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2월 14일 오픈했습니다.
💌 오픈 69일차 💌

구독자님, 어서오세요

공연장 옆 잡화점 둥점원입니다.


지난 주, 출근길에 항상 지나치는 교동초등학교 앞의 분위기는 평소와는 조금 달랐습니다. 각양각색 꽃 트럭의 향연, 상기된 얼굴의 아이들과 부모님, 차분하게 동선을 알려주는 선생님, 그리고 정문에 매달려 있는 커다란 플랜카드까지. 들뜸과 차분함이 공존하는 이 분위기의 정체는 바로 “졸업식”이었어요. 


졸업식 풍경을 보니 졸업식 때 부르던 노래가 자연스레 떠오릅니다.

오랫동안 사귀었던 정든 내 친구여~🎵 졸업식 단골 레퍼토리지만 제목보다 가사 자체로 많이 알려진 이 곡올드 랭 사인(Auld Lang Syne)이라는 제목의 스코틀랜드 민요로, 한국어로는 ‘작별’이나 ‘석별의 정’이라 불립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1948년, 안익태가 작곡한 한국 환상곡이 애국가의 멜로디로 정해지기 전까지 바로 이 곡이 애국가의 멜로디였다고 하네요.


안녕은 영원한 헤어짐은 아니겠지요~🎵 역시나 제목보다 가사가 훨씬 익숙한 이 곡도 국민 엔딩곡으로 불리는데요. 가수 신해철을 주축으로 1990년에 결성된 그룹 015B의 곡 중 가장 널리 알려진 곡, 이젠 안녕입니다. 둥점원의 최애 졸업식 노래이기도 해요. 실제로 이 곡은 015B가 ‘이번이 진짜 마지막이다!’라는 간절한 마음으로 수록한 작품이랍니다 😭


정든 무언가와 작별한다는 서운함과 새로운 만남에 대한 기대감이 공존하는 졸업 시즌. 구독자님을 힘들게 했던 부정적인 것들은 오늘을 기점으로 모두 ‘졸업’시켜 버리고 새로운 것에 대한 설렘만을 품은 69호 잡화점의 문을 활짝 열어보겠습니다.

(c) Stephan Rabold

2009년부터 14년째 LA필의 음악감독을 맡고 있는 구스타보 두다멜이 2026년 뉴욕 필하모닉으로 자리를 옮깁니다. 내년 1월부터 5년간 서울시향을 이끌 음악감독으로 선임된 얍 판 츠베덴의 후임으로요. 180여 년의 역사를 지닌 뉴욕필이 히스패닉 지휘자와 계약한 건 이번이 처음으로, 두다멜 또한 “새로운 건물을 세우고 문을 여는 느낌”이라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두다멜은 현재 파리 국립 오페라의 음악감독도 역임하고 있는데요, 얼마 전 클라리네티스트 김한이 클라리넷 수석으로 발탁되기도 했습니다. 미국 슈퍼볼의 하프 타임 쇼에 등장할 정도로 문화 예술 전 분야에서 많은 영향력을 지닌 지휘자인 만큼, 앞으로 새로운 곳에서 펼쳐질 그의 활약을 기대해 봐도 좋겠습니다.


러시아는 올해 6월 19일부터 7월 1일까지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차이콥스키 국제 콩쿠르를 개최하며, 4월 1일까지 참가 신청을 받는다고 발표했습니다. 1958년 시작된 이 콩쿠르는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지난 4월 국제음악콩쿠르 세계연맹(WFIMC)로부터 퇴출되며 대회 개최 여부에 귀추가 주목되던 상황이었습니다. 당시 콩쿠르 측은 “세계 음악 공동체가 정치적 이유로 분열됨으로써 음악가들이 피해를 보는 것은 부당하다”고 항변했으나 연맹은 “러시아의 야만적인 전쟁과 잔혹한 인명 피해 앞에서, 러시아 정부로부터 자금을 지원받고 홍보 도구로 사용되는 콩쿠르를 더는 회원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설명했죠. 1년 넘게 지속되고 있는 전쟁 속, 17번째 차이콥스키 콩쿠르의 분위기는 어떨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제65회 그래미 시상식이 지난 2월 5일에 열렸습니다. 잡화점에서도 클래식 부문 후보들을 소개해 드린 적이 있었죠. 올해 클래식 8개 부문의 주인공은 누구일까요?

