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시 만난 다카포, 제 2장

2023년 1월 9일 월요일

글: 유니쓰 / 편집: 루바토, 유니쓰, 꿀주먹, 에스오

당신의 감성을 찾아 줄

클래식 음악 페이퍼, 다카포입니다.

음악 듣기🎧

타펠무지크 제3집의 4번 트리오 (Musique de Table, Production III -IV. Trio in D Major for 2 flutes & b.c.)

게오르크 필리프 텔레만(Georg Phillipp Telemann, 1681-1767)

텔레만은

바로크 시대의 작곡가로 당시 바흐보다도 이름을 알렸던 사람이에요. 특히 그는 독일의 음악 양식과 다른 유럽 국가들의 음악 양식을 모두 섭렵하며 많은 이의 사랑을 받았죠. 그중에서도 당시의 기악곡은 어떤 목적을 위해 사용될 때가 많았어요. 예를 들면, 귀족들의 각종 행사나 의식 등을 위해 쓰였죠. 텔레만은 사람들이 원하는 음악에 능수능란한 사람이었기 때문에 이것을 모아 하나의 작품집으로 만드는데 그것이 바로 ‘타펠무지크(Tafelmusik/원제: Musique de Table)’입니다. 그는 이 곡을 통해 귀족들의 엄청난 환영을 받았어요. 그런데 19세기에 들어와서 음악이 너무 간결하고 단순하다는 이유로 평가절하되며 묻히게 되었죠.

사진 출처: wikipedia

타펠무지크(Tafelmusik)는

‘식탁 음악(Table Music)’을 뜻하는 독일어로 16세기 중반 귀족들의 연회장에서 연주됐던 곡을 말해요. 사람들이 식사할 때 연주되는 곡이라 하여 이런 이름이 붙여졌죠. 이 곡은 마치 연회장의 코스 요리에 맞추어 작곡된 것처럼 각기 다른 구성을 가진 6개의 곡이 하나의 타펠무지크를 이루고 있는데요. 텔레만은 총 3개의 타펠무지크를 작곡했어요. 이들의 악기 편성은 모두 다르지만 구성은 똑같아요. 관현악의 서곡을 시작으로 4중주, 협주곡, 트리오 소나타, 독주 소나타, 그리고 다시 처음과 같은 관현악 편성의 곡 순서로 끝을 맺죠. 오늘의 곡은 타펠무지크 중에서도 제3집에 있는 4번째 곡으로 두 대의 플루트와 통주저음으로 구성된 트리오 소나타입니다.

이 곡은 빠르기와 구성에 따라 또다시 짧은 4개의 악장으로 나뉘어요. 쉼 없이 연주가 되기 때문에 놓칠 수는 있지만, 각각의 빠르기가 크게 변화하여 귀로 쉽게 인지할 수 있어요. 첫 번째는 안단테의 느린 템포지만 가볍고 빠른 주제가 우아한 분위기를 만들어줍니다. 두 대의 플루트가 짝을 이루어서 거의 동일한 리듬을 함께 연주해요. 다음은 알레그로의 빠른 템포가 나타나는데, 동음을 빠르게 연주하는 부분이 특징적으로 사용됐어요. 이를 플루트와 통주저음의 악기가 순서대로 주고받는 것이 들리나요? 앞보다는 각각의 악기가 멜로디를 조금 더 세부적으로 나누어 연주하고 있어요. 세 번째 악장은 아주 느린 템포로 연주가 시작돼요. 플루트가 본격적인 멜로디를 연주하기 전에 짧은 전주가 들어가는데 이는 마치 단조의 곡으로 가기 위한 다리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어요. 곡의 끝부분에도 같은 형태의 짧은 후주가 들어가는데 이것도 역시 뒤의 곡으로 들어가기 위한 연결구의 역할도 하고 있죠. 마지막 곡은 다시 빠른 템포로 연주돼요. 곡은 작은 푸가처럼 제1 플루트가 주제를 연주하면, 제2 플루트가 응답하는 형태로 구성되어 있어요. 이러한 주제는 총 6번에 걸쳐 등장한답니다.

당신이 조금 더 알고 싶은 TMI는요..

텔레만은 평생에 걸쳐 무려 3000여 곡이 넘는 작품을 썼어요.

여기엔 재혼한 아내가 도박으로 남긴 엄청난 빚을 갚기 위한 이유도 한몫했죠.

🎧 감상 포인트 ?

이 곡은 타펠무지크 중의 한 곡인데 그 안에 또 짧고 다양한 곡들이 담겨 있어 정말 코스 요리를 식사하는 듯한 느낌을 줘요. 그만큼 다채롭게 구성된 이 음악을 위에서 설명한 배경을 토대로 이해해보세요. 예를 들어 첫 악장에서는 두 대의 플루트가 어떻게 짝을 이뤄서 연주되고 있는지 들어보시고, 두 번째 악장에서는 각각의 악기가 선율을 주고받는 것에 집중해보세요. 세 번째 악장에서는 유일하게 단조로 노래가 되니 분위기가 어떻게 달라지고 있는지와 이를 위해서 곡의 앞과 뒤에 어떤 장치를 했는지 들어보시면 좋을 것 같네요. 마지막 악장은 두 대의 플루트가 주제를 번갈아 연주하는데 이를 귀로 찾아들어 보세요.

다시 감상하기 🎧

🙋 유니쓰의 감상평: 백화점이나 고급스러운 레스토랑에서 들었을 법한 음악이죠. 그런데 실제로도 귀족들을 위해 쓰인 곡이라 하니 수백 년이 흘러도 비슷한 느낌으로 쓰인다는 게 신기하네요. 식사 자리의 배경음악에 맞게 귀에 거슬리는 선율이나 리듬이 없으면서도 장식음에선 살짝 과시적인 느낌도 나요. 조용하게 한껏 꾸민 것처럼 말이에요.

🙋 루바토의 감상평: 타펠무지크라고 하여 음악을 틀어놓고 아까 저녁 식사를 했습니다. 우아한 김치찌개를 먹은 기분입니다. 짧은 꾸밈음에 나오는 리듬에 따라 음식을 삼켰는데 타펠무지크와 하나가 된 기분이네요.

✏️ 오늘의 이론: 트리오 소나타

3중주 소나타를 말해요. 바로크 시대의 3중주는 주로 2대의 악기와 바소 콘티누오(basso continuo)로 이루어져 있어요. 그런데 저음을 담당하는 바소 콘티누오를 2대 이상의 악기가 중복해서 연주하면서 실제로는 4대 이상의 악기가 쓰였어요. 주로 첼로와 같은 저음악기와 오르간이나 쳄발로와 같은 화성악기가 함께 연주됐죠. 따라서 오늘날 우리가 생각하는 트리오 소나타와 바로크 시대의 트리오 소나타는 악기의 수에서 조금 차이가 있어요. 오늘의 곡 같은 경우에도 2대의 플루트와 바소 콘티누오라 해서 3중주 같지만 실제로는 통주저음을 첼로와 쳄발로가 같이 연주하면서 총 4대의 악기가 등장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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