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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애널리스트들이 경기 침체를 우려했지만, 연초 미국 증시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올해 들어 S&P 500 지수는 8.16%, 나스닥 종합주가지수는 15.15%,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2.88% 올랐죠(현지시간 14일 장마감 기준). 현재 투자자들은 경기침체가 아닌 경제 연착륙 시나리오를 더욱 믿고 있는 모습입니다. 특히 지난 3일(현지시간) 시장의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강한 고용보고서 결과까지 나오면서 증시 낙관론은 더욱 힘을 얻고 있습니다. 인플레이션 둔화세가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경기 상황도 양호하게 유지되니 경기침체에 대한 공포는 희석되고 있는 셈이죠.
그럼 고용보고서 내용이 어떻길래 투자자들은 증시에 대해 낙관적인 태도를 보이는 걸까요. 이번 고용보고서에 따르면 1월 동안 미국의 비농업 일자리는 무려 51만 7000개 증가했고, 실업률도 3.4%를 기록하며 53년 만의 최저치를 보였습니다. 고금리 상황에도 노동시장은 견조했음이 나타난 건데요. 고용 지표가 중요한 이유는 이것이 소비와 직결되기 때문입니다. 많은 투자자들이 노동시장이 굳건한 만큼 소비도 줄어들지 않을 것이고, 소비가 버틴다면 경기 침체를 피할 수 있을 것이라 믿고 있는 거예요.
그러나 모두가 여기에 동의하는 것은 아닙니다. 시티 글로벌웰스의 데이비드 베일린 최고투자책임자(CIO)도 그 중 한 명인데요. 그는 지금 상황을 ‘대 양극화’라고 표현하며 시장 상황에 대한 긴장을 늦추지 말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긍정적인 지표만큼이나 침체를 가리키는 부정적인 지표도 많은 만큼 시장의 한쪽 면만 보고 섣불리 낙관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하는 것이죠.
먼저 베일린은 고용보고서 결과를 마냥 긍정적으로 해석하면 안 된다고 말합니다. 높은 고용률은 연방준비제도(Fed)의 추가적인 금리 인상 행보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실제로 연준 파월 의장도 7일(현지시간) 워싱턴 이코노믹클럽 대담에서 “고용 시장이 이렇게 강할 거라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하며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한 추가 조치 가능성도 암시했죠.
더 나아가 노동시장 강세 자체가 잘못된 집계에서 비롯한 오류일 가능성도 존재하는데요. 베일린은 “1월과 7월 고용보고서는 언제나 눈에 띄게 부정확했다”며 “역사적으로 오차가 -30만 6000에서 +32만 3000까지 이른 적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투자자들이 낙관하지 말아야 할 이유가 하나 더 있는 셈이죠.
추가적으로 노동시장 지표에 대한 희망적 해석을 사실로 받아들인다 하더라도 여전히 안심하기는 이릅니다. 주택, 제조업 등 시장의 펀더멘털을 대표하는 지표들은 위기 신호를 보내고 있기 때문이죠. 먼저 주택 착공은 지난해 22% 감소했습니다. 신규 주택의 매매가 이루어지지 않으며 재고율이 19%까지 올라갔기 때문이죠. 1월 미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도 42.5를 기록하며 업황이 위축되고 있음을 보여주었는데요. 이는 2020년 2분기 코로나 경제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치입니다. 베일린은 “이와 같은 추세가 4개월만 더 지속되어도 우리는 코로나 침체 혹은 2008~2009 글로벌 금융 위기 때와 같은 수준의 위기를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처럼 시장 전망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투자자들은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요? 베일린은 “우리는 예나 지금이나 마켓타이밍을 믿지 않는다”며 “지금은 경기방어주에 더 무게를 두어야 할 때”라고 말합니다. 대표적으로 바이오 및 생명과학, 에너지, 방산 등을 꼽았죠. 이와 더불어 우선주(preferred stocks)와 중국 주식도 투자 매력이 높은 분야로 제시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