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매하는 그린

새로운 옷을 살 시기가 왔다. 옷장을 여니 마침 입을 옷도 없다. 매장에 가니 알록달록한 옷이 널려있다. 예쁜 원피스 한 벌, 색이 환한 남방 하나, 보들보들한 양말 두 개를 담는다. 가격이 적혀있는 태그엔 환경을 살리는 옷이라며 지구 표시가 그려진 라벨이 함께 붙어있다. 쇼핑을 마치고 집에 가니 엄마가 묻는다. 

“이 옷 전에도 있던 거 아니야?” 

비슷해 보이긴 해도 완전히 다른 옷이라며 엄마에게 투덜댄다. 무늬가 다르고 색깔도 완전 다른데 엄마는 뭐가 똑같다고 하는지 모르겠다. 

2. 두 번째 소비 

편의점에 가니 처음 보는 상품이 있다. 라벨이 없는 생수병. 가격은 다르지 않은 것 같은데 저걸 사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까? 집에 두고 온 텀블러가 생각나지만, 당장 목이 말라 별수 없다. 계산을 하고 나오니 환경보다는 비싸진 생수 값에 더 마음이 쓰려온다. 

3. 세 번째 소비 

쓰던 화장품이 다 떨어졌다. 직접 가기도 귀찮아 인터넷을 켰다. 몇십 개가 넘는 화장품 사이로 비건 화장품이 눈에 띈다. 동물 실험을 하지 않고 동물성 재료도 쓰지 않는다니 괜찮아 보인다. 용기도 플라스틱이 아니라 신뢰가 간다. 주문을 하니 다음 날 받아볼 수 있었다. 포장재도 플라스틱이 아니다. 용기도 예뻐서 기분이 좋다. 근데 테이프와 빈 박스는 또 언제 치울지 한숨이 나온다. 

4. 네 번째 소비 

최근 친환경적인 소비가 는 것 같다. 친구에게 자랑하니 정말로 그게 효과가 있냐고 묻는다. 환경 문제를 완벽히 해결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나름 의미 있는 행보고 이런 기조가 사회 전반에 퍼지면 그게 새로운 변화가 될 것이다. 지금은 미미하지만, 나중에는 더 좋은 세상이 되지 않을까. 그런데 이 말을 듣는 친구의 표정이 썩 밝진 않다. 왜지? 

🦁익명의 사자님이 보내주신 소설 기고입니다.

4월 22일은 지구의 날입니다. 지구의 날을 맞이하여 청기행에서는 지구워싱 특집을 준비했습니다. 지구의 날에 얼마나 많은 그린워싱이 일어나는지 함께 만나보아요.

💰돈 가는 곳에는 탄소가 따라간다.

우리은행

작년 완공되어 가동 중인 고성하이석탄발전소 건설에 150억 원을 대출하는 등 2009년 이래로 3,289억 원을 석탄산업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신규 석탄발전 사업’에 대한 투자를 중단한다고 할 뿐 진행 중인 건은 그대로 추진 중입니다. 우리은행은 지구의 날을 기념하여 나무 심기 캠페인을 하는데요, 지구를 지키는 데 앞장서겠다는 의미로 산불 피해가 큰 강릉 지역에 소나무를 심고 지원금 1억 원을 전달했습니다.

신한은행

민간은행 중 석탄산업 금융투자 규모 1위! 우리은행처럼 고성하이에 2,090억 원을 대출하는 등 무려 1조 4,170억 원을 석탄발전 산업에 투자해왔습니다. 이번에 신한은행은 환경부 주관 ‘전국 소등 행사’에 참여해 오후 8시부터 약 10분간 신한은행 본점을 소등합니다. 또, 19일부터 5일간 생활 속에서 플라스틱을 사용하지 않는 고객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기프티콘을 증정하는 이벤트를 진행합니다. 참고로 신한은행의 2021년 금융배출량*은 1,217,469톤인데 2021년 기준 10분 소등은 탄소를 52톤 정도 감축하는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교보생명

고성하이에 3,421억 원, 현재 건설 중인 삼척에 190억 원을 대출하는 등 석탄금융에 9824억 원을 대출하여 석탄발전 확대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지구의 날을 맞이하여 교보생명은 광화문 글판 폐소재를 업사이클링해 만든 메신저 백을 핫트랙스에서 판매하고 그 수익금을 국내 초등학교 내 숲 조성을 위해 사용하겠다고 합니다. 제로웨이스트 상품 프로모션도 진행 중이고요. 교보생명의 금융배출량은 255만톤에 달한다고 합니다.

