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외국인노동자센터
2019년 5월, 나란히 섬 11
안녕하세요, 서울외국인노동자센터입니다. 
   이번 해는, 너무 일찍 더위가 찾아왔습니다. 연둣빛 가득한 봄을 채 맛보기도 전에 벌써 여름이 다가왔습니다.  일찍 가버린 봄이 아쉽기는 하지만, 짙푸른 초록 안에 가득한 생명을 바라봅니다. 생명 가득한 여름안에 우리 이웃 - 이주민, 난민의 삶도 생동감 있게 피어날 것이라 기대합니다.
   삶의 생동감 가득한 이번 달엔, 다음과 같은 일이 있었습니다.
센터 방문 소식

요즘 이른 더위와 다르게 서늘한 봄바람이 불던 5월 초, 여러 곳에서 온 손님이 저희 센터를 찾아주셨습니다.

 - 서울글로벌센터
   “거기 태국 사람 있어요?”라며 센터에 자국어 상담을 요청하는 이주민에게 “저희는 한국어와 영어만 가능해요, 서울글로벌센터로 전화하세요”라고 안내를 합니다. 또한, “여기 쉼터를 필요로 하는 외국인이 계신데요”라며 서울글로벌센터에서 이주민, 난민의 목소리를 저희에게 전해줍니다. 이렇게 전화로만 만나던 분들을 지난 13일에 저희 센터에서 만났습니다. 자주 듣던 목소리의 주인공들과 반갑게 인사한 후, 간단히 저희 센터를 소개하였습니다. 이주민, 난민을 대상으로 활동을 펼치는 공통점 아래 여러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오신 분들이 여러 나라 출신 상담가분들이라 대화가 깊고 세밀하였습니다.
   이 땅에서 이주민, 난민이 존엄하고 평등하게 살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자는 약속을 확인한 자리였습니다.

 - 경희대 대학생
   전 세계가 반 이민, 난민 정서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이웃을 인종, 피부색, 출신 국가 등으로 구분하고 차별하려는 오늘, 젊은이들은 어떠한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요? 저희가 자주 만나는 자원봉사자 선생님들과 이웃 청년들은 이주민 난민을 친숙하게 생각하고 있지만, 센터밖 사정도 그러할까요? 란 궁금증을 품고 있던 중, 이주민 난민 관련 수업을 듣거나, 연구하고 있는 젊은이들의 인터뷰 요청이 들어왔습니다. 여러가지 질문을 가지고 센터를 찾은 그들에게 이주민, 난민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란 질문을 먼저 드렸습니다. 아직 이주민, 난민을 가까이 접하지 못했지만, 부정적인 선입견을 가지고 있지 않더군요. 좋은 수업 덕택인지, 자본이 활성화되어 이주노동이 전 세계의 상황이 된 것을 이해하고 있었습니다. 이런 현실에서, 이주해온 노동자들 인권이 침해되고 있지 않는가라는 걱정을 더해주더군요. 
   치과진료 때 인터뷰 온 팀들은 직접 이주노동자를 만나, 당사자의 깊은 속사정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센터로 찾아온 분들은 쉼터를 견학하며 가까이 이주노동자들의 삶을 살폈습니다. 방문해 주셨던 모두, 인터뷰를 마치며 이 땅에 우리 이웃으로 이주민과 난민이 살고 있다는 사실을 주위에 알리겠노라 약속해주셨습니다.
   센터는, 이와 같이 이웃의 삶에 관심하는 젊은이들과의 만남을 계속 하겠습니다.
쉼터 한국어교실 개강

17일(목), 쉼터 입소자를 대상으로 한 세 번째 한국어 교실이 열렸습니다.   [자세히 보기]
친밀함
센터와 인연을 맺었던 난민 M 씨가 얼마 전 쉼터를 다시 찾았습니다. 양쪽 손목을 수술해서, 재활치료를 마칠 때까지 쉴 곳이 필요한 상황이었습니다. 다시 쉼터에서 머물던 어느 날, M은 하트가 가득 담긴 카카오톡 메시지를 자랑하더군요. “M 씨, 애인 생기신 거에요?”라고 물으니, 웃음을 띠면서, “애인은 아닌데 사랑하는 사람”이라 했습니다. 자랑하며 내용을 보여주는데, 상대가 미스터 김이더군요. “오, M 씨 벌써 한국인 친구를 사귄거에요?” 사람 좋은 웃음을 짓는 M에게는 충분히 가능한 일입니다. 동네 주민, 누구에게나 인사를 하며 다가서는 그에게 애인이 생겼다 해도 믿을 수 있지요.
   M은 미스터 김을 동네가 아닌 지하철에서 우연히 만났다고 합니다. 미스터 김이 M에게 먼저 인사를 건넸다더군요. 많은 이주민, 난민이 지하철 빈자리에 앉으면 옆에 앉아있던 사람이 자리를 떠나버리는 체험을 겪는데 말입니다. 노약자 석에 앉아 있던 미스터 김이 M에게 여기 같이 앉자 해서 난감했다더군요. 요즘 지하철에서 어르신들이 유튜브를 크게 틀어서, 흘러나오는 가짜 뉴스를 전파하시는 모습을 보고는 합니다. 태극기를 휘두르며 국가가 더 중요하다며, 반 이민, 난민을 외치는 세대와 가까운 미스터 김은 어떻게 중동 출신, 난민을 이리 환대할 수 있었을까요?
   미스터 김은 M에게 자신을 70년대 중동에서 일한 이주노동자로 소개했습니다. 당시 정부 주도 아래 석유파동 등 어려운 경제 상황을 해결해보고자 이집트로 파견된 건설 역군이었습니다. 중동뿐만 아니라 중남미로 농업이민을 보내고, 독일로 광부와 간호인력을 보내던 송출국, 대한민국의 역사를 겪은 미스터 김에게 우리나라에 온 중동의 M은 친근한 대상입니다. M에게서 미스터 김은 젊은 시절 뜨거운 태양아래 모래밭위에서 땀 흘리던 자신을 보았을 겁니다. M과 미스터 김이 다른 피부색, 종교, 출신 국가를 가진 것이 무슨 문제이겠습니까, 고향을 떠나 가족을 위해 땀을 흘리는 노동자란 공통점, 그것 하나로 서로를 이해 할 수 있었습니다. 그 이후로, 미스터 김과 M은 카카오톡으로 하트를 주고받는 특별한 사이가 된 것입니다.
   수많은 젊은 미스터 김의 어깨를 빌어, 오늘 우리가 평안히 지낼 수 있습니다. 노동력을 송출하던 국가에서 수입하는 국가로 바뀐 일에 그들의 피와 땀이 있었습니다. 고향을 떠나 타국에서 지내는 외로움과 슬픔이 얼마나 컸을까요? 오늘과 달리, 인간 존엄과 노동자 권리 등에 대해 미숙했던 시대라 그 수고와 고통이 더 심했을 겁니다. 그래도, 고향에 둔 가족을, 국가를 생각하며 하루하루를 버틴 미스터 김들에게 존경을 표합니다. 그들은 그들이 겪은 이주민의 삶으로 우리를 찾은 이주민, 난민을 이해합니다. 크게 목소리 내어 주장하거나, 설득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들은 그들의 마음으로 우리를 찾은 이웃을 환대합니다. 이렇게 서로를 이해하는, 크게 다르지 않은 사람들이 함께 어울려 살면서 편견과 차별이 사라 지지라 기대합니다. 같은 경험과 기억이 친밀함을 가져 온다지만, 미스터 김은 자신이 겪었던 나그네로서의 고통을 M도 겪기를 원하지 않을 겁니다. 그래서, 미스터 김이 보내는 하트가 더 크게 느껴집니다.
5월 단신

