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매거진 블랙아웃#1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BCSC to be BLACKOUT

굿바이 매거진 블랙아웃
이별
#1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이별이 이토록 아쉬운 이유는

우리의 시간 속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새겨진 순간들이

별이 되어 빛나기 때문이 아닐까

To. 님

우리의 이별이 얼마 남지 않았어요. 이번 뉴스레터를 보내드리고 나면 제가 보내드릴 편지가 하나밖에 남지 않네요. 2월 마지막 주(2/28)의 편지는 블랙아웃 시네마 소셜 클럽의 대표이자 호스트MINCINE(민씨네)님과 함께 인사드릴 것 같아요.

결심하고도 외면하고팠던 이별이 다가오니 님과의 이야기가 끝이 난다는 것이 너무 아쉽더라고요. 그래서 남은 편지들은 '이별'이라는 주제로 조금 더 사적인 우리의 이야기들과 함께 채워보고자 '영화 이야기'로 시작했던 지난 편지들과는 달리 비중과 구성을 조금 바꾸어 보았어요. 제 이야기가 많아질 것 같아요. 말이 많아지는 걸 보니 제가 많이 아쉽나 봐요. 혹시 님도 이렇게 아쉬우신가요? 얼마 남지 않은 편지들에 아쉬움 묻은 이야기들 많이 들려주세요.

설 연휴가 끝이 났어요. 설 명절 잘 보내셨나요? 유독 길게 느껴졌던 이번 설에는 홀로, 그리고 부모님과 함께 보냈지만, 명절이 되면 저는 대부분 할머니 할아버지가 계시는 부산에 내려가곤 했어요. 할머니는 제가 가는 날이 매번 그리도 설레시는지 며칠 전부터 장을 보시곤 상다리가 휘어지게 맛있는 음식을 해주셨어요. '맛있다.', '좋아한다.'라는 말은 신중해야 해요. 잘 못했다간 부산에 있는 내내 그것만 먹게 될 수도 있거든요. 세상 무뚝뚝하신 할아버지는 시종일관 무관심하게 계시다가 제가 가는 날이 되면 떠나는 차창 뒤에서 늘 눈물을 훔치세요. 더 이상 차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손을 흔드시는데 돌아서는 뒷모습을 보는 건 늘 저였어요. 저도 끝까지 보고 있었거든요. 그 뒷모습이 어찌나 외로워 보이던지 늘 마음이 너무 아팠어요.

할머니 할아버지는 10여 년이 넘게 저를 키워주셨어요. 군인 아버지에 일하시는 어머니 아래 어렸을 적부터 대부분의 시간을 할머니 할아버지와 보냈죠. 꼬꼬마 시절 하원도, 세상 자기 잘난 맛에 살던 초딩 하교도, 머리 컸다고 어른이라 믿던 중고딩의 끼니도 모두 할머니 할아버지의 손에 의지했어요. 그러다 대략 6년 전, 부산에 내려가시면서 따로 살게 되었는데 하루에 한 번 꼬박꼬박 걸던 전화의 빈도가 차츰 줄어들더니 일주일, 한 달, 수개월이 지나도 전화 한번 안 하더라고요, 제가. 쌓여가는 스크린 타임에 할머니 할아버지와의 시간이 단 1초도 없었어요. 할머니 할아버지는 제겐 너무 당연했거든요. 늘 그곳에 존재하실 거라 믿었고, 보고 싶으면 언제든 볼 수 있을 거라 믿었어요. 언제고 깨질 수 있는 당연함에 너무 당연하게 오만했어요.

그러다 3년 전,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는 늘 정정하실 거라 믿던 제 믿음이 단 하루만에 산산조각이 났어요. 그렇게 제 길고 길던 암흑기가 시작되었죠. 두 분이 모두 쓰러지셨거든요. 하루아침에 할아버지는 뇌졸중 환자가 되어 병원에 입원하셨고 할머니는 점점 기억을 잃으셨어요. 기능하지 못하는 뇌와 흐려지는 기억 속에서 저와의 시간은 마음에 새기셨는지 끝가지 잡고 계시더라고요. 마비가 와 제대로 움직이시지도 못하시면서, 말도 제대로 못하시면서, 제 손만큼은 늘 온 힘 다해 꽉 붙잡고 계셨고, 누구냐 물으시면서도 제 이름은 절대 잊지 않으셨어요. 누군지도 모르는 제 손을 연신 쓰다듬으시면서 말이죠.