KB금융그룹

현재 건설 중인 강릉 안인화력과 삼척블루파워에 각각 1조 4753억원, 7448억 원을, 고성하이에 7666억원 등 2조 161억 원 규모의 석탄발전에 금융투자를 진행해 왔습니다.신규 석탄발전 사업에 투자를 중단하겠다고 했지만, 국내에서 투자를 진행 중인 산업은 여전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KB금융그룹은 이번 지구의 날을 맞이하여 신한은행과 같이 KB국민은행·KB증권·KB손해보험·KB국민카드 등의 사옥을 10분간 소등한다고 합니다.

*대출 및 투자를 한 기업이 배출하는 온실가스 양

🏭탄소를 배출하면 돈이 따라온다.

동서발전

지구의 날과 기후변화주간을 맞아 오는 22일부터 28일까지 ‘제1회 EWP 탄소중립주간’을 운영합니다. 임직원을 대상으로 △온실가스 1인 1톤 줄이기 △ 타일러 북콘서트 △그린푸드데이 △기후위기 다큐멘터리 상영을 실시할 예정입니다.

동서발전은 2020년 한해 국내 배출량의 5.38%를 배출해 국내 기업 중 3번째로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있습니다. 2021년 12월 기준 동서발전의 발전 설비 중 신재생에너지 비중은 불과 1.12%밖에 되지 않습니다. 나머지 99%는 모두 화력발전이라고 합니다.

에쓰오일

올해 서울시 기후변화주간 캠페인에 참여하는 대표적 기업입니다. 임직원을 대상으로 기후변화 실천 다짐 이벤트 참여를 독려할 예정이라고 하는데요, 에쓰오일은 정유업계 중에서도 가장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한 기업으로 손꼽혀왔습니다. 2020년 한해 960만톤을 배출하며, 대한민국 전체 배출량의 1.48%를 배출해왔고 2017년 771만톤에 비해 매년 증가했습니다.

삼성물산

지구의 날을 맞아 소등 행사를 진행합니다. 참여 인증 경품도 있다고 하네요. 삼성물산은 베트남 붕앙에 석탄발전소 건설회사로 참여하고 있으며 붕앙2로 배출되는 온실가스 배출량은 720만톤 규모입니다. 

삼성전자

18일부터 29일까지 임직원을 대상으로 폐휴대폰 수거 캠페인을 진행합니다. 삼성전자는 포스코와 현대제철, 석탄발전소를 운영하는 발전 5개사에 이어 온실가스 배출 8위 기업입니다. 2020년 삼성전자가 배출한 온실가스는 1253만톤으로 우리나라 전체 배출량의 2%를 차지하며 매년 배출량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현대차그룹

국제에너지기구가 탄소중립을 위해 2035년에는 내연기관차 퇴출을 하라고 하는데 내연기관차를 무려 2045년까지 판매하겠다고 하는 ESG선도기업입니다. 인도네시아에 석탄발전 하려고 군수에게 뇌물도 주고 베트남에는 석탄발전사업 수주받는 등 화석연료 사업에도 진심인 편입니다. 

🧚시민이 만들어가는 환경부 성과!

지구의 날을 맞이하여 탄소중립 실천 5대 생활 분야에 국민의 적극적인 참여를 독려하고, 22일 오후 8시부터 10분간 전국 소등 행사를 진행합니다. 탄소중립 홍보활동 음원을 활용한 탄소중립 실천 영상 공모전을 개최했습니다. 환경부는 한결같이 국민들의 실천과 참여를 독려하며 일상의 실천을 통해 탄소중립을 이루겠다는 기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환경부는 삼척을 포함하여 여러 석탄발전소 건설이 추진될 수 있도록 환경영향평가서를 동의한 바가 있습니다. 시민들은 줄이고 환경부는 늘리는 ✨황금 밸런스네요!

환경부의 의지에 따라 우리가 할 수 있는 간단한 행동을 준비해보았습니다. 

가덕도 사전타당성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35년 완공 예정이라고 합니다.
이런 결과가 나오자 공항 찬성론자들은 더 앞당겨 공사를 해야 한다며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할 것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예비타당성 조사가 면제되지 않고 많은 이들이 동참할 수 있도록 널리 널리 알려주시길 바랍니다.

함께 국민청원 하러 가시죠.

지구의 날을 맞이하여 많은 곳에서 캠페인을 합니다. 지구의 날만 되면 갑자기 지구를 사랑하는 인구가 증가합니다. 지구의 날에 환경을 생각하고 기후위기를 생각하는 건 좋지만 작은 실천 한 번으로 절대 해결될 수 없는 일입니다. 위기는 이벤트가 아니니까요.

할 수 있는 만큼이라고 하지만 사실 그 이상의 것들을 해야 위기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언젠가는 모두가 지구 뒤에 숨지 않고도 그런 용기를 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청기행 업데이트 소식 알려드립니다.

• 지구의 날 특집- 잡았다, 기후워싱이 홈페이지에 업데이트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