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내도록 쿠폰 10만 장을 100장씩 소분하는 일에 들어갔고, 100장씩 소분한 쿠폰을 포장하는데 2-3일


2021. 04. 04

마케터의 
그림자노동에 관하여

직장인C

 '그림자노동'의 뜻은 다음과 같다. 
* 그림자노동 : 노동을 했지만 보수를 얻지 못하는 무급 활동. 직접 주유하는 셀프 주유소, 저렴한 상품을 사기 위해 정보 수집을 하는 행위 등 특별한 기술을 필요로 하지 않는 노동을 뜻한다. 
 특히나 업무의 전문성이 극도로 세분화되지 않은 스타트업에서는 일의 처음과 끝, 즉 일의 A-Z를 한 마케터가 모두 담당해서 진행하게 될 때가 많다. 일의 기획부터 운영, CS응대부터 결과추적(데이터 분석)까지 등 전체의 일을 모두 담당하며 나아갈 때가 많달까. 그렇기 때문에 일을 진행하다 보면 소위 '잡일'로 치부되는 일들이 필연적으로 발생하게 된다.  

 예를 들어, 나는 입사 초반 전국에 지류쿠폰을 배포하는 일에 들어가게 되었다. 이때 지류쿠폰를 배포하기 위한 주소수집을 해야 했는데, 일주일 내도록 한 일은 메일 카카오지도와 네이버지도 거리뷰를 켜서 지류쿠폰을 보낼만한 곳인지 판단하는 일을 했다. 어디 그뿐이랴. 지도보기가 끝난 다음주부터는 일주일 내도록 쿠폰 10만 장을 100장씩 소분하는 일에 들어갔고, 100장씩 소분한 쿠폰을 포장하는데 2-3일을 보냈다. 그렇게 지도보기, 쿠폰 10만장 소분하기, 택배발송하기를 끝냈더니 입사 후 한 달이 지나 있었다. 

 그 다음에는 B2B영업용 안내문을 기획하는 일을 담당하게 되었다. 기획을 하는데 걸린 시간은 하루. 그 다음부터는 B2B영업용 내용물들을 발송할 주소록을 리스트업하고, 택배발송용 주소로 출력하는데 2일이 걸렸고, 기획한 안내문과 영업용브로셔 등을 모아서 포장하는 일을 3일 동안 진행했다. 이때 내 별명은 아이라벨(다양한 형태의 라벨지 출력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 프린트 마스터였다.

 어디 이뿐이랴. CS팀에서 주기적으로 발송해야 하는 웰컴킷이 있는데, 이것도 사람이 일일이 포장을 해서 택배발송을 해야 하는 일이다. 가끔 CS팀에서 이번주에 포장해야하는 수량이 많아 지원을 요청하는 주간이면 지원나가서 2-3시간 동안 웰컴킷 포장을 하고는 한다. 

 이번주는 이벤트 관련하여 굿즈 1만개 포장을 3일만에 해서 택배발송을 해야만 했다. 덕분에 디자이너님들까지 출동하여 모두가 고유업무를 미뤄두고 굿즈포장을 하게 되었다. 

 이렇듯 특히나 스타트업 마케터들은 이런 '그림자노동'을 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단순한 포장작업 뿐만 아니라, SNS이벤트 진행 후 쿠폰이나 당첨선물을 지급하는 것도 은근 '그림자 노동'이 많은 분야이다. 이벤트종료 후 참여자들의 댓글을 취합하고, 당첨자를 선정하고, 당첨선물 지급을 위한 개인정보나 주소를 수집하고 최종 발송까지 하는 일. 결국 우리가 단순히 생각하는 'SNS이벤트'에서 이벤트 기획은 극히 일부의 일일 뿐이라는 걸 일하면서 더욱 많이 느낀다. 

 소위 '그림자 노동'으로 지칭되는 일들을 하면서 느끼는 건 아직까지도 사람의 손으로 할 수밖에 없는 일들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인터뷰 촬영을 다닐 때도, 촬영은 순식간에 끝나고 그 뒤에 따라오는 녹취록풀기, 영상싱크 맞추기 등의 일에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이를 도와주는 툴들이 있지만 100% 완벽하지 않기 때문에 결국 사람이 직접 할 수밖에 없는 일들이 이렇게나 많다는 것. 

 그래서 예전에는 내 눈앞에 보이는 것들에 환호하고 열광했는데, 이제는 그 뒤에 숨겨진 사람들의 모습을 더 궁금해하고는 한다. 이걸 이렇게 기획하고 실현시키기 위해 얼마나 동동거렸을지, 별 탈 없는 진행을 위해 얼마나 움직이고 생각했을지에 더 눈길이 간달까.

 아이참. 이런 게 직업병인가? 


2021. 04. 04
직장인C
이번주 커피수혈🥤

🥤 감귤에 설렘 슬러쉬 (감성커피)
 월요일 아침. 무조건 오후 중에 택배발송을 해야 해서 카페인 대신 에너지발산을 위한 당충전 음료를 사왔다. 당충전 덕분인지 예상보다 빠르게 마무리된 포장업무 덕분에 여유롭게 택배를 부칠 수 있었다. 택배발송 후 한 숨 돌리는 오후. 일 줄 알았지만 이벤트 오픈이 임박한 주간에 쉴 틈이 있을리 만무했던 날.

🥤  아메리카노 (텐퍼센트커피)
 이벤트 오픈날이 주말이라 걱정되서 주말출근을 하기로 결정했다. 그렇게 주말에 출근하면 대표님이 커피를 사 주신다는 걸 알게 된 날. 생각보다 이벤트에 관련된 문의가 많이 들어오지 않아 주말출근한 게 조금은 머쓱했던 날이기도 했다. 덕분에 남은 시간 동안 월요일 업무를 덜기 위해 굿즈포장에 박차를 가했다. 이놈의 포장은 해도해도 끝이 없네 끝이 없어!
NOTICE
 안녕하세요? 직장인C입니다. 반갑습니다. 

 이번주는 토요일에 오픈된 이벤트 준비로 새하얗게 불태운 한 주를 보내고 왔습니다. 특히 지난주에 이어 쌓여있는 2차 굿즈 포장에 막막해하는 제 모습이 안쓰러웠는지 또다시 마케팅팀 전체 구성원이 와서 포장을 도와주셨죠. 정작 저는 이런 포장업무 지원요청 때 개인적으로 급한 업무들이 밀려 있다는 이유로 지원을 가지 못할 때도 있었기에 더더욱 반성하는 한 주를 보냈습니다. 

 그래서 어제 오픈된 이벤트는 잘 되고 있냐구요? (당연히 궁금하시겠죠?ㅎㅎ) 이벤트는 큰 탈 없이 진행되고 있지만, 하루동안 지켜본 결과치가 애매해서 저는 지금 밥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플랜C를 짜고 있습니다ㅎㅎ 플랜C로 이벤트의 화력이 좀 더 살아나길 바라며, 다음주도 열심히 일하고 돌아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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