머리 아닌 마음으로 기억되는 시간이 있는 것 같아요. 그 시간은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마음속에 고이 새겨진 것이겠죠. 시간이 흘러 마지막을 앞두고, 또 시간이 흘러 그 마지막 역시 빛바랜 시간 속 지난날이 되더라도 마음속에 고이 새겨진 그 순간들이 덮이지 않고 빛나는 이유 역시 오고 간 사랑이 짙은 탓 아닐까요?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은 늘 칠흑 같은 어둠을 가져오지만, 어둠이 깊을수록 별은 더욱 빛나고, 그렇게 별이 빛나는 만큼 우리가 사랑했단 뜻이겠지요. 이별을 경험할수록 암흑을 밝힐 별들이 많아진다면, 우리의 밤은 짧아질 수 있을까요? 유독 아픈 '이별'은 그렇게 새겨질 이 '별'이 더욱 빛나는 까닭이 될 수 있겠죠?

우리, 어둠이 짙어질수록 별을 바라봐요. 그럼 언젠가 새벽이 올 거예요. 늘 백야이길 바라지만 피할 수 없는 밤이 찾아온다면, 님의 그 밤이 그리 길지는 않았으면 해요. 우리 삶엔 영원한 백야도, 영원한 극야도 없으니 끊임없이 밝기를 달리하는 우리 삶의 상공을 별을 바라보는 마음으로 비행해 보아요. 늘 그렇듯 님의 지금도, 내일도, 훗날도 응원할게요. 진심을 담아.

From. 이레

🎬

영화 <원더풀 라이프>로부터

"질문" 이 도착했습니다.

오늘의 영화: 원더풀 라이프[Wonderful Life](2001)

"인생에서 가장 소중했던 추억을 하나만 선택해 주세요"

'림보'라는 곳이 있어요.

죽은 사람들이 일주일 간 머무는 곳이죠.

림보에서 머무는 일주일 중 처음 3일 동안은

림보 직원들과의 상담을 통해 가장 행복했던 기억을 골라요.

그리곤 4일차부터 림보의 직원들이

그 기억을 최선을 다해 재현하여 촬영하죠.

그렇게 마지막 날에는 그 기억을 함께 보는 상영회를 가져요.

그 상영회를 보는 동안

기억의 주인이 행복한 기억과 동화되는 순간,

기억의 주인은 마침내 저승으로 가게 돼요.

그리곤 저승에서 그 행복한 기억만 반복하며 지내게 되죠.

"기억은 기록과 달라요"

어느 기억은 향기로, 날씨로, 장소로, 물건으로, 기분으로 기억돼요.

인생에서 단 하나만 기억할 수 있다면,

하나의 기억만 가져갈 수 있다면

어떤 기억을 선택하시겠어요?

그 기억은 어떻게 기억되며 반짝이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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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독 빛나는 하나의 별

➊ 퇴사를 결심했는데 일이 잘 풀리기 시작해요.

퇴사 결심을 내렸는데 회사가 갑자기 일이 잘 풀리기 시작합니다. 그러면서 회사에 다양한 계획이 생겼는데 예정대로 퇴사하고 다른 사람이 와서 수행하는게 맞겠죠???

↳ 독자님께서 퇴사를 결심하신 이유가 무엇인가요? 퇴사의 이유가 '회사의 비전'과 관련한 것이라면 퇴사를 조금 더 고민해 볼 것 같지만 '나 자신의 비전'을 위해 퇴사를 결심한 것이라면 예정대로 퇴사를 할 것 같아요. 나와 결이 다른 회사에 더 이상 있을 필요는 없지만, 걸어갈 방향은 같으나 회사 내에서 수행하는 일들에 불만이 있으셨던 거라면 새로이 생긴 다양한 계획들을 안 해보고 나오면 저는 조금 후회할 것 같아요. 제가 퇴사를 결심하는 때는 '더 이상 이 회사에서 얻을 것이 없을 때'거든요. 퇴사 후 뚜렷한 계획이 없으시다면 조금 더 남아보심은 어떨까 싶어요. 그러나 회사가 걸어가는 길과 다른 길을 걷고자 하시는 것이라면 미련 없이 떠나십쇼!!

