틱낫한의 첫 가르침을 기억하고 싶은 당신에게

올해 1월 21일 틱낫한이 열반했습니다. 지난 5월 1일은 틱낫한이 열반한 지 딱 100일이 되는 날이었습니다.
베트남 후에의 뚜 히에우(Từ Hiếu) 사원에서 열렸던 다비식 그리고 며칠 뒤 열린 프랑스 보르도 플럼빌리지에서 열렸던 추도식과 달리 100일을 기념하는 행사는 대부분 온라인으로 진행됐습니다. 


그는 인생의 반을 ‘세계적인 종교 지도자’ ‘평화활동가’라는 수식어를 달고 살았습니다. 하지만 그에게 붙은 또 하나의 수식어가 있으니 바로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라는 타이틀입니다.
그가 쓴 원고, 편지, 강연 등은 쉴 새 없이 책으로 묶여 나왔고, 종수로 따지면 130권이 넘습니다. 그의 저서들은 30개 언어 이상으로 번역되었다고 하는데, 미국에서의 누적 판매만 500만 권을 넘는다고 합니다.그중에 초기 3대 저작으로 불리는 책이 있습니다. 바로 『틱낫한 명상(The Miracle of Mindfulness)』(1975년 초판), 『평화 되기(Being Peace)』(1987년 초판), 『모든 발걸음마다 평화(Peace is Every Step)』(1992년 초판)입니다. 


틱낫한의 초기 저작들. 원서와 국내 번역서

그중에서 『평화 되기(Being Peace)』는 미국에서 누적 판매 50만 부를 기록한 책입니다. 미국에서 팔린 틱낫한 서적의 1할이 『평화 되기』인 셈입니다. 미국에서 초판 이후 두 번의 개정판이 나왔고, 우리나라에서도 이미 두 번 번역이 된 바 있습니다.
이번에 불광출판사에서 2020년판을 재번역해 세상에 내놓았습니다. 2020년판에는 ‘침팬지의 어머니’라는 수식어가 붙은 세계적인 환경운동가 제인 구달이 서문을 썼습니다. 


이 책이 이렇게 빛나는 이유는 비록 짧은 분량이지만 “틱낫한이 세상에 하고 싶은 생각이 잘 정리되어 있고, 또 가장 쉬운 언어로 대중들에게 다가가기 때문”이며 “마음챙김을 소개한 가장 쉬운 책이자 중요한 책”이기 때문입니다.


이 책의 첫 문장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인생은 고통으로 가득차 있다.” 명명백백한 사실이고 불교의 출발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 틱낫한은 이어진 문장을 더 힘주어 강조합니다. “그러나 푸른 하늘, 밝은 햇살, 어린아이 눈동자 같은 경이로운 것들로도 가득차 있다. 고통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틱낫한의 처음 가르침을 기억하고 싶은 분들에게 꼭 일독을 권합니다.

평화되기
틱낫한 지음 | 176쪽 | 15,000원
이슈 있수다
반려동물과 동물권 그리고 치킨
이번 주 이슈 있수다 : 여론 속의 여輿론論 동물권 인식조사
반려동물과 생활하는 인구가 몇 명이나 될까요? 통계청의 2020년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약 313만 가구가 반려동물을 양육하고 있어요. 1인 가구를 4명으로 환산하면 1200만 명인데, 5,000만 인구 중 4분의 1이 반려동물과 사는 거예요. 그런데 말입니다. 동물권은 아시나요? 반려동물과 실험동물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나요?
잊을만하면 구제역, AI 등 고기로 식탁에 올라야 하는 농장동물들의 전염병 문제가 생기고 있어요. 살처분하는 동물도 많고요. 5월 5일 어린이날과 5월 8일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동물권 관련 의미 있는 리서치가 나와 소개했습니다.
유튜브
조계종 종정 성파 스님 인터뷰
조계종 종정은 종통을 승계하는 최고 권위와 지위를 갖는 정신적 지도자다. 그래서 ‘법의 상징’이라 불린다. 표현부터 현실감이 떨어진다. 그런데 지난 3월 30일 취임한 제15대 종정 성파 스님(영축총림 통도사 방장)은 달랐다.
격식이 필요한 자리에서도 넘치지 않는 소탈함. 권위 위에 서지 않는 소탈함은 평소 익혀두지 않으면 어느샌가 권위가 불쑥 튀어나오기 마련이다. 맞다. 성파 스님은 평소에도 그랬다. 기자간담회와 취임법회는 성파 스님의 소탈함이 오래됐다는 증거다.
부처님오신날 특집 인터뷰 요청에 성파 스님이 곁을 내주었다. 월간 「불광」 발행인 지홍 스님, 류지호 불광미디어 대표가 서운암에서 다탁을 사이에 두고 성파 스님과 마주 앉았다. 찻잔 속 차는 그윽했고 잔잔했으며, 다담(茶談)은 격의 없고 소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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