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꽁초 재활용 느는데… 환경부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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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1억9000만개 버려져

매년 폐기비용만 895억원

佛, 1만개 전용수거함 설치

필터로 플라스틱 재생산해

호주선 아스팔트로 활용도

구리, 첫 퇴비화 기계 설치


백해무익한 폐기물로 간주돼 왔던 담배꽁초가 ‘100% 재활용’이 가능한 자원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미국, 프랑스, 호주 등 선진 각국에서 담배꽁초 재활용 열기가 확산하고 있다. 반면 세계적 추세와 거꾸로 국내 환경정책에서 담배꽁초 재활용 사업은 아무 관심도 없이 뒷전으로 밀려 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28일 “담배꽁초가 재활용되는지 몰랐다”고 말했다. 현재 우리나라는 담배꽁초를 재활용할 수 없는 폐기물로 분류해 매립한다. 이 때문에 지난해에만 담배 폐기물 부담금 명목으로 895억 원을 거둬들인 처지다.

담배꽁초는 퇴비와 플라스틱, 건축 자재 등으로 재활용할 수 있으며, 토양 및 해양 오염을 함께 막을 수 있어 일거양득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프랑스 정부는 국가 순환경제목표 달성을 위해 2020년부터 플라스틱 컵과 비닐봉지 등 썩지 않는 일회용제품 사용을 전면 금지키로 했다. 이런 목표의 하나로 담배꽁초 재활용 사업도 함께 추진한다. 지난 6월 에두아르 필리프 프랑스 총리는 담배 제조사들이 담배꽁초를 재활용하는 데 동참할 수 있도록 환경부 장관이 직접 나서달라고 주문했다. 프랑스 정부는 1대당 1만 개의 담배꽁초 수거가 가능한 담배꽁초 전용 수거함을 도심에 설치하는 캠페인도 진행하고 있다.

코트라 파리무역관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프랑스에서는 담배꽁초 1개가 물 500리터를 오염시키고 완전히 썩는 데 12년이 걸린다는 사실에 주목해 버려지는 담배꽁초를 거둬들여 재활용하자는 아이디어가 제시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프랑스는 거둬들인 담배꽁초를 100% 재활용해 필터는 플라스틱으로 재생산하고, 필터를 뺀 나머지는 퇴비로 이용하는 순환경제를 실천할 방침이다. 미국과 호주도 이런 식의 재활용 사업을 발 빠르게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호주 로열멜버른공대 연구팀은 담배꽁초를 이용해 만든 아스팔트가 더 단단하고 열전도 측면에서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외국의 움직임과 달리 국내 환경부는 ‘순환경제 활성화’를 목표로 내걸고도 담배꽁초 재활용 사업에는 관심이 없다. 환경부 관계자는 “현재 담배꽁초는 폐기물로 간주해 전량 폐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우리나라 담배 판매량은 약 35억2000만 갑(1일 판매량 약 1억9000만 개비)으로, 서울시에서 한 해 동안 단속한 담배꽁초 무단투기 건수만 7만2789건에 달한다. 중앙정부가 손 놓고 있는 사이 경기 구리시는 전국 최초로 담배꽁초를 퇴비화하는 기계를 청사 흡연 부스에 설치해 재활용하는 사업에 들어갔다.

이해완 기자 paras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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