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9년 보스턴에 당밀로 된 홍수가 덮쳤다고?

2021.4.27

<화요뉴스: 인문사회>

🌊1919년 보스턴에

당밀로 된 홍수가 덮쳤다고?

『너무 무서워서 잠 못 드는 공학 이야기』

큐레이터의 한마디: 세상에 이런 일이? 오늘은 1919년 보스턴을 휩쓴 당밀 홍수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보스턴이 이 끈적끈적한 당밀을 모조리 제거하는 데 무려 10년이나 걸렸다고 하는데요. 당밀이 폭발 당시 시속 56킬로미터라는 어마어마한 속도를 낼 수 있었던 이유도 함께 알아봅니다.

OX퀴즈

1919년 일어난 보스턴 당밀 홍수가

일반 홍수보다 더 치명적이었던 이유는

어마어마하게 빠른 속도 때문이었다.

정답은 뉴스레터 본문 하단에 있습니다.

오늘의 요약 / 읽기 난이도 : ★

1. 1919년 1월, 끈적거리는 당밀 홍수가 보스턴 시가지를 휩쓸었고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다.

2. 탱크의 구조적 결함과 겨울답지 않게 따뜻했던 날씨가 복합 작용해 폭발로 이어진 것이었다.

3. 게다가 당밀은 폭발 당시 시속 56킬로미터라는 어마어마하게 빠른 속도를 내서 더 큰 피해를 입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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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수요일 정오가 조금 지난 시간이었다. 당시 보스턴 전역은 활기로 가득 차 있었다. 제1차 세계대전이 두 달 전 끝났고, 겨울인 1월인데도 화창한 날씨가 며칠째 이어지며 따사로운 봄의 기운을 전하고 있었다.

한편 도심에서 멀리 떨어진 산업지구 노스엔드는 그날도 바삐 돌아가고 있었다. 점심시간이 되자 일부 근로자들은 야외로 나와 미국 인더스트리얼알코올컴퍼니의 당밀 탱크 그늘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곡선 형태 판금으로 제작된 이 탱크는 높이가 15미터에 달했고 액상 설탕인 당밀로 가득 차 있었다.

오후 12시 40분, 탱크에서 우르릉 하는 굉음이 들렸다. 이어 무슨 소리인지 추측해볼 겨를도 없이 2.5미터에서 7.5미터 높이의 당밀 파도가 탱크에서 솟구쳐 나와 거리를 뒤덮였다. 당밀은 시속 56킬로미터라는 어마어마한 속도로 시가지를 휩쓸었다. 당시 보스턴 거리에 이보다 빠른 차는 없었다.

《보스턴이브닝글로브》 지는 현장을 이렇게 묘사했다. “거대한 탱크의 파편이 허공을 날아다녔고, 주변 건물들은 받침대를 뽑아버린 듯 구겨지기 시작했으며, 무너진 건물 잔해에 수십 명이 매몰됐다.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다.”

사람들은 이 당밀 홍수를 눈으로 보고도 믿지 못했다. 쓰나미에 비유하는 이들도 있었다. 당밀 파도가 지나간 자리에는 무너진 고가철도와 구겨진 건물, 전복된 차량 잔해가 끈적거리는 액체와 뒤엉켜 나뒹굴었다. 현장에 도착한 의료진은 부상자들에게 접근하기 위해 허리까지 차오른 당밀 바다를 헤치며 이동해야 했다. 뒷수습에 수개월이 소요됐고, 당밀을 씻어내고 흡수하기 위해 엄청난 소금물과 모래가 투입됐다.

당시 공학자들은 탱크의 구조적 결함과 겨울답지 않게 따뜻했던 날씨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폭발로 이어진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MIT 공학자 찰스 스포퍼드는 탱크를 만드는 데 사용한 금속판이 너무 얇아 내부에 담겨 있던 당밀의 압력을 견디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더욱이 금속판을 이어 붙이는 데 쓰인 리벳(대갈못)의 양이 충분하지 않아 압력이 커지면서 리벳이 버티지 못하고 튀어나왔던 것으로 유추되었다.

수사관들은 탱크 제조 과정을 점검해 더욱 확고한 증거를 찾아냈다. 1915년 탱크 제조를 감독했던 이는 건축가도 공학자도 아니었다. 심지어 설계도도 읽을 줄 모르는 사람이었다! 지역 주민들은 탱크가 가동된 첫날부터 액체가 새어 나왔다고 지적했다. 회사는 이런 문제를 바로 잡기는커녕 탱크 전면에 갈색 페인트를 칠해 눈속임을 하려 했다.

당밀 홍수가 더욱 괴상했던 이유 중 하나는 어마어마한 속도였다. 당밀은 과학자들이 ‘비뉴턴 유체’라고 부르는 흥미로운 물질이다. 케첩, 치약, 생크림 등이 여기에 해당하는데, 비뉴턴 유체는 힘을 가하면 점도에 변화가 생긴다. 케첩병을 그냥 기울이고 있으면 케첩이 잘 나오지 않지만 힘껏 흔들면 내용물이 일시에 쏟아져 내린다. 탱크 안의 당밀도 높은 압력을 받고 있었다. 그러다 탱크가 폭발하면서 그 힘이 작용해 기관총알처럼 사방으로 분출한 것이다.

정답 O

케첩병을 힘껏 흔들면 내용물이

일시에 쏟아지는 것처럼,

탱크 안의 당밀도 높은 압력을 받아

기관총알처럼 분출했던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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