠셨나요? 부디 내일의 님이 후회하지 않을 충만한 하루를 보내셨길 바랍니다. 그리고 내일도 또 그 다음 날도 그러하시길. 

다음주에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인간 강혁진 드림
책 '마케터로 살고 있습니다'를 썼습니다. 

더 오래 더 능력 있는 마케터로 남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책을 썼습니다. 

10여년 간 마케터로 살아오며 느끼고 공감하는 마케터로서의 일하는 방법과 자세 그리고 고민들을 정리해봤습니다. 

마케터라면, 나아가 일하는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공감하며 읽을 수 있는 책이라 생각합니다. 언제 어디서든 곁에 두시고 '그래 맞아. 이렇게 일하는 거였지'라는 컨닝 페이퍼처럼 두고 읽으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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