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모조모 1호에서는
공생: 코로나 시대,  집에서 같이 살기
요모조모 공간물푸레 북카페
👥  1호 요모조모가 만난 사람
첫 번째, <물푸레북카페> 활동가 가을
두 번째, <커먼그린> 대표 정관우
세 번째 <우리동물병원생명사회적협동조합>
        조합원 성진아

삶의 이런 면, 저런 면을 살펴보는 요모조모
은평문화재단은 2020<교차공간>에 이어서 생활문화를 실천하는 사람을 발굴해서 기록하는 작업을 이어갑니다2021년 생활문화 웹진의 이름은 <요모조모>입니다. 코로나 시대에 사람들의 달라진 집 안팎 생활문화를 요모조모 살펴보자는 의미를 담았습니다.
요모조모 1, 공생: 코로나 시대, 집에서 같이 살기
1호 생활문화 아카이빙 『요모조모』의 주제는 공생: 코로나 시대, 집에서 같이 살기입니다. 지난 2년 동안 코로나로 일상생활이 변했다는 사실에는 누구도 이견이 없을 것입니다. 이번 호에서는 집에서 일종의 키우거나 돌보는 활동을 하며 아이, 식물, 동물과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잘 공생하고자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떻게 살고 있는지, 코로나 시기에 무슨 영향을 받았는지, 생활문화의 기본 가치인 이웃·사회와는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 요모조모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요모조모가 만난 첫 번째 사람

<물푸레북카페> 활동가 가을
 물푸레북카페는 은평구 진관동 이말산 자락의 생태공원 옆에 자리한 독특한 마을생활 공간입니다. 물푸레북카페는 공동육아 품앗이인 숲동이 놀이터가 2012년 서울주택도시(SH)공사에서 공간 위탁 단체로 선정돼 만들어졌습니다. 가을님은 숲동이 놀이터 7기로 활동했고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숲동이 놀이터는 졸업했습니다. 현재는 마을의 사랑방으로 자리잡은 물푸레북카페 활동가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숲동이 놀이터는 아이들에게 자연의 감수성을 전해주자는 취지에서 시작했어요. 월요일, 수요일금요일마다 각자 도시락을 싸서 오전 10시에 모여서 근처 이말산이나 북한산에 가서 시간을 보내요. 자연에서 자유롭게 노니까 처음에는 좋아 보이죠. 숲동이에 참여하면 아이가 창의력이 많아지겠지, 사회성이 좋아지겠지라는 기대도 하고요
하지만 엄마와 아이 둘 다 잘 맞아야 해요엄마는 잘 맞는데 아이가 벌레를 너무 무서워한다거나흙을 묻히기를 기피한다거나깔끔한 성향인 친구들은 자연에서 보내는 시간이 너무 힘든 거예요.

운영은 자율적으로 하되 숲동이 놀이터가 지켜야 할 일곱 가지 원칙은 있어요. 아이들은 (가르치지 않고) 자유롭게’, ‘어른들은 (개입하지 말고) 지켜보기’, ‘놀잇감은 자연에서’, ‘안전사고를 대비하고’,엄마들도 즐겁고 행복하기’, – 이게 가장 중요해요. ‘(서로 다투더라도 이해하고) 함께하기마지막으로 생태보전시민모임 일원으로서 회비 납부하기’, 이 일곱 가지 원칙에서 벗어나지 않으면 돼요.

숲동이 놀이터를 알고 처음 물푸레북카페에 왔을 때 깜짝 놀랐어요. 아이는 시끄러우니까 아이는 카페와 어울리지 않는 존재라고 생각하잖아요. 그런데 아이들이 카페에서 뛰어놀고, 아무 어른에게 화장실이 어디 있는지 묻는 거예요. 여기가 호수 근처라서 벌레가 많아서 화장실이 무섭다고요. 그렇게 아무 어른을 붙잡고 화장실 가는 모습을 보고는 충격을 받았죠.
물푸레북카페도 거리두기를 강화했을 때 넉 달 정도 쉬었어요. 저희는 매일 나와서 쓸고 닦았는데도 거미줄이 생기더라고요. 매일 와서 쓸고 닦는데도요. 사람이 없으니까 너무 휑하고요. ‘공간에 사람이 머무는 게 이렇게 중요하구나’, ‘사람에게도 공간이 이토록 중요하구나라고 느낀 시간이에요.
저희 카페 입구에 보고 싶었어 물푸레라고 크게 쓰여있어요. 저희도, 방문객분들도 서로 많이 보고 싶었다고 생각해요. 이젠 위드 코로나 시대를 준비하고 있잖아요. 물푸레북카페에 많이 오시고 같이 즐기는 생활문화가 활성화하기를 바라고 있어요. 그리고 저희 이 공간이 더 힘을 얻도록 지원해주시고, 지치지 않도록 응원해주시길 바랍니다.