➋ 덕업일치 삶의 균형과 밸런스는 어디에서 오는 걸까요?

일과 취미가 같은 흔히들 말하는 덕업일치의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걸 좋아하며 할 수 있어서 너무 좋습니다. 하지만 때로는 제 삶에 있어서 너무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건 아닌가 문득 생각이 듭니다. 차지하고 있는 부분이 너무 커서 이 부분이 빠져버린 나는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되는건 아닌가 걱정과 두려움이 들기도 합니다. 나중에 할 수 없게 되는 순간이 오면 너무 절망스러울 것 같기도 합니다. 그런 고민들이 요즘 문득 스쳐지나 갑니다. 균형과 밸런스는 어디에서 오는 걸까요

↳ 덕업일치가 되어야 성공할 수 있는 분야에 있는 저는 하염없이 부러워요...🥹 나름 덕업일치이긴 하지만 덜(?) 덕업일치거든요ㅎㅎ 저는 좋아하는 것이 일이 되면 이내 하기 싫어지던데 좋아하시는 걸로 돈을 버시며 그 마음을 유지하실 수 있는지 부러워요.

얼마 전에 홍진경님의 '홍진경 연애스킬'이라는 유튜브 영상을 봤었는데 한 사람을 너무 좋아해서 힘이 든다면 두 번째 좋아하는 사람을 만드는 것도 방법이라고 하시더라고요. 마음을 여러 갈래로 분산시키면서 말이죠. 무심코 웃다가 덜컥 '쿵'하더라고요. 맞는 말인 것 같아요.

어떤 일에 있어서 온 마음을 다해 빠질 수 있다는 건 두고두고 빛이 날 타올랐던 순간을 얻는 것이지만 언젠가 찾아올 상실과 소강은 불탔던 만큼이나 공허할 거예요. 그것이 삶에 차지한 만큼이나 빠져나간 자리가 텅 비게 될 테니 말이죠.

그 순간이 덜 공허하도록 다른 좋아하는 걸 만들어보는 건 어떨까요? '나'를 정의하는 해시태그를 늘려보는 건 어떨까 싶어요. 삶의 균형과 밸런스는 '일'이 나의 '일상' 전부가 되지 않도록 '나'의 시간을 균형 있게 조절하는 것인데 '나를 채우는 시간'과 '일'의 경계가 흐리다면, 일을 떠나 나를 채우는 시간의 갈래를 다양하게 만드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지금 취미 외엔 떠오르지 않으신다면, 업무가 아닌 여과 시간에는 갖고 계신 취미의 방향을 조금 돌려보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딱 맞는 균형을 찾으시길 바랄게요!

➌ 아이가 저를 닮았다는 말이 싫어요.

아이가 저를 닮았다는 말이 싫어요. 특히 저의 취약점을 닮았다는 말은 너무 힘들게 하네요 아이를 싫어 하는 건 아닙니다. 저는 저희 아이를 누구보다 사랑 하는 엄마 입니다. 자신감 부족이겠죠. 저희 아이가 저와는 다른 사람으로 자랐으면 하는 말도 안되는 소망을 품고 있네요.

↳ '엄마'가 되어본 적이 없어 '딸'의 이야기를 전해요.

저희 어머니께서 늘 하시는 말씀이 있으세요. "너는 나같이 살지 않았으면 좋겠다." 저는 그 말이 너무 듣기 싫더라고요. 하루는 여쭤봤어요, 엄마처럼 사는 게 뭐냐고. 그저 엄마보단 나은 환경에서 하고 싶은 걸 모두 하며, 자유롭게 살았으면 좋겠다고 하시더라고요. 그 말이 제겐 지금 엄마가 그렇지 못하다는 이야기로 들려 마음이 너무 아팠어요. 어머니의 의도는 그게 아닐 텐데 말이죠.

어머니는 늘 제게 배울 점 가득한 인생의 선배님이세요. 쉽지 않았을 텐데 저를 이렇게 키워주셨고 저 때문에 당신이길 포기한 채 '엄마'로 살아가고 계시죠. 늘 한탄과 같이 말씀하시는 단점은 제겐 와닿지 않아요. 솔직히 가끔 '엄마는 왜 자꾸만 피해를 감수하며 살까' 싶을 때가 있지만 모두 저 때문이란 걸 알아요. 말씀하시는 취약점이 다 저 때문인 것 같아 죄송하기도 해요.