최고의 오케스트라 연주상은 마이클 레퍼가 지휘한 뉴욕 유스 심포니가, 기악 독주상은 현악 트리오 타임 포 쓰리의 <미래를 위한 편지>가 차지했고요. 오페라 레코딩 부문은 야닉 네제 세갱이 지휘한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의 <블랜차드: 파이어 셧 업 인 마이 본즈>, 합창 연주 부문은 도날드 낼리가 지휘하고 합창단 The Crossing이 노래한 “Born”이, 실내악 연주 부문은 아타카 콰르텟의 <캐롤라인 쇼: 에버그린>이 수상했습니다. 성악 솔로 연주상은 르네 플레밍의 <자연의 목소리>, 클래식 컴펜디엄상은 키트 웨이클리의 <An Adoption story>, 마지막으로 컨템포러리 작곡상은 케빈 풋츠의 “Contact”로, 기악 독주 부문에서 수상한 타임 포 쓰리의 음반에 수록된 곡이기도 하네요. 구독자님께 소개해 드렸던 곡도 있지만 아닌 곡도 있네요. 그래미가 선택한 음악은 어떤 곡인지 한 번씩 들어보시는 게 어떨까요?


🎬 놀라움의 연속! 존 윌리엄스

영화음악의 거장 존 윌리엄스가 53번째로 아카데미 시상식에 노미네이트되었습니다. 53번이나 후보에 오른 것도 놀랍지만, 오스카 역사상 경쟁 부문의 최고령 후보 타이틀까지 얻었다고 하니 더 대단한데요. 올해로 90세인 존 윌리엄스는 스티븐 스필버그의 작품 <더 파벨만스>로 베스트 오리지널 스코어 부문 후보에 올랐습니다. 이들은 지난 50여 년간 수많은 작품을 함께 작업해 온 영혼의 단짝인데요. 스필버그는 조만간 존 윌리엄스의 일생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제작을 계획 중이라는 소식을 전해와, 많은 사람들의 기대와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출처: 인스타그램 @viennaboyschoir  

노래하는 천사들, 빈 소년합창단이 입국하기 일주일 전. 점원들의 단톡방은 전국의 맛집과 관광지에 대한 이야기로 그 어느 때보다 떠들썩했습니다. 


💬: 이곳을 방문하는 건 어때요? 음식은 너무 맵지 않을까요?

 

3년 만에 한국을 방문하는 이들에게 공연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있었으니, 바로 단원들의 문화 체험 활동입니다. 전 세계를 여행하며 다양한 언어로 노래하는 단원들에게 필요한 자세 중 하나는 각국의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는 것이라고 해요. 그렇기에 음악은 물론, 다양한 음식을 맛보고 도시를 돌아다니며 사람들은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는지, 건축은 어떤 형태를 띠고 있는지, 나라마다 예절은 무엇이 다른지에 대해서도 알려주기 위해 노력한다고 하는데요.

 

짧은 투어 기간 한국에서 즐거운 추억만 쌓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점원들은 밤낮으로 랜드마크를 분주하게 공유하기 시작했습니다.

 

일정이 시작된 첫 번째 날, 연습을 마친 합창단은 북촌한옥마을로 향했습니다. 점심으로 먹은 떡갈비에 1차 감탄한 단원들은 골목길을 돌아 마주한 풍경에 2차 감탄을 금치 못했는데요. 한옥 앞에서 연이어 카메라 셔터를 누르던 지휘자와 단원들은 관광객이 입은 한복을 발견하곤 끊임없이 질문을 해옵니다. “저 옷은 무엇인가요? 주로 언제 입나요? 현점원도 한복을 가지고 있나요?”