요모조모가 만난 두 번째 사람
<유한회사 커먼그린> 대표 정관우 
 식물 키우기는 나이 지긋한 어른들이 즐기는 취미 활동이었습니다. 힐링 열풍이 불고 반려문화가 확산하더니 어느새 식물 키우기는 2~30대 젊은이도 향유하는 문화로 자리잡았습니다. 삭막한 도시에서 1인 가구도 집에서 간편하게 농사를 짓고 숲을 가꿀 수 있는 주렁이 키트를 개발한 <유한회사 커먼그린> 정관우 대표를 서울혁신파크 미래청 사무실에서 만났습니다. 입구에 들어서니 공간을 가득 채운 싱그러운 초록이들-식물-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습니다.
시민들의 생활을 디자인하는 유한회사 커먼그린을 운영하는 정관우라고 합니다. 디자인하는 사람을 자신의 세부 영역에서 라이프 스타일을 개선하도록 돕는 조력자라고 이해했어요. 도시에서 살아보니 도시는 공공적인 초록은 많은데 사적인 초록은 많지 않고, 접하기도 쉽지 않더라고요. 나중에는 이것이 계층 간 격차가 될 수도 있겠다 싶었어요. 초록 즉, 식물이죠. 이를 매개로 도시의 사적 공간에서 쉽게 키우고 잘 자라는 디자인 프로세스를 만들고 싶습니다.
 
 주렁이 프로젝트는 이 콘셉트예요. 화분이 아니라 조그마한 숲을 각 가정에 들여오는 것이 목적입니다. 많은 도시 청년들은 보통 좁은 공간에서 거주하니까요. 독거노인의 거주지는 그보다도 더 좁다고 해요. 이런 분들께 제가 만들고 있는 주렁이가 당장 필요하지 않을까? 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래서 저는 도시의 사적 공간에 어울리려면 식물은 무조건 위로 올라가야 한다라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만든 주렁이 키트에서 그래서 프레임을 세로로 긴 형태로 구현했어요.

 일반인에게 필요한 것이 100이라고 하면 독거노인 등 사회적 약자에게는 더 많은 서비스가 필요하겠죠. 저는 정말 필요한 서비스가 먼저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회의 본질은 이웃을 잘 돌보고 다 같이 잘 사는 거예요. 그런데 갈수록 너무 경제적인 요소에 치중하고 있지는 않은가요.
 ‘각자 자신의 사적 공간에서 초록을 키우고, 작더라도 농사를 시작하는 일이 조그만 해결책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어요
 주렁이 프로젝트로 구체적인 생각을 실현해서 시도하고 있고요. 시민들이 식물을 키우는 적은 노력으로 조금이라도 불안감을 잠재우고 긍정적인 영향을 받는다면 서로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이런 문화를 디자인하고 돕는 역할을 제가 잘 해낼 수 있으면 좋겠어요.”

요모조모가 만난 세 번째 사람

<우리동물병원생명사회적협동조합(우리동생)> 조합원 성진아

우리동물병원생명사회적협동조합은 이름처럼 조합원이 직접 출자하고 운영에 참여합니다
이름도 친근한 우리동생은 국내 최초 동물병원 협동조합으로 반려동물과 사람이 건강하게 더불어 사는 세상을 지향합니다. 웹사이트에는 사람조합원은 몇 명’, 동물조합원은 몇 마리로 같이 표기하고, 조합 정관에는 사람편, 동물편을 나란히 썼습니다. 사랑스러운 고양이 두 마리와 살고 있는 우리동생 조합원 성진아 님과 고양이, 우리동생, 반려동물을 이야기했습니다.