아이에게 엄마는 '엄마'라는 단어 하나로 충분한 존재예요. 그 안에 담긴 깊이와 알 수 없는 애환이 때로는 죄책감으로 짓누르기도 하죠. 부모의 입장에서 아이가 자신보다 더 나은 삶을 바라는 것은 당연한 마음이지만, 자식의 입장에서는 이미 충분해요. 아이가 닮았다던 어떤 부분이 독자님의 마음을 찌르는지는 모르겠지만, 아이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거예요.

부모는 아이의 울타리예요. 그러나 그 울타리 안을 가꾸고 만들어 가는 것은 아이 스스로예요. 자책하지 마시고 아이가 꾸려나갈 울타리 안을 지켜봐 주세요.

➍ 나태해진 것 같아요. 다시 파이팅을 찾을 수 있을까요?

요새 스스로가 나태해진 것 같아요. 에너지가 없는지 자꾸 가만히 있으려고 하고, 잠에 빠지는 것 같아요. 어딜가서 무엇을 보고와야 인생을 파이팅있게 다시 그릴 수 있을까 고민되는 요즘이에요.

↳ 에너지가 없을 때에는 어딜 가서 무얼 하기보단 몸이 시키는 대로 충분히 가만히, 충분히 잠에 빠지는 것이 파이팅 할 에너지를 충전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 아닐까 싶어요. 사실 우리 나태해져도 크게 문제 될 건 없거든요. 인생의 긴 호흡 가운데 한 템포 잠시 쉬는 거니까요.

에너지는 가득한데 하고 싶은 게 없는 무력한 일상이라면 의도적으로 다양한 경험을 주입해 주는 것이 방법이 되지만, 에너지 고갈로 열정도, 체력도, 의지도 없는 상태라면 충분히 쉬어주세요. 파이팅은 때로 아무 노력하지 않아도 또다시 찾아옵니다💪🏻

님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1) 퇴사를 결심했으나 일이 잘 풀리기 시작했을 때

2) 덕업일치의 균형과 밸런스를 찾아야할 때

3) 아이가 나를 닮은 것이 싫을 때

4) 나타해졌을 때

어떻게 하시나요? 님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님의 고민을 나눠주셔도 좋아요!

우리 같이 고민 나눠요🖤
(고민 나누기는 모두 철저한 익명을 보장드려요🙂)

👇🏻👇🏻👇🏻

고민이 있어요🤔

👉🏻지난 매거진의 이야기 조각 (1):

인간이 되어가는 로봇과

로봇이 되어가는 인간,

우리가 그 중간 지점에서 만나게 된다면

그럼에도 우리가 인간일 수 있는 것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아무래도 인간이기에 할 수 있는 것들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그럼에도 인간이라는 것은 무엇일지 알려주세요!

🤖 그럼에도 인간일 수 있는 것 (1)

인간과 로봇의 경계가 점점 흐릿해져 가는 요즘, 인간과 로봇의 차이는 어떤 원칙과 규칙, 법칙 안에서 그럼에도 예외를 만들어낼 수 있느냐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같은 행동을 한 두 사람이 그 행동만이 아닌 앞뒤 상황을 합쳐 평가 받는다면 전혀 다른 평가가 나올 수 있습니다. 이러한 예외를 만들 수 있는 능력, 즉 어떤 한 인간의 이야기에 얼마나 합리적인 공감을 하는지가 바로 그 차이이지 않을까요?

↳ 알파고와 이세돌의 경기에서 이세돌이 알파고를 이길 수 있었던 수 역시 '예외'에서 온 수였으니까요. 학습되지 않은 것은 알 수 없는 로봇의 세상에 '예외'라는 변수가 그럼에도 우리가 인간일 수 있는 변칙적 가능성일 수 있겠네요!

