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지수 에디터의 지속 가능한 삶을 추구하는 마음

지속 가능한 투룸 일상
'지속 가능성'에 대해 쓰는 일
글 미지수


지속 가능성(Sustainability)이란 '우리가 물려줄 환경과 자연 자원의 여건 속에서 우리의 미래 세대도 최소한 우리 세대만큼 잘 살 수 있도록 담보하는 범위 안에서 우리에게 주어진 환경과 자연 자원을 이용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저는 어쩌다 운이 좋아 비거니즘을 만나 책 지속 가능한 삶, 비건 지향을 쓰고, 그 덕분에 투룸 매거진의 ‘지속 가능성’ 담당 에디터가 되어 매 순간 적극적으로 지속 가능성에 대해 고민하고 쓰며 지내고 있습니다. 인류의 활동이, 지금 나의 선택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더 알면 알수록 제 행동을 검열하고 망설입니다. 두부를 사 먹으며 평생 썩지 않을 플라스틱 쓰레기를 하나 더 만든다는 죄책감, 스페인산 토마토보다 탄소 발자국이 적은 독일산 토마토를 골라야 한다는 의무감, 비행기를 타는 곳 대신 육로 이동이 가능한 여행지를 선택하며 아쉬움을 느끼기도 합니다.


지난 10월, 언제 끝날지 모르는 배낭여행을 시작했습니다. 첫 번째 여행지는 태국인데요, 10시간이 넘는 비행의 죄책감이 채 가시기도 전에 저는 소위 ‘멘붕’에 빠졌습니다. 태국에서 매일 밖에 돌아다니는 데 거짓말을 조금 보태자면,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이 플라스틱에 싸여있습니다. 밥도 국도 반찬도 플라스틱 봉지에 빵빵하게 포장되어 있는데 대부분의 사람 손에 그것들이 쥐어져 있습니다. (진정하고 생각해보니 한국도 과일 채소마저 스티로폼 접시에 랩으로 싸고, 거의 모든 것이 플라스틱에 들어있으며 포장 음식도 플라스틱 용기에 담더라고요) 


사실 이번 여행을 시작하기 전 유진님께 ‘지속 가능한 여행’에 대해 생각해서 쓰겠다고 말해두었는데 태국에서 저는 매일 플라스틱 쓰레기를 만들며 태국에서 베트남으로 가는 비행기 티켓까지 예매하며 지속 가능성 실천에 실패했습니다. 이런 상황에 갇힌 제가 무려 ‘친환경 여행’에 대한 글을 쓰고 있다는 사실에 ‘지금 내가 감히 친환경을 논할 수 있는 상황인가?’ 하는 생각이 들며 조금 울고 싶어 졌습니다.


비거니즘과 지속 가능성에 대해 무기력하게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 보잘것없이 느껴져도 어떤 실천을 하나라도, 한 번이라도 더 노력하는 것이 훨씬 좋다고 말하고 쓰면서도 저도 모르게 저 자신에게 가혹한 잣대를 들이댔습니다.


그러면서 지난 9월호에 담긴 6개국 참여자들의 이야기 <나의 소소한 친환경 실천>이 떠오르며 태국 이야기를 추가할 수 있다면 어떤 내용을 쓸까? 생각해보니 배달 음식 대신 식당 가서 밥 먹기, 음식 포장은 가져간 실리콘 박스에 담기, 커틀러리와 스테인리스 빨대를 가지고 다니며 필요할 때 사용하기, 비닐봉지는 쓰레기 봉지로 재활용하기가 있었습니다.


지속 가능성 관련 주제는 자칫하면 무기력감에 휩싸이기 쉽다고 생각합니다. 한 사람이 아무리 발버둥 쳐도 당장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니까요. 속 시원한 결론을 내리기도 어렵습니다. 그런데도 지속 가능성을 절대 포기할 수 없는 가장 큰 이유는 제 조카입니다. 그 아이와 세상 모든 아이들의 현재와 미래를 위해서 아무리 힘들어도, 오늘 망해도 내일 다시 도전합니다.  

에디터의 취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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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룸매거진 21호
나의 소소한 친환경 실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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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호주, 캐나다, 프랑스, 미국, 중국에 살고있는

여섯 명의 투룸인들이 ‘한번 해 볼 만한’ 친환경 실천 방법 여섯 가지를 소개합니다.

투룸매거진 24호

친환경 여행, 과연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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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도 티켓을 들고 동남아로 떠난

미지수 에디터가 스스로에게

"마음껏 여행하면서 친환경을 실천할 수 있을까?"

라고 묻고 답을 찾아가는 글입니다.