(c) 송종석 / CREDIA

무대에서는 그 누구보다 의젓한 단원들이지만, 워터파크와 놀이공원을 방문하자 그들은 영락없는 소년의 얼굴을 숨기지 못했습니다. 버스를 타고 가다 저 멀리 놀이기구를 발견하곤 연신 엄지를 치켜세웠는데요. 2주 동안 무려 두 곳의 놀이공원을 방문한 빈 소년합창단은 서울의 O데월드에서는 아이스 링크를, 용인의 O버랜드에서는 눈썰매를 즐기며 에너지 넘치는 모습을 뽐냈습니다. 저녁 식사를 위해 방문한 근처 식당에서 우연히 퍼레이드를 구경하기도 했고요. 물놀이를 마치고 들어간 닭갈비 식당 한구석, 방영 중인 한국 TV 프로그램에 시선을 빼앗기던 단원들의 귀여운 얼굴도 기억에 남습니다. 프리데이 일정을 마친 후 보모 선생님을 통해 아이들의 반응을 슬며시 물어보니, 워터파크를 원픽(One-Pick)으로 손꼽았다는 후문도 살짝 전해드려요.


이외에도 합창단은 인사동 거리를 산책하고 경복궁을 방문하는 등 시간을 쪼개며 오랜만에 방문한 한국을 그야말로 만끽했답니다. 물론 쇼핑도요. 누나를 위해 BTS의 포스터를 산 귀엽고 착한 소년도 기억에 남아요. #이런_스윗한_천사들 😇


하지만 투어 기간동안 가장 잊을 수 없는 순간은 바로 언제 어디에서든 끊임없이 화음을 맞추며 노래하는 단원들의 모습이었는데요. 진심으로 음악과 노래를 사랑하는 마음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특히 무대에 오른 합창단의 표정은 워터파크에서 장난꾸러기의 웃음을 짓던 얼굴과는 사뭇 달랐는데요. 진지하고 열정적으로 리허설에 참여하는 모습이 그 어느 때보다 행복해 보이던 순간이었습니다.

 

점원들의 이름을 물어보고 한 명씩 인사를 건내주었던 빈 소년합창단. 이처럼 사랑스러운 소년들 덕분에 함께했던 2주가 더욱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특히 마지막 공연을 마친 후 직접 구매한 젤리와 초콜릿을 슬며시 선물하던 아이들의 귀여운 모습에 미소를 감출 수 없었고요. 빈 소년합창단을 한국에서 다시 만날 그날을 기대하며 오늘의 업무 일지를 마칩니다. 앞으로 전 세계 공연장에 울려 퍼질 맑고 고운 목소리를 응원해주세요!

튀르키예(터키)와 시리아에 강진이 덮친지 일주일째, 양국의 사망자 수가 3만 3천 명을 넘어섰다고 합니다. 유엔은 사망자가 현재의 두 배 이상 늘어날 수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현장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참담하다고 하는데요, 통곡하는 사람들의 사진을 통해 그 고통을 감히 가늠해 볼 뿐입니다. 


현재 많은 구호단체들이 튀르키예-시리아 긴급 구호 기금을 모금 중이며, 카카오에서는 댓글만 남겨도 1천원이 기부되는 모금행사를 진행 중이니 구독자님도 따뜻한 한 마디 부탁드려요.

한편, 튀르키예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인 파질 세이(Fazil Say)는 SNS를 통해 자국의 현장 소식을 전하며 전 세계의 관심과 지원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자유롭고 강렬한 음악 스타일로 제2의 글렌 굴드로 불리는 파질 세이는 작곡가로도 명성을 쌓고 있는데요. 세이는 튀르키예의 민족음악에 영향을 받은 독창적인 작품들을 소개해오고 있습니다. 오늘은 튀르키예(터키)를 대표하는 두 명의 음악가를 소개하며 그 땅을 위한 관심과 지원을 구독자님과 함께 나누고 싶어요.

파질 세이 - 검은 대지(Black Earth) Op. 8

   

검은 대지는 파질 세이(Fazil Say, 1970-)가 27세에 발표한 곡으로, 그의 대표곡입니다. 프리페어드 기법(피아노 현을 뜯거나 현에 이물을 장치하여 음색을 변화시키는 주법)을 사용하여 독특하고 강렬한 음색을 보여주죠. 이 곡은 튀르키예의 음유시인 아시크 베이셀의 ‘Kara Toprak’에서 영감을 받아 작곡한 곡인데요. 튀르키예의 도시 시바스(Sivas)의 풍경을 그린 것으로, 외로움과 상실을 노래했다고 해요. 세이의 작품에는 튀르키예의 전통악기를 비롯, 민족적인 선율이 담긴 리듬과 재즈적인 감성이 담긴 곡들이 많은데요. 파질 세이가 튀르키예의 또다른 도시들에 영감을 받아 작곡한 첼로 소나타 ‘4개의 도시에서는 세이만의 독창적인 감각과 함께 개성 넘치는 튀르키예의 도시들을 상상케 해줍니다.