🤖 그럼에도 인간일 수 있는 것 (2)

뉴럴링크 이야기를 들으면서 저도 처음에는 두려움이 생겼습니다. 근데 다시 생각해보면 제 두려움때문에 뉴럴링크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수많은 사람들이 희생하는게 맞는건가 싶더라고요. 이건 단순한 발견 혹은 발명이고 이를 안전하게 사용하기 위한 규칙을 만드는 게 맞지 않을까요. 어떻게 보면 과학과 기술은 문제가 없으니까 이를 이용할 주체만 잘 규제할 수 있다면 정말 많은 사람들이 더 평범한 삶을 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기술이 가져오는 윤택한 삶과 의료분야를 비롯한 다방면에서의 혁신은 우리가 계속해서 과학 기술을 연구하는 목적이자 혜택이 아닐까 싶어요. 그런데 말씀하신 것처럼 해당 기술에 맞는 제도와 규제의 뒷받침 역시 필수가 아닐까 싶네요. 기술이 '장사'가 되는 순간 남용과 오용이 시작되니 대응할 수 있을만한 적절한 사회문화적 뒷받침이 필요할 것 같아요. 뉴럴링크를 통해 불편을 겪는 많은 사람들이 평범해졌으면 좋겠네요. 돈이 아닌 사람을 위해 바르게 쓰였으면 좋겠어요.

👉🏻지난 매거진의 이야기 조각 (2):

님은 이유 없이 사랑하는 대상이 있으신가요?

혹은

우리의 기능을 훔쳐 가는 로봇으로부터

어떤 마음을 지키고 싶으신가요?

❤️ 이유 없이 사랑해서 지키고픈 (1)

묘한 것이요. 설명 할 수 없는 그 묘한 감정은 로봇에겐 없지 않을까요.

↳ 설명하기도 묘한, 알 것 같으나 설명하기 어려운 그 감정만큼은 로봇에게 빼앗기고 싶지 않네요🥹

❤️ 이유 없이 사랑해서 지키고픈 (2)

지금 당장 이유 없이 사랑하는 존재는 딱 떠오르진 않네요. 그래도 로봇으로부터 지키고 싶은 감정 혹은 가치는 무모함을 극복하는 간절함과 막연한 믿음이 있습니다.

↳ '간절함'하니 '벅참'이 떠올라요. 로봇이 벅찬 감정을 이해할 수 있을까요? 인과 결과의 논리에 의해 움직이는 로봇이 막연하고 전혀 논리적이지 않은 감정을 이해할 수 있을까도 싶네요.

❤️ 이유 없이 사랑해서 지키고픈 (3)

이레님의 조카 이야기를 눈으로 읽어내려가는데 절로 미소가 지어졌습니다. 저는 약 1년 반 정도 유아부 아이들을 가르치고 놀아주는 봉사를 하고 있는데요. 4-5살의 아이들이다 보니 처음엔 잘 할 수 있을까, 아이들이 뭘 좋아할까 걱정도 많이 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너무 잘 적응했고, 말씀하신 것처럼 4살만 되어도 자신의 생각과 의견을 잘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을 저도 깨닫게 되었네요 ㅎㅎ 도리어 제가 더 위로받을 때가 많고 아무리 힘든 하루여도 그 아이들의 웃는 얼굴만 보면 전부 잊어버리기까지 하더라구요. 하루하루를 살아가면서 어쩌면 조금 건조하고 냉소했을지도 모를 제 삶에 이런 감정을,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사랑을 느끼게 해준 것에 정말 감사하다고 느끼는 요즘이에요. 사랑이 다 이긴다는 말을 주변에서 많이 보고, 듣고 또 노래로도 나왔는데 정말 맞다고 생각해요. 이레님께도 괴롭고 버티기 힘든 순간이 다가올 때면 사랑으로 다 이겨낼 수 있길 응원할게요! 오늘도 멋진 뉴스레터 감사합니다🤍

↳ 아이들은 정말이지 너무 순수해서 그 순수한 마음에서 나오는 마음들이 새하얀 진심의 진심인 것 같아 더욱 고마운 것 같아요. 아이들이 표현해 주는 애정엔 거짓이 없을 것 같달까요. 그래서 아이들의 사랑이 더욱 크게 다가오는 것 같아요.

