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어바웃우울 구독자 여러분들 :) 일주일 어떻게 보내셨나요?

이번 주는 거주하는 지역마다 다르겠지만, 비가 오기도 하고 흐린 날들이 좀 있었던 것 같아요. 날씨가 흐리면 기분에 영향이 있을 수도 있는데 그래도 무탈하고 평온한 날들 보냈기를 바랍니다. 
그럼 17번째 우울레터 시작할게요. :)
📮 에디터 지해수가 전합니다.
우울한 당신이라면, 그 마음을 고스란히 글로 표현했으면 좋겠어요. 

약 15번에 걸친 심리 상담을 마치고,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을 적는 칸에 저는 이렇게 적었습니다. 

"이 상담을 받기 전까지만 해도, 부디 제 아픔이 과연 치료될 수 있을까 하며 끝없이 의심하곤 했었어요. 하지만 사실 그 삐딱한 의심은 반드시 치료되길 바라는 간절한 진심임을, 그래서 너무나 건강한 내 마음이었음을 이 상담을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자신의 진심을 모른 채 계속되는 의심으로 마음이 아픈 이들에게, 행복해질 수 있다는 희망과 위로를 전해주시면 더 바랄 것이 없겠습니다. 고맙습니다." 

다시 찾아온 우울함에 주저앉을 때마다, 저는 저 글을 메모장에서 찾아보곤 합니다. 오늘 또다시 저 문장을 적은 이유는 두 가지가 있죠. 하나는 당신을 위해서, 또 다른 하나는 나 자신을 위해서. 글은 남을 위한 마음에서 비롯되지만, 글을 쓰는 동시에 나를 위로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현재 우울한 당신이라면 그 마음을 고스란히 글로 표현했으면 좋겠어요. 뭐든 괜찮을 거예요. 

그대 상처만큼 날카로워도, 슬픈 노래 가삿말처럼 애처로워도 좋습니다. 누군가를 원망하는 글이어도 되고, 나 자신에게 괜찮아질 것이라고 위로하는 글이라면 더욱 좋을 것 같아요. 그 글자들은 가까이에서 보면 그저 종이 위에 놓인 잉크에 불과할지도 몰라요. 하지만 저 멀리에서 보면 소중한 그대 진심의 아우성일테고, 우울함에서 벗어날 수 있는 중요한 한 걸음일 것이며, 또다시 우울함에 빠진 당신에게 건네는, 오로지 그대만을 위한 최고의 위로가 될 거예요.
📮 에디터 소나가 전합니다.
가족이나 친구에게 힘든 일을 말했는데 마음이 더 무겁다면

얼마 전, 어바웃우울 인스타그램에 정신과 첫 진료 경험기를 올린 적이 있었어요. 저는 많이 알아보지도 않고 근처 병원을 무작정 방문했었는데 당시 의사 선생님은 참 따듯한 분이었고, 제 깊은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하는 분이셨어요. 저는 정신과니까, 모든 의사 선생님이 그럴 것이라 생각했는데요. 나중에 다른 분들 이야기를 들어보니 의사 선생님에게 안 좋은 말을 듣거나 상처를 받은 분들도 꽤 많더라고요.

인스타에 올린 만화에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진료 경험을 솔직하게 댓글로 달아주셨어요. 대부분 비슷한 경험이 있어 공감을 해주셨지만, 어떤 분들은 의사 선생님이 '네 잘못'이라고 하거나 의지의 문제로 몰아가는 경우가 있었다고 했어요. 참 마음이 속상했죠. 이런 경우, 환자는 아파서 온 것인데 의사의 말을 듣고 더욱 마음의 상처가 깊어져요. 이것을 흔히 '2차 피해'라고 하지요.

📮 에디터 나폴레가 전합니다.

2차 피해란 무엇일까? (Secondary Victimization)
2차 피해란 괴롭힘, 학대, 범죄 등의 피해자에게 특정한 피해사실을 근거로 피해자를 모욕하거나 배척하는 행위이다. 넓은 의미로는 피해자들에게 민감하지 못한 태도로 피해자를 탓하여 피해자가 정신적 충격에 시달리는 것을 의미한다. 혼자서 견디기 힘든 아픔을 당했을 때, 분하고 슬프고 답답한 마음에 그것을 믿고 의지하는 사람에게 털어놓았는데 되려 비판 또는 비난의 화살을 맞아본 경험이 있다면, 그것이 바로 2차 피해를 입은 것이다.
2차 피해를 가하는 사람을 '2차 가해자'라고 한다. 안타깝게도 2차 가해자들은 가까운 부모, 형제, 친구, 직장 동료인 경우가 많다. 2차 가해자들이 피해를 입히는 방식은 다음과 같다. 

1. 피해자에게 책임을 지게 한다. : 네가 그렇게 행동하니까 그렇지, 똑바로 처신을 했다면 그런 일이 생겼을까? 등 
2. 피해자의 피해사실을 가볍게 여긴다. : 다들 겪는 일인데 왜 혼자 유난이니, 이런 걸로 이렇게 힘들어하다니 답답하구나 등 
3. 피해자의 피해사실을 가십거리로 여긴다. : 신상을 유포하거나, 사생활, 옷차림, 성격에 대해 비난하고 추측하는 행위 
 
가까운 사람들이 2차 가해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대체 왜 나를 지켜주고 보호하고 아껴주어야 할 가족과 친구들이 2차 가해를 입히는 걸까? 