 두 고양이 이름은 티니와 강이예요. 티니는 데스티니(Destiny, 운명)라고 생각해서 티니예요. 강이는 선천적으로 심장비대증을 앓고 있어서 건강하라는 뜻에서 강이라고 이름을 지었어요.

 사실 성미산 마을로 이사를 왔는데도 이웃과 접점이 많지는 않았어요. 그런데 고양이 덕분에 동네에 인사하는 이웃이 생긴 거예요. 앞집 아저씨는 이제는 주말 농장에 다녀오시면 저희에게 야채와 과일을 주시고요. 저희도 음식을 하면 나눠드리고요. 이웃과 새로운 관계를 맺은 거죠.

 만약 티니가 없었다면 강이와 만나는 일도 없었을 테고, 티니가 없었으면 우리동생에도 관심을 갖지 않았겠죠. 티니는 저를 조금 더 좋은 사람으로 만드는 존재예요. 그러니 좋을 수밖에요.

 고양이돌봄소모임은 여행을 가거나 오래 집에 비울 때 모임원들이 집을 방문해서 고양이를 돌봐주세요. 저도 많은 도움을 받았어요. 인천에 사시는 분도 계신데 멤버들이 고양이를 돌보러 인천까지도 가세요. 우리동생은 마포와 강남에 있지만, 조합원 가입에 지역 제한은 없으니까요. 주로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활동해요.

 길냥이에게 매일 밥을 주는데 어느새 함께 하는 이웃이 생겼어요. 같이 친해지고 서로 알게 되고요. 고양이가 이 구역에서 저 구역으로 가면 그 고양이 소식은 끊기잖아요. 그런데 이웃 주민께서 다른 구역으로 간 고양이 소식을 알려주세요. 이야기를 공유하는 거예요. 만일 모든 일을 저 혼자 감당해야 하면, ‘과연 내가 할 수 있을까?’ 싶은데요. 내가 며칠 못해도 누군가 같이 해주리라는 믿음이 생겼죠.

공간 요모조모
물푸레북카페

2012년 은평구 진관동 생태공원 옆에 문을 연 마을생활공간. 물푸레 카페와 물푸레 서재 공간이 있다. 공정무역 커피, 건강한 먹거리를 판매하고 독서 모임, 각종 강좌, 요가, 타로, 뜨개 등 다양한 소모임을 운영한다. 최근에는 카페 공간에 아이를 위한 물푸레 만화방을 만들었다. 주로 마을 주민이 소통하고 배우는 사랑방 역할을 하지만 누구에게나 열린 공간이다. 서재에 있는 6인석, 15인석 등 공간 대관도 할 수 있다.

주소: 서울 은평구 진관4 48-51, 은평뉴타운상림마을 742 1
영업 시간: ~10:00~18:00(일요일, 공휴일 휴무)
문의: 02-356-9410
SNS: 인스타그램 @bookcafemulpure
2021년 은평생활문화웹진 요모조모 1호를 마치며
『요모조모』 프로젝트 매니저 박진주

이웃, 동물, 식물과 함께 더불어 사는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니 제 마음도 푼푼해집니다.

역시 세상은 혼자 살 수 없습니다.
위드 코로나로 접어들었을 때, 그동안 단절된 사회적 관계를 회복하려면 우선 서로 잘 공생하고 공존하려는 마음은 필수입니다.
함께 만들었습니다
발행인은 김미경
총괄은 (재)은평문화재단 대표이사 양재호
기획 진행(재)은평문화재단 문화정책사업팀 최지영, 이미슬
에디터은       박진주
디자인·일러스트   홍지혜
영상제작은은 은은수정과필름
후원(재)서울문화재단
발행처 재단법인 은평문화재단
발행일 2021.11.05.

웹진 「은평생활문화웹진 요모조모」는 <2021 자치구 생활문화 활성화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은평문화재단이 기획하고 발행하였으며, 서울문화재단의 후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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