최근에 발매된 아이유의 'Love wins all'이라는 노래 제목을 '사랑은 모든 것을 얻는다'라고 번역해야 적절한 번역이래요. '사랑은 모든 것을 이긴다'던 '사랑은 모든 것을 얻는다'던 맞는 말인 것 같아요. 사랑은 모든 것을 얻으며 모든 것을 이기는 게 아닐까요? 독자님 덕분에 다시금 이겨낼 수 있는 사랑의 빛을 발견해요. 하염없이 감사합니다. 저도 늘 응원해요. 독자님 근처에 늘 사랑이 가득하시길, 그래서 모든 걸 얻고 모두 이겨내시길 응원하며 작은 사랑 보내요❤️

👉🏻 소중한 독자님이 나눠주신 소중한 이야기들 :

💬 이야기 하나,

2월 말에 홍콩 가요~ 추천이나 팁이 있다면 정말 감사히 받겠습니다.

↳ 요즘 제 주변 분들이 다들 홍콩에 가셔서 덩달아 다시 가고 싶어졌는데 2월 말에 홍콩에 가시는군요ㅠㅜ

제가 갔던 다른 곳들은 워낙 잘 알려져 있고 간단한 서치로 나올 곳들이라 숨겨졌으나 홍콩 여행 중 가장 좋았던 곳 추천해 드려요! 'Visage One'이라는 재즈&와인바였는데 작고 협소한 공간을 채우는 뮤지션들의 음악이 주를 이루는 곳이에요. 한가득 행복을 충전하고 왔던 곳이라 독자님께서도 경험해 보셨으면 좋겠네요.

베이크 하우스의 에그타르트는 정말 너무 맛있어 아직도 잊히지 않고 'Oi Man Sang'이라는 노상 느낌 맛집은 병맥주 4병을 30분 안에 해치운 감동스러운 곳이었답니다. 백종원의 스트리트푸드파이터에도 나왔다고 해요. 방송에 나온 곳들을 믿지 않는 편인데 찐 맛집이었어요.

행복하고 즐거운 여행 되셨으면 좋겠어요. 한가득 충전해서 안전히 돌아오세요✈️🤎

💬 이야기 둘,

시간 참 빠르게 가네요. 벌써 2월이라니.. 제 몸은 무거워서 느리게 움직이는데 시간은 가벼운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런데 또 곰곰히 생각해보니 제가 시간을 가볍게 쓰고 있는 건 아닐까 라는 생각도 했어요. 의미 없이 시간을 보내버리는 것 같아 애가 타요 ^^ 오늘도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저도 2월이 가는 게 조금은 무섭네요. 2024년 들어 시간이 너무 빠르게 가는 것 같아요. 조금 천천히 가도 좋으련만 아쉽기만 하네요.

의미 없어 보이는 시간들에도 의미는 분명히 있어요. 지금 보내고 있는 시간의 시점을 조금만 옮겨 미래에서 내다보면 지금을 통해 분명 생각하고 소소하게 다짐하며 크고 작게 깨달은 것들이 있을 테니까요. 의미는 생각하기 나름이래요! 의미 없어 보이는 지금의 시간을 조급함보단 관대함으로 바라봐 주세요. 오늘도 찾아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님의 이야기도 궁금해요!

오늘의 뉴스레터에 대한 님의 짦은 코멘트를 남겨주세요🙌🏻

님의 일상을 나눠주셔도 좋아요!

우리 같이 이야기 나눠요🖤

👇🏻👇🏻👇🏻

이야기 남기고 갑니다!🤚🏻

그 전에 잠깐!

드릴 말씀이 있어요▼

'이별'. 사실 요즘 저게는 이별이라는 단어가 많이 아파요.

얼마 전, 사랑하는 할머니와 영원한 이별을 했거든요.

지난 레터가 급작스럽게 편지로 대체된 이유이기도 해요.

다시 만나려면 아마 시간이 많이 걸릴 것 같아요.

지금쯤 '림보'를 떠나 행복한 기억 속에서

끝나지 않는 행복 속에 계실 텐데

저와의 기억 하나쯤은 있길 바라요.

어둠은 왜 매번 연달아 오는지

무기력한 일상에서 이제 막 벗어나고 있던 찰나에

더욱 짙게 드리우네요.

처음 겪는 이별에 마음이 갈피를 잡지 못하더라고요.

일상을 대하는 게 어려워졌어요.