차이콥스키 - 어린이를 위한 앨범 Op. 39 중 ‘아침 기도(Morning prayer)’ 


튀르키예의 전설로 통하는 피아니스트 이딜 비레(Idil Biret, 1941-)는 프랑스 음악원에서 나디아 블랑제를 사사했습니다. 당시 그녀가 해외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튀르키예 의회는 해외 유학을 할 수 있는 특별법을 제정했다고 하죠. 이딜 비레는 쇼팽과 베토벤 연주로 정평이 나 있지만 튀르키예의 현대음악 작곡가들의 곡을 녹음한 앨범을 발매하기도 하는 등 광범위한 레퍼토리를 자랑하는 거장 피아니스트입니다. 낙소스에서 낸 그녀의 앨범은 무려 200만 장이 넘게 팔리기도 했다고 해요. 화려하진 않지만 고아하고 깊이 있는 이딜 비레의 연주로, 차이콥스키의 ‘아침기도’를 구독자님께 들려드리고 싶어요. 이 시간 튀르키예, 시리아를 향한 작은 기도가 되기를 바라며…

전 세계가 주목하는 최강 듀오의 만남,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와 피아니스트 김다솔이 듀오 리사이틀로 여러분을 찾아옵니다 🤝 4월 7일(금) 오후 7시 30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펼쳐질 <양인모&김다솔 듀오 리사이틀>의 티켓 오픈이 (클럽발코니 유료회원 선예매- 2/16(목) 오전 11시 / 일반예매- 2/17(금) 오후 4시) 진행될 예정이니 이들의 검증된 만남을 가장 먼저 선점하세요 🎫  

7년 만에 돌아오는 피아니스트 임동혁의 ALL CHOPIN 리사이틀(2/23) 디데이-10 😍 그가 펼치는 쇼팽의 레퍼토리를 프로그램 예습 노트LP 감상으로 미리 준비해보세요. 

2022년 12월 28일, 모두에게 황홀함을 선사했던 양인모의 시벨리우스 협주곡 3악장이 크레디아 클래식 클럽 TV (크클클TV)에 업로드되었습니다. 당시 현장에서 느꼈던 두근거림을 그대로 담은 영상을 통해 그날의 감동을 다시 한번 느껴보세요💖 

봉쥬르~ 70분간의 행복한 음악 여행 <크레디아 클래식 클럽> ✈ 3월의 여행지(3/8)는 ‘낭만’하면 저절로 떠오르는 그곳, 프랑스 파리입니다. 달콤함이 가득한 파리의 전경을 크로스오버 아티스트 손태진과 함께 그려 나가 볼까요? 🎨 

포근한 봄을 닮은 크로스오버 아티스트 박현수가 2집 앨범 <정물화> 발매 기념 팬콘서트(3/26)를 갖습니다. 이번 주 수요일 (2/15) 오후 8시에 티켓이 오픈될 예정이니, 봄의 한 가운데에서 박현수가 들려주는 이야기에 귀 기울여주세요🌸

대전예술의전당 스테디셀러 공연 <아침을 여는 클래식>의 2023년 시작을 여는 연주자이자 진행을 책임질 주인공은 누구?🥰 바로 첼리스트 홍진호입니다. 더 많은 홍진호의 매력이 궁금하신가요? 크레디아 아티스트의 소식을 더욱 빠르고 정확하게 전달하는 크레디아 스타쉽 @crediastarship 인스타그램을 확인해주세요.
<공연장 옆 잡화점> 은 매달 둘째&넷째 화요일에 오픈합니다.
잡화점 운영하는 사람들: 
묘점원, 혬점원, 둥점원, 현점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