· 12일(일), 세 번째 무료치과진료를 마쳤습니다. 수고하신 경희대 치과진료팀께 감사드립니다.

· 17일(금), 고용허가제 헌법소원 추진을 위한 간담회가 열렸습니다. 현대판 노예제도라 불릴 정도로, 고용허가제 아래 이주노동자의 직장 이동 자유가 제한되고 있습니다. 지난 2009년, 헌법소원이 제기되었으나 합헌 결정되었습니다. 그러나, 최근 헌법재판소가 낙태죄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하는 등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분위기 가운데, 다시 헌법소원을 추진하기 위해 과거 결정을 검토하고, 논의를 나눴습니다.
 
 · 20일(월), 법무부 '세계인의 날' 규탄 기자회견이 서초구 더케이아트홀에서 있었습니다. 법무부의 모든 이주민의 인권과 다양성 존중이라는 구호는 말뿐임을 알리는 자리였습니다. 아직도 이주노동자는 자유롭게 사업장을 이동할 수 없는 고용허가제에 묶여있습니다. 무차별적인 단속 추방으로 이주민들이 목숨을 잃고 있습니다. 일부 사람들의 목소리에 따라 다문화 가족 지원을 축소하려 합니다. UN의 인종차별을 금지하는 법률을 제정하라는 권고에 귀 기울이지 않고 있습니다. 차별 금지법 제정은 아득히 멉니다. 난민의 처지를 외면하고 난민법 개악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세계인의 날'은 전체 이주민, 난민의 보편적 인권 보장위에 세워져야 합니다.
4월 후원자 명단
단체후원금
공덕교회, 서울제일교회 루터회, 삭개오작은교회, 아산에이전시, 우리정공, 청암교회, 한국기독교장로회 서울노회, 향린교회, 트립티

개인후원금
- CMS
강영진, 강정범, 고유화, 곽승훈, 권영숙, 권진관, 길재형, 김경곤, 김광래, 김귀주, 김명숙, 김명종, 김미란, 김미미, 김민호, 김병관, 김병호, 김봉미, 김선희, 김연숙, 김영균, 김영선, 김영옥, 김영희, 김유석, 김익곤, 김은숙, 김재환, 김정욱, 김준환, 김지원, 김현택, 김희숙, 남혜정, 노미경, 명노철, 명노현, 모순옥, 박경태, 박상필, 박선희, 박우동, 박유현, 박정미, 배창욱, 서동욱, 서미란, 서미애, 서미영, 서은주, 석철수, 성창근, 신기호, 신상석, 신정민, 심명덕, 심영택, 안세원, 안은미, 염영숙, 오상철, 오선희, 오수경, 유광주, 유석성, 유희영, 윤재승, 이명주, 이미연, 이상임, 이애란, 이성환, 이에리야, 이옥선, 이용관, 이용자, 이은아, 이은진, 이정희, 이준호, 이현우, 임창헌, 장근혁, 장영진, 장형진, 장혜진, 전창식, 전현진, 전혜향, 정금주, 정동영, 정영진, 정옥엽, 정일영, 정재헌, 조성경, 조성근, 조성백, 조은화, 진동욱, 차경애, 차현숙, 채향숙, 천진희, 최광수, 최연희, 최성일, 최은선, 최의단, 최헌규, 한상희, 한수연, 한정숙, 한충길, 현정선, 홍보연, 황지연
- 통장입금
김영미, 이수빈, 이형재, 유지영, 최진영
         서울외국인노동자센터는 
이주노동자와 함께 서기 위해 1997년 9월 2일 창립된 비영리 민간단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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