사람을 만나는 게 쉽지 않더라고요.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진다는 걸 알지만

지나가는 시간을 쉬이 보내줄 시간이 필요한 것 같아요.

내내 할머니 댁에 있다가

해야 할 일이 있어 홀로 서울로 올라왔었는데

일을 하면서도 몸이 기능을 하지 않더라고요.

제대로 시간을 보내지 않으면

여전히 후유증으로 남아있는

3년 전 암흑기가 반복될 것 같아

남은 2월 동안은 가족들과 또 홀로 시간을 보내려고 해요.

그간 지켜봐와주신 님은 아시겠지만,

저는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하면 제주도로 떠나거든요.

그래서 곧 제주도로 떠나보려고요.

워케이션으로 일정을 잡아놨는데

일행 없이 기간을 더 늘리게 되었어요.

무겁고 긴 서론이 되었네요.

덩달아 마음이 무거워지셨다면 가벼이 놓으시고

이야기의 결론은

매거진 마지막을 앞두며

님과의 이야기가

"이제 매거진은 끝입니다." 하고 끝내기엔 너무 짙더라고요.

매거진의 마지막 역시 깊은 아쉬움으로 남길 수 없어

제주도에 있는 동안

님께 손 편지를 써보려고 해요.

우리가 써내린 그간의 이야기가

손에 잡히고 눈에 보이는 무언가로 기억되었으면 좋겠더라고요.

📬

이레느린우체통

느린 우체통, 언제 보내드릴지 몰라요.

제주도 비행기를 편도로 끊었거든요.

여행하며 생긴 이야기와

그간 님께 감사했던 마음을

연필 끝에 꾹꾹 눌러 담아 보내드릴게요.

그동안 감사했어요.

* 매거진 블랙아웃이 종료되더라도 이레느린우체통은 발송됩니다.

* 우체국 우편으로 발송되는 '손 편지' 특성상 주소가 수집되나,

이에 대한 정보는 발송 이후 모두 폐기됩니다.

이레느린우체통 신청서

오늘도 끝까지 읽어주신 님,

님의 소중한 시간을

내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럼, <매거진 블랙아웃>은 다음 주 수요일,

우리의 마지막 이야기가 될

'굿바이 블랙아웃' 으로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

다음 주에 만나요🖤

🎬

잠깐! 매거진 블랙아웃을 좋아할 것 같은 친구가 있나요?

아래 링크를 복사해서 공유해주세요 :)

매거진 블랙아웃 입소문의 시작 님🤍

블랙아웃 인스타그램 @blackout_cinemaclub 도 태그해 주실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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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rs 1988.

Don’t be afraid of the clocks, they are our time, time has been so generous to us. We imprinted time with the sweet taste of victory. We conquered fate by meeting at a certain Time in a certain space. We are a product of the time, therefore we give back credit were it is due time. We are synchronized, now and forever. I love you.

1988년 나의 연인에게.

시계를 두려워하지 마. 그건 우리의 시간이고, 시간은 언제나 우리에게 너그러웠어.

우리는 승리의 달콤한 맛을 시간에 아로새겼지.

우리는 특정 공간과 특정 '시간'에 만나 운명을 정복했어.

우리는 그 시간의 산물이기에,

때가 되면 마땅히 갚아야지.

우리는 함께하도록 맞추어졌어. 지금 그리고 영원히.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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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미국의 예술가인

펠릭스 곤잘레스 토레스(Felix Gonzalez- Torres)가

질병과 죽음의 공포로 두려움에 떨던

자신의 연인에게 보낸 편지예요.

글 위에 그려진 두 개의 벽시계는

동시에 같은 시간을 알리고 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어긋나게 되는데요.

이를 표현한

'무제, 완벽한 연인(Perfect Lovers)'이라는

그의 작품에서는

건전지가 닳아 두 시계가 멈출 때까지

시각을 어긋나도록 그대로 두었다고 해요.

'무제, 완벽한 연인(Perfect Lovers)'

그렇게 그는 소모되는 건전지에 우리의 유한한 시간을,

서로 다른 종료 시각에 우리의 마지막을 표현했어요.

그러나 남겨진 편지 속 두 시계는

여전히 같은 시각을 가리키고 있네요.

마치는 지점은 다르겠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같은 시간을 공유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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