1. 어떻게 도와줘야 할지 모르는 경우 : 피해자의 상황을 이해할 수 없어서 공감하지 못한다. 도와주고 싶지만 도와줄 방법을 모른다. 
2. 의도적으로 나를 괴롭히려는 경우 : 의도성을 가지고 정서적, 심리적으로 나를 이용하고 학대하려는 경우. 이 경우 가스라이팅을 하는 경우가 있다. 
3. 무관심한 경우 : 피해자가 어떠한 피해 사실에 대해 이야기하였을 때 그것에 에너지를 쏟는 것에 대한 거부감으로 인해 무관심한 표현을 하거나 심한 경우 부정적인 말을 쏟아낸다.
2차 피해의 심각성 
우리나라는 유독 2차 피해에 대한 인식이 낮다. 그 이유는 '정서적 학대'에 대한 인식 수준이 낮기 때문이다. 외형적인 성장과 보여주기식 체면을 중요시하는 사회에서 상대적으로 개개인의 내면과 정신건강에 대한 주목도는 낮았기 때문이다. 가족 간, 직장 내 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심각하지만 사회적으로는 이를 쉬쉬하거나 개개인의 문제라고 생각하는 풍토가 자리 잡혀 있다. 

하지만 사람의 몸과 마찬가지로, 정신 또한 상처 입고 회복하는 무형의 몸이다. 따라서 정신이라는 '무형의 몸'을 돌보는 일은 유형의 몸을 돌보는 일만큼 중요하다. 만약 2차 피해를 당하고 있다면, 가볍게 여기지 말고 반드시 조치를 취하시기 바란다. 뿐만 아니라 2차 피해를 가하고 있는 주변인이 있다면, 그것이 잘못된 것이고 피해자에게 정말 큰 상처를 준다는 점을 상기시켜 주었으면 한다.
👍 우울할 때 보기 좋은 영상을 추천해요. (오늘의 추천은 소나의 PICK!)
Danny Casale - PLEASE DON'T BE SAD

Don't be so sad. Things are fine, it's okay, I promise you all that. Life is beautiful.
너무 슬퍼하지 마요. 잘 될 거예요. 괜찮아요. 그 모든 걸 약속해요. 인생은 아름다워요. 

"슬퍼 하지마"는 인생은 실제로 매우 달콤하다는 것을 상기시키기 위해 작성된 우쿨렐레 노래입니다. 어려운 시기에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아주 단순한 멜로디와 고양이 캐릭터가 우리에게 슬퍼하지 말라고 합니다. 가끔씩은 괜찮지만 너무 오래 슬퍼하면 우리는 해서는 안 되는 것을 하고, 바보 같은 말을 하거나, 사랑하는 사람을 힘들게 한다고 말이죠. 인생은 아름답다고 그 모든 걸 약속한다는 말이 위안을 줍니다. 사람들은 잘 잊으니 연상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그가 말하는 것들은 새들과 벌들, 시원한 여름 음식들, 구름보기, 솜사탕, 친구들이 보내준 기분 좋은 문자들, 핫초코, 레모네이드, 책의 향기들... 등! 참 별 거 없습니다 :) 그런데 이 모든 걸 약속한다는 고양이 캐릭터가 왜 이렇게 든든하게 느껴질까요. 꼭 들어보세요. 어느새 중독이 되어 있을 거예요. :)   
< Danny Casale - 우울할 때 보세요 >
총기 난사 사건이 일어났을 때마다 어려운 기분이 들었고, 그런 몇몇 사람들을 돕고자 만든 영상이라고 합니다. 이 영상도 추천합니다.
우울 극복기 : 나를 힘들게 하는 것들이 있다면 원인을 제거하라. 
👉 우울 극복기는 익명의 우울이가 아픔을 극복한 사례를 소개합니다. 한 개인의 의견으로 사람마다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한 회사에 입사했습니다. 복지가 아주 좋기로 소문이 난 회사였지만 실제로는 일이 매우 고되고, 야근이 많은 회사였습니다. 그래도 하고자하는 의욕이 컸기에 전체적으로 만족스러웠지만, 같은 팀에 근무하는 사수와 잦은 트러블이 생겼습니다. 일주일에 한 번씩 미팅을 하는 시간이 늘 고통이었습니다. 밝게 웃으며 회사를 다니려 노력했지만 결국 없었던 공황장애를 앓았습니다. 회사에서 지원해주는 복지로 정신과와 상담센터를 한동안 다녔음에도 크게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반 년이 지났고 여전히 회사와 업무는 만족스러웠지만 일주일에 한 번씩 찾아오는 고통은 늘 여전했습니다. 

저는 결국 대표에게 팀을 바꿔달라고 요청을 했습니다. 바뀐 팀에 적응하는 것은 어려웠지만 바꾸고 나서 거짓말처럼 공황증상이 사라졌습니다. 팀을 바꾸어도 공황이 바로 사라지는 것을 기대하지 않았는데 놀랐습니다. 그제서야 저는 깨달았습니다. '스트레스 받거나 나를 힘들게 하는 게 있다면 원인을 제거해야 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원인을 제거하고 나서 달라진 환경에 큰 만족을 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회사도 큰 문제없이 여전히 잘 다니고 있습니다. 여러분도 스트레스 받는 것이 있다면, 무엇이 원인인지 한 번 생각해보고, 또 원인을 없앨 수 있는지 생각해봤으면 합니다. 
어바웃우울은 🦄익명의 우울이들과 🐰소나, 🐯나폴레, 🐤지해